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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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옆에 두고 싶은 사람. >
김민성 선배는 태석을 챙겼다.
그리고 그를 아꼈다.
“많이 힘들었지?”
“아니요. 괜찮아요.”
“너, 1등 했더라?”
“네.”
차량에 탑승하자, 그가 건네는 상자.
“어?”
“공부해봐. 펀드투자상담사야. 11월달에 시험 있으니까. 준비하고.”
“… 선배님. 저…”
“2개월 후에 네 마음 알려주면 되니까, 지금은 그만.”
“네.”
김민성은 태석을 처음부터 믿었다.
이 녀석이라면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원래 보험 설계사들끼리는 자신의 노하우를 가르쳐주지 않는다.
하지만 김민성 팀장은 달랐다.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신뢰를 모두 보여주고, 그 사람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걸 태석은 응했다.
태석은 교육 수료가 끝난 뒤에도 선배가 준 책자를 하루하루 외웠다.
그리고 겨우 2명인 3팀에서 선배와의 호흡을 맞춰나갔다.
토요일.
태석은 선배가 부르지 않아도 회사에 나갔다.
영업직.
주말이 없는 곳.
태석이 출근한 것을 보며 김민성 대리는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주말인데 뭐하러 나왔어?”
“제 상사시잖아요. 그런 말 하시면 어떻게 하세요?”
“배워볼 생각은 있는 거지?”
“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그래. 일단 그럼 하나 묻자. 운전 가능하니?”
“네. 트럭 운전도 가능합니다.”
“그럼 내 차 좀 운전해라. 전주로 출장 좀 가자.”
“네.”
태석은 선배의 차 키를 받았다.
선배의 차량은 그랜저 최신형 모델.
다른 팀장들이 외제차를 끄는 것에 비해, 조금은 검소해 보이는 선배의 차량.
선배는 조수석에 탄 채, 자신이 방금 전 사무실에서 출력한 프린트를 쳐다본다.
“일하시려고요?”
“당연하지. 어제 코스피 지수 확인하는 중이야.”
“코스피 지수요?”
“어. 지금 주식 장이 굉장히 요동치는 중이라서, 수익률 관련해서 돈이 많이 적립되어 있는 고객한테는 미리 전화를 해드려야 하거든.”
“네.”
“잠깐만.”
그렇게 통화를 하는 선배는 1시간이나 되는 시간동안 주요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객님, 많이 걱정하셨죠? 이 부분은 고객님께서 손익분기점을 정하셔야 될 것 같아요. 요즘 장이 많이 안 좋잖아요. 그래서 잠깐 채권쪽으로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거든요.”
– 우리 김 팀장만 믿어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아… 어렵네요. 일단은 원금의 9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지켜보는 것으로 하시죠. 지금 당장은 예측이 좀 힘들어서요.”
– 전화줘서 고마워요.
“아닙니다. 고객님 재산을 지켜야, 저도 먹고 살죠. 그럼 나중에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 그래요.
그의 통화를 보며 태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잘 분석하고, 그것을 전화통화를 통해 알려주고, 선택의 기회를 주면서 신뢰성을 높이고 있었다.
단지 1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고객 관리가 그의 영업 노하우.
태석은 궁금했다.
이렇게 열심히 하시는 분이 왜?
전라도 전주.
이 곳에 온 이유는 고객 한 분의 소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차량에서 내린 그는 곧바로 어느 한 개인병원으로 들어갔다.
진료하기 위해 기다리는 수 많은 사람들.
약속시간은 오후 1시 30분이었지만, 환자들이 몰려, 김민성 대리는 오후 2시30분이 되어서야 오늘 약속한 고객을 만날 수 있었다.
허리를 90도까지 굽히며 들어가는 김민성 대리.
친근한 형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바른 사나이의 이미지만 엿보인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죄송하네요. 오늘 따라 환자분이 많아서, 늦게 끝났네요. 많이 기다리셨죠?”
“아니에요. 인테리어가 엄청 좋네요. 분위기가 좋아요.”
“그런가요?”
김민성은 웃으면서 의사 선생님께, 말을 건넸다.
하지만 첫 만남이라 그런가 서로 어색함이 감돌고.
태석은 그것을 보며 미리 사 놓은 음료수를 꺼내며, 그 둘에게 말을 꺼냈다.
“드시면서 말씀 나누세요.”
태석의 말에 말을 건네는 전문의
“아… 잘 먹겠습니다. 이 분은…”
“제 조수입니다. 선생님! 많이 어려우셨을 텐데,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여기서 태석은 선배의 말솜씨를 들어보았다.
선배는 어색해하는 그를 향해 직접적으로 물었다.
“저 같이 보험 파는 사람 많이 찾아오죠?”
그러자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말을 하소연한다.
“네. 많이 오죠. 그런데 믿을 만한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맞아요. 처음에 사람을 믿을 수 없는 건 당연한 거에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선배는 자신을 다시 한번 낮췄다.
그리고 그에게 말하기 전, 자신의 고객 데이터를 오늘 처음 본 분에게 건네드린다.
“저는 고객님과 같은 직업군은 총 14분 관리해드리고 있고요. 지금 그 고객님들이 투자하신 상품들입니다. 한 번 보시면서 말씀드려도 될까요?”
그의 접근방식은 정말 대단했다.
의사로서 자신과 똑같은 직업인 의사들이 투자하고 있는 상품들이 궁금한 것은 당연한 법.
“여기 45세, 서울에 계신 개인병원 원장님께서는 저축성 보험이 부족하셔서 이쪽 부분으로 많이 채워드렸어요. 2017년부터는 일시납 비과세 한도가 1억원으로 줄어들어서, 이 부분은 이 고객님께서 막차를 타셨었죠.”
“아…”
“고객님하고 같은 나이대인 30대 후반의 고객분께서는 일단 투자 목적을 많이 생각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변역 보험쪽으로 많이 하셨는데, 이건 지금 시장이 하락장이라서, 요즘은 주식 부분 비율은 많이 빼고, 채권쪽으로 많이 돌리셨어요.”
“아… 그렇군요.”
“혹시 법인사업장이신가요?”
“네. 일단은 그렇습니다.”
“음… 법인 같은 경우는, 대표님 같은 경우는 정관을 변경하면, 법인에서 대표님 이름으로 보험을 가입할 수 있거든요.
제가 고객님 정보는 아직 모르지만, 혹시 대표님이나 임직원 분으로 되어 있다면, 정관을 변경해서, 대표님께서 병원 그만 두시는 그 날까지는 개인 보험 대신, 법인 이름으로 보험을 가입하셔서 이쪽 부분은 보장받으시면, 세금 감면은 물론, 많은 부분에서 세이브 가능하시니까, 이쪽 부분도 생각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그렇군요.”
태석은 김민성 대표의 지식을 보며 깜짝 놀랐다.
자신의 얄팍한 지식과는 달랐다.
단순한 재무설계가 아니었다.
법인이냐, 개인이냐의 차이까지 꼼꼼히 분석해 접근하는 그의 설명은 전문성을 엿보기 충분했다.
그래서일까? 고객이 물었다.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는 분은 없으셨는데…”
“후후, 그런가요? 제가 설명 드릴 건 다 끝났고요. 그럼 전 오늘 여기에서 일어나겠습니다.. 나중에 생각하신 다음에, 마음의 결정 하시면 다시 한 번 연락주세요.”
태석은 깜짝 놀랐다. 전주까지 왔는데, 계약도 안 하고 간다고? 그런데 진짜 그는 일어났다.
그리고 명함을 건넨다.
명함 안에는 그가 딴 자격증이 적혀있다.
AFPK, 펀드투자 상담사, 자산관리사까지.
그것을 보며 의사가 씩 웃는다.
“공부 열심히 하셨네요.”
“고객분 만나려면, 저도 전문가가 되야죠.”
“이메일로 저한테 추천하실 보험상품 한 번 보내주실래요? 주말에 고민 좀 해볼게요.”
“네. 고객님.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네. 들어가세요.”
상담이 끝나고 가는 차량에 탑승한 태석과 김민성.
김민성은 곧바로 다음 고객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네. 사장님! 2시간 내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괜찮으신가요?”
– 그래요. 우리 가게로 오세요.
“네. 사장님, 오후 5시 30분까지 가겠습니다.”
전화가 끊기고, 김민성이 태석에게 말한다.
“대전 둔산으로 가자.”
“대전이요?”
“응.”
며칠간 지켜본 태석은 김민성 선배가 엄청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사람은 자신의 컨디션 관리를 도와줄 사람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운전하고, 그리고 옆에서 싹싹하게 행동하는 사람.
그러나 태석은 겨우 비서 같은 역할만 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그가 보고하는 자료를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교육 자료로 만든다.
태석은 이제 파워포인트를 아주 잘 만들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파워포인트의 모든 명령과 기능을 다 알고 있었다.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도 다 알았다.
왜?
그는 파워포인트 마스터니까.
그 다음주 월요일.
김민성 대리가 자신의 책상 위에 올려있는 프린트 파일을 보며 놀란다.
“태석아. 이게 뭐야?”
“아, 제가 토요일날 팀장님이 만들어놓았던 분석자료 PPT로 다시 만들어봤어요. 그래프하고, 비교분석표 만들어놓았거든요. 고객분들 재정상태만 입력하면, 동종업계 다른 고객군하고 곧바로 비교할 수 있도록 시각화해서 만들었어요.”
“그래?”
“아! 제가 주제 넘은 짓도 하나 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응?”
“토요일 만났던 두 고객분께 팀장님 메일로 제가 만든 PPT파일 보고 분석하시는데 도움 될까 싶어서 방금 전에 보내드렸거든요.”
“아…”
그때, 아침부터 김민성 팀장의 전화에 전화가 울린다.
“네. 고객님. 좋은 아침입니다.”
– 자료 잘 받았어요. 이렇게 분석 작업 하시는 거 쉽지 않으실 것 같았는데, 너무 저한테 와닿는 자료여서 기분이 좋았네요. 내일 오실 수 있으신가요? 계약하고 싶은데요.
“아… 감사합니다! 가겠습니다. 내일 언제가 좋을까요?”
– 우리 팀장님 좋으실 때 오세요. 제가 맞출게요.
“아니죠. 고객님 시간에 맞춰야죠.”
그리고 또 울리는 전화.
“네. 사장님!”
– 아주 좋았어. 우리 김 팀장, 점점 발전하는 모습 보고, 신뢰가 쌓이네.
“네?”
–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나? 파워포인트 분석자료 받고 나 감탄했다니까? 언제 한 번 와. 주변사람 또 소개시켜줄테니까.
“네. 내려가야죠. 대전 또 내려갑니다. 가겠습니다. 언제 가면 되겠습니까?”
– 크크, 골프모임 한 번 참가해. 내가 시간 두면서 좋은 사람들로 다 채워줄테니까.
“네.”
김민성은 전화를 끊고, 태석이 만든 파워포인트 자료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맞아. 얘 발표도 엄청 잘하고, 파워포인트도 엄청 잘 만들었었지?’
그래서일까? 그의 눈에는 태석이 하는 짓이 너무 귀여웠다.
‘용서해줘? 뭘 용서해 인마! 내가 제일 잘 한 게 너라는 녀석을 알게 된 건데.’
그리고 3일 뒤.
지점장 회의가 있는 날.
김민성과 태석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팀장님! 최고십니다.”
“뭘 인마, 너 때문에 400은 더 찍었어.”
“과찬이십니다.”
“아니거든?”
그런데 2팀에서 박 팀장이 물건을 집어던지는 소리가 옆에 방까지 들린다.
“이 개XX들아, 한 주동안 뭐했어? 어떻게 한 놈도 못 물어와! 장난해? 내가 뭐랬어? 무조건 연락 다 돌리랬지?”
그러자 그 밑에 있던 오진우가 울먹이며 말한다.
“팀장님, 저 못하겠습니다. 친구들이 다 연락을 끊었습니다.”
“야! 마른 오징어도 짜면 물 나와 인마! 지독하게 전화해서 어떻게든 채워야지! 너 한달에 500벌고 싶다며! 1년에 1억 벌고 싶다며! 그게 쉽게 벌어져?”
“…… 이런 일인 줄은 몰랐습니다. 그만 두고 싶습니다.”
“야! 지금 어디서 빠지려고 그래? 800 먹고 빠진다고? 너 지금 그만두면 그거 다 토해내야 돼. 너도 알잖아.”
“팀장님. 봐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진짜 못하겠습니다.”
“그럼 먹은 돈 다 뱉어야지! 뱉고 나가던가, 아니면 다른 사람 구해오던가! 알았어? 지점장님 앞에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그리고 아침 08시 30분. 이어지는 지점장 회의.
“1주일간 각 팀에서 얼마나 일했나볼까?”
지점장은 각 팀장을 부른다.
1팀장은? 당연히 혼나고.
“야! 그래서 밥 먹고 살겠냐?”
“… 죄송합니다.”
“죄송할 시간에, 고객한테 전화 한 번이라도 더 돌려야지! 넌 도대체 뭐하는 새끼야?”
그리고 2팀장을 보면서도 지점장이 고개를 저으며 그의 안부를 걱정한다.
“저번보다 1/4로 줄었네. 박 팀장, 요즘 피곤해?”
“아닙니다.”
“후-우, 노력 해봐. 노력하면 다 돼.”
“네. 요즘 애들이 말을 안 듣네요. 지점장님. 좀 더 해보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3팀장의 실적.
“… 김민성?”
“네. 지점장님.”
“너 감 찾았구나?”
“하하하, 감이라기보다는 저번에 큰 계약이 유지가 안 되었던 거. 이제 조금씩 회복하는 거죠.”
그리고 지점장이 김태석을 부른다.
“태석씨.”
“네?”
“자네도 한 건 했네. 뭐야? 수당만 430만원이나 가져가잖아.”
태석은 전혀 모르던 일이라서, 고개를 들며 지점장을 쳐다보았다.
“제가요?”
그러자 김민성이 태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제가 한 거 하나 태석이 이름으로 하나 줬습니다. 태석이 이 친구의 도움이 결정적이었거든요.”
계속 옆에 두고 싶은 사람.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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