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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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기업 프로젝트 (1) >
“우리 나라 최고 기업이잖아요. 그 곳에 갈 수 있는 전략기획실이라는데, 당연히 와야죠.”
오석현의 대답은 너무나 당연한 이유였다.
하긴 태석 또한 같은 이유로 전략기획실에 도전하고 있다.
그래도 놀랍다.
전공이 인공지능이라니, 녀석은 얼마나 똑똑한 걸까?
하긴 녀석은 신입사원 중 종합순위 3위.
어지간히 똑똑한 친구 아니면 달성할 수 없는 위치.
초반에는 2등, 1등을 하며 앞서 갔었는데 유라하고 민용한테 매스게임으로 인해 밀린 친구.
그때, 전략기획실장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다들 모였나요?”
그걸 보며 태석이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둘러보다 대답했다.
“강민용 사원 아직 안 왔습니다.”
“음, 전화해보세요.”
“네.”
태석이 핸드폰을 들어 강민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 여보세요?
“아, 민용씨, 어디세요?”
– 1층인데 잠시만요.
그때 들리는 소리.
보안요원의 목소리다.
[죄송합니다. 승인되신 분 아니면 통과하실 수 없습니다.]그러자 들리는 여성 목소리.
[그럼 지금 승인 해주면 되잖아.]이어서 아들이 말한다. 아들은 당연히 강민용.
[엄마, 이제 돌아가.] [왜? 자식 일하는 곳 둘러보는 것도 안 돼?] [내가 안된다는 게 아니라…] [아들, 변했네…] [엄마, 삐지지 말고…]태석은 전화를 끊은 후, 실장에게 말했다.
“1층 입구에 있는 것 같습니다. 데려오겠습니다.”
“아니, 금방 올라오겠죠. 그럼 5분 뒤에 시작하는 것으로 합시다.”
“네.”
조금은 걱정스러웠다. 설마 아니겠지 싶었는데, 5분 뒤에도 올라오질 않는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어디에요?”
그런데 녀석이 짜증이 났는지, 오늘은 태석에게 반말이다.
– 알아서 할게. 전화하지 마.
“실장님이 찾으셔서 그래요. 어머니 같이 오신 거면, 잘 말씀드리고 올라오세요.”
– 아~ 간다고! 갈게! 그러니까 끊어. (뚝!)
태석은 의아한 표정으로 끊긴 전화를 바라보았다.
‘뭐지? 이 상황은?’
그러나 자신이 예전에 둘이 있을 땐 편하게 하란 말이 있기에 일단 그를 이해하기로 했다.
그의 엄마가 극성인 것도 안다. 그렇기에 일단은 그를 믿고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기획실장을 이해시키는 게 힘들었다.
“뭐야? 아직 안 왔어? 1층에 있다면서.”
“다시 통화해보겠습니다.”
“아니야. 내가 직접 통화하지. 번호가 없네. 태석씨가 걸어서 나한테 줘요.”
김태석은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실장에게 넘겼다.
실장이 전화를 받는데, 갑자기 강민용이 소리를 질렀다.
– 전화하지 말랬잖아? 네가 아직도 지도 선배야?
“강민용씨!”
실장이 언성을 높이자, 녀석 또한 언성을 높였다.
– 뭐? 너 뭐야?
“나 실장입니다. 김태석씨 아니에요. 민용씨 지금 어디에요?”
– …….
“어디냐구 물었잖아요. 대답해요.”
– 1층입니다.
“빨리 올라와요. 자세한 건 올라와서 이야기 합시다.”
–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강민용이 드디어 올라왔다.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회의실에 들어오더니, 태석을 향해 거친 눈빛을 보냈다.
“일단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앉으세요.”
실장은 강민용을 나무라진 않았다.
이럴 때는 말로 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인성 관련해서는 문제가 있어보였으니까.
태석은 이제 깨달았다.
자신의 호의를 그가 이용했다는 것을.
성적을 잘 받기 위해, 그렇게 연기했었다는 것을.
하긴 그는 한번도 자신에게 진심으로 다가 온 적이 없다.
한심했다.
바보 같았다. 원래 사람은 잘 바뀌지 않는데… 왜 난 그에게 호의를 내보였던 걸까?
그동안 친절하게 대해준 자신의 행동이 전부 부정당하는 것만 같았다.
실장 또한 고개를 저으며 일단 본론을 말했다.
“태석씨!”
“네.”
“그동안 2개월 순환직무를 하고 있었죠?”
“네.”
“어디어디에서 일했었죠?”
“그룹 인사팀, 엘성생명 지점영업, 엘성전자 가전사업부, 그리고 연수원 지도선배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제 프로그램이 좀 달라졌어요. 회장님 특별지시로 여러분들을 대상으로 사내 기업을 만들어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태석씨하고, 여기 있는 3명으로 먼저 만들어 볼거에요. 그래서 일주일간 시간을 드릴게요. 여러분들은 여기에 사업계획서를 비롯해 기획의도, 중장기 계획까지 작성해오세요. 그 계획을 검토해보고, 사업타당성이 증명이 되면 사업추진 관련 자금을 저희가 결정해서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
사내기업이라는 말에 모두가 말문이 막혔다.
보통은 벤처기업을 찾아내서 육성하는데, 아무 것도 없는 자신들에게 투자해보라니.
어떻게 보면 기쁘기도 했고, 어떻게 보면 막막하기도 했다.
문서 4장을 건네주는 실장.
그리고… 더 이상의 내용은 없었다.
“오늘 전달사항은 여기까지입니다. 출근은 여기로 하되, 조사할 것이 있거나 출장 갈 필요가 있다 싶으면 신청서를 우리 남창희 대리한테 제출하면 비용처리 해드리겠습니다. 그럼 1주일 뒤에 뵙겠습니다. 모두 고민 많이 해서 좋은 결과 있기를.”
실장이 나가고, 강민용은 아직도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가운데, 그가 태석을 향해 말했다.
“따로 얘기 좀 할까요?”
“네. 나가죠.”
두 사람이 나가고 석현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한다.
“말려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러자 유라가 고개를 저으며 석현에게 입을 열었다.
“말린다고 보기 보다는 강민용씨가 잘못한 것 같은데요.”
* * *
비상계단
“사람이 경우를 모르네.”
유라의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강민용은 자신이 지적받은 이유로 태석을 지목했다.
태석은 당황스러웠다.
“네?”
“아직까지 네가 지도선배라고 생각하는 거야? 네 행동이 잘 했다고 생각해?”
“전 잘 해드렸잖아요. 제가 뭘 잘못했습니까?”
“실장님이 날 이상하게 보잖아. 네가 일부러 바꿔준 거 아니야?”
“오해잖아요. 상황을 제대로 보세요. 제가 일부러 전화했겠어요?”
“오해? 이 새끼, 질 나쁜 새끼네. 또 저번처럼 녹음하는 중이냐?”
“안 해요. 안하니까 서로 그만 대화하죠. 감정 상하니까.”
“양아치 새끼!”
그는 흥분한 상태였다. 아니, 이게 원래 성격.
그가 주먹을 휘두르자, 태석은 그의 팔을 잡으며 비틀었다.
그러자 그의 근육이 비명을 내지른 후, 그의 입에서 또 한 번의 비명이 흘러나왔다.
“아아악!”
태석은 그의 팔을 놓으며 경고의 말을 내뱉었다.
“힘으로 이길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이… 개…”
“개자식은 너고!”
태석은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것에 분해서 비상계단문을 쾅 닫으며, 그를 홀로 두고 빠져나왔다.
* * *
1주일이란 시간동안 태석은 자신의 장점을 분석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 그게 사업성이 있는 것.
그런데 혼자 할 수 있는 아이템이란 게 많지가 않았다.
그래서 유라한테 물었다.
“뭐 준비했어?”
“저는 통역어플을 준비했어요. 사내 출장 갈 때, 어플을 통해 접속하면 외국인 바이어하고 만날 때 실시간 통역해줄 수 있도록 해주는 사내 어플이요.”
“아, 사업성은 있을 것 같아?”
“일단 비용절감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봤어요. 각 언어별 원어민 수준으로 한 명씩만 고용해두면 굉장히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을 저희 엘성기업 차원에서 지원을 하는 거죠.”
“음… 확실히 사업성은 있긴 하겠다. 그런데 비용절감이 얼마나 될지는 가늠이 안 가네. 손해볼 수도 있겠는데?”
“통역을 데리고 다니는 것보다는 많이 절감 되지 않을까요?”
“음… 일단은 그 계획 내봐. 괜찮은 것 같아.”
“선배님은 어떤 걸로 계획하셨어요?”
“난 며칠 더 생각해둬야 될 것 같아. 원래는 인터넷보험이나 인터넷가전으로 가려고 했는데 다 이미 있는 사업이라서, 다른 관점으로 접근을 해봐야 될 것 같아.”
“네. 선배님, 저는 일단 사업계획서 작성하고 있을게요.”
“응.”
태석은 밖으로 나왔다.
건물의 최상층.
옥상정원으로 올라왔다.
녹음이 짙은 공간, 피톤치드가 풍부한 도심의 여유로운 공간.
그곳 벤치에 앉은 그는 유라의 말을 떠올렸다.
통역시스템을 자체 구축하여, 비용을 세이브하여, 사업성을 확보한다.
그런데 꼭 통역일 필요 있을까?
생각해보니 엘성의 1년 매출은 수십~수백 조였다.
비용절감을 하려면 이러한 수백조 단위 매출에서 비용을 절감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그랬다. 100조에서 0.1%만 비용을 절감해도 무려 1, 000억이다.
비용 절감 관련해서는 분명 자체적으로도 하고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TV를 만들 때, 이러한 제조비용에 따라 수익을 내느냐, 못 내느냐가 갈리니까.
물론 전체 매출에서 다 비용절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내가 그 부분에서 하나라도 찾아낼 수 있다면? 그룹 자체적으로 비용절감을 위한 팀을 꾸리고 운용할 수 있다면?
엄청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유라야. 고맙다.’
태석은 최유라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도움이 되는 조력자.
역시 그녀는 자신의 앞길을 밝혀줄 사람이다.
아이디어를 떠올린 태석은 태석은 일단 서울에 있는 문화진흥원에 들렀다.
창업, 문화, 아이디어에 대한 엔젤투자 등 새로운 시작을 위해 정부에서 마련한 조직.
“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나요?”
“창업하려는데, 어떤 준비를 해야 될까 싶어서요.”
“음. 일단 앉으시고요. 담당 직원 일단 안내해드릴게요.”
“넵!”
담당 직원은 창업 관련하여 많은 것들을 알려주었다.
1인 창조기업과 벤처기업의 차이, 그리고 엔젤투자를 받기 위한 방법.
기타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
그런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이곳을 거쳐 갔던 많은 창업성공사례들.
그것들을 보며 태석은 감각을 익혔다. 그리고 자신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성공 가능성은 몇 프로일까?
30%, 40% 아니다. 꽤 높다.
아니, 엄청 유리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첫째. 자본이 거의 필요하지 않다. 전부 인건비다.
그러므로 사업비용이 교통비와 식비 말고는 거의 들지 않는다.
둘째, 기업주에게 비용절감의 필요성을 설득할 필요가 있지만 일단 반은 성공했다.
이미 회장님은 해당 사업에 대해 긍정적이다. 왜? 사내기업을 만들 것을 직접 지시한 것이 회장님이시니까.
셋째, 영업을 뛸 필요가 없다. 엘성그룹만으로도 수십억, 수천억의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영업 기반은 확보한 것과 다름 없었다.
비용절감을 위한 전문가만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다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태석은 자신이 생각한 아이템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다.
그건 여기 근무하는 진흥원 직원도 마찬가지였다.
“인맥만 얻으면 가능하겠는데요? 엄청난데요?”
“그런가요?”
“네. 사업계획서 저희 쪽에도 제출해 보세요. 진흥원장님 결재 통과하면 정부기금으로 3천만원까지는 지원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관련분야에 종사하는 분들도 저희가 소개시켜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태석은 진흥원 직원의 안내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좀 더 알아보고 다시 문의 드리겠습니다.”
“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방문해주세요. 사장님.”
사장님이란 소리에 태석의 입가에 미소가 방긋 걸렸다.
사내기업 프로젝트 (1)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