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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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버려지는 사람 >
신입사원의 대답을 기다리는 지점장.
태석은 별 다른 고민하지 않았다.
자신과 1개월간 함께 했던 김민성 지도선배를 믿었다.
그래서 대답했다.
“저는…”
그런데 누군가가 끼어들었다.
“지점장님?”
박종민 팀장.
앞서 최고의 성과를 냈다던 2팀장이 지점장을 부른다.
“어. 박팀장, 왜?”
“제가 저 친구 가르쳐도 될까요?”
“어? 물어봐야 될 것 같은데! 신입! 어때? 박 팀장 밑으로 갈래?”
지점장의 말에 태석이 원래 생각했던 자신의 생각을 내뱉었다.
“김민성 팀장님하고 같이 일해보고 싶습니다.”
그러자 지점장이 안타까운 얼굴로 태석에게 말했다.
“아… 그럼 어쩔 수 없고. 싫단다. 김민성 팀장, 잘 교육해 봐.”
“네.”
그런데 박종민 팀장이 다시 한 번 태석을 설득한다.
“태석씨! 좋은 기회일텐데, 놓치려고요?”
태석은 그의 말에 2팀의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자신과 같은 또래로 보이는 두 사람.
그런데 그들의 표정이 썩 좋지가 않다.
다들 무언가 불만에 가득 찬 얼굴.
태석은 자신의 감을 믿었다.
“네. 김민성 대리님하고는 원래 좀 알아서요. 같이 하고 싶어요.”
그러자 김민성 팀장이 태석의 손을 붙잡으며 지점장에게 말했다.
“태석씨랑 잘 해보겠습니다. 믿어주세요. 지점장님.”
“그래요. 우리 김 팀장, 예전 잘 나갔을 때처럼, 다시 한 번 비상해봅시다.”
“네.”
그리고 4팀과 5팀, CS팀에 대한 지점장의 지적과 교육이 이어졌다.
아침 회의가 끝난 후, 태석은 김민성 선배의 손에 이끌려 바깥으로 나왔다.
“태석아.”
“네. 팀장님.”
“너 선택 잘 했다. 나 선택한 거, 진짜 잘 한 거야.”
“네.”
“거기 갔으면 너 엄청 빨렸을 거야. 네 주변 사람, 주변 친구들, 가족들 전부.”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쪽은 지인 영업이거든. 다 자기들 돈 벌기 위해서 하는 친구, 사람 다 버리는 영업이라고. 너한테 만나는 자리 만들라고 엄청 뭐라고 했을 걸? 보험쟁이들이 다 똑같지 뭐.”
“선배님도 보험하시잖아요.”
“크크, 야! 나는 좀 달라 인마! 일단 일주일간 교육 받고 와. 그리고 거기 교육 너무 신경쓰진 말고. 중요한 거 아니야.”
“교육이요?”
“응. 여의도 지점에서 신입 대상으로 교육 하거든. 거기 일단 다녀오고 이야기 하자. 너 아무리 2개월만 여기서 일한다 하더라도, 기초 지식은 있어야 될 거 아니야.”
“네. 그렇죠. 언제부터 가면 될까요?”
“아마 오늘 오후에 개설되는 과정이 있을 거야. 2주에 한 번씩 교육과정이 있거든. 그리고 여기는 팀장급부터 정규직이다. 다른 사람들은 다 계약직 아니면 독립 사업자니까, 넌 정규직인 거 티내지 마. 알았니?”
“네. 알겠습니다.”
그날 오후. 태석은 영등포에서 여의도로 이동했다.
여의도 엘성생명 본사, 보험사업부 교육팀.
30대 중반의 여성 강사가 출석부를 내밀며, 오늘 처음 온 교육생들과 눈인사를 건넸다.
그녀는 태석이 들어온 것을 보며 먼저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어디서 왔어요?”
“영등포지점에서 왔습니다.”
“아, 김태석씨? 어?”
“네. 김태석 맞습니다.”
“어? 얼굴이 다르네. 두 달 전에도 왔었는데… 명단이 잘못 되었나?”
“저랑 동명이인일 거예요.”
“아, 그렇구나. 그 사람 뭐해요?”
“생명 쪽에서는 그만 뒀고요. 해운쪽으로 갔다고 듣긴 들었는데,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휴~ 정규직이었어? 대박이다. 그랬군요.”
그녀가 혀를 차는 통에 태석이 이유를 물었다.
“무슨 일 있으셨나요?”
그러자 그녀가 고민하다가, 그 이유를 말해주었다.
“저번 교육시간에 핸드폰 통화를 하고 있었어요. 나 솔직히 김태석씨 이름 보고, 좀 짜증 났었거든요. 그런데 동명이인이라고 하니까 미안하네요. 들어가세요.”
“네. 열심히 교육 받겠습니다. 선배님.”
두 태석에 대한 비교가 어디든 따라온다.
김태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친구는 반성 좀 해야겠다고.
나보다 형인데, 하는 짓은 너무 자기중심적이란 것을 왜 모르는 걸까?
교육은 교재 수령부터 시작되었다.
대화를 나누었던 그녀가 자기소개를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엘성생명 생명보험 기초이론 교육과정을 맡게 된 강사 윤미래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 대부분 저희 엘성생명 FP 모집 관련 공고 보시고 홈페이지에서 지원하셨거나, 아니면 지인 추천으로 오셨거나, 극소수는 또 정규직으로 전환되셔서 오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아닌 분들 손 들어보세요!”
그녀의 말에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저는 34살부터, 즉 3년 전에 여기 여의도지점 FP로 시작을 했고, 그 해 제 전임강사분이며, 지금은 최미연 청담지점 부지점장님 교육을 받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어요.”
그녀는 청중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털어놓았다.
“다들 월 500! 많게는 1년에 억 이상 벌고 싶어서 오신 분들 맞죠?”
그녀의 말에 모두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강사에게 대답했다.
『네!』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요. 제가 첫 해에 수당으로 7천만원을 벌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 해에 1억 3천만원을 벌었고요.”
그러자 술렁이는 교육장.
태석은 그녀의 말솜씨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올해는 현재까지 1억 5천만원 수당을 찍었고, 아직 9월이니까 12월까지 4개월이 남아있죠? 그때까지 약 5천만원을 더 벌어서 2억원 찍는 게 목표에요. 어때요? 여러분들, 다들 목표가 생기셨나요?”
그녀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나이 대는 다양했다.
20대 후반 남성부터, 50대 초반 여성까지.
젊은 층은 남자들이 많았고, 중년 층은 여성 분들이 대체적으로 많았다.
“저희는 경험이 필요 없어요. 그래서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어요. 그러나 그 성공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진 않아요. 동종업계 평균 월 수입은 약 276만원 정도이고 있고요. 1년 이내 그만두시는 분들이 약 70%정도 된다고 보시면 되요.”
“……”
“그런데 왜! 70%냐! 소극적이신 분들 있죠? 여기에서 사람들 앞에서 말 한번 제대로 못 해보신 분들 있죠? 그러신 분들은 여기서 성격 고쳐간다고 생각하시고, 노력해보셔야 될 거에요.
그럼 일단 교재를 나눠드릴게요. 생명보험기초이론 책자하고, FP로서의 지식, 태도, 스킬, 습관에 관한 교육자료에요. 이거 일단 보고 계시고요. 잠시 쉬는 시간 20분 정도 가지신 다음에 다시 교육 시작할게요.”
쉬는 시간.
태석은 받은 책자를 집중했다.
신입사원의 눈을 발동시키자, 역시나 중요한 내용들이 다 적혀 있었다.
태석은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그으며 읽어나갔다.
그런데 옆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온다.
“오늘 오셨죠?”
“네?”
“아까 아침에 뵈었었잖아요. 저 영등포지점 2팀 오진우. 잘 부탁해요.”
“아~ 네. 안녕하세요.”
오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태석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나간다.
“어떻게 여기 지원하실 생각을 다 하셨어요?”
태석은 진우의 말에 대답하려다가 선배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정규직인 거 말 하지 마.’
그래서 대답했다.
“아… 그냥 오게 되었어요.”
“네. 그래도 잘 선택하셨네요. 저도 저번 달부터 일하기 시작했는데 벌써 800벌었거든요.”
“800? 800만원이요?”
“네. 한 달만에 800이요. 많이 벌었죠?”
“네. 대단하시네요.”
“이따 강사님 교육 끝나고 같이 이야기 좀 나눠요. 저희 팀장님께서 태석씨 많이 보고 싶어 해요.”
“네?”
“아니, 이따 얘기해요. 수업 끝나고.”
“네.”
* * *
수업은 계속 되었다.
강사는 열을 올리며 자신의 노하우를 말했다.
시작은 지인영업부터 하라는 것.
그래서 일단 수당을 최대한 끌어 모으라는 것.
“여러분! 보험은 자랑스러운 거예요. 여러분 가족이 아팠을 때, 여러분들이 현실적으로 해 줄수 있는 게 뭐가 있어요? 사망보험금, 어려울 때, 가족들의 힘이 됩니다.”
태석은 생각했다. 친구를 팔아? 가족을 지켜?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보험? 사망보험? 개지랄 떨지 말라고 해!’
자신의 아버지가 사고로 죽었을 때, 보험사에서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결국 지급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부주의에 의한 사고였다며, 이 경우는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다른 그룹의 회사였지만, 지금의 회사, 엘성생명에 대한 믿음이 아직은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나눠준 책자.
보험상품에 대한 이야기.
그런데 이제 빨간 글자도 보인다.
[암 치료의 경우 직접 치료를 할 경우에만 치료비 지급 / 1일 20만원 한도]능력 때문인가, 그들이 설명하는 상품 하나하나의 단점이 고스란히 보인다.
태석은 들어오자마자 생각했다.
이건 할 짓이 못된다고.
못해먹겠다고.
그런데 괜찮은 상품도 보인다.
자동차 관련 보험과 실비보험. 그리고 소득공제되는 연금상품.
‘경쟁이 심해서 그런지, 대부분이 소비자 위주로 짜여 있어. 보험금도 합리적이고. 그래서인가? 약해. 수당이 진짜 작게 측정되어 있네.’
그런데 또 CI가 들어있는 보험은 빨간 글씨가 많이 보인다.
그 부분을 자세히 분석해보니, 단점이 확실히 보인다.
‘중대질병만 보장하는 건가? 지급요건이 엄청 까다롭네. 이러니까 피해자가 많이 생길 수 밖에 없지. 고객이 지급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 저 약관에 따라 지급이 안 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변액유니버셜보험.
‘이건 사업비가 너무 크구나. 그리고 보험이 아니라 거의 투자상품이야. 보험이라는 말이 담긴 미끼 투자상품. 수수료가 아주 큰…’
거의 대부분이 고객 돈 따먹는 상품이었다.
그래서 태석은 쉬는 시간.
자신의 지도선배한테 전화를 걸었다.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아도 그는 이해해 줄 것 같았다.
“… 선배님.”
– 교육 잘 받고 있어?
“저 이거 뭐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습니다.”
– 왜? 사람들한테 사기 치는 것 같아서?
“선배님도 그 생각 하셨나요?”
– 당연하지. 그래도 괜찮은 상품들도 있어. 보험이 다 나쁜 건 아니야. 그리고 고객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안 좋은 상품이 좋게 작용할 수도 있는 거고, 진짜 안 좋게 작용할 수도 있는 거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서, 일단 교육 받고, 나랑 따로 이야기 하자.
“네. 선배님.”
전화를 끊는 태석이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이런 쪽은 안 맞아.’
그런데 한편에서 자신하고 같이 들어온 오진우가 누군가와 전화를 걸고 있다.
“정준아! 취업했다며! 축하한다.”
– 땡큐. 고맙다. 넌 어떻게 지내?
“나? 아주 잘 지내지. 나 요즘 대박 났어.”
– 대박? 뭐로?
“아, 재무설계 해주시는 분이 재테크 하느라고 많이 가르쳐 주시거든. 너도 재테크 한 번 받아볼래?”
– 보험이냐? 그럴 줄 알았다. 너 친구들한테 보험 팔러 다닌다며!
“아, 보험도 있고, 그것보다 좋은 투자 상품 많거든.”
– 됐거든. 끊자. 전화하지 말고.
“정준아! 조정준! 조정준!”
그리고. 전화를 끊는 남성. 그가 침을 바닥에 뱉으며 혼잣말을 내뱉는다.
“개새끼! 졸라 쓰레기 같이 구네. 아, 씨X, 누가 소문 낸 거야?”
태석은 욕하는 그가 자신을 쳐다보자, 뻘쭘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일이 잘 안 되시나 봐요.”
“다 그런 거죠. 뭐.”
“네. 좋게 생각하세요.”
“아! 태석씨!”
“네?”
“저랑 동업하실래요? 저희 팀장님 만나서 같이 영업 하시죠. 친구만 불러주면 파는 건 우리가 할게요. 수당 중 30% 태석씨 드릴게요, 태석씨는 아는 사람만 불러주면 되요. 어때요?”
그는 뭔가 급해보였다.
사람이 사람을 돈으로만 보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태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진우씨.”
“네?”
“죄송해요. 저는 친구 파는 짓은 안해서요. 그런 친구, 있지도 않고요.”
“팔다니요?”
“아니, 서로 기분 나쁘잖아요. 친구가 먼저 원해서 가입하는 것도 아니고.”
“크크, 태석씨.”
“네?”
“그 정신으로는 당신 팀장하고 똑같은 꼴 돼요. 한 때 개척영업 하면서 잘 나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지금 봐요. 완전 바보 돼서 망해버렸잖아요.”
“아, 진우씨! 그만 두죠. 그런 말 하고 싶지 않아요.”
“……”
태석은 돌아섰다.
그리고 생각했다.
자신이 팀장 선택은 아주 잘 했다고.
1주일 후.
교육과정이 끝났을 때, 태석은 20여명의 교육생 중에 가장 좋은 성적을 받으면서 수료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여의도 지점에 간단한 꽃다발을 사들고 온 김민성 팀장.
“태석아! 고생했다.”
“아, 팀장님, 남자끼리 무슨 꽃다발이에요?”
“그래도 첫 삽을 뜬 거잖아. 자격증 받았지?”
“네.”
그리고 같은시간 오진우는 자신의 팀장과 통화를 하고 있다.
– 야! 너 이새끼야. 친구 더 없어? 데려오라고! 아는 사람 연락처 없어?
“죄송합니다. 친구들이 연락을 안 받습니다.”
– 너, 능력이 그것밖에 안 돼? 친한 놈 불러서, 그 놈의 친구, 그 놈의 친구의 친구! 다 끌어오란 말이야!
“죄송합니다. 팀장님. 더 연락 돌려보겠습니다.”
마지막 교육수료하는 날까지, 주구장창 전화만 돌리는 그를 보며, 김민성이 태석을 향해 말했다.
“태석아.”
“네.”
“다 저렇게 돼. 무식하게 지인영업하면, 저렇게 상사한테 쓰고 버려지는 거야. 알았어?”
“아. 네.”
“나만 믿어라.”
“네. 팀장님.”
쓰고 버려지는 사람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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