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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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에 관련된 퀘스트가 존재하고 있습니다.]‘면접 퀘스트?’
[면접 관련 퀘스트를 열람합니다.] [일반퀘스트 : 압박면접 준비]압박면접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압박 면접 전, 현장 소장의 면담에 응하세요.
압박면접? 처음 듣는 소리였다.
솔직히 태석은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
대기업에 입사하고는 싶었지만, 자신이 가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어떠한 일을 하고 싶어하는지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그저, 돈 많이 주고 몸으로 뛰지 않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려 했다.
그런 무대뽀 정신.
미지의 시스템 녀석이 정보를 주는 건 좋은데…
‘소장을 만나라고? 미쳤어? 그 인간을?’ 그 생각과 동시에 떠오르는 보상창.
[면담시 보상 : 알려지지 않음.] [면담 불응시 불이익 : 공사현장 변경 (천안 -> 경남 진주)]태석은 자신을 가르치는 느낌이 드는 존재가 싫었다.
얼굴도 없이 상태창으로 자신에게 정보를 주고, 어느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녀석은 자신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경남 진주… 미치겠다. 그러면 엄마는? 집은?’
그때 때마침 팀장한테 전화가 왔다.
“네! 소장님!”
– 거기 태석이 있어?
“네. 있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 면담 좀 하게, 데려 와.
“알겠습니다. 바로 보낼게요.”
팀장은 일단 전화를 끊은 후, 태석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태석아… 소장님이 말이야.”
그런데 태석은 평소와 다른 태도를 보인다.
“갈게요. 저 부르신 거죠?”
“그래. 너 웬일이냐? 네가 소장님을 만나러 간다고 다 하고?”
“일단 제 돈 주는 사람이잖아요. 가야죠. 언제까지 피하겠어요.”
“그래. 잘 생각했다. 그리고 태석아.”
“네.”
“웬만하면 같이 일하자. 응?”
“……”
태석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팀장은 자신을 경남 진주의 신축공사 현장으로 보낸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 했다.
‘가자! 가서 담판 짓자! 그럼 돼!’
소장이 있는 컨테이너 박스.
거기에 앉아있는 경리직원 정소미.
“태석씨, 오셨어요?”
“네. 소미씨! 소장님은요?”
“잠깐 설비팀 쪽에서 협조할 게 있다고 해서 공무 보러 가셨어요. 30분 내로 오실 거예요. 커피 한 잔 드릴 까요?”
“좋죠.”
정소미가 커피를 타 왔다.
외모보다는 마음씨가 예쁜 여성.
그녀는 항상 친절한 말투로 태석을 대해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의 달콤한 향에 취한 태석이 잠시 상념에 잠겼다.
엘성그룹 입사.
아직까지는 모든 게 순탄하다.
그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과연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건가? 단순히 쉽고 편하게 돈을 벌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성공을 위해서였을까?
모든 게 명확하지 않다.
명확하지 않아 더욱 불안하다.
하지만 그게 20대다.
그런 그를 보며 누군가 말을 걸었다.
“걱정이 많나 봐요.”
“네?”
정소미의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얼굴이 만연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전했다.
“소장님하고 이번에는 싸우지 마세요.”
“… 제가 그렇게 보였나요?”
“조금은요.”
몇 번 의견 충돌이 있긴 했었다.
자신을 목수로 쓰려는 소장과 목수 일은 절대 못하겠다는 태석의 대립.
그런 사항을 누구보다도 옆에서 지켜 본 소미가 자신의 생각을 태석에게 전달한 것이다.
그때, 소장이 들어왔다.
“오셨습니까?”
태석의 말에 소장이 태석을 지나쳐 소미에게 말을 걸었다.
“소미씨, 잠시 나가줄래요? 30분만!”
“네. 소장님! 말씀 나누세요.”
여직원이 나가도, 컨테이너에는 태석과 소장 단 둘만 남았다.
분위기가 묘했다.
소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태석을 쳐다볼 뿐이었다.
태석은 가시방석 같았다. 소장은 계속해서 뜸을 들였다.
그래서 태석이 먼저 나섰다.
“말씀 하세요. 소장님.”
“그래. 고민해봤는데 너 내일부터는 고 팀장이랑 목수 일 해.”
“소장님!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야! 김태석!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야! 야! 이 새끼야! 너 같은 인력이 미장하면 되겠냐? 언제까지 네 멋대로 할래?”
“미장도 좋은 일입니다.”
“야! 미장 하는 사람은 금방 구하잖아! 목수가 안 구해지는데! 목수가 바로 옆에 있는데! 내가 그 사람을 알고 있는데!”
그가 언성을 높이자, 태석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화가 치밀어 오르고, 감정이 격해졌다.
평소라면 이쯤 되면 밖으로 튀어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 귀찮은 녀석이 자신을 자꾸 통제하려 든다.
[연계 퀘스트가 열렸습니다.] [연계 퀘스트 – 소장의 이야기 끝까지 들어주기]소장에게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며, 차분하게 대화하자.
태석은 당황했다.
미지의 존재가 자신에게 참고 대화를 하라고 한다.
태석이 입술을 잘근 씹으며, 고개를 숙였다.
“소장님, 일단 진정하시고, 사정을 말씀해주세요. 그래야 저도…”
“야! 지금 2층 현장에 목수가 없어서 계약한 공사기간을 못 맞추게 생겼어. 그것 때문에 하루에 수 백만원 손해 보는데, 넌 그걸 못 해주냐?”
“그 이야기는 처음 들었습니다.”
“태석아, 너 밖에 없다. 네가 해줘라.”
“저… 허리 아픈 거 아시지 않습니까?”
“부탁할게. 내가 진짜 부탁한다. 해줘라. 며칠, 아니 1주일만 해주면 돼.”
태석은 소장의 말에 결국 승낙을 표시하고 말았다.
“알겠습니다. 1주일이면 되는 겁니까?”
100% 자신의 손해가 분명하지만, 팀을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그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진짜 하는 거지? 해주는 거지? 태석아! 야 인마!”
“네. 저는 한 입으로 두 말은 안 합니다. 1주일, 딱 1주일만 하겠습니다.”
“그래! 이 자식! 진즉에 그렇게 나왔어야지. 태석이 내가 너 얼마나 아끼는 줄 아냐?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네가 그동안 속 썩여서 진주 현장으로 보낼까도 생각했었다. 진짜 미안했다. 이번만! 딱 한번만 해줘. 알았지?”
“알겠습니다.”
소장의 얼굴에는 순식간에 웃음꽃이 피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바로 전화를 건다.
그건 바로 회사의 대표.
“사장님! 네! 해결 될 것 같습니다. 1주일 내로 공기 마무리 짓겠습니다. 나머지는 사장님이 해결 부탁드리겠습니다.”
– 알았어요. 믿어도 되는 거죠?
“네! 무조건 1주일 내로 공사 마치겠습니다.”
* * *
태석은 진통제를 먹으며, 목수 일을 했다.
목재를 재단하고, 틀에 맞게 끼우고 고정하는 일.
벽과 벽 사이에 들어가 허리를 구부린 채, 작업해야 한다.
‘으… 찌릿찌릿해. 미치겠다.’
허리 통증이 밀려온다. 그로 인해 집중이 흐트러진다.
그럼에도 그는 정신을 붙들었다.
빨리 일을 끝내야만 자신이 쉴 수 있다.
그래야만 허리 통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각종 공구를 손쉽게 다루는 태석을 보며 고 팀장이 만족할만한 미소를 지었다.
팀장인 자신보다 목수 일을 더 잘 하는 태석이.
녀석이 계속 자신과 함께해주면 좋을 텐데, 아쉽게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공사가 마무리되어가자, 엘성그룹의 현장 소장이 고 팀장을 찾아왔다.
“고 팀장님? 어떻게 다 됐네요? 늦어질 것 같다고 하더니?”
“네. 원래 같은 팀이었던 태석이가 들어와서 다행히 잘 끝냈습니다. 태석아!”
“네?”
“잠깐 내려와. 엘성그룹 최 소장님께 인사드려라.”
“네. 내려갈게요.”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김태석은 자신의 앞에 있는 안전모를 쓴 최 소장에게 양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김태석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 고생이 많아요. 최기동입니다.”
최기동은 태석에게 명함 하나를 건넸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이어간다.
“내가 여기 현장 마무리 안 돼서 정말 고민 많이 했는데, 태석씨 덕분에 한숨 덜었네요.”
“도움이 돼서 다행입니다.”
“고 팀장!”
“네.”
“나 내일모레 본사로 가요.”
“본사요?”
“네. 발령 났어요. 오늘이 여기 마지막이에요.”
“아…”
“술이나 한잔 하죠. 태석씨도 같이 한잔 어때요?”
태석은 아쉬운 표정으로 최기동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녁 약속이 있어서.”
“그런가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뵐 수 있겠죠. 정말 고마웠어요.”
“아닙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태석은 그날 저녁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미칠듯한 허리통증 때문이었다.
아저씨가 태석을 보며 나무랐다.
“야! 이 멍청한 놈아! 허리 쓰지 말라고 했지?”
“… 죄송해요.”
“너희 엄마가 알면 어떻게 할려고 그래?”
“죄송해요. 아저씨… 으아아악, 살살… 살살해주세요.”
“너 인마, 이러다가 허리 영영 못 쓴다?”
“그러니까 아저씨가 잘 좀 만져줘요. 디스크 튀어나온 건 아니죠?”
“몰라, 인마! 어휴! 2층 가서 물리치료 받고 가.”
“아..! 아저씨~이, 살살 해달라니까요.”
“어휴! 이 자식! 진짜~”
* * *
그리고 면접 당일.
서울에 올라간 태석.
수많은 사람들 중 태석의 순서가 가장 먼저였다.
3인 1개조로 시작하는 면접.
면접관 3명이 서 있고, 그들 앞 의자에 3명의 취업준비생이 앉아서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
태석이 아픈 허리를 굽히며 면접관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김태석입니다.”
그러자 그 중 면접관 하나가 미소를 지었다.
태석은 그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최기동. 얼마 전 같이 일했던 엘성건설의 현장소장.
그가 태연한 얼굴로 태석을 향해 말했다.
“우리 다들 처음 보죠? 일단 앉아요!”
면접 평가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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