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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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의 활약 (3) -여기까지 무료입니다. >
태석은 주변으로부터 인정받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순전히 자신의 노력으로 이룬 결과.
그냥 지나칠 수 있던 고객의 클레임.
하지만 그는 고객 한 명, 한 명을 진심으로 대했고, 그 결과 신입사원 중에서는 전례가 없는 높은 매출을 올렸다.
11월 넷째 주.
정태수 매니저가 화가 난 표정으로 팀장에게 말했다.
“팀장님.”
“또 왜?”
“자리 바꿀게요. 김태석 매니저랑 자리 바꿀게요.”
“안 바꾼다면서. 네가 싫다며, 왜 또 마음이 바뀌었나?”
“그냥 바꿔주세요.”
“김태석 매니저 의견 들어볼게.”
태석은 팀장의 말에 고민도 할 것 없이 흔쾌히 수락했다.
“알겠습니다. 정태수 매니저랑 자리 바꾸겠습니다.”
사실 정태수 매니저의 자리가 자신의 자리보다 훨씬 좋았다.
그러나 그는 오해하고 있었다. 태석이 매출이 높인 게 자리 탓이라고.
자신은 완벽하다고. 고작 한 달짜리 초짜가 자신보다 영업을 잘 할 리가 없다고.
태석의 생각은 달랐다.
자리도 중요하긴 하지만, 구매율을 높이는 것은 매니저의 영업실력 차이라고.
영업 성공률 차이라고.
웹소설에서 1화를 본 독자가 마지막 화까지 볼 확률을 연독률이라고 한다.
판매사원도 그런 게 있었다.
고객과 얼굴을 맞이하고, 대화를 시작해, 판매까지 성공할 확률.
그것을 이곳은 영업성공률이라고 불렀다.
정태수의 영업성공률은 한 자리.
김태석의 영업성공률은 두 자리.
그러니 고객을 더 많이 접하는 자리 변경이라는 제안은 태석에게 있어 땡큐일 수 밖에.
태석은 수리교본 지식을 통해 제품에 대한 세부적인 지식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
카탈로그에 나온 제품의 스팩은 수십, 수 백번을 보고 외운 상태였다.
그랬기에 자리를 옮기더라도 매출에 타격이 있을 리가 없었다.
오히려 자리 때문인가, 더 많은 고객을 응대하며 더 높은 매출을 올린다.
한편, 정태수는 세탁기 코너로 이동한 후, 더더욱 울상을 지었다.
세탁기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손님이 그를 무시한다.
“아니, 그것도 몰라요?”
“… 죄송합니다.”
안 그래도 영업성공률이 낮은 그가 세탁기 코너로 옮긴 것이 최악의 한 수가 된 것.
‘아! 왜 나는 안 되고, 저 새끼는 되는 거야?’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노력하는 정태수.
“어떤 것 보러 오셨어요?”
가끔 오는 고객을 향해 정태수가 애써 말을 건네보지만, 고객은 그의 표정이 부담스러운지,
「따로 부를게요. 아니에요. 필요 없어요.」
라며, 그를 거부했다.
웃는 얼굴로 맞이해도 손님이 살까 말까인데, 그 기본을 지키지 못한 자에게 고객이 쉽사리 구매를 해 줄리가 없는 게 당연할 터.
한편, 태석은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세일즈 퀸으로부터 배운 것을 상기하며, 하루종일 고객을 맞이할 때마다 미소를 짓는 것을 잊지 않았고, 고객이 불편할 것 같으면 먼저 멀리 떨어져, 고객의 부름을 기다렸다.
때마침 고객이 부른다.
“저, 이거 어떻게 교체해요? 새로운 기능이라면서요.”
태석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며, 대답했다.
“고객님, 어떻게 아셨어요? 이번 2018년 신제품에 새로 나온 기능이라서 모르는 분이 많거든요. 남편분은 이렇게 살림 잘하는 아내분하고 결혼하셔서 행복하실 것 같아요.”
“하하. 그런가?”
“고객님~ 여기 뚜껑을 열어보면 먼지주머니가 있어요. 기존에는 이걸 따로 청소하고 다시 끼워넣어야 했는데, 이제 티슈 쓰듯이 뽑기만 하면 되는 거에요. 바로바로 예비 먼지주머니가 한칸씩 앞으로 나와서 저절로 장착이 되거든요. 세탁기 자주 써보시는 분들은 아실 거에요. 이게 얼마나 편한 기능인지.”
“맞아. 맞아요.”
“네. 좀 더 둘러보시고, 궁금한 점 있으시면 불러주세요.”
“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1월 30일. 금요일. 11월의 마지막 날이다.
이제 이 곳, 매장에서 태석이보다 매출이 높은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전국에서 1등은 아니었다.
그러니 미지의 녀석은 자신의 더 큰 성공을 바라는 듯 했다.
[Tip : 이달의 판매왕 달성까지 1천 6백만원 남았습니다. 매혹의 향수를 사용하세요.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됩니다.]매혹의 향수.
하루동안 자신의 매력을 올리는 아이템.
소모 포인트 10.
태석은 놀랐다.
자신이 혼자서 한 달동안 무려 1억 7천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는데, 전국 1등이 아니라니.
그래서 다급한 마음에 구입한 매혹의 향수.
무려 10Point.
하루동안 자신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아이템.
특히 이성에게는 그 효과가 2배.
태석은 지하철로 출근하는 순간부터 아이템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여성의 눈빛.
그런 여성과 자신의 눈이 마주치면, 여성들이 웃으며 시선을 회피한다.
매혹의 향수, 솔직히 긴가민가했지만, 사용해보니 확실히 효과가 있다.
출근한 태석을 본 팀장은 놀라고 있었다.
‘화장하고 왔나? 오늘은 얼굴에서 빛이 나네.’
안효성 매니저도 마찬가지였다.
‘오늘따라 진짜 잘 생겼잖아. 비비크림 바른 건가?’
그건 손님도 마찬가지.
지나가다 태석을 스쳐지나가기만 해도 멈칫한다.
태석은 그들을 향해 방긋 웃으며 제품을 설명했다.
“어서오세요. 어떤 제품 보러 오셨나요?”
남성들은 태석을 보며,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여성들은 태석을 보면 그 자리에서 무조건 멈추었다.
이성들에게 2배의 효과를 보이는 이 아이템.
그래서일까? 여성 고객들은 태석의 매대 앞에서 장시간 머물렀고, 그 기회를 이용해 태석은 자신의 제품군을 설명하며, 영업성과를 늘려나갔다.
12월 초.
“김태석 매니저.”
“네. 지점장님.”
“이달의 판매사원이 처음으로 우리 지점에서 나왔네요. 개인매출 2억2천4백6십만원, 축하하고, 정말 고마워요.”
윤여정 지점장의 얼굴에 미소가 깃들었다.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어. 어린 친구가 왜 이렇게 잘 하지?’
그녀가 최근 고민이 많았다.
그것은 매출 부진.
특히 10월, 11월 초에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부진 매니저가 매장에 무려 2명이나 있었고, 그들을 정리하지 못해, 고정비용만 더 나가는 상황.
그들에게 클레임이 오면, 팀장급에서 해결하고, 그게 안 되면 자신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므로, 지금 상황이 미칠 것만 같았던 그녀 앞에 태석은 그야말로 단비 같은 존재.
처음에는 이름 때문에 싫고, 전략기획실 출신이라 짜증냈고 미워했지만, 지금은 김태석이란 이름만 들어도 얼굴엔 미소가 방실방실.
그래서일까?
그녀가 직접 전 직원 앞에서 태석의 목에 메달을 걸어준다.
2018년 11월, 최고의 판매사원.
겨우 입사한 지 한 달만에 이룬 성과.
거기에 순금으로 된 황금열쇠도 건네준다.
본사로부터 내려온 황금 열쇠.
그걸 처음 본 지점장도, 팀장도, 태석도 모두가 기분이 째진다.
물론 같은 층에 근무하고 있는 팀에게 돌아간 수당은 덤이다.
12월도 무난하게 흘러갔다.
“아! 나 교육 좀 그만 보내요!”
“그럼 네가 평소에 잘 팔던가.”
정태수 매니저는 부진매니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여전히 1주일에 한번씩 교육을 가고 있었고.
“고객님, 행복한 하루 되세요.”
“네. 친절한 설명 감사해요.”
“아니에요. 저희가 당연히 해야 될 일인데요.”
태석은 가전영업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파악한 채, 승승장구 하고 있었다.
물론 12월은 저번 달처럼 대박은 없었다.
그것 보다는 꾸준한 입소문으로 고객들이 주변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입소문들이 태석의 판매성과로 기록되었고, 태석은 퇴근 때마다 고객이 원하면 직접 가정에 방문해, 설치된 것을 확인하고 수리교본을 통해 얻은 지식을 이용하여, 그들이 주의해야 할 점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함으로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어차피 한 달.
이제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인 태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고, 드디어 12월 마지막 주가 되었다.
“태석씨, 조금 아쉽네.”
“네?”
“이번 달은 이달의 판매사원, 힘들 것 같아. 청담지점에서 대박 났대. 11층짜리 오피스텔 건물주가 판매사원인 자기 동생한테 다 밀어줬다던데?”
“그런가요?”
“원래 그렇게 많은 주문은 본사 쪽으로 문의를 하거든. 원래라면 이번 달도 이 달의 판매사원은 태석씨가 당연히 달성했어야 되는 판매실적인데… 아쉽네. 아쉬워.”
“아니에요. 괜찮아요 팀장님, 제가 또 받으면 욕심이죠.”
사실 2번 달성하면 좋긴 하다.
어느 신입사원이 전국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이 달의 판매사원을 받겠는가.
그런데 태석은 이미 한 번 받았다. 그것만 해도 자신은 엄청난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래서 마음을 놓았다.
그런데 또 미지의 녀석이 태석에게 희망을 고문한다.
[Tip :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구입하세요.]‘행운의 네잎 클로버?’
가격 30Point. 1회성 아이템. 그것도 무려 70% 할인된 금액.
원래는 100Point 짜리.
설명은?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가지고 있으면, 자신에게 필요한 귀인이 방문합니다.]조금은 당황스러운 설명.
귀인? 도대체 누가 방문하는데?
[서브퀘스트 2 : 올해의 판매사원]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사용해서 올해의 판매사원을 달성해보세요.
이 정도는 해야 전략기획실 가지 않겠어요?
[보상 : 알려지지 않음.]화장실에 간 태석은 고민 없이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구입했다.
어떻게 보면 자신 또한 미지의 녀석의 영업실력에 낚인 것이나 다름 없었다.
‘아, 충동구매해버렸다. 이 녀석, 어쩌면 영업의 신일지도 몰라.’
태석이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구매하자, 화장실 안은 눈을 뜰 수 없을만큼 환한 섬광이 펼쳐진다.
그리고 태석의 앞에 네잎 클로버가 공기방울에 갇혀 둥둥 떠다니는 몽환적인 현상.
태석은 공기방울 안에 손을 집어넣은 후, 네잎 클로버를 자신의 손으로 집었다.
그러자 싱싱했던 네잎 클로버가 순식간에 말라가기 시작한다.
태석은 당황했다.
‘아… 무슨 효과인데? 이거 왜 그래?’
말라가는 네잎 클로버를 보니,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포인트를 날린 건 아닌지, 미지의 녀석에게 사기 당한 것은 아닌지.
자신이 판매사원을 하고 있기에 더욱 더 혼란스러웠는지 몰랐다.
사기꾼과 판매사원은 한 끗 차이였으니까.
하긴 그러고 보면 미지의 녀석은 아직도 수수께끼에 휩싸여 있다.
그에겐 자신이 고객일까? 노예일까?
포인트를 벌어다주고, 쓰게 하는 기계는 아닐까?
공생공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녀석의 목적을 모르니, 당황스럽기만 하다.
어쨌든 네잎 클로버를 얻은 후, 매장에 돌아왔다.
그런데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한심했다.
그 Point면, 세일기간 언어 초급 패키지를 배우고도 남는 포인트인데, 1회성 소모아이템 따위를 구매하다니.
품 안에 넣은 네잎 클로버를 바라본 태석.
이미 말라 비틀어져 바스락거리는 질감.
그런데…
네잎 클로버가 부서지는 동시에, 1층이 소란스러워진다.
“지점장님! 지점장님 어디계셔? 빨리 불러와!”
팀장은 1층의 상황을 보기 위해 에스컬레이터 방향으로 다가갔다.
그러더니,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다들 이리 와봐!”
“네?”
“대박대박! 저 사람이 여기 왜 와?!”
“누군데요?”
태석 또한 팀장의 말에 에스컬레이터 방향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얼굴에 함박 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오해해서 미안하다. 짜식!’
무릎은 물론 발목까지 두른 헐렁한 흰색 바지.
터번이라 불리는 흰색 천을 머리에 둘둘 말은 남성.
구렛나루부터 턱 밑까지 길게 이어진 수염.
아랍에서 온 남자. 그의 이름 민수르.
그가 한국에 온 것은 언론에서 익히 떠들어 알고 있었다.
한국의 축구 구단, 수원엘성 인수를 위해 협상차 잠시 들렸다가, 전용기를 타고 가기 위한 귀국길.
도로에 위치한 큰 가전매장을 보고 갑자기 차를 세워 이 곳에 들른 것.
엘성그룹 답게 최첨단 신제품이 매장에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홀딱 반한 그가 점원들에게 대화를 건네 보지만, 직원들은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하필이면, 통역관은 다른 차량을 타고 먼저 공항으로 간 상태.
1층 판매원들은 멘붕에 빠진 채, 지점장한테 전화를 걸고, 지점장 또한 전화를 받고 2층 사무실에서 1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지점장은 당황했다.
아랍 왕자는 영어를 할 줄 몰랐다. 아랍어로만 계속 이야기하니, 응대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인 그 때, 2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온 한 사내가 민수르에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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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떤 것을 보러오셨나요?]그러자 아랍 왕자가 미소를 지으며 아랍어로 말했다.
“말이 통하는 사람이 있었네요. 아랍어 잘 하시네요?”
그러자 아랍어로 대답하는 김태석.
그가 아랍어로 대화하는 것을 보며, 모두의 시선이 김태석과 민수르에게 꽃힌다.
태석이 말했다.
“조금은 할 줄 압니다.”
“다행이네요. 이거 줄래요?”
그가 가리키는 방향. 160인치 QLED TV.
태석이 웃으며 말했다.
“네. 160인치 QLED TV,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노노, 여기 건물에 있는 거 다.”
“네?”
“애완견 집 만들어줘야 돼요. 그러니까 지금 있는 제품 다 주문할게요.”
“네. 알겠습니다. 왕자님!”
김태석의 활약 (3) -여기까지 무료입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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