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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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의 활약 (1) >
당구장에서 당구 한 게임을 하고, 진 사람이 중국집 시켜 먹기.
태석 일행은 기술자 선배들에게 한 판 진 후, 잠시 당구 게임을 정지시킨 후,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기 시작했다.
태석을 향해 궁금한 점을 묻는 동료들.
“태석씨는 학교가 어디야?”
“천안 일북고요.”
“일북고? 아니 대학교 말이야.”
“대학은 안 나왔어요. 학사 학위는 받았는데, 일단은 대학은 안 나왔습니다. 고졸이에요.”
그러자 고졸 출신 기술자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태석을 쳐다본다.
“의외네. 태석씨 보고 우리 다들 놀랬잖아. 옷도 말끔하게 차려입고, 예의도 갖추고, 노력하는 자세도 남달라서 많이 배운 사람인가 했지.”
“과찬이세요. 제가 부족하니까, 사회생활 하고 계신 선배님들 따라잡으려고 노력하는 거죠.”
“그랬구나. 아! 종혁아~ 너도 일북고 아니냐?”
“네. 저도 천안 일북고죠. 태석씨 몇 회 졸업이에요?”
“저 66회요.”
“아, 나는 64회. 내가 2년 선배네. 반갑다.”
“네. 반갑습니다. 선배님!”
김종혁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 또한 서울 올라와서 같은 직장에서는 처음 만나보는 후배.
그런데 그런 후배 녀석이 똑똑하고, 싹싹해서 마음에 들었다.
태석 또한 마찬가지였다.
회사에서 처음으로 고등학교 선배를 만났다.
그런 선배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런 둘을 보는 다른 기술자가 방긋 미소를 지으며 둘을 바라보며 말했다.
“대박이네. 태석씨, 종혁이 이 녀석, 학교 다닐 때 야구로 잘 날렸다는데, 기억해요? 투수 했었다는데?”
그런데 기억이 없다. 정말 없었다.
고등학교 야구부.
운동하는 선수들은 솔직히 수업도 잘 들어오지 않는데, 같은 학년도 아니고 2년 선배니.
야구부에 대한 기억은 가끔 봉황기, 대통령배가 열릴 때 뿐.
일북고라고 해서 야구를 다 아는 건 아니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야구 쪽에 큰 관심이 없었네요. 관심 가질게요.”
그러자 김종혁이 씩 웃으며 말한다.
“에이~ 뭘 죄송해? 모르는 게 당연하지. 내 친구들도 지금 프로에서 뛰는 놈은 2명 밖에 안 돼. 그리고 난 그 놈들 안 부러워. 솔직히 지금은 내가 돈 더 번다.”
김종혁의 말에 선배가 말했다.
“크크, 얘는 이런 말 해도 된다. 6년 동안 여기에서 일하면서 서울에 아파트도 샀어. 짠돌이야. 짠돌이.”
“에이, 다 대출이에요. 그리고 전 맞벌이잖아요.”
“야! 그래도 28살에 누가 자기 이름으로 집 있냐? 독한 놈!”
“공동명의입니다. 흐흐. 부러우면 형님도 빨리 결혼하세요.”
다 고만고만한 삶.
실질소득, 월 200~300만원을 벌어가며 모은 돈으로 아등바등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
집에 돌아온 태석은 즐거운 얼굴로 오늘의 일을 상기했다.
처음 여기 왔을 때하고는 달라진 분위기.
나름 여기서 남은 2개월을 마저 보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래서 7일 전 갱신된 비밀상점>에서 [엘성전자 제품 수리 교본]을 구입했다.
‘도움이 되겠지?’
팟! 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미지의 책.
책자를 열자, 밝은 빛이 나며, 엘성 전자에서 팔고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한 수리방법이 머릿속으로 전해져 온다.
그런데 운이 나빴다.
회사로부터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
– 태석씨! 나 센터장.
“네. 센터장님! 저녁에 무슨 일이십니까? 혹시 제가 실수한 거라도…”
– 아니야 태석씨. 그게 아니고 내일부터는 수리 센터로 출근하지 말고, 2층으로 가요. 지점장님한테는 그렇게 말해뒀으니까.
“네?”
– 가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가기 싫어?
“아… 아닙니다.”
– 그래요.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니까, 가서 잘 해봐요. 당신 좋게 보고 있으니까 성공할 거야.
“감사합니다.”
태석은 한숨을 내쉬었다.
30Point를 사용해서 얻은 수리 관련 지식이 갑자기 헛수고가 된 것.
‘조금만 일찍 말해주지.’
이제 남은 포인트는 37.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꼭 운이 나빴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명예등급이 4로 올랐습니다.] [특별 Sale 상품이 입고되었습니다.] [강력추천 : 아랍어 초급 패키지 (60% 할인) : 20Point]태석이 씩 웃었다.
‘아~ 이건 사야 돼.’
* * *
다음날 출근한 곳은 2층.
그곳의 팀장은 활짝 웃는 얼굴로 태석을 맞이했다.
“김태석씨!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센터장님이 칭찬하시던데요?”
“센터장님께서요? 그러실 분이 아닌 것 같은데…”
“네. 맞아요. 잘 봤어요. 센터장님께서는 말을 많이 아끼시는 편이죠. 그런데 회의에선 틀려요. 일단 수십년 동안 고객을 봐오신 분이니까, 우리보다 눈썰미도 좋고, 태석씨의 행동이 마음에 들었으니까, 센터장님의 생각을 바꾸게 만든 것일 수도 있고.”
“네.”
“일단 믿어볼게요. 선배 매니저들 하는 거 옆에서 지켜보면서, 도와주는 것부터 해봐요.”
“알겠습니다.”
팀장이 자신의 부하직원을 부른다.
“안효성 매니저!”
“네!”
“김태석 매니저, 오늘부터 당분간 여기서 일하기로 했으니까, 옆에서 지도 좀 해줘요.”
“네. 팀장님.”
태석은 가전제품 코너에서 손님이 오기 전, 안효성 매니저로부터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태석씨! 우리 매니저들은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되요. 제품의 특징, 가격, 그리고 손님이 원하는 것을 무엇인지 현장에서 캐치하고, 대응하는 것. 그게 처음부터 쉽지는 않을 거예요.”
“네. 그럴 것 같습니다.”
“이거 알아요? 손님들은 세 종류가 있다는 거.”
“잘 모르겠습니다. 세 종류면 어떤 게 있을까요?”
“그냥 아이쇼핑하러 온 손님, 아니면 제품이 진짜 필요해서 온 손님, 또 하나는 뭐라고 생각해요?”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쇼핑한 다음에 여기서 안 사고, 인터넷이나 해외직구로 오는 손님.”
“아…”
“여기서 중요하거든요. 여기 표를 보세요.”
안효성 매니저가 자신이 들고 있는 표를 보여주었다.
가전제품을 판매하면 나오는 판매장려금.
그런데 판매장려금이 품목에 따라 제 각각이다.
아예 판매장려금 자체가 없는 제품도 있고, 판매장려금이 엄청 많은 제품들도 있었다.
최신형 인터넷전화기의 경우 자신에게 떨어지는 판매장려금이 없었다.
로봇 청소기를 제외하면 청소기 코너도 마찬가지.
그런데 김치냉장고는 15만원, 에어콘의 경우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37만원까지.
“어때요? 이 장려금 내에서는 가격 조절이 되겠죠?”
“그럼 인터넷 최저가보다도 싸게 팔 수 있겠네요? 그걸 알고 오는 손님도 있는 거고.”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맞을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는 말이에요.”
그가 장려금이 있는 책자의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그러자 팀별 인센티브가 나온다.
2층 전체 한달 매출이 1억 5천이 넘으면 각 20만원, 2억이 넘으면 50만원, 2억 5천이 넘으면 100만원, 3억이 넘으면 200만원의 특별 장려금이 나온다.
5억이 넘으면 각각 400만원의 장려금이 나오는데, 팀장 포함 4명이니, 총 1, 600만원이나 나오는 것이다.
“자신의 마진을 아무리 낮춰도, 인터넷 최저가보다는 비싸요. 최저가로 파는 사람들은 저희처럼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 사람들이에요.
그분들도 많이 팔면 팔수록 장려금이 많이 나오지만, 우리처럼 기본급이 없으니까, 인센티브 규모가 더 크거든요. 그래서 가끔은 손해를 보더라도 매출에 따른 인센티브를 타기 위해 노력하죠. 그래야 원가보다 싸게 팔아도 손해를 메꿀 수 있으니까.”
가맹점, 즉 개인사업자들이 운영하는 업체는 가격을 엄청 싸게 팔수도 있고, 적정금액, 또는 비싸게 팔수도 있다. 그야말로 천차만별.
하지만 여기는 직영점.
여기 근무하는 매니저들은 서로 경쟁자이기도 했고, 동료이기도 했다.
“태석씨. 여기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 대충 알겠죠? 우린 동료에요. 그러니까 차별 받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에 임해줘요.”
“네.”
“저쪽 청소기 코너 앞에서 대기해요. 김태석씨 위치는 바로 그쪽입니다.”
“……”
태석은 일을 하며, 혹독한 판매직원들의 실상을 알게 되었다.
겉으로는 웃지만, 한 푼이라도 더 벌어가려고 직원들끼리 눈치싸움을 한다는 것을.
2층 매장은 총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에어컨, 선풍기, 온풍기 등이 놓여 있는 명당 자리.
컴퓨터, 모니터, 프린터, 태블릿을 판매하는 준명당 자리.
그리고 청소기, 오븐,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이 있는 비선호 자리.
그곳에서 안효성 매니저는 명당 자리를.
교육 받으러 간 부진매니저 대신 팀장이 오늘 하루만 준명당 자리를.
태석은 비선호 자리를 맡게 된 것이다.
오전 10시 30분.
매장이 개장했지만, 좀처럼 손님이 올라오진 않았다.
대부분 1층 휴대폰 매장과 TV, DVD, 웨어러블 기기를 판매하는 곳에 몰렸다.
11시가 되어서일까? 고객이 한 명 올라왔다.
20대 젊은 여성.
태석은 그녀를 향해 밝은 인사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어떤 것 보러 오셨나요?』
그런데 그녀는 태석을 무시하고는 바로 윗층으로 향한다.
가끔 마주치는 고객.
그러나 그런 고객들은 거의 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수리센터로 가는 고객들.
안효성 매니저가 태석을 향해 말했다.
“인사 다 할 것 없어요. 고객이 부를 때만 하면 됩니다. 어차피 90%는 구입도 안 하니까요. 심력 낭비 하지 마요.”
“교육에서는 무조건 미소로 맞이하라고.”
“교육, 그것 다 헛 거에요. 저는 딱 보면 이 사람들이 살 고객인지, 아닌지 알거든요.”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태석은 열심히 인사를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시선 뿐이었다.
구입할까 보러 온 고객들도 태석의 설명에 알겠다며 뒤돌아서며,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최저가를 검색했다.
“여기가 더 비싸네요. 수고하세요.”
막상 직접 겪어보니, 화가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태석은 세일즈퀸의 교육을 상기했다.
‘아니야. 하루에 12시간이라도 웃을 수 있어야 돼. 언젠가는 올 고객들이잖아.’
오늘 있었던 일을 모두 메모에 적었다. 그리고 종합해서 그녀에게 메신저로 물었다. 그런데 그녀는 정말 답장을 해주었다.
자신의 일처럼 상담해주며, 이 내용을 포함했다.
[나중에 김태석씨 내용, 강의에 인용해도 되죠?] [네. 물론이죠.]그날 저녁.
팀장이 결산회의 참석으로 자리를 비웠고, 안효성 매니저도 용변으로 잠시 화장실을 비웠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때, 한 커플이 도착했다.
혼자 남은 태석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고객을 맞이했다.
‘긴장하지 마. 보험 팔면서도 다 했던 거잖아.’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 밝은 미소와 함께 대화를 건네는 태석.
“고객님~ 이제 결혼하시나 봐요. 잘 어울리세요.”
“잘 어울리나요? 고맙습니다. 저희 3개월 뒤에 결혼해요.”
“아~ 정말 축하드립니다. 혹시 봐두신 제품은 있으신가요?”
“저희끼리 알아서 보고, 필요하면 부를게요.”
“네. 고객님, 천천히 둘러보세요.”
그 둘은 예비 신혼부부였다. 서로 팔짱을 끼며 둘러보는 커플.
“오빠! 에어컨 이건 어때?”
“응. 좋지.”
“176만 3천원인데? 아, 아까 매장이 더 싸다. 전자월드.”
“지혜야. 이제 대충 고르자. 얼마 차이 나겠어?”
“아니야. 골라도 제대로 골라야지. 이건 182만원 짜리인데, 인공지능 기능 들어갔어. 사용패턴에 따라, 자동 온도조절 되고, 그날 날씨 체크 하는 스마트 기능도 들어갔고. 그런데 이것도 좀 비싸네. 양판점에서 골랐어야 되는데. 이걸로 할까? 이건 할인마트가 싸.”
“알아서 해. 지혜 네가 고르고 싶은 걸로 하자. 나는 손 뗄게.”
“오빠는 우리 신혼 살림인데, 왜 이렇게 성의 없게 대답해!”
그러자 예비 신혼부부의 남편 될 사람이 생각했다.
“지혜야! 벌써 5군데째야. 이제 좀 고르자.”
“아니, 가격이 다 다르잖아. 오빠는 혼수 비용 아낄 생각 해야지. 내 돈이라고 그러는 거야? 비교해보고 따져보고 구입하자는 거잖아.”
“지혜야. 오후 1시부터 같이 돌아다녔잖아. 지금 7시 넘었거든? 어차피 기본 기능 밖에 안 쓸텐데, 뭘 그렇게 따져.”
“오빠! 나를 위한 게 아니잖아. 하나하나 따져보고 최저가로, 합리적으로 구입하자는 거잖아.”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따지는 여성과 남성의 차이.
정상적인 남성이라면 그 마음이 절로 이해가 갈 것.
더 이상 지체하면 두 남녀는 대판 싸울 것이다. 그런 조짐이 보였다. 그럼 판매도 할 수 없겠지.
그래서 태석이 나섰다.
“고객님, 다른 매장도 보시고 오셨나봐요.”
그러자 여성고객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네. 그런데 여기가 좀 더 비싼 것 같아요.”
“아~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희는 직영점이잖아요. 엘성이고. 서비스 하면 엘성이잖아요. 고객 관리, 사후 처리 하면 저희 엘성이잖아요. 고객님.”
“음… 그렇긴 하죠. 그래도 가격이 싼 곳도 있고, 비싼 곳도 있고, 이해가 안되요.”
태석은 여성의 말에 자신이 아는 지식을 말하기 시작했다.
“고객님, 다 같은 제품이 아니에요. 일련번호 자세히 보면 틀리실 거에요. 외관은 같을지 모르지만, 할인매장, 양판점, 그리고 저희 직영점에 들어가는 제품모델명이 다 다르거든요.”
“네? 그래요?”
“고객님이 보고 계신 M415F31제품은요. 할인매장에 들어간 제품에 비해서 출력이 더 높고, 에어컨 냉매를 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냉매를 사용해요. 거기에 맡게 제작이 됐고요. 그래서 에너지소비효율등급도 1등급이고요.”
“아…”
“그리고, 신혼부부 같은 경우는 500만원 이상 한 번에 구입하시면 저희가 특별 프로모션을 해 드려요. 프로모션 같은 경우는 올해 나온 신형 세탁기 두 제품 중에 하나 드리는 행사하고 있고요. 거기에 저희 엘성 카드 오늘 즉시 가입하시고, 이번 달 내로 구입하시면 7% 추가할인 행사 해드리고요. 바로 안내 해드릴까요?”
태석을 묵묵히 지켜보는 사내가 있었다.
그건 바로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팀장.
그는 태석이 고객을 맞이할 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김태석 매니저의 태도, 말솜씨, 그리고 제품에 대한 이해도.
15분 만에 650만원의 매출을 낸 태석을 보며, 그가 씩 웃었다.
김태석의 활약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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