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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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기업 프로젝트 (4) >
그때 때마침 전화가 울렸다. 태석은 자신의 전화기를 유라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PD님 좀 모시고 와줄래?”
“알았어요.”
김철민은 젊은 청년이 부른 금액에 아직도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였다.
태석은 담담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일단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 진심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만, 대표님께서 충격을 받으신 건 아닌지 조금은 걱정스럽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이… 친구가… 장난도 정도가 있지.”
“장난은 아닙니다. 저는 제 사업계획에 자신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던 점을 명확하게 인지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대표님의 CM인베스트먼트, 작년 매출액 28억, 순이익 9억7천, 사내직원 28명으로 굉장히 건실한 기업인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미 충분히 조사도 했고요. 이미 원가절감 컨설팅 분야의 최고이신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찾아뵈었고, 기회를 잡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1, 000억을 불러? 사람 놀래키는 것도 정도가 있지!”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만, 제가 내뱉은 말은 결코 허황된 소리가 아닙니다.”
“허황된 소리가 아니라니…”
“뒤쪽 첨부 문서를 보시면, 저희회사는 엘성그룹 본사에서 직접 투자한 회사라는 것을 아실 겁니다. 그건 즉,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엘성의 계열사가 될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이미 최대주주는 엘성그룹의 모기업이니까요.”
태석의 말에 김철민 대표가 주주 명부를 들여다보았다.
총 주식수 20, 000.
보유주주는 (주) 엘성이 10, 000주, 김태석이 7, 500주, 최유라가 2, 500주.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껍데기 회사일 뿐이지만…
“대표님, 엘성그룹입니다. 그토록 들어오고 싶었던 그룹, 보안이 철저해서 비용절감 컨설팅조차 포기했던 엘성입니다. 그 회사가 투자한 회사의 지분… 탐 나시지 않습니까?”
태석의 말에 김철민이 침을 꿀꺽 삼켰다.
그 표정을 본 태석이 다시 한번 말을 이어갔다.
“영업기술을 전수해주시면, 저희가 보유한 주식에서 2, 000주를 대표님께 양도해 드리겠습니다. 총 주식의 10%입니다.”
사실 태석은 자신이 내어줄 것은 주식 밖에 없었다.
그 주식의 발행가격은 1주당 겨우 2, 000원.
즉, 태석이 제시한 주식의 현재 가치는 겨우 400만원일 뿐이었다.
김철민 대표는 태석의 말에 머리를 굴렸다.
수치상으로는 아무리 봐도 손해지만… 해당 주식의 미래 가치를 고려하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태석은 자신이 준비한 멘트를 이어갔다.
“대표님, 저희 엘성전자 분기 매출이 얼마이신지 아십니까? 25조입니다. 엘성디스플레이 매출이 얼마이신지 아십니까?
이미 상장 기업이라 다 아실 겁니다. 분기에 5조 찍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엘성자동차, 엘성건설 등 굵직굵직한 회사들을 업종별로 다 보유하고 있는 게 저희 엘성그룹입니다.
저희 사업계획 보셨으면 아실 겁니다. 연간 비용절감금액의 5%를 커미션으로 받는 조건입니다. 언제까지 하청만 하고 계실 겁니까? 대현, 로토 그룹에서 언제까지 후려치는 단가 받으시면서 원가절감 컨설팅을 하고 계실 겁니까?”
김철민은 솔직히 이 버릇 없는 청년의 말에 흔들렸다.
아무 것도 없는 청년의 포부에 놀랬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의 혀놀림에 넘어가서였을까?
언제부턴가 김태석이란 친구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고 말았다.
“김철민 대표님, 저희와 함께 하시죠. 저희와 함께 도약하시죠. 영업 기술 처음부터 다 전수 안 해주셔도 됩니다.
3개월 뒤, 5개월 뒤에는 사장님 스스로 영업기술을 다 전수해주시게끔 제가 만들 겁니다. 아니, 엘성그룹이 그렇게 만들어드릴 겁니다.
이미 엘성그룹은 그렇게 만들 힘이 있습니다. 엘성그룹은 규모의 경제가 있습니다. 그러니 사장님의 노하우를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여기 기술 전수 협약서에 서명하시면, 저도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주식 양도 해드리겠습니다.”
태석의 말에 김철민이 여전히 머뭇거렸다.
리스크가 있는 사업이었다.
만약 잘못해서 자신의 기업노하우만 빼간다면, 그동안 자신이 키워 온 기업이 존폐기로에 설 수 있다.
그러나 청년의 말이 이제는 결코 허황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그의 말대로 이 작은 회사가 엘성 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되면 그 가치는 천문학적으로 변하게 된다.
만약 상장이라도 한다면?
그가 말한 1, 000억이 실제로 가능할 수도 있다.
그래서 물었다.
“내가 자네를 어떻게 믿을 수 있지?”
그러자 태석은 검은 서류가방에서 서류 하나를 꺼내들었다.
“제가 엘성생명에서 일하며 계약한 고객들 명단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제가 이달의 판매사원, 루키왕을 했을 때 받은 상장과 메달입니다. 저는 한번 지킨 의리는 상대방이 배신하지 않는 한, 끝까지 지킵니다. 제 사람은 제가 챙긴다는 말입니다. 그래도 못 믿으시겠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다른 업체를 찾아봐야겠지요. 그럼 사장님의 선택을 기다리겠습니다.”
태석은 자신의 고객명단을 집어넣으며, 일부러 서류 가방에서 다른 서류를 꺼냈다.
DW인베스트먼트 주식회사.
‘아니! 저 회사는?’
김철민 대표에 이어 비용절감을 컨설팅하는 같은 업종의 회사에 대한 기업정보 서류.
그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김철민의 마음이 초조해졌다.
태석은 그의 떨리는 눈동자를 확인한 후 미소를 지었다.
“아~ 대표님, 아직 DW측에는 연락 안 했습니다. 김철민 대표님이 일단은 동종 업계 1위시니까 더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요. 그럼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패는 다 보여드린 것 같습니다. 이만 일어나도 되겠습니까?”
태석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갑자기 김철민 대표가 태석의 와이셔츠 소매를 잡으며 말했다.
“앉아.”
“네?”
“앉아요. 지금 사인합시다.”
갑과 을이 바뀌었다.
방금 전까지 호탕하게 소리치던 김철민은 다급해졌고, 태석은 한껏 여유 있는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태석은 자신의 사업계획에 대한 첫 발걸음을 떼며, 김철민 대표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잘 결정하셨습니다.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회사 키워나가 보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터였을까?
이미 촬영을 하고 있었던 김선희 PD와 옆에서 지켜보던 최유라.
그들을 본 김철민이 물었다.
“이 분들은?”
“아, 다큐멘터리 찍고 있습니다. 신입사원의 하루라는 프로그램이죠. 회사 차원에서 촬영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PD님은 엘성그룹 사원이 아니니까요. 오히려 감시자 역할이죠.”
“자네는 도대체 누군가?”
“클 태, 돌 석 자를 쓴 김태석, 그냥 엘성그룹의 말단 사원입니다.”
촬영하고 있던 김선희PD는 김태석의 말에 방긋 미소를 지었다.
‘이 친구, 굉장한 물건인데?’
* * *
같은 시각.
오석현은 친한 형으로만 지냈던 강민용이 지내보니 완전 싸이코라는 것을 깨달았다.
일이 잘 안되자 짜증을 부리는 강민용.
“야! 왜 안 되냐고! 왜 진전이 없어?”
오석현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형, 말씀드렸잖아요. 이거 쉬운 거 아니라고. 어린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음악 잘 하는 애 있습니까? 처음은 기어가고, 그 다음 걸음마하고, 걷고, 뛰고 그러면서 말도 배우고, 언어 좀 익히면 음악, 미술, 체육 등으로 뻗어나가는 거잖아요. AI도 똑같아요. 순식간에 될 리가 없잖아요. 지금 아무것도 없는데 뭘 자꾸 바라세요?”
그러나 강민용은 자신이 화를 부리는 이유가 있었다.
“야! 나 벌써 3천만원 꼴아 박았잖아. 근데 넌 뭐하는데 아직도 그 모양이야?”
“제가 누차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프로그래밍 해도, 그 명령어가 제대로 잘못되면 어디가 잘못 되었는지 확인하고 도와 줄 프로그래머도 필요하다고, 혼자 못한다고요.
그리고 이게 저 혼자 될 수 있는게 아니라니까요. 그리고 형도 좀 그래요. 무턱대고 사업비용으로 음원을 다 구입하면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프로그래머 쓰는 건 공짜인가요? 다 외주 주거나 고용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 비용 생각 안하시고 돈 다 써놓고, 저보고 꼴아박았다는 표현을 하시면 저는 어쩌라는 건데요?”
“야! 네가 할 말이야? 넌 돈 하나도 안 집어넣었잖아. 주식 하나도 안 받았잖아.”
“당연히 투자 안 하죠. 애초부터 될 사업이 아닌데… 그리고 민용이형, 형이 처음부터 말했잖아요. 이건 형이 생각한 아이디어니까, 형이 다 투자하겠다고. 대신 넌 월급 따로 줄테니까 도와달라고.”
“이 새끼가, 완전 어이 없네. 개기냐?”
“형! 민용이형, 형 사업계획, 어디서 나온 건지 다 알아봤어요.”
“… 무슨 얘기 하려는 거야?”
“이미 GL통신사가 3년 전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추친하다가 수익성 없어서 중간에 좌초된 사업이던데요. 형 그거 원본, 대외노출금지라고 적혀 있는 것, 형 가방 안에서 봤어요.”
“야! 나 협박하냐? 내 가방을 왜 뒤져?”
“협박하는 게 아니라, 형이 저한테 시켰잖아요. 가방에서 담배 꺼내달라고! 형이 저한테 소리칠 권한 있어요? 그거 형 아버지가 국회보고 자료 만들려고 요청했던 서류, 형이 빼온 거 아닌가요? 그거 산업스파이에요. 고발할까요? 적당히 해야지. 사람이 물로 보이나?”
“와~ 나, 이 새끼 이거, 진짜 개 어이 없네.”
“형이야 말로 그만 하세요. 이 새끼, 저 새끼 그러시는데, 형하고 이제 같이 못하겠네요. 저는 제 사업계획 다시 짜러 갑니다. 기획실장님께 새로운 사업 구상한다고 말씀드릴게요. 형 사업은 형이 혼자 다 이끄세요. 그럼 전 갑니다.”
오석현이 책상에서 자신의 노트북을 챙기며 일어났다.
“야! 야!”
강민용이 부르는데도 무시하고 자신의 길을 떠나는 오석현, 그가 생각했다.
‘아, 똥 밟았네. 똥 밟았어.’
* * *
태석은 김철민 대표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건 유라도 마찬가지였다.
“유라야. 너 이거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표와 그래프로 만들어서 정리 좀 해줄 수 있겠어? 괜찮으면 영문으로도 작성해주고.”
“네. 선배님, 해볼게요. 근데 진짜 이렇게까지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지는 저도 몰랐어요.”
“사실 나도 그래. 대단한 사람이긴 한 것 같아.”
그가 가장 먼저 건넨 것은 자동차 업계에 관한 자료였다.
경쟁 업체의 부품 가격은 물론, 협력업체에서 납품받은 부품의 원가까지 고스란히 나와 있었다.
원가의 중요성은 단순히 가격에 국한되지 않았다.
이 정보로 인해, 협력업체나 경쟁업체의 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고,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공정까지도 읽어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정보들이었다.
그 자료를 본 엘성자동차의 원주공장장도 미소를 지었다.
“우와, 젊은 사람들 수완이 대단하네. 이런 걸 어떻게 구했어요?”
“공장장님, 보기에 어떠세요? 이 자료면 얼마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당장 0.7% 이상은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저희가 이제 이 자료를 가지고 내일까지 사장님 앞에서 브리핑을 해야 되거든요. 혹시 걸리는 것 없나 검토 좀 해주세요.”
“후후, 그래야죠. 와~ 진짜 놀랐네. 어느 정도 알긴, 이렇게까지 단가를 부풀릴 줄은 몰랐네.”
“네. 특히 해외에서 들어오는 열간 압연강판 가격이 많이 들쭉날쭉 하더라구요. 이번 건으로 앞으로 납품단가 조정을 통해, 대현자동차와의 격차를 조금은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후후, 젊은 친구들이 참 기특해. 일단 들어가서 차 한잔 하고 있어요. 내가 우리회사가 받는 단가표도 구해올테니까.”
“감사합니다.”
태석과 유라는 휴게실에서 노트북을 켜며 서로를 향해 말했다.
“유라야.”
“네. 선배님.”
“우리 대박 난 것 같지?”
“아니요.”
“응?”
“초대박인 것 같은데요.”
태석이 그녀의 말에 씩 웃었다.
그리고 녀석도 화답했다.
[메인 퀘스트 – 김철민 대표를 협상에서 이끌어라. / 달성]사내기업 프로젝트 (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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