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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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파트너 >
김민성 팀장은 생각했다.
태석이는 환상의 파트너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미리 챙겨준다.
“선배님, 피곤하시죠? 이것 좀 드세요.”
피로엔 가스활명탕.
꿀꺽꿀꺽.
팀장이 태석을 향해 말했다.
“고맙다.”
“고맙긴요. 선배가 잘 되어야 저도 잘 되는 걸요.”
한약 재료가 담긴 기능성보조음료를 건네는 태석이 있기에 오늘도 활기찬 하루가 시작된다.
둘은 전국 방방 곳곳을 돌아다녔다.
허탕 치는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언젠가는 들어주겠지. 자신이 필요하면 연락해주겠지 싶은 마음에 계약이 성사되지 않아도 웃으면서 다음을 기약하는 두 사람.
그리고 그런 경우 10명 중 2명은 다시 연락이 왔다.
성공률 20%.
그리 높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그들이 웃을 수 있었던 것.
그건 보험 계약 유지율이 무려 99%.
고객이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했기에, 중도 해약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였다.
태석은 김민성 대리 옆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보험상품부터 설명하는 자세, 고객을 대하는 태도와 준비 자료까지.
하루하루 지날수록 그의 노하우를 자신의 것으로 흡수한다.
그리고 마침내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다른 날과 다르게 아침부터 김민성 대리가 식은땀을 흘린다.
“선배님, 어디 안 좋으세요?”
“말했잖아. 오늘은 좀 힘든 고객이라고.”
“안 힘든 고객이 어디 있나요? 다 힘들죠.”
“그런데 오늘은 진짜 힘들어. CEO이시니까.”
CEO(chief executive officer).
최고 경영자를 뜻하는 말.
이분들은 기본 연 매출 15억 이상 기업의 오너로서, 많은 사회 경험을 해 본 분들이고, 더구나 분석적이며, 여러 방면에서 안목을 가진 분들이기 때문에 김민성은 항상 그들과의 대면 상황에서는 긴장했다.
태석은 그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김민성은 자신이 아는 법무사, 세무사까지 다 연락을 취해, 그 분들에 맞는 플랜을 계획하고, 또 밤새 검토했다.
물론 태석도 같이 옆에서 밤을 새며, 그의 자료 분석을 도왔다.
그래서 이동한 곳.
경기도 포천의 한 업체.
삼진종합건설.
자본금 7억.
연간 공사금액 39억의 토목, 건설업을 주로 하는 종합건설업체.
공사현장 옆 임시로 만들어진 컨테이너형 건물 2층.
그곳에 위치한 사무실에 태석과 민성이 들어갔다.
50대 중년의 사장님과 사모님이 그 둘을 기다리고 있다.
민성과 태석은 같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안녕하세요!”
쇼파로 안내하는 사장님과 사모님.
쇼파 사이에 작은 탁자가 있고, 그 탁자를 경계로 사장과 사모님.
태석과 민성이 앉았다.
“여기 커피 좀 부탁합니다.”
사장님의 지시에 여직원이 커피를 타오고, 김민성이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사장님, 재정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많으시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 그렇죠.”
“그래서 오늘 만나 뵙고, 먼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사장님께서 어떤 플랜을 가지셨는지, 그리고 어떤 조항이 해당되시는지, 저에게 알려주시면, 제가 맞는 상품을 설계해드릴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하지만 김민성 대리의 말에도 사장님과 사모님은 무뚝뚝했다.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두 사람.
자신의 재산과 장기 목적.
그것을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누가 쉽게 말할 수 있겠는가?
민성 입장에서는 언제까지 사업을 하실 건지, 또 다른 계획이 있는지 말을 해줘야 고객의 니즈에 맞게 계획을 세우는데, 그들은 좀처럼 말을 꺼내지 않는다.
아직까지 서먹한 사이.
그래서일까? 열심히 설명하는 김민성 대리의 이마에는 촉촉한 땀이 흐르기 시작하고.
기대한 만큼 상대방이 응답하지 않자, 점점 초조해지기만 한다.
‘불안해. 이건 잘못 됐어. 이대로 흘러가면 안 돼.’
태석은 알았다.
이런 경우, 계약이 성사되기는 힘들다고.
3일 동안 밤낮을 새가며 준비한 CEO플랜 상품인데, 이렇게 진행되어서는 성과를 내기 힘들어보였다.
평소라면 묵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계약이지만, 이번 계약 건은 성사만 되면 꽤 큰 건이었다.
그래서일까?
김민성 팀장은 시간이 갈수록 목이 타는지, 커피를 연거푸 마시기 시작했다.
말수가 점점 줄어든 선배.
그런 그의 행동에 사장님과 사모님의 의심의 눈초리는 점점 짙어지기만 하고.
평소라면 이런 상황을 혼자 극복하는 김민성이 오늘은 영 힘을 쓰지 못한다.
태석은 알았다.
선배는 아침에 했던 말대로 진짜 긴장했다고.
이대로는 계약 성립은 힘들 거라고.
상대방이 눈썰미가 있고 안목이 높은 리더라 그런지, 김민성은 더욱 더 초초해한다.
그래서 보다못한 태석이 나섰다.
“사장님.”
그의 부름에 불안한 민성에게서 태석에게 시선을 돌리는 사장님과 사모님.
태석은 그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자신의 인생 경험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저는 사장님과 같은 업종에서 수 년을 일했습니다. 목수도 하고, 도장일도 했었죠. 얼마 전까지 천안 엘성엔지니어링 신축 공장에서 일도 했었습니다. 지금 제 동료들은 제 2공장 현장에 투입해서 일하고 있고요.”
“아, 어린 나이인데, 그런 경험이 있었어요?”
“그래서 사장님이 하시는 일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알아야겠습니다. 사장님은 지금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태석의 말에 얼굴에 미소가 감도는 사장님.
여전히 사모님은 못 믿는 눈치.
하지만 태석은 일단 사장님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했다.
아까와는 달리 사장님의 시선이 흐트러지지 않고 자신에게 향해 있기 때문이었다.
김민성은 그런 태석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언제… 이렇게까지… 할 수 있게 된 거야?’
그런데 녀석은 갑자기 가방에서 태블릿 PC를 꺼내더니, 자신이 밤새 만든 분석 자료를 사장님 앞에 띄운 후, 설명을 이어간다.
“사장님! 저희들이 CEO 플랜을 시작한지 벌써 2개월이 됐는데요. 다른 분들이 너무 좋아하세요! 반응이 정말 대단하거든요.
사장님도 매번 11월 되면 자본금 7억 맞추는 거 때문에 불안하시잖아요? 저희는 개인상품의 경우 중도인출도 돼서, 사채 안 쓰셔도 되고요. 법인 같은 경우는 이 상품 가입 하는 것 자체가 자본금으로 인정이 되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장님들도 저희 CEO 플랜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태석의 설명에 사장님의 입가에는 조금씩 미소가 감돌았다.
‘자본금 맞추는 것도 알고 있나?’
종합건설업체.
매년 11월~2월. 2개월 이상 자본금 7억을 맞춰야하는 종합건설업체의 애로사항을 공략한 태석의 접근방식.
김민성은 태석을 보며 놀라기 시작했다.
‘이 녀석, 언제 여기까지 공부했지?’
그런데 놀라기에는 아직 일렀다.
태석은 사모님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한다.
쇼파에서 내려와 앞에 있는 작은 탁상 밑에 쪼그려 앉아,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녀석의 행동.
그가 사모님보다 시선을 낮춘 후, 고객을 높게 올려보면서도 유머스런 감각을 살리며 대화를 시작한다.
“사모님! 결국엔 법인에서 돈 빼야 되잖아요. 법인에 돈 있어봤자, 사모님, 사장님 돈 아니시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나중에는 결국 다 개인 돈으로 꺼내 와야 된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 CEO 플랜을 하시게 되면, 퇴직금으로 저율 과세를 적용받아서, 폐업해서 정리하고 내시는 세금보다 정말 적은 세율로 많은 돈을 법인에서 개인 통장으로 빼오실 수가 있어요.
정관 변경하셔서, 대표, 임직원 분들은 정관에 의해 일반 근로자보다 퇴직금 3배를 지급한다, 이 조항 넣으시고요.
퇴직하기 3년 전부터 연봉을 1억, 아니면 2억까지 올리세요. 그렇게 하시면 2억을 퇴직금으로 빼실 거, 6억을 퇴직금으로 빼오실 수 있다. 이 말이거든요.”
설명은 복잡하지만 간단했다.
퇴직금 기존 2억을 정관을 변경해 6억까지 받게 만든다.
퇴직금은 원래 저율과세를 적용 받는다.
모두 세무사랑 통화를 통해, CEO플랜을 짜면서 얻게 된 것.
“저희 CEO플랜 하셔서 이 퇴직금을 IRP상품으로 가입하면, 약 5, 000만원정도는 세금 절약하실 수 있고, 사모님하고 두 분으로 나누시면 절약되는 세금만 약 1억인 플랜이에요. 이게 다 합법적인 거라서, 문제 전혀 없고요. 1억! 놓치시면 아깝잖아요. 세금 내는 게 애국자라고는 하지만, 누가 알아주진 않잖아요! 세금 1억, 그냥 날리시겠어요?”
“그건 아니죠.”
“그래서 우리 사장님하고 사모님, 절세하는 것을 저희가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그가 자세를 낮춘 대화가 먹히기 시작했다.
공격적으로 상품을 설명하는 태석의 방법이 사모님에게도 먹혔다.
점점 더 궁금해하는 사모님의 질문에 차분히 대답하는 태석.
CEO플랜은 물론, 노후보장 플랜, 그리고 퇴직연금 플랜까지 설명하자, 사장님과 사모님의 80세 노후까지의 계획에 대한 밑그림이 오늘 자리에서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태석과 김민석의 긴장했던 얼굴에도 드디어 미소가 걸리기 시작했다.
모든 대화가 끝나고 떠나는 길.
김민성은 생각했다.
태석이는 영업 천재라고.
시작은 초라했고, 학교도 별 볼일 없는 그이지만, 그에겐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보험 영업에 관해서는 신이라고.
남다른 노력과 프로정신을 가지고 있는 녀석.
자신의 장점을 분석한 것을 모자라,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체득한 녀석.
시작이 이런데, 나중에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보험왕? 건물주? 아니야. 회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헤어지는 길.
태석은 사장님과 사모님 앞에서 재롱을 떨고 있었다.
“하하, 저희 아버지, 어머니 같으신 분이라 조금은 떨리네요. 그래도 인생의 선배님이시고, 저희 어려운 산업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계셔서 정말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말씀을 해드리고 싶어요. 사장님, 사모님께서는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시고, 사장님 돈은 저희가 관리해드리면서 불려드릴게요. 노후 걱정 없게, 그리고 만일의 사태에 미리 대비할 수 있게 저희가 해드릴게요. 약속 하겠습니다. 꼭 도와드리겠습니다. 생각나시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 계약은… 지금 안 해요?”
“저희는 저희가 어떻게 할 것인지 보여드렸으니까, 사장님께서 사모님과 충분히 의논 하신 다음에 결정하시고 알려주시면 언제든 달려오겠습니다. 그럼 좀 더 생각하신 다음에 마음에 든다고 생각되시면, 연락주세요. 그럼 일어나겠습니다.”
“…….”
2층에서 내려오는 길.
처음 만났던 사장님과 사모님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들은 손을 흔들며, 김민성과 김태석이 차를 타고 가는 길까지 나오며, 인사를 건넸다.
“들어가요.”
“네. 사장님.”
그리고 차량에 탑승한 김민성이 긴장이 풀렸는지 씩 웃었다.
“너, 진짜 대단한데?”
“그랬나요?”
“CEO 플랜은 나보다 더 잘 하는 것 같다. 긴장 안 했어?”
“네. 긴장하기보다는 그냥 동종업계에서 일하시는 사장님 같은 느낌이라 조금은 편했던 것 같아요.”
“그래?”
* * *
어느 덧 두 달이란 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제 태석은 결정의 시간을 앞두고 있었다.
김민성이 아쉬운 얼굴로 태석을 향해 말했다.
“갈 거야?”
“네. 전략기획실 꼭 가고 싶어요.”
“언제든 돌아와. 너하고는 평생 같이 해도 될 것 같다.”
“에이, 왜 그러세요? 부담스럽잖아요.”
“후후, 내가 여럿 가르쳐봤는데, 너처럼 똑똑하고 분석 잘하고, 싹싹한 사람은 없었어. 나 믿어. 나, 사람 보는 눈 좋다?”
“네. 저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태석의 얼굴에 미소가 깃든다. 일하는 게 이렇게 즐겁다니.
좋은 사람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달리는 게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하는 일마다 승승장구하는 두 사람.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과 달리 보험이라는 상품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고.
사람을 대할 때, 자신을 낮출 줄 알았다.
그리고 욕심 부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계약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그들은 사람을 돈으로 생각하지 않고, 인간적으로 대했다.
그래서일까?
한 번 계약 맺은 사람은 그들을 믿었다.
그리고.
태석의 계약건수는 어느 덧 6건이 되었다.
돌아온 회의시간.
지점장이 모두를 부른다.
오늘은 한 달에 한번 하는 시상식.
“김민성 팀장!”
“네.”
“이번 달 최고의 보험킹! 축하해!”
“제가 최고인가요?”
“그래. 이번 달, 전국 지점에서 최고야. 감을 잡은 걸 넘어서 너무 잘 하는데?”
“감사합니다.”
김민성을 바라보는 태석의 얼굴.
그는 진심으로 선배의 성과를 응원했다.
그런데, 지점장이 저번처럼 태석의 이름을 부른다.
“김태석씨!”
“네?”
“당신도 와야지. 신입사원 중 1등. 루키왕! 축하한다.”
“제가요?”
“그래. 1, 931만원이면 당연히 1등 해야지. 축하한다.”
지점장이 태석의 목에 메달을 걸어주고, 상패와 상장을 건네준다.
태석이 대답했다.
“지점장님, 감사합니다.”
그러자 지점장이 씩 웃으며 태석에게 말했다.
“우리 지점에서 계속 일 할 거지?”
환상의 파트너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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