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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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미소를 짓는 회장 >
다음 날, 이삿집 센터 직원들의 도움을 받은 태석.
계열사 할인이라며 10% 할인 서비스를 받긴 했는데, 그래도 가격이 108만원.
눈물을 머금는 가격이지만, 아저씨는 별 부담 없이 지불하며, 미소를 지었다.
신축 아파트, 방 2개, 거실 하나.
첨단 보안시설이 깔려 있는 천안의 브랜드 아파트. 엘성 시티.
아저씨가 말했다.
“태석아, 자고 가지 그래?”
“아니에요. 저는 올라가서 제 숙소에서 자야죠.”
“그래. 가서 열심히 하고, 엄마는 내가 잘 챙기면서 지낼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아저씨가 엄마의 어깨에 손을 올리더니, 자신의 품으로 안는다.
엄마는 민망한지 밀어내지만, 아저씨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든다.
서울로 다시 올라가는 길.
태석은 이제 행복한 얼굴을 하는 엄마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버스에 타며, 태석은 가방 안에 든 물품을 확인했다.
출렁출렁.
무지개빛, 영롱한 물.
아직 빛깔을 유지하고 있는 엘릭서.
1/5만 남은 신기한 치유의 물이 자신의 손에 들려 있다.
다시 가방을 닫고 서울에 오르는 버스좌석에 앉았을 때, 오랜만에 채팅방 알람이 울렸다.
참여인원 5명의 단체채팅방.
김현수 : 아, 내일 모레네. 다들 잘 하고 있어?
김태석 : ㅋㅋㅋ. 그러네. 기획실장님 또 만나겠군. 그땐 회식 O.K?
김현수 : 회식 노노. 인사팀 남고 싶었는데 까였음. 김태석 새끼 때문에 인사팀에서 까임.
김태석 : 재벌? 걔가 또 사고 침?
김현수 : 아니, 너! ㅡ. ㅡ;; 너 인사팀에서 뭐했냐? 근무 평이 왜 이렇게 좋아? 나 엄청 열심히 했는데, 동기 김태석 새끼처럼 센스 있게 하라고 팀장하고 과장님이 막 갈구더라.
김태석 : ^^; 현수야. 뒤에 새끼라는 말은 하지 말아줄래?
김현수 : 凸(-_- )z
김태석 : 죽인다!?
김현수 : ㅋㅋㅋㅋㅋ.
10분 후.
읽힘 1 증가.
최진영 : 아… 난 토 나오려고 그래.
김현수 : 왜?
최진영 : 엘성스콤에서 벌레 좀 많이 잡았더니 여기 남으래. 잘한다고 평가 A는 주더라.
김태석 : ㅋㅋㅋ. A면 적성은 찾았네. 남기로 했어?
최진영 : No, 절대 싫음. 바퀴벌레 잡는 거 최악이야. 천장 올라가고. 구석진 곳에 막 확대경 집어넣어서… 아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김현수 : ㅋㅋㅋ. 그래도 A 받았잖아. 난 김태석 새끼 때문에 A 못받음. 과장 새끼가 C래.
김태석 : 김현수! 그게 내 잘못은 아님. 난 너 있던 영업 갔어도 A 받았는데?
김현수 : 너 거기서 A 받았냐?
그때, 한 명이 끼어들었다.
장동훈 : 현수야. 네가 태석이보다 못한 거 맞아.
김현수 : 형! 형은 제 편이어야죠!
장동훈 : 근데 나도 김태석 때문에 C 받았었어. ㅋㅋㅋ. 그래서 김태석 새끼라는 말은 동감함.
김태석 : ㅡㅡ^ 동훈이형! 형까지 왜 이래?
최진영 : ㅋㅋㅋㅋ. 근데 윤지는 왜 또 잠수임?
김현수 : ㅋㅋㅋ. 진영이 너는 윤지 왜 이렇게 찾음? 윤지 좋아함?
최진영 : 아니거든?
태석은 단체채팅방에서 계속 올라오는 메시지에 미소를 지었다.
근데 동훈이형한테 개인 메시지가 도착했다.
장동훈 : 뭐야? 진영이가 윤지 좋아해?
김태석 : 아뇨. 모르겠는데요.
장동훈 : 나, 밀어주라.
김태석 : 형, 너무 노골적인데요.
장동훈 : ㅋㅋㅋ. 형이 윤지 처음 봤을 때부터 반했잖아. ^^
김태석 : 이번에 모이면 회식 추진해볼게요. 나머진 알아서 하세요.
장동훈 : ㅇㅋㅇㅋ.
기분이 좋았다.
친한 동기들과의 진솔한 대화.
서로를 욕하면서도 악의가 없음을 알기에.
같은 꿈을 공유했기에, 같은 목적 하에 엘성 그룹의 일원으로서 뛰고 있기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집에 도착한 태석.
혼자 살기에도 비좁은 방.
그러나 괜찮았다.
그에겐 전략기획실이라는 목표가 있었으니까.
* * *
월요일.
그룹 본사 건물 2층.
벌써 3번째 모임.
그곳에 모인 4명.
김태석, 서윤지, 김현수, 최진영.
그러고 보니 재벌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다들 반가운 얼굴로 서로를 맞이하는 가운데.
기획실장이 후보들을 향해 말을 꺼냈다.
“벌써 1/3이 지났네. 다들 열심히 하고 있어요?”
“네!”
“윤지씨. 포기하려는 이유가 뭐에요?”
“죄송합니다. 실장님. 전략기획실도 충분히 좋지만, 여성으로서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비서실에 남고 싶습니다. 실장님도 제안하셨고요.”
“음… 좋아요. 그런데 여성이라 한계? 그건 좀 달라요. 저는 윤지씨가 엘성을 이끌어나갈 핵심인력이라고 생각했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장님.”
“그래요. 그럼 비서실로 올라가 보세요.”
“네.”
서윤지가 중도 포기했다. 떠나는 그녀.
그래서 남은 사람은 이제 3명.
실장이 말을 이어간다.
“김태석씨.”
“네.”
“영업 쪽에 소질이 있나봐?”
“운이 좋았습니다.”
“운이 좋고 말고가 아닌데? 루키왕 했다면서.”
그러자 김현수가 놀랐는지 태석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루키왕? 태석이가 신입사원 중 1등을 했다고?’
그러나 태석은 별 감흥이 없었다.
그는 실장의 칭찬에 고개를 숙이며, 별 거 아니라는 듯 치부한다.
“해당 팀장님이 다 만들어놓은 밥상에 수저만 올려놓았을 뿐입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팀장님.”
자신이 생각했을 때, 이게 맞았다.
솔직히 인맥을 통해 만날 기회를 얻어낸 건 선배의 역할.
그랬기에 자신을 낮추며 대답했다.
그런데 실장은 그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칭찬한다.
“아니야. 김민성 대리한테 전화 왔었어. 김태석씨, 진짜 열심히 했다고. 파워포인트 문서 능력이 장난이 아니라고. 그래서 전략 기획실 뽑아달라고 전화하던데.”
“……”
태석은 말문이 막혔다.
‘선배님…’
전략기획실장이 객관적으로 분석해도 태석의 성과는 확실히 뛰어났다.
그건 3년 전, 자신이 관리하던 후보였던 김민성의 말에 의한 것만은 아니었다.
태석이 인사팀에서 2개월간 일한 후 제출한 개선보고서.
그 안에 포함된 두 가지 핵심사항.
1. 기업 이미지를 제고를 위해, 면접에만 주는 교통비를 인적성 평가를 볼 때도 줘야한다는 건의.
2. 지원 프로그램 개선 건의.
그것을 투자하면, 직접, 간접적인 사회비용 절감까지 분석한 결과가 실장으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두 건은 당연히 통과되어 올해 안으로 개선하기로 내부 논의도 끝났다.
그러나 실장은 태석을 전략기획실로 받아줄 생각은 없었다.
결정적으로 걸리는 게 있었기 때문에.
그건 학벌.
지방 국립대도 힘든데 학점은행제다.
학점 은행제를 전략기획실에 받으라고?
아마 다른 그룹에서 알게 되면 코웃음을 칠 것이다.
전략기획실.
그룹의 브레인들만 모인 곳.
녀석은 절대 거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정했다.
‘안 돼. 이런 놈은 받을 수 없어. 그냥 현장에서 구르는 게 운명이야!’
모든 결정이 끝난 실장이 김태석을 호명한다.
“김태석씨!”
“네.”
“엘성전자, 가전사업부.”
“알겠습니다.”
“김현수씨!”
“네!”
“비서실.”
“네?”
“비서실. 비서실에서 일해 봐요. 부회장님 전속 비서로. 물론 막내야.”
“네. 감사합니다.”
“최진영씨!”
“네.”
“엘성생명! 김태석씨가 했던 것.”
“알겠습니다.”
서로 순환하는 보직.
이번엔 새로운 곳으로 발령난 동기는 아무도 없었다.
세 명은 자신의 근무지를 편성 받은 후, 담담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실장은 모든 결과를 발표 후, 그 3명에게 물었다.
“다 끝났는데 궁금한 점 있어요?”
그 때, 최진영이 실장에게 말했다.
“저, 다른 태석씨는 어떻게…”
“아, 그 친구는 인사팀으로 배정. 해외에서 고생했잖아. 오늘 귀국중이라서 못 왔어.”
“네. 알겠습니다.”
김태석은 생각했다.
인사팀이라… 동훈이 형이 고생 좀 하겠네라고.
* * *
다시 채팅방.
그룹 본사 앞에 김현수와 같이 있는 태석이 채팅방에 글을 올렸다.
김태석 : 오늘 오랜만에 만났는데 회식 해야지? 윤지야. 너도 올 수 있어?
서윤지 : ㅇㅋ. 알았어. 지금 일이 안 끝나서, 이따 저녁 때 합류할게.
최진영 : ㅇㅇ. 강남역 1번 출구에서 만나자. 나도 집에 갔다 갈 예정임.
김현수 : 우리끼리 회식 처음이네.
장동훈 : 나도 간다!
김태석 : ㅇㅇ. 형 ㅋㅋ. 형도 와.
장동훈 : ㅇㅋㅇㅋ.
그리고 흑심을 품은 장동훈이 단체채팅방이 아닌 개인 메시지를 보내온다.
장동훈 : 태석아, 땡큐! 오늘 윤지 옆자리만 앉게 해 줘. 나 좀 밀어주라.
김태석 : ㅇㅋㅇㅋ. 형 몸 좋으니까, 윤지도 좋아할 듯.
장동훈 : ㅋㅋㅋ. 그랬으면 좋겠다.
* * *
같은 시각.
서윤지는 회장실과 부회장실 앞에서 호출을 대기하고 있었다.
비서실장 송창식이 윤지를 향해 말한다.
“윤지씨, 남기로 했다며.”
“네. 실장님.”
“그래요. 우리 조미정씨가 갑자기 퇴사해서 어쩌나 싶었는데, 이렇게 일 잘하는 윤지씨가 들어와준다니 정말 다행이야.”
“저도 실장님과 일하게 돼서 좋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요. 윤지씨,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테니까 혹시 회장님이나 부회장님이 나 호출하시면, 대신 전화 좀 댕겨 좀 받아요.”
“네. 알겠습니다.”
이제 곧 퇴근시간.
실장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 서윤지가 자신의 자리에서 손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친다.
외모 또한 비서가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
엘성그룹을 대표하는 얼굴은 이제 서윤지가 된 것이다.
서윤지는 생각했다.
‘운이 좋았어. 나, 이제 진짜 성공할 거야. 어떻게든 성공하고 말거야.’
땀 때문에 번지는 화장을 고친 그녀가 회장실과 부회장실로 가는 문 앞 데스크에 앉아있다.
그때, 그녀의 새로 사귄 남자친구가 윤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강남존잘남 : 뭐해?
서윤지 : 일하고 있어. 오빠! 언제 와?
강남존잘남 : 가는 중이야. 비서실에 남기로 한 거야?
서윤지 : 응. 운이 좋았어. 오빠는 일 잘 마무리했어?
강남존잘남 : ㅇㅇ. 내가 좀 성급했나봐. 이제 다 해결했어.
서윤지 : 오빠는 화나는 일 있으면, 나한테 먼저 물어봐. 내가 그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 하는지 알려줄게.
강남존잘남 : 응. 알았어. 금방 갈게. 2시간 정도 걸려.
서윤지 : 응. 이따 봐.
강남존잘남 : 응!
메시지를 교환이 끝나고, 미소를 짓는 그녀
때마침, 그 시간, 전화벨이 울린다.
비서실장님실에 걸려온 전화.
서윤지가 전화기에서 * 버튼과 1 버튼을 눌러 전화를 당겨 받으며 대답했다.
“엘성그룹 서 비서입니다. 전화 당겨받았습니다.”
– 아, 서 비서? 나 회장인데.
“네. 회장님!”
– 우리 비서실장은 어디 갔나?
“네. 잠시 자리 비웠습니다. 어떻게 전하면 될까요?”
– 아, 나 이제 퇴근해봐야 되니까, 일단 서 비서가 내 방으로 들어와 봐.
“네. 알겠습니다.”
서윤지가 회장의 호출에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회장실로 향한다.
회장이 앞에 있다.
그의 앞에 쌓인 수많은 서류.
피곤한 얼굴.
그런데 그의 손에 들린 무언가.
그녀는 회장이 자신에게 건네는 것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사진?’
회장이 흐릿한 흑백사진 하나를 건네며, 서윤지에게 말한다.
“서 비서.”
“네.”
“비서실장에게 이거 건네 줘.”
“네. 건네주기만 하면 될까요?”
“그래. 그러면 알 거야.”
“알겠습니다.”
씁쓸한 미소를 짓는 회장.
그러나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윤지.
“회장님. 많이 피곤해보이세요.”
“아니야. 괜찮아. 서 비서, 앞으로 잘 부탁해.”
“네.”
이제 김태석을 둘러싼 주변인물의 운명은?
씁쓸한 미소를 짓는 회장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