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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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성 평가 >
시험 당일.
김태석은 버스를 타고 시험장에 이동했다.
[Tip : 복장은 깔끔한 양복 차림이 좋습니다.]시시각각 떠오르는 메시지 때문에 답답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의아하기도 했다.
단순한 인적성 평가.
복장은 자유복장.
그런데 70% 이상이 깔끔한 정장 차림이다.
그리고… 1~2년차로 보이는 신입사원들이 앞에서 안내를 하고 있다.
태석은 유리문을 지나 그들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갔다.
“김태석입니다.”
“접수번호 9861번이시네요.”
“네!”
“좌석표를 보고 접수번호에 맞는 자리에 앉아주세요.”
그러더니, 여 사원이 태석이 지나기 무섭게, 남자 사원에게 무언가 말을 꺼냈다.
“9861번, O.K.”
“응. 알았어.”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시스템 메시지가 저게 무슨 의미인지 알려준다.
[시스템 메시지 : 복장 점검에 통과하였습니다.]태석은 깜짝 놀랐다. 단순히 시험만 보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렇게 회사에 임하는 태도를 평가하는구나. 간접적으로, 그리고 표시 안나게.’
엘성그룹.
패션, 물류, 쇼핑, 유통,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그룹.
그런 곳인만큼 선발에 있어서는 철저함 그 자체였다.
안내에 따라 간 곳은 커다란 광장이었다.
10m는 될법한 높은 천장, 좌우로 길게 뻗은 스크린.
그리고 그 뒤로 취업준비생들이 앉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가 나란히 배열되어 있다.
20열, 20줄. 약 400여명이 볼 수 있는 공간.
이미 좌석은 60% 이상 차 있는 상태다.
태석은 주변을 바라보았다. 다들 하나같이 인적성 평가 문제집을 꺼내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하고 있다.
태석 또한 자신이 풀어본 문제를 다시 한 번 꺼내 바라보았다.
아직 어느 문제집에서 나오는지 모르는 사람들과 아는 사람의 차이는 엄청났고, 태석은 그 부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10여분 후, 세미 정장을 입은 한 여성사원이 마이크를 들고 입을 열었다.
『여러분! 저는 17년도에 입사한 김정미 사원입니다.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남자 직원 하나가 말을 이어간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14년도에 입사한 강민율 대리입니다. 저희는 오늘 여러분들의 인적성 시험 평가를 돕기 위해 이 곳에 왔습니다. 다들 알다시피 멀리서 오신분도 있고, 가까운 곳에서 오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아요. 혹시 불편한 점 있으셨나요?』
강민율 대리의 질문에 멀리서 손을 드는 여성.
『네! 말씀하세요.』
그녀는 남자 직원의 허락에 궁금한 점을 말했다.
“저는 천안에서 올라왔는데요. 다른 회사는 교통비 지급 하던데, 혹시 교통비 지급은 안 해주시나요?”
교통비 지급이라는 말에 태석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저런 태도로 입사할 수 있을까?’
그때 또 다시 떠오르는 창.
[시스템 메시지 : 취업준비생 윤미라가 시험에서 탈락하였습니다.]태석은 혀를 차면서도 그들에게 잘 보이려 애썼다.
조금은 공격적으로 나와도 되는데, 남자 직원은 의외로 침착하다.
『미안해서 어떻게 하죠? 올해에는 교통비 지급 계획이 없는데···, 정말 죄송해요. 저희 인재개발팀에서 거기까지는 차마 생각을 못했네요. 내년부터는 반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른 질문자 있습니까?』
그러다 대답과는 다르게, 그녀의 좌석 번호를 보고 그녀의 접수번호를 적어내린다.
그야말로 살생부.
그렇다. 여기서는 질문 하나하나 조차도 신입사원 선발을 위한 평가의 잣대가 되는 것이다.
태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면만을 응시했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행동을 시작했다.
경청하고, 튀지 않으며, 그들로 하여금 불편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럼 이제 질문은 없는 것으로 하고, 평가를 시작하겠습니다.』
평가가 시작된다.
딸깍딸깍.
사람들이 걸어오며 시험지와 검은 볼펜, 그리고 답안지를 나눠준다.
태석은 시험지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다 아는 거야. 전부!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이제 걱정해야만 했다.
다 맞추느냐, 아니면 적당히 틀려주느냐.
하지만 그 걱정은 이내 접었다.
‘적당히 할 필요 없어. 누가 준 능력인지 모르지만, 활용하라고 준 거야. 그러니까 다 풀자. 하나부터 끝까지 다 맞춰버리는 거야. 그러기 위해 노력한 거잖아. 밤 샌 거잖아!’
200여문항, 태석은 고민하지 않았다. 답안을 그대로 써내려갔다.
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공부한 가닥이 있는지, 막히지 않고 술술 풀어간다.
고작 30분.
200여문항을 푸는데, 30분이라니!
태석은 다른 누구보다도 빨리 풀어냈다. 그가 걸린 시간 약 28분.
이미 정답을 알고 있는데도 답안지를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옮겨 적으니 시간이 오래걸린다.
그런데 다들 그런 듯 했다. 촉박하게 사람들이 움직였다.
『1분 남았습니다.』
“아-씨!”
“미치겠다.”
“와- 대박!”
인적성 평가.
짧은 시간을 부여하여 생각과 판단 할 겨를도 없이 순발력으로 찍어내는 시험은 그렇게 끝이 났다.
* * *
다음 날 점심.
새벽부터 땀을 흘린 태석이 지친 얼굴로 식사를 하고 있다.
그걸 본 팀장이 젊은 녀석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야! 김태석!”
“네. 팀장님!”
“너, 여자 만나냐?”
“……”
그러자 옆에 있던 철성이 형님이 태석을 향해 씩 웃었다.
“오~ 태석이! 몇 번 했어?”
철성의 말에 받아쳐주는 팀장.
“태석아, 몸 적당히 굴려라. 얼마나 열심히 했길래 출근을 못해? 전화는 하루종일 안 받고. 매일 하루도 빠짐 없이 나오던 녀석이!”
태석은 팀장의 말에 차마 대기업 면접 보러 갔다고는 말하지 못했다. 그랬다가는 배신자로 낙인 찍힐 테니까.
그래서 가장 적절한 대답을 말했다.
“죄송합니다.”
그러자 팀장이 다 이해한다는 듯 남자들만의 특유의 미소를 짓는다.
“그래!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 우리가 돈 버는 이유가 뭐냐? 여자랑 같이 더불어 살려고 그러는 거잖냐!”
옆에 있던 철성이 팀장의 말을 보탰다.
“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태석은 뻘쭘한 표정을 지으며 팀장에게 말했다.
“소장님께는…”
“알았어. 걱정 하지 마. 소장님께는 내가 잘 말해둘 테니까.”
“네. 감사합니다.”
태석은 팀장과 팀원들은 정말 잘 만났다고 생각했다.
허리만 괜찮았다면, 계속 이 일을 했었을 지도 모른다고.
그때 떠오르는 메시지.
[시스템 메시지 : 인적성 평가에 합격하였습니다. 면접 평가에 대비하십시오.]인적성 평가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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