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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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인가? >
내놓은 자식이었다니.
윤지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마음에 든 태석은 진짜 흙수저고, 자신의 목표였던 그룹 회장의 손자는 망나니.
이제까지 자신이 해온 행동이 모두 헛수고.
다음 근무지에 대한 분류가 끝나고 회의실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태석은 오랜만에 동기들을 만났기에 반가운 말투로 제안을 했다.
“오늘 오랜만에 모였는데, 다 같이 식사 한번 할까?”
그러나 일단 현수가 미안한 얼굴로 말했고.
“나 오늘 약속.”
그리고 최진영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약속 있다. 미안하다.”
“너희들! 저번에 같이 한 번 모이자고 했잖아.”
“미안! 안될 것 같아.”
그리고 뒤늦게 나오는 서윤지.
“왜? 오늘 모이기로 한 거 아니었어?”
“다들 시간 안 된대. 두 달 뒤에 다시 보지 뭐.”
“그래. 아! 실장님께 다 제출했지? 개선보고서!”
“응. 다 냈어. 그럼 나 먼저 갈게. 나중에 보자.”
“어! 채팅방에서 얘기합시다. 아! 야!”
“어?”
“장동훈 씨, 우리 채팅방에 초대하자. 나갔지만, 동기잖아. 서로 정보교환도 하면 좋고.”
“그러던가? 상관 없어.”
“나도 상관 없다. 초대해.”
태석은 마지막 윤지의 허락만을 남겼다.
“윤지야. 너는?”
“어. 괜찮아.”
“알았어. 오케이. 초대한다.”
이제 다들 바빠서 헤어지는 자리.
친한 동기들이고, 오랜만에 본 사람들이지만, 시간이 맞지 않으니 어쩔 수가 없는 상황.
모두는 다음을 기약했다.
태석까지 떠나고, 윤지는 무엇을 기다리는지 회의실 밖에서 홀로 남았다.
자신과 같은 곳에서 근무하던 그가 여전히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윤지는 귀를 열었다.
그러자 회의실 안에 남아있던 재벌 김태석과 실장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실장님, 저 회장님께 찍힌 건가요?”
“아니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번 집에 가서 잘 말씀해보십시오.”
“아닙니다. 후-우, 회장님께서 해외 가라고 하면 가야죠.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가서 반성해야죠 뭐.”
재벌 김태석의 말에 전략기획실장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럼 잘 버티고 오십시오, 아! 회장님은 물론, 부회장님께서도 가서 신분 밝히지 말고, 남들과 동일한 입장에서 똑바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네. 그래야죠. 알겠습니다.”
재벌 태석의 눈가에 촉촉한 눈물이 흘렀다.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방법이 다른 사람과 달랐을 뿐.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려고 했었는데.
생각해보면 오해가 너무 많았다.
첫 번째 근무지인 엘성생명에서 자신이 한 행동은 팔짱 낀 행동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손님이 계약을 취소한다고 말하니 어이가 없었을 뿐.
그리고 그 상황을 크게 만드는 팀장과 지점장.
솔직히 그는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겨우 그것 때문에 계약을 안 했다고?
그 아줌마가 원래부터 계약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겠지.
여전히 그런 마음.
그리고 두 번째 근무지. 엘성전자.
근무지에서 첫 느낌은 정말 기분 나빴다.
진상 손님에게 쩔쩔 매는 직원들이 싫었다.
진상 짓을 하면, 주의를 주고, 매장에서 ?아내는 게 당연한 건데, 30분이나 참으면서, 직원들이 뒤에서는 그 손님을 향해 『뭐 저런 새끼들이 다 있어?』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라며 지들끼리 욕 하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서 본보기로 나서며, 진상 손님들에게 꺼지라고 했다.
자신의 행동을 보며, 바뀌라고.
말로 하지 말고 행동하라고!
영업은 이렇게 하는 거라고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마음이었을 뿐인데, 다들 자신이 사고를 쳤단다.
삼자 대면도 안 해보고, 묻지도 않고, 무조건 자신이 사고를 쳤다고, 손님한테 사과하라고.
그는 스스로 이렇게 생각했다.
난 남들에게 피해주는 타입은 아니라고.
다만, 할 말은 하는 타입이라고.
아 다르고 어 다르지만, 자신의 행동에 충분한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그는 여전히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었다.
대화가 끝나고 회의실 밖으로 나오는 재벌 태석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
“어? 윤지씨! 뭐해요?”
그녀는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입을 열었다.
“아, 죄송해요. 제가 조금 무례했던 것 같아요.”
“네? 무례라뇨?”
“제가 좀 바빴나 봐요. 태석 오빠하고 2개월이나 같이 일 했는데, 이제 다른 곳 발령 나셔서, 사과는 해야 될 것 같아서요. 그래서 남았어요.”
“오빠? 어감은 좋네. 알았어요. 그 사과 받아줄게요.”
약간은 자기 중심적인 재벌 태석이와 윤지는 서로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가 먼저 말을 걸었다.
“최상층 올라갈래요?”
“네?”
“비서실로 배정받았죠? 이 건물 꼭대기에 있잖아. 같이 올라가요. 근무지 구경은 해야죠. 안 그래요?”
* * *
같은 시각.
태석은 인사팀에 들려 아쉬운 인사를 건넸다.
“과장님! 이제 진짜 갑니다.”
“가냐? 어디로?”
“그렇습니다. 엘성 생명입니다.”
인사총괄과장. 짧은 만남이지만, 훌륭한 녀석이 떠난다니, 마음이 쓰리다.
“나중에 생각나면 인사팀 다시 지원해 봐. 빈자리 있으면 받아줄게.”
“진심이십니까?”
“그래. 너 일 잘 했잖아. 잘 하는 녀석은 언제나 환영이지.”
그러자 강민율 팀장도 씩 웃는다.
“태석아! 과장님이랑 어제 술 한잔 했는데, 너 간다고! 나 얼마나 갈구셨는지 아냐? 못 잡았다고? 크크, 너 잘했어. 두 달간 진짜 잘했어.”
“… 이야기만 들어도 죄송스럽습니다.”
그리고 김정미 사원.
“태석씨는 어디 가서든 잘 할 거예요. 그러니까, 그 자신감, 열정 가지고 일 해봐요. 응원할게요.”
“선배님.”
“왜요? 연락처 줘요? 줄까요? 대학생한테는 그렇게 농담 잘하면서, 선배라고 참, 어려웠죠?”
“아… 아니요. 그건 아니고요.”
“후후, 전 좋았어요. 2개월간. 행복했고, 즐거웠고.”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동기이자 형인 장동훈이 태석에게 입을 열었다.
“잘 가.”
“어. 형, 아니, 장동훈 사원님, 나 가서 잘 할게요. 그러니까 인사팀에서 핵심인재로서 열심히 일해 줘요. 알았죠?”
“크크, 알았엉. 우리 김태석 사원님도 하는 일 다 잘 됐으면 좋겠다.”
회식은 없었다.
짧은 인사.
그리고 헤어짐.
태석은 마지막까지 인간관계를 잘 마무리하며, 부서를 옮겼다.
* * *
엘성생명 영등포지점.
그 곳에 첫 출근한 태석.
물론 아무것도 모르고 가진 않았다.
동기 단체채팅방.
김태석 : 엘성생명 들어가면 뭐 준비해야 돼?
김현수 : ㅋㅋㅋ, 김태석 같이 행동 안하면 돼.
김태석 : ㅡ. ㅡ^ 장난 치지 말고!
김현수 : 사수 잘 만나. 웬만하면 좋은 사람으로. 그게 제일 중요하다.
김태석 : ㅇㅋ, 아! 현수야.
김현수 : ㅇㅇ?
김태석 님이 장동훈 님을 초대하셨습니다. (현재인원 5명) 김태석 : 동훈이형! 말씀하신 채팅방 초대해드렸어요. 현수야! 인사해! 우리 전략기획실 지원했던 A팀 동기, 동훈이형!
김현수 : 안녕하세요! 꾸벅(굽신굽신)!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진영 : ㅋㅋ, 들어가기 전에 인맥 쌓기. 꿀잼.
장동훈 : ㅋㅋㅋ, 이게 그 채팅방이야?
김태석 : ㅇㅇ. 형 맞아. 현수는 인사팀 배정됐거든! 형이 좀 챙겨줘.
장동훈 : 알았어. 현수씨, 잘 부탁해요.
김현수 : 네! 잘 하겠습니다.
서윤지 : 어?
장동훈 : 안녕하세요. 윤지씨! A팀이었던 장동훈입니다.
서윤지 : 안녕하세요.
김태석은 좋았다. 이제 5명이 된 채팅방.
서로 친해졌다는 증거.
마음 놓고 대화할 수 있는 채팅방에서 서로간의 정보를 공유한다.
장동훈 : 이번 상반기 신입사원, 연가 5일 준다고 하네요. 첫해에 원래 10일 주는데, 저희는 6월부터라 5일 준다고 하니까, 휴가 쓸 사람들은 각 부서장님들한테 결재 득한 다음에 사용하세요.
김태석 : 아~ 오키, 형 땡큐!
장동훈 : ㅇㅇ.
영등포 지점, 양복을 입고 출근하는 태석.
그가 출근하자, 어느 한 직원이 태석을 향해 말했다.
“말씀 많이 들었어요. 전략기획실?”
“어… 네.”
“뭘 놀래요. 이미 다 알고 있어요. 김현수씨처럼 2개월 하고 가시는 건가요? 아니면 여기서 하실 생각도 있으신가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일단, 김민성 대리님이 출근하면 2층으로 데려오라고 하셨거든요.”
“네. 지금 가는 건가요?”
“네. 바로 올라가세요. 2층 영업3팀이요.”
“네. 알겠습니다.”
태석은 건물 2층, 엘성생명 영업 3팀의 사무실에 들어갔다.
다닥다닥 붙은 각종 보험상품들의 목록.
그리고 벽에는 올해의 영업우수사원이 붙어있다.
1팀, 2팀, 3팀, 4팀, 5팀, CS팀.
각 팀별로 구분해서 실적을 표시해놓은 그래프.
그런데…
‘김민성 지도선배가 꼴지잖아?’
태석은 고개를 저었다.
잘 하실 줄 알았는데… 최고라고.
자신의 밑에서 배우라고 하셨던 분이 3팀 중 꼴지를 하고 있다.
그때, 얼굴을 보이는 선배.
“태석아, 악수 좀 하자.”
“네. 선배님.”
초췌해진 얼굴. 와이셔츠에 가득한 담배냄새.
“참 좋을 때 왔다. 좋을 때 왔어.”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뭘 묻냐. 지금부터 잘 하면 되는 거지. 그래. 어땠어? 인사팀에서는?”
“그냥 재밌었습니다.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 거기는 시즌별로 하는 것만 하면 되잖아. 너!”
“네.”
“오늘부터 나랑 같이 다닌다.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오전 8시 40분.
갑자기 출근했던 직원들이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지도선배도 태석을 향해 말한다.
“내려가자.”
“네?”
“아침 조회야. 지점장이 화낸다고 충격 먹진 말고.”
“아… 네.”
충격? 내가 왜 충격?
태석은 아직까지 영업이 어떤 식인지는 잘 몰랐다.
현수가 제대로 인수인계를 안해준 것도 있고, 가서 직접 몸으로 배우라며, 미리 배울 건 없다고 말한 것도 있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첫 출근부터 알게 되었다.
“1팀장!”
“네. 최성윤 팀장입니다.”
지점장이 그래프를 보더니, 유성매직을 칠판에 집어던지며 소리친다.
“미쳤냐?”
“죄송합니다.”
“일주일 동안 뭐했어? 어떻게 씨X! 한 건도 못해?”
“죄송합니다.”
“야! 일주일에 최소한 5건은 해야지! 혼자도 아니고 3명이서 움직이면서 그걸 못해?”
“죄송합니다.”
“인건비, 임대료, 막말로 씨X, 회사 돈이니까 마음대로 써도 된다? 자리만 버티면 된다? 그러니까 네가 한 달에 180 밖에 못 가져가는 거야. 알았어?”
“죄송합니다.”
그리고 지점장이 다른 팀장을 부른다.
“2팀장~”
“네. 지점장님.”
“아주 잘 했어요. 너무, 너무 잘했어. 이번에 계약 아주 잘 물었어. 수당만 600만원이나 가져가네. 그래. 이렇게 해야지. 너희들 다, 박종민 팀장 본 좀 받아. 알았냐? 얼마나 잘 하냐? 얼굴도 잘 생겼지. 영업도 잘 하지. 밤일도 잘하지. 씨X, 다 갖췄네.”
지점장이 박종민 팀장의 머리를 쓰다 담는다.
그리고 다음순서.
김민성 대리를 쳐다보는 지점장.
태석은 주먹을 꽉 쥔 채, 김민성 대리의 옆에서 대기했다.
이미 그래프를 한 번 본 이상,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야! 3팀장!”
“네. 지점장님!”
“너! 아주 감이 완전 죽었다? 다른 지점으로 갈래?”
“아닙니다.”
“씨X, 날아가는 새도 잡던 놈이 아주 시궁창으로 떨어졌네. 바닥까지 떨어졌어!”
“잘 해보겠습니다. 믿고 지켜봐주십시오.”
한때는 잘 나갔던 김민성 대리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지점장의 말에 아무 대답도 못하고 있다.
그때 지점장이 태석을 부른다.
“신입인가?”
“네.”
“너 오늘부터 누구 밑에서 FC(보험설계사) 할래?”
신입인가?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