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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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상 보면 알아. >
다음날, 태석은 출근 준비를 했다.
그런데 아침 07시 30분.
엘성전자 지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뜻밖에도 지점장은 여성.
“여보세요?”
– 김태석 매니저? 저 담당 지점장인 윤여정이에요. 오늘부터 출근한다고 연락이 와 있네요.
“네. 안녕하십니까? 조금 이따가 뵙겠습니다.”
– 아니에요. 지금 제가 문자 보냈거든요. 그거 확인하고, 오늘은 교육장소로 바로 출근해서 교육 받고, 내일부터 나오세요.
“알겠습니다.”
– 교육 잘 받아요. 졸지 말고. 중요하니까.
“네.”
그래서 출근한 곳.
광명역 3번 출구로부터 2분 거리.
오후 1시까지 가야된다.
커다란 극장형 강당.
사무실 한 곳을 분리해서 교육하는 것과는 달리, 이 곳에는 수백여명이 몰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엘성 직원만 온 게 아니다.
대현 그룹도 오고, KS그룹도 오고, 로토 그룹에서도 왔다.
오늘의 강의는?
[영업퀸이 가르쳐주는 세일즈 비법!]그런데 다른 그룹에서도 오다보니, 분위기가 아주 중구난방이다.
입구에서 줄 서 있는 사람들.
그 이유는?
출석 체크 때문.
“어디서 오셨나요?”
“엘성전자에서 왔습니다.”
“사번하고 이름 좀 적어주실래요?”
“네!”
들어가는 사람들.
그러나, 대부분 개인 플레이.
서로간의 대화가 많이 없다.
무언가 우울한 분위기.
태석은 맨 뒷자리부터 채워지는 곳에서 가장 앞자리로 이동했다.
그런데 뒷자리가 채워지고, 늦게 온 사람들이 자리가 없어서 앞자리로 이동한다.
영업을 배우는 교육.
다들 꿈과 희망을 품고 온 줄 알았던 태석은 뒤에 두 명의 남성이 앉음으로서,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 지점장 년!, 또 교육 보냈네.”
“왜? 태수, 너 이번달도 많이 못 팔았냐?”
“현태야. 짜증나 죽겠다. 내가 제품 만드냐고? 제품이 거지 같아서, 고객이 안 사는데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이 시간에 하나라도 더 파는 게 낫지,”
“크크, 지점장들이 머가리에 똥만 찼으니까 그렇지. 지들 실적에 방해된다고, 알아서 나가라는 거 아니겠어?”
“에이, 진짜 못해먹겠다. 거지 같다 정말!”
“그래도 어쩔 수 있냐? 처자식 먹여 살려야 되는데, 어떻게든 버텨봐야지.”
“끝나고 소주나 한잔 할까?”
“좋지!”
신입사원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판매실적이 좋지 않아, 부진매니저로 분류되어 뺑뺑이 교육을 받는 사람들.
그들이 스스로 나갈 수 밖에 없도록, 월 5회 정도 교육을 편성하여, 사기를 떨어뜨리는 게 부진매니저를 향한 대기업의 방침.
그것 때문에 제 발로 나가는 사람도 있는 한편, 여기 있는 사람들처럼 버티고 버티는 사람도 있었다.
태석은 쓴 웃음을 지었다.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부정적인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물론 세상에는 그와 같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뒤에만 해도 불만만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태석은 긍정적이었다.
뭐든 열심히 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그의 인생 경험이 그를 그렇게 단련시켰다.
오늘 강의를 하는 영업퀸 윤세라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여러분들! 이 자리 무슨 이유로 오신 건가요?』
『영업! 세일즈! 잘 해보고 싶어서 오신 분들 맞죠? 저는 대형마트에서 판촉직원부터 시작했어요. 거기서 노하우를 얻어서, 가구 전문점, 그 다음은 어썸마트에서 작년까지 근무하며 최고의 세일즈 퀸이 되었죠. 그리고 그 경험을 여러분과 공유하기 위해 강사라는 이름으로 지금 활동하고 있죠.』
그런데 태석의 뒷자리에 앉은 녀석 둘이 계속 불만을 토해낸다.
“아, 누가 몰라? 그게 쉽냐?”
“태수야. 저 여자 보니까 짜증난다. 짜증나! 왜 이렇게 말이 많냐?”
“크크, 얼굴은 반반하네. 얼굴로 남자 꼬득여서, 제품 팔았겠지.”
“킥킥.”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는데, 그들은 정도를 넘어섰다. 그래서 태석이 나섰다.
“저기요. 그러고 싶나요?”
“네?”
“조용히 좀 해주세요.”
“아~ 눼눼! 알겠습니다. 뒤 쳐다보지 마시고요. 앞에나 보세요.”
태석은 일단 참았다.
강의 도중 싸움만 나면 오히려 남들한테 민폐니까.
그래도 이렇게 지적해주니, 주변 사람들도 그 사람들에게 눈치를 주고, 그러니 또 조용해진다.
역시 가만히 있으면 변하지 않는다.
대기업이든, 아니든.
할 말은 하고 살아야, 지가 잘못 한 것을 알아차린다.
대한민국은 언제부터 이기주의가 이렇게 심해진 걸까?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여러분들! 고객분들한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둘 중 하나를 골라보세요.』
먼저 첫 번째.
그녀가 활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엘성전자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엘성전자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헷갈리는 질문.
그러나 태석은 그 의미를 알았다.
앞자리에 앉아있었기에.
그녀의 표정에서 그 변화를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태석이 손을 들었다.
『네! 소속, 이름, 그리고 대답해주세요.』
“엘성전자로 출근하게 될, 김태석입니다. 표정 같습니다. 강사님 표정이 처음에는 활짝 웃으셨다가, 두 번째는 무표정이신 것 같아요. 그래서 첫 번째가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올바른 방법인 것 같습니다.”
그러자 윤세라가 씩 웃는다.
『맞아요! 표정! 고객들은 첫 인상을 표정을 보고 결정해요. 제가 강의할 때, 웃으면서 하죠? 제가 강의를 연속으로 11시간까지 해봤어요. 그런데 11시간동안 계속 웃을 수 있을까요?』
그러자 웅성대는 청중.
그녀는 강의를 아주 잘 했다.
그래서 관심 없던 사람들도 모두가 흥미롭게 쳐다본다.
『웃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제가 해봤으니까요. 그리고 그건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에요.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억지로라도 웃어볼게요. 입을 크게 벌리고, 입꼬리를 위로 올려보세요!』
그녀의 강의를 앞에서 들은 태석.
그녀는 고객이 지갑을 열게 하는 방법, 고객에게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는 자세법, 기가 센 고객을 녹이는 방법 등 자신의 노하우를 가감 없이 실제 현장 그대로 알려주었다.
그래서일까?
태석도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
‘보험하고 기본은 비슷하네. 전문성, 태도, 그러나 차이점도 분명 있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진심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즉흥적으로 고객의 표정을 읽고 대처하는 게 더 중요하고.’
영업에도 영업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는 법.
모든 강의가 끝났을 때, 태석의 눈 앞에 서브 퀘스트가 떠올랐다.
[서브 퀘스트 – 강사 윤세라의 강의를 칭찬하기.]강사 윤세라가 떠나기 전에, 그녀를 칭찬해서,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라.
[보상 : 지점장의 호감도 상승.]‘지점장? 강사한테 칭찬하는데 지점장이 왜 올라?’
태석은 어이가 없었지만, 녀석의 퀘스트에 따랐다.
방송 마이크와 컴퓨터를 챙기는 그녀의 옆에 다가간 그가 그녀를 향해 말했다.
“강의 잘 들었습니다. 명 강의라서 지루할 틈이 없었네요. 모든 게 좋았습니다.”
“아, 아까 첫 질문에 대답하신 분 맞죠?”
“네. 엘성그룹 신입사원 김태석입니다. 저, 아까 궁금한 점 있으면, 화면에 띄워져있던 전화나 메신저 아이디로 질문해도 될까요?”
“아~ 그럼요. 수백 명의 영업사원분들이 저하고 그런 식으로 연락하고 있어요. 곧장 답변은 못드리는데, 하루 이내로는 제가 답장 드리거든요. 언제든 연락주세요.”
“네. 오늘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고,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니에요. 좋은 시간 되세요.”
“네.”
* * *
다음날 출근하라는 지점장의 말이 걸린다.
‘왜? 날 챙겨주는 걸까?’
그래도 태석은 첫날부터 쉬는 건 예의가 아닐 것 같아, 그날 바로 자신이 배정된 영업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어차피 집 근처라서 그리 큰 손해도 아니다.
1, 2, 3층으로 이루어진 건물.
자신의 동기인 윤지, 그리고 재벌 태석이 근무했던 곳.
그는 입구에서 자신의 사원증을 보여주며, 동료의 안내에 따라 지점장실로 이동했다.
지점장실.
그곳에서는 30대 후반의 한 여성이 오늘의 매출표와 영업 지표를 보며 분석하고 있다.
태석은 그녀를 향해 90도 인사를 하며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오전에 통화한 김태석 사원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어? 왜 벌써 왔어요? 내일부터 출근해도 되는데.”
“인사 드리는 게 예의인 것 같아서, 일찍 왔습니다.”
“아, 그랬구나. 잠깐만 앞에 앉아 있을래요? 통화 좀 하고요.”
“네.”
그녀가 핸드폰을 들었다.
세련된 세미정장.
풍성한 헤어.
성숙한 미소. 물광 나는 피부.
여성 지점장을 처음 본 태석의 얼굴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남성들하고는 항상 잘 지냈지만, 여성과는 거리가 멀었던 태석.
어떻게 해야 여성 상사에게 잘 보일 수 있을까?
그런데, 그녀가 통화를 시작한다.
“어. 세라야. 어디야?”
– 언니, 다 왔어!
“응. 이번 주 강의는 다 끝났니?”
– 아니, 내일은 일산으로 가야 돼. 아! 언니! 지금 지하 주차장이거든. 주차하고 바로 올라갈게.
“응. 알았어.”
용무만 끝낸 간단한 통화.
지점장은 미소를 짓더니, 태석에게 말했다.
“미안해요. 잠깐, 동생이 온다고 해서, 아~ 태석씨!”
“네.”
“우리는 호칭을 사원이라고 부르지 않고, 매니저라고 불러요. 그런데 시기가 이때 들어올 시기가 아닌데, 혹시 전략기획실이에요?”
“아… 네. 맞습니다.”
그러자 그녀가 고개를 젓는다.
“어떻게 말씀드려야 될지 모르겠네요. 거짓말은 못하는 주의라서.”
그녀의 말에 태석이 긴장했다.
그녀는 무언가 자신에게 쌓인 게 있는 것 같았다.
실수한 적은 없는데 왜?
오늘 잘 보이려고 일부러 출근도 했는데?
그녀가 고민 끝에 속내를 내비쳤다.
“솔직히 별 기대는 안 해요. 이미 전략기획실에서 여성 한 분하고, 남성 한 분도 왔다갔었거든요.”
“네.”
“진상이었어죠. 특히 그 남성 때문에, 고객 불만 건이 너무 늘어서, 지점장 발령되고 나서, 제가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거든요.”
자신의 기분을 부하직원에게 그대로 토로하는 여성 지점장.
“……”
태석은 할 말을 잃었다.
“고객 불만 건 늘어나면, 제 평가도 안 좋아지는 거 아시죠? 여기 있는 2개월동안, 그냥 배운다고 생각하고 가시면 되요. 사고만 안 치면 되고요.”
지점장의 편견.
신입사원은 다 못할 거라는 생각.
어차피 떠날 사람에게 별 기대 안한다는 말.
태석은 그녀의 생각을 바꿔주고 싶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점장님.”
“아니에요. 중간만 하시면 되요. 오늘은 일단 퇴근해요.”
“… 네.”
태석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그때, 문을 열고 한 여성이 들어왔다.
“언니! 어?”
태석은 들어온 그녀가 자신을 보며 아는 척을 하자,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아까 제 교육 받으신 분 맞죠? 엘성전자!”
“네. 김태석입니다.”
“아, 그러셨구나. 여기 근무하게 되셨구나. 반가워요.”
“네. 강사님, 또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윤세라의 등장에 태석이 서브 퀘스트의 의미를 깨달았다.
‘이래서, 지점장의 호감도가 올라간다고?’
지점장이 일어난 태석을 향해 말했다.
“김태석 매니저는 지금 나가주시고, 내일 봐요. 아침 8시까지 출근하고.”
“네.”
태석이 나간 후, 윤미정 지점장이 자신의 친 동생인 윤세라에게 말했다.
“네가 어떻게 알아?”
“언니! 내가 광명에서 오늘 강의한다고 했잖아. 언니 부하직원이야?”
“응. 근데 별로 기대는 안 해. 쟤네 쪽은 다 화이트칼라라서, 이쪽 업계는 잘 모르거든. 적성이 안 맞는 애들이야.”
“그래? 나는 그 사람,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대답도 해서, 열성적인 것 같아서 좋게 봤는데?”
친동생 세라의 말에 여정이 말했다.
“오늘 처음 봤을 거 아니야. 네가 어떻게 알아?”
“언니는 얼마나 봤는데? 오늘부터 출근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응? 그거야 뭐 안 봐도 척이지.”
“언니! 첫 인상 보면 나도 알아. 영업만 몇년 했는데~, 싹싹하고, 잘 하는지, 못하는지 태도 보면 딱 나오지.”
“……”
“언니! 그 이상한 애 때문에, 편견 가지고 대하는 거 아니야?”
“아, 몰라. 그 얘기는 하지 마. 언니 5분 뒤에 퇴근할 거니까, 조금만 앉아있어. 파스타나 먹으러 가자.”
“응. 알았어.”
첫 인상 보면 알아.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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