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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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석이 때문에 안 죽어. >
월요일, 대전의 대진대학교에서의 채용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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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석의 완벽한 설명 덕분인지 순조롭게 이어지는 행사.
지방대 학생들은 태석을 보며, 엘성 그룹의 대단함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브리핑 도중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
청중을 집중하게 하는 목소리.
레이저 포인트를 통해, 시선을 한 곳에 집중하게 만드는 포인트 사용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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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 진행자 분, 정말 똑똑하신 것 같아.”
“수지야. 네가 생각해도 그렇지? 엘성그룹은 지방대는 들어가기 힘들다던데.”
“그래도 국립대는 조금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나?”
“우리는 국립대 아니잖아.”
“물어볼까?”
“하지마, 쪽팔려.”
“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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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석이 진행을 하는데,
자꾸 옆 친구와 대화를 하는 학생.
태석은 그녀들이 신경쓰였다.
그녀들이 말할 때마다 흐름이 끊긴다.
그래서 분위기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거기 앞에 뭐가 그렇게 궁금하세요? 우리 같이 얘기해요.”
“아니… 아니에요.”
“말씀 하셔도 되요. 여기 궁금한 점 물어보라고 있는 거잖아요. 얘기 안 하면 저 삐져요~“태석의 삐진다는 말에 옆에 있는 청중들이 킥킥 대며 웃었다.?
조금은 편해졌기 때문일까?
수지라는 학생이 용기를 내며 말했다.?
“사적인 질문인데요.”
태석은 그 여학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괜찮아요. 연락처를 드리면 될까요?”
그래서일까?
여학생이 용기를 내며 물었다.
“아뇨. 그런 거 말고요. 서류전형에서 지방대는 대부분 떨어진다고 해서, 그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태석의 말에 긴장한 여학생. 괜한 질문을 해서 그런지 얼굴이 붉어졌다.
태석은 씩 웃었다.
그리고 그녀를 안심시켰다.
“괜찮아요. 그런 질문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혀 부끄러운 질문 아니세요.”
“감사합니다.”
태석은 숨을 고른 후 대답을 꺼냈다.
“여러분들, 조금은 놀라실지 모르겠어요. 저희는 학점은행제 통해서 학위 취득하고 들어온 사람도 있거든요.”
그러자 태석의 말의 다들 웅성거린다.
“진짜야? 엘성그룹이?”
“거짓말. 학점은행제를 뽑았다고?”
결국, 반대 의견도 나온다.
취업 준비생만 무려 4년차인 29세 남성이 따지듯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는 거 아닙니까? 누가 학점 은행제를 뽑습니까?”
학점은행제, 아무리 지방이여도, 같은 또래 중에 학점은행제로 학위 취득한 사람이 주변에 없기에 모두가 이해되지 않는 듯 했다.
태석은 씁쓸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자신보다 나이도 많고, 학벌도 좋은 남성이 자신의 감정을 쏟아낼 듯 분출한다.
“말씀 좀 해보세요! 진실을 말씀하셔야죠.”
그래서 밝혔다. 그게 자신임을.
“저는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위를 수여받았습니다. 올해 2월 경영학 전공으로 개설교육훈련기관 여러 곳에서 교육을 이수하며 전공필수 과목하고, 전공선택 과목 4년에 걸쳐 이수했고요. 답변이 되었나요?”
태석의 말에 갑자기 말문이 막힌 취업준비생.
그리고 모두가 신기해서 였을까?
시선이 태석에게 쏠렸다.
태석은 괜찮았다.
남들 앞에서 당당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꾸밈없이 말했다.
“학벌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에 따라 달려있지 않을까요? 우리 엘성그룹에 들어오기 위해 여러분들께서 얼마나 준비했고, 그것을 채용 과정에서 면접관 앞에서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지에 따라 여러분들도 누구나 저희 엘성 그룹에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석의 말에 29살 취업준비생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사과를 건넸다.
“아. 죄송합니다.”
“죄송하긴요. 전혀 죄송할 일 전혀 아니에요. 많이 힘드셨죠? 올해에는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 이루셔서 좋은 기업 들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앞으로 나오세요.”
“네?”
“사은품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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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석은 자신을 보며 눈빛이 초롱초롱해진 학생들이 좋았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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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설명회가 끝나고. 태석을 향해 장동훈이 입을 열었다.
“괜찮아? 아까 학생회에서 녹화하던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잖아. 학벌 얘기하는 건 조금 그랬다.”
“형, 그런 얘기 해줘서 고마워. 다음부터 조심할게.”
“그래. 모든 사람이 널 좋게 생각하진 않을 거야.”
동훈은 진심이었다.
‘네가 잘하면 더 잘 할수록 넌 더 힘들어질 거야. 개천에서 용난다고 좋아할 시절 다 끝났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시기와 질투의 시선도 더 심해질 거야.’
태석은 동훈이 무슨 의도로 말한 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형의 말에 고분고분히 따랐다.
“알았어. 형이 그렇다고 생각하면, 그런 행동하진 않을게.”
“그래. 괜한 얘기 해서 미안하다.”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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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일차.
오늘은 태석 대신 동훈이 진행을 시작했다.
먼저 건의한 것은 태석이었다.
“팀장님! 동훈이 형도 실전 투입 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럴까? 동훈아, 준비 됐니?”
남자 세 명이 지방을 순회하며 다니는 채용설명회.
확실히 태석보다는 떨고, 말도 더듬는 동훈이었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점점 좋아졌다.
“동훈이형, 잘 했어.”
“고맙다.”
“고맙긴, 형이 잘 한 건데.”
그 둘은 서로를 잘 이해했다.
그리고 서로를 진심으로 위해주었다.
그래서 팀장도 어느새 그들에게 물들어버렸다.
‘와, 형제들도 저렇게는 못하겠다. 쟤네 왜 이렇게 친해졌어?’
그리고 마지막 금요일.
부산의 부전대학교 채용설명회가 끝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는데, 팀장이 입을 열었다.
“둘 다 저녁 때 시간 돼?”
“네?”
“너희 둘, 오늘 시간 좀 내라.”
“어떤 시간이요?”
“내 여자 친구한테 너희 얼굴 좀 보여주려고, 괜찮지? 밥, 술 다 사줄게. 바쁘면 가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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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쁜 일은 없었지만, 개인적인 일에는 처음 소집하는 거라 태석은 거절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야 좋죠. 팀장님하고 함께라면 괜찮죠.”
그리고 동훈이도 마찬가지.
“저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동훈은 좀 다른 의도.
팀장보다는 태석이가 좋아서.
‘태석이랑 술이나 먹으면서 진지하게 얘기나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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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동의 분위기 좋은 대게집.
대게 크기 (大)가 9만 9천원인데, 사람이 꽉 찰 정도로 엄청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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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은 씩 웃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말했다.
“너희들 알지? 나 엄청 쓸쓸했던 거”
“그러셨나요?”
“우리 인사팀 조직이 원래는 나랑 정미씨 밖에 없잖아. 솔직하게 술 먹자, 아니면 노래방 가자, 이런 말 하기도 그렇고. 나이 차이도 좀 많이 나고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아 있어.”
강민율 팀장이 솔직하게 말해오자, 장동훈 사원도 자신의 심정을 말했다.
“그건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저도 김정미 선배보다 제가 나이가 많아서, 조금 불편한 게 있긴 있습니다.”
“그래, 그리고 난 여자친구도 있잖아. 우리 여진이는 나한테 회사 직원도 얼굴 보여주고 그러라는데, 내 밑에 여자직원 딱 하나 있는 거 보여주긴 그랬어. 근데 너희 둘이 오니까, 딱 그 생각이 나더라구. 그래서 한 달 동안 생각해봤는데, 이제는 너희한테는 부탁해도 되겠다 싶어서 말 한거야. 괜찮지?”
“네. 당연하죠. 그런테 팀장님하고는 사귄 지 며칠 되셨어요?”
“412일.”
“우와! 날짜도 세고 계세요?”
“응. 여진이가 매일매일 며칠이라고 문자 보내니까 당연히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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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의 여자친구 이름은 여진.
태석은 이런데는 전문이라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면 특별히 해드려야 될 건 있나요? 웃기는 거나 뭐, 노래를 해야 된다던가.”
“그런 게 어디 있어? 자리만 지켜주면 되는 거지. 너 노가다 다녔을 때, 아저씨들이 그런 거 시켰냐?”
“당연히 시키죠. 더 한 것도 시키고요. 같이 일하던 소장님 중 한 분은 형수님한테 술 따르라고도 하고, 재롱도 피워보라고 하고.”
“그래? 우리 회사는 분위기 안 그래.”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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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후 7시.
팀장님의 여자친구분이 왔다.
몸매 좋고, 얼굴 예쁘고.
첫 인상이지만, 진짜 뭐 빠지시는 게 없다.
사원 둘은 일어나,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며 예의를 갖췄다.
『안녕하세요.』
그러자, 조신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받아주시는 팀장님의 여자친구 분.
팀장은 뭐가 그리 신났는지, 활짝 웃으며 후배직원들을 소개했다.
“자기야. 인사해. 우리 팀에서 임시로 일하는 김태석 사원, 그리고 장동훈 사원.”
“안녕하세요. 송여진이에요.”
인사가 끝나고, 서로가 탐색중인지, 말을 아낀다.
적막.
의외로 수줍어지는 팀장.
서로 말이 없자, 태석은 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그녀에게 물었다.
“팀장님하고는 어떻게 만나셨어요?”
그러자 팀장이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려는데, 그녀가 끼어들며 말을 이어간다.
“자기야. 내가 이야기 할게.”
“응.”
“원래 우리 민율 오빠랑은 같이 엘성그룹 들어가려는 스터디 그룹에서 만났는데요. 오빠는 공부를 잘 해서, 스터디 그룹에서 3개월 만에 먼저 취직하고, 저는 그 다음해에 엘성에는 못 들어가고, 대현 그룹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아, 대현그룹이시구나. 그래도 좋은 데 가셨네요. 축하드립니다.”
“후후, 엘성 만큼은 아니죠. 아무튼 그래서 서로 바쁘고, 연락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술 먹고 문자 보냈어요. 어떻게 지내냐고.”
그녀의 말에 후렴구를 넣는 태석.
“아… 로맨티스트다.”
태석이 받아치자, 팀장이 계속 피식 거리며, 소리 없는 웃음을 터트린다.
송여진은 이야기를 잘 받아주는 남자가 좋았다.
그래서 시선을 김태석에게 돌려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 남자, 엄청 소심하죠? 그래서 제가 먼저 만나자고 했어요. 그리고 사귀게 되었고요. 회사에서는 어때요? 우리 민율 오빠, 눈치 많이 보죠?”
그러자 태석이 씩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완전 일 잘~하시죠. 과장님께도 잘하고, 저희 사원들한테도 잘 해주세요. 안 그러면 저희가 이렇게 나올 리가 없었죠.”
“아, 그런가요? 그렇겠죠? 우리 오빠, 회사생활도 잘 하는 거죠?”
칭찬이 계속해서 흘러나오자 팀장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어질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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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분위기가 좋게 흘러가고, 송여진이 화장실에 가자, 팀장이 태석을 향해 말했다.
“태석아.”
“네?”
“내 여자 친구 예쁘지?”
태석은 팀장의 말에 대답했다.
“네. 완전 예쁘세요. 팀장님! 완전 능력자! 최고! 최고십니다.”
어느새 싹 비워진 대게와 게살 볶음밥.
그리고 소주 빈병 3병.
“자리 옮기셔야죠?”
“2차? 가자고? 2차는 나 여자 친구랑 따로 갈게. 너희는 먼저 들어가.”
그런데 장동훈이 여기서 실수를 한다.
“팀장님, 그러지 말고 한잔 더 하시죠.”
“얘가 왜 이래?”
“동훈이형, 팀장님 가신대잖아.”
“… 아. 죄송합니다.”
“아니야. 됐어. 취했다. 들어가.”
태석은 씩 웃었다.
그리고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지갑을 열었다.
“이게 뭐야?”
예전에 노가다 하면서 김씨아저씨로부터 선물받았던 파란 약.
그걸 건네며 태석이 말한다.
“자신감 생기는 약입니다. 반만 잘라 드세요. 드시면 기분 좋으실 겁니다.”
“그러냐? 크크, 알았다.”
팀장의 속마음을 알아챈 능구렁이 태석.
그리고 그런 태석이 마냥 귀여운 팀장.
그가 자신의 카드를 건네며 말한다.
“네가 계산하는 것처럼 해. 여자친구 앞에서 잘 보이고 싶어.”
“아,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때 여자친구가 들어오고, 팀장은 다른 카드를 꺼내며 능청스럽게 연기를 시작했다.
“다들 잘 먹었냐?”
그리고 태석은 재빠르게 카운터로 달려나가며, 팀장이 준 카드로 결제를 한다.
그러자, 팀장이 막 태석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태석아, 네가 계산을 왜 해? 카드 내! 내!”
그러자 여자친구 앞에 있는 팀장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태석이 씩 웃으며 말한다.
“아니에요. 팀장님이 항상 저희한테 잘해주시는데, 밥값은 저희가 계산해야죠. 항상 너무 감사하고, 존경하고 있습니다. 팀장님! 제 성의라고 생각하시고, 여기는 제가 계산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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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걸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장동훈은 생각했다.
‘와, 어떻게 저런 연기가 이렇게 쉽게 나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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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한 비아그라 알약에.
팀장의 요구에 바로 바로 나오는 연기까지.
그래서일까?
팀장의 여자친구의 얼굴에는 미소가 걸리고.
강민율 팀장은 여자친구의 허리에 손을 얹으며, 팀원들에게 헤어짐을 알렸다.
“다들 퇴근하고 월요일날 보자.”
“네. 좋은 시간 되십시오.”
“들어가세요!”
강민율 팀장은 헤어진 후, 여자친구에게 물었다.
“어때? 내 회사 후배들. 괜찮지?”
“응. 근데 정말정말 놀랬다. 후배들이 얼마나 자기를 좋아하길래 밥값까지 계산해? 우리 회사는 저런 후배 하나도 없는데.”
“크크, 자기도 후배직원들한테 잘 해. 그럼 다 그렇게 돼. 우리 어디로 갈까? 에이스? 아니면 초콜릿? 하이랜드도 괜찮고.”
“가까운 곳으로 가자. 자기!”
“응?”
“저번처럼 지방 출장 갔다왔다고, 금방 죽는 건 아니지?”
여진의 말에 강팀장이 주머니에 있는 파란색 알약을 입 안에 넣으며 생각했다.
‘응. 오늘은 태석이 때문에 안 죽어.’
태석이 때문에 안 죽어.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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