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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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기업 프로젝트 (3) >
같은 시간, 전략기획실장은 아쉬운 얼굴로 4명이 모여 있는 장소로 와서 말했다.
“회장님께서 스케쥴로 인해서 브리핑을 취소하셨네요. 일단 회사 차원에서의 투자자금은 김태석씨는 1, 000만원까지 지원이 될 것 같고, 강민용씨는 3, 000만원까지 지원이 될 것 같습니다.
법인 설립 하셔서 지분 50%는 회사 지분으로, 나머지 50%는 개인지분으로 투자하되, 추가로 엔젤투자를 받는다던가, 증자를 한다던지, 이런 건 안 됩니다. 저희와 무조건 함께 하는 겁니다. 대신 해당 사업이 지속가능할 때까지, 월급도 그대로 나가고요. 불만은 없으시죠?”
실장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말을 이어갔다.
“단, 대표이사 이름으로 가수금은 책정해서 넣는 것은 무한정으로 넣으실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궁금한 점은 인사총괄과로 문의 해주세요.”
태석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좀 불만이었다.
내가 열심히 해서 이룬 것이라고 해도 회사하고 50%를 나눠야 하다니.
하지만 그만큼 이 점도 있다. 사내기업.
즉 회사에서 밀어주겠다는 이야기.
그때 회의실에 도착한 HBS 방송국에서 나온 김선희PD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실장님.”
“안녕하세요.”
“이번에 신입사원의 하루라는 다큐멘터리 촬영 때문에 왔어요. 김태석씨가 누구신가요?”
태석은 그녀의 말에 손을 들으며 말했다.
“제가 김태석입니다.”
“아, 이번 프로그램의 주인공이신 거 아시죠? 촬영기간이 끝날 때까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저 인가요?”
“아, 모르셨구나. 태석씨 중심으로 신입사원의 내용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을 거에요. 저희 방송국에서도 그동안 베일에 쌓였던 엘성그룹의 모습을 담을 수 있어서 좋고, 태석씨도 이번 방송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태석은 조금 당황했다.
회사에서 추진한다는 방송 계획의 주인공이 왜 자신일까?
집안 사정 때문에? 아니면 일을 잘 해서?
분명 이러한 계획은 회장님께서 결재를 해야 되는 부분일텐데, 왜 회장님은 이러한 계획을 추진하셨을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그의 머릿속에 산재되어 있었다.
김선희PD는 베테랑 답게 분위기를 잡아갔다.
“다들 긴장 하지 말고 웃으세요. 배경 음악 깔리는 인트로 영상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1분 후.
“동료분들부터 간단하게 인터뷰를 진행할게요. 먼저 좌측 계신 분부터 할까요?”
“네. 알겠습니다.”
태석은 주변을 바라보았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김선희의 질문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방송국이라지만, 나온 사람은 PD와 촬영기사 뿐.
그래도 연출이 크게 필요 없는 다큐멘터리 형식이라 그런지, 조촐한 인원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베테랑 경력 답게 자신 있게 목소리로 강민용에게 질문을 해 왔다.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 포부, 그리고 이번 사내기업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카메라 보고 대화 하듯이 편하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안녕하십니까? 엘성 그룹 전략기획실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신입사원 강민용입니다. 이번에 제가 기획한 사업계획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한 작곡 프로그램입니다.”
“음… 기계가 작곡을 한다는 말씀인가요?”
“네. 일단은 저작권이 소멸한 클래식 분야부터 도전해볼 생각이고요. 성공하게 되면 대중음악 쪽으로 저변을 넓혀볼 생각이에요.”
“대단하시네요. 관련 기술은…”
“테크니컬 관련 쪽은 제 동기 석현이가 맡게 될 것 같아요. 저는 기획하고 경영 쪽을 맡게 될 거고요.”
“아, 두 분이 동업을 하시는 거네요.”
“네.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네. 강민용씨 감사합니다. 그럼 석현씨, 바로 이어서 인터뷰를 진행해도 될까요?”
“아~ 잠시만요. 민용이형! 저 아직 같이 한다고 안 했는데, 고민해보겠다고 했잖아요.”
“같이 해!”
“이런 건 신중해야 되는데…”
* * *
태석은 강민용의 인터뷰를 지켜보다 밖으로 나왔다.
솔직히 기분이 상했다.
짜증났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자신이 얻고 싶은 오석현과 그의 친분관계가 더 두텁다는 것이다.
형, 동생 하며 지내는 그 둘 사이에 자신이 끼어들 명분이 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
자신의 계획보다 더 원대한 계획을 강민용이 꿈꾸고 있었다.
그의 사업계획. 인공지능을 활용한 작곡.
전략기획실에서 왜 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다고 말했는지 충분히 이해될 상황이었다.
그건 유라도 마찬가지였다.
“선배님, 너무 속상해 하지 마세요. 제 생각에는 선배님 계획도 충분히 좋은 계획이에요.”
“석현이는 그렇게 생각 안 할 걸?”
“그거야 전공이 AI니까 강민용씨 계획이 더 끌렸겠죠. 실제로 전공자가 아닌 제가 보기에도 그럴 듯 해 보이는 계획이거든요. 인공지능이 작곡한 노래, 딱 봐도 듣기 좋잖아요.”
“그래. 그렇지.”
김태석은 쓴 웃음을 지었다. 아무리 봐도 자신의 패배.
그래도 자신의 사업계획 자체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다.
“유라야. 한 가지 물어보자.”
“네.”
“뚜렷한 사업계획 안 나왔으면 나랑 동업 할래? 너도 내 아이디어 좋다고 했으니까, 구체적인 생각은 있을 거 아니야. 지분은 기여분만큼 줄게. 나도 혼자 다 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거든.”
태석의 말에 유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선배는 절 얼마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는데요?”
태석은 조금 당황했다.
“그건 좀 더 의논해봐야겠지?”
“전 준만큼 값어치를 해요.”
“주식의 10%? 일단 아이디어는 내 거니까.”
“35%로 해요.”
“20%”
“너무 적은 거 아니에요?”
“넌 이미 네 아이디어에 대한 보상을 회사에서 따로 해주신다고 하잖아. 선배보다 후배 몫이 많으면 되겠니?”
태석의 설득에 그녀가 잠시 고민하더니 승낙의 의사를 표현했다.
“알겠어요. 25%.”
“오케이.”
“기업명은 무엇으로 할까요?”
“THE SAVING 어때?”
그때, 안쪽에서 태석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태석씨, 인터뷰 진행 괜찮으시죠?”
“네.”
* * *
1주일 후, 태석과 유라는 둘 만의 회사를 설립했다.
“유라야. 개인 인감도장하고, 등기부등본 일단 보내줘. 법인 설립하게.”
“네.”
“감사는 누구로 넣을까? 주식 보유 하지 않은 사람으로 넣어야 돼. 내 가족이나 너희 가족 중에 넣으면 될 것 같은데, 너희 아버지로 넣을까?”
“회사 사람으로 넣으면 되지 않을까요? 회사 내 변호사 이름으로.”
“그건 안 돼. 감사에 이름 넣는 거만으로도 최소 100만원은 줘야 하고, 굳이 우리한테 비협조적인 사람을 넣을 필요는 없지. 너희 아버지 이름으로 넣자.”
“네. 알았어요.”
“그럼 너희 아버님 감사 선임할게. 주민등록번호만 알려줘. 나중에 법원등기소 접속하셔서 인증하실 거 있다고 알려드리고.”
“네. 알겠어요.”
회사 설립하는데 약 1주일이 걸렸다.
법무사가 만들어준 정관과 법인 인감, 각종 서류, 사업자등록증까지 발급하려니 비용만 96만4천원이나 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본금에서 월급이 나가지 않으니까, 사무실 비용이 따로 나가지 않으니까 지출 비용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만약에 아무 기반 없이 사람을 고용하고, 회사를 꾸렸다면 벌써 파산 직전까지 갔을 지도 모른다.
“사업자 통장 만들었거든. 나는 750만원 넣을 테니까, 자본금 250만원 넣어줘. 아~ 회사에서는 1000만원 입금 받았어. 그래서 남은 금액은 이 만큼이야.”
태석이 은행에서 법인통장의 잔액 사진을 찍어 유라에게 보냈다.
그러자 사무실에 있던 유라가 태석이 보낸 사진을 확인한 후, 고개를 끄덕이며 전화로 대답했다.
– 확인했어요. 저는 간략하게 사업 관련해서 각 본사 방문 일정 만들어두었어요. 그런데 선배 언제 오세요?
“이제 바로 들어가려고, 아 참~ 유라야. 우리 회사 주식이 50%고, 네가 12.5%, 그리고 내가 37.5%야. 이건 이해하지? 회사 지분이 50%니까.”
– 알겠어요. 일단 들어오시면 바로 회의 같이 진행해요.
“응. 잠깐만! 조성진 주무관님한테 도움 좀 받을 게 있어서 만나고 올게.”
– 네.
* * *
사내기업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의 책임을 무려 50%를 물렸다.
즉, 적당히 하지는 말라는 이야기.
투자받은 금액만큼 자신도 자본금을 납입하도록 한 제도가 그들에게는 그만큼 리스크가 되어 돌아온다.
그럼에도 태석과 유라는 걱정 없었다. 2천만원 내에서 모든 것을 처리할 생각이었으니까.
가수금을 집어넣거나, 대출을 받을 생각은 없었으니까, 그들의 손해는 자신들이 집어넣은 750만원, 250만원이 끝일 것이다.
강남의 한 스타벅스.
태석은 깔끔한 정장을, 유라는 세미 정장을 입은 채, 커피숍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한 중년 남성이 다가오자, 두 남녀가 자리에서 일어난 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그 남성은 신사적인 미소를 띤 채, 두 사람에게 각각 악수를 건네며 말했다.
“조성진 주무관으로부터 말씀 많이 들었어요. 생각보다 젊으시네요. CM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철민입니다.”
“엘성그룹 전략기획실 김태석 사원입니다. 현재 사내기업 THE SAVING이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지금 막 사업을 시작하려 하고 있습니다.”
“엘성그룹 전략기획실 최유라 사원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THE SAVING 회사를 같이 맡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서로간의 인사가 끝나고, 김철민 대표가 자시의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솔직히 조금은 의아했습니다. 그동안 대현, 로토 그룹과는 달리 엘성그룹은 철옹성 같았죠. 저희 프로젝트와 기존의 성과를 몇 번이나 결과로 보여드렸는데도 엘성그룹의 그 폐쇄적인 기업 마인드는 저희를 좌절하게 만들었어요.”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럼 말이 쉽겠네요. 저는 이 분야에서는 베테랑입니다. 제조기업부터 물류, 유통, 서비스 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제안을 드리고 있고, 그 제안을 받으신 기업분들은 전부 다 만족하고 계시죠. 그래서 사실 기쁘기도 해요. 이제 엘성 그룹도 우리를 믿어주는 구나 하고요.”
김철민 대표의 말에 태석이 자신이 1주일동안 유라랑 작성한 제안서를 건넸다.
“여기 제 제안서입니다. 일단 읽어보시고 검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철민은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제안서를 꼼꼼히 읽어보았다. 그런데… 이상한 소리가 써 있다.
“영업기술 전수 협약서? 이게 무슨 소리죠?”
“네. 사장님의 노하우를 전수해주시면, 저희가 직접 기업 내부를 둘러보고, 비용을 세이브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해서 저희 자체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소리입니다.”
태석은 그 말을 하면서도 고개를 숙였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내 기술을 너희한테 전수하라고? 야! 이것들 양아치들 아니야?”
그의 반응에 유라가 깜짝 놀란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자신의 설명을 이어갔다.
“이런 방법 밖에는 저희가 제안드릴 수 없었습니다. 대표님 입장에서 보면 분명 기분 나쁘신 것 충분히 이해되고요. 대신 저희가 보상으로…”
“이것들이 아주 쌍으로 장난을 치네. 너희 엘성이 이래서 안 되는 거야! 어떻게든 중소기업 클 조짐 보이면 집어삼키려고만 하고! 이 개 같은 새끼들이 있나!”
태석은 유라한테 미안했다.
그녀는 지금 자신 대신 욕받이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태석은 그녀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지금은 성난 대표의 마음을 잡아야만 했다.
그래서 던졌다.
그를 사로잡을 말을.
“대표님, 얼마면 되겠습니까?”
“뭐?”
“얼마 드리면 만족하시겠냐고 여쭤본 겁니다.”
“지랄 마. 내가 너희들 모를 줄 알아? 영업 기밀만 빼먹고 버릴 거잖아.”
태석이 그가 언성을 높이자,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10억.”
태석의 말에 그가 잠시 눈을 치켜뜨더니, 고개를 치켜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난하냐?”
하지만 태석은 장난이 아니었다.
“50억!”
태석의 진지한 목소리에 당황한 김민철 대표의 얼굴이 순식간에 심각해졌다.
“뭐? 지금 장난하지?”
하지만 태석은 더 큰 금액을 불렀다.
“100억!”
“잠깐… 야… 뭐야… 잠깐…”
하지만 태석은 거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두 사람의 눈빛이 서로를 오갈 때, 태석의 입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이 그의 귓가를 때렸다.
“1, 000억!”
“……”
방금 전까지 태석과 유라를 깐보며 장난스럽게 보았던 김철민.
그의 말문을 막은 태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사내기업 프로젝트 (3)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