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66)
=======================================
사내기업 프로젝트 (5) >
전략기획실장이 태석과 유라에게 요구한 단 한 가지 조건.
그건 회장님의 의도가 담긴 메시지.
산업기밀에 대한 보안을 철저.
엘성 내부 직원이었던 태석과 유라는 김철민 대표로부터 얻은 정보를 통해, 각자 계열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분석하고, 해결하려 노력했다.
처음에는 우왕좌왕 하기도 했지만, 점차 분업해나가니, 조금씩 서로의 업무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유라씨, 여기 저희가 내부적으로 얻은 보고서 자료하고, 비용 절감 관련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이에요. 한번 검토해봐요.”
“감사합니다. 대표님.”
“아니야. 그래도 젊은 사람들이 수완이 대단하네. 벌써 매출 10억 찍었다며?”
“아… 다 대표님이 저희들 믿어주신 덕분이죠.”
“후후. 그래서 올해 예상 매출은 얼마 예상하나?”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순이익만 최소 30억은 가능할 것으로 보여요.”
“잠은 자?”
“조금 피곤해보이죠? 다행히 선배님도 열심히 해주시고 있고, 저도 서포트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큰 문제없이 진행 되어가는 것 같아요. 다 대표님이 주신 프로젝트 자료들 덕분에 쉽게쉽게 가고 있습니다.”
“유라씨하고 태석씨 보면, 내가 기분이 다 좋아. 나는 젊었을 때 어쨋나 싶은데, 두 사람은 진짜 서로 잘 맞는 것 같아.”
김철민의 말에 유라가 얼굴이 붉어진 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때, 사무실에 들어오는 태석.
“어? 대표님 오셨어요?”
“아~ 태석씨! 안 그래도 태석씨 얘기 하고 있었는데, 사람이 양반은 못 되나봐?”
“그러셨어요? 커피 한잔 드세요. 제가 1층 가서 사올게요.”
“됐어. 그나저나 배당은 언제쯤 할 생각이야?”
“일단 저희 기업 자체가 고정비가 많이 안 나가서, 기업 외형 확대는 나중 일로 생각하고요. 이번 분기에 배당 의결할 생각이에요. 일단 대표님께 1억은 들어갈 것 같아요.”
“후후, 좋네. 그래요. 둘 다 건강 지키면서 열심히 해봐요. 응원할테니까.”
“감사합니다.”
김철민이 나가고, 태석은 그를 배웅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유라를 바라보았다.
“피곤해보이는데 괜찮아?”
“제 역할은 다 해야죠. 선배야 말로 피곤해보여요.”
“나도 괜찮아. 이번 사업계획문서 보완해서, 실장님께 올려드리고 오는 참이야. 넌 뭐하고 있었어? 새로운 거 구상한다며!”
유라의 역할.
김철민 대표로부터 받은 외국어로 된 프로젝트 자료를 번역하고, 그가 준 문서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분석된 내용를 통해 절감안을 제시하고, 태석은 그로 인해 산출되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도출하여, 현장의 관리자와 토의하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프로세스 과정이었다.
물론 그게 쉽진 않다. 두 사람의 합이 맞아야 하니까.
유라는 태석의 질문에 대답했다.
“엘성 데이터 센터에 대한 제안서를 만들고 있어요.”
“제안서?”
“네. 이번 클라우드 적용 관련해서, 저희가 쓰는 오라클 대신 미국의 아마존 사용이 더 나을 것 같아서요.”
“아마존?”
“네.”
유라는 주목하고 있었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컴퓨터 자원들을 사용하며 지불하는 어마어마한 비용들을.
엘성전자는 연간 1조원 가량을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비용으로 오러클에 지불하고 있었다.
단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것인데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선배님, 제가 김철민 대표님이 수행하신 프로젝트 중에서 화웨이 코리아에 관련한 자료를 번역해 봤어요. 그 자료에 의하면, 오라클 기업의 Auto DATABASE하고 아마존 기업의 DedShift라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의 새로운 버전이 경쟁이 붙을 것 같아요.”
“경쟁이 붙다니?”
“둘 다 새로운 시스템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아마존 측이 기존 버전보다 1/3이나 할인된 가격으로 자국 기업체들에게 제안했거든요.”
“1/3? 그게 가능해? 왜 그렇게 무리수를 두었지? 제살 깎아먹는 거잖아.”
“우리 엘성그룹하고 경쟁하는 곳이 대현이랑 로토 그룹이 있잖아요. 우리가 엘럭시9 제품을 출시하면, 그쪽이 비슷한 스펙 제품군인 J9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상당히 많이 다운시켰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그럼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잖아.”
“맞아요.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죠. 그런데 이 상황은 좀 다르게 접근하셔야 되요. 클라우드 시스템 자체가 B2B 기반(기업 상대)이고, 스마트폰은 B2C 기반이잖아요. 그러니까 브랜드 가치는 크게 상관이 없는 거예요. 기업들은 개인 소비자들과 달리 브랜드 가치보다는 가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죠.
아마존이든, 오라클이든 같은 기능을 하면, 가격이 싼 게 더 중요한 거예요. 저희 또한 그렇잖아요. 비용 절감이 곧 순이익이 되니까요.”
유라는 쉽게 이야기를 해준다고 했지만, 태석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분야였다.
“그럼 이 제안서의 핵심이 뭐야?”
“아마존 측이 오라클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단단히 열 받은 모양이에요. 그들이 올해 만든 새로운 클라우드 시스템 DedShift 공급가격을 무려 1/3이나 낮춰서 미국 협력사에만 제공한다니까, 저희도 그 가격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제안을 해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우리도 그 낮춘 가격으로 비용을 절감하자?”
“네.”
유라의 말에 태석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아직 이해가 안 되는 분야를 물어보았다.
“일단 목적은 알았어. 그럼 그쪽 산업 동향은 어때? 그런 건 알고 가야 될 것 같아서.”
“선배님, 제가 분석한 산업군부터 설명해드릴게요.”
“그래.”
“기존에는 온프레미스가 대세였지만, 최근 10년동안 클라우드 시스템이 급성장하면서 산업동향이 많이 바뀌고 있거든요. 마이크로소프트, VMware 등 세계에서 IT로 유명한 그룹들은 다 이쪽으로 진출해 있어요.”
“쉬운 말로 해줄래?”
“음… 클라우드 시스템은 아시죠?”
“응. 대충은 알아. 그래도 설명해 줘.”
“클라우드 시스템을 쓰면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이 상당히 많이 줄어들어요. CPU 하나의 자원으로, 다른 10명은 쓰고 싶을 때 원격으로 해당 CPU에 접속해서 그 리소스 자원을 나눠 쓰면 되니까요.”
“아…”
“그러니까 쉬운 말로 컴퓨터 한 대만 구입해서 10명이 돌아가면서 쓸 수 있다는 이야기에요. 그럼 컴퓨터 한 대만 구입하면 되잖아요. 그럼 비용이 많이 줄죠.”
“아…”
“그 대신 보안에는 취약해지는 문제점이 생기겠죠? 하나가 공격당하면 전부 날아가는 거잖아요.”
“그렇네.”
“온프레미스는 그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원격으로 접속하지 못하도록 전산실을 자체구축하고 운영하는 방식을 말해요. 과거부터 사용하던 방식이죠. 그리고 클라우드는 원격으로 접속하는 것을 말하고요.”
“그래. 이제 좀 알겠어.”
“온프레미스는 해커가 공격해도 안전해요. 전산실이 별도로 분리되어 있으니까요.”
“응.”
“그런데 클라우드는 해커가 공격하면 위험에 처할 수 있어요.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으니까요. 대신 가격이 싸요. 그래서 기업들은 온프레미스랑 클라우드를 같이 사용해요. 중요한 자료들은 온프레미스 환경에, 덜 중요한 자료들은 클라우드 환경으로 접속해서 이용하게 만들죠. 그럼 가격이 싸지니까요.”
“그렇구나.”
“그걸 하이브리드 IT 인프라라고 하는데, 그쪽 분야를 오래전부터 석권하고 있는 곳이 아마존이고, 클라우드 환경 쪽에서 10년전부터 갑자기 두각을 드러낸 곳이 오라클이죠. 이제 클라우드 환경은 아마존이 오라클에게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 다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아마 싼 가격에 제공하려는 것 같아요. 미국 기업은 그렇게 혜택 받고 있고요.”
“그렇다는 것은…”
“우리도 여기에서 협상을 끌어내 혜택을 봐야 된다는 거죠. 이 정보는 불과 1주일 전에 김민철 대표님이 화웨이 코리아측에서 얻은 정보에요.”
“그러니까 우리도 이 자료를 가지고 엘성전자 측에서 협의를 이끌어내자?”
“네. 그 말이죠. 사실 어려울 거예요. 통신분야는 국가 기간 사업이기도 하고, 엘성전자는 예로부터 통신장비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해왔어요. 오라클 쪽과 협력해서 수많은 프로모션 행사도 같이 해 왔고요.”
“그렇구나. 너 근데 대단하다?”
“저야 학교 다닐 때부터 엘성 장학생이었으니까, 잘 알죠.”
“엘성 장학생?”
“네. 해외에선 대학교 3학년이 되면 다 제안 받아요. 자기 기업으로 들어오라고 장학금 혜택을 주거든요.”
“그랬구나.”
“아무튼 결론은 아마존하고 새로운 협력을 도모하느냐, 아니면 아마존이 제시한 그 가격을 바탕으로 오라클 측하고 새로운 협상에 돌입해 얼마나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받느냐가 관건이 될 거에요. 저희 엘성은 통신장비를 오라클과 합쳐서 턴 키 방식으로 공급하니까요.”
“후-우, 턴키 방식? 나 진짜 어려워 죽겠다. 이건 나 관계자들한테 설명하기 힘들 것 같은데.”
“선배, 공부해야 되요.”
“그래. 해야지.”
유라와 태석은 1주일간 해당 자료를 분석하여 엘성전자 미래기획전략실에 정식으로 제안서를 보냈다.
물론 그 중간과정에 기업의 대주주인 엘성그룹 본사 전략기획실을 거친 것은 당연했다.
엘성전자는 그 제안서를 보며, 태석과 유라에게 연락해 미팅 날짜를 잡았다.
그들의 생각을 직접 듣고 싶어했기 때문이었다.
중간에 거쳐간 엘성그룹 전략기획실은 태석과 유라가 같이 만든 제안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수직적인 기업구조에서는 나올 수 없는 재빠른 결단력.
그리고 관련 산업동향의 분석은 물론, 대안까지.
신입사원의 머리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생각들.
하지만 태석과 유라의 생각은 달랐다.
창의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지금의 환경에서는 임원이든, 신입사원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미국이 그렇고, 유럽이 그렇다.
그래서 그들은 1년에도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아이디어나 생각의 전환 하나만으로 크나 큰 성공을 한다.
그래서일까? 전략기획실은 난리가 난 상황이었다.
때마침 미국 로스엔젤레스 엘성전자 미국 지사장에서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새로 부임한 최민수 상무가 전략기획실장의 보고 문건을 보며, 입을 열었다.
“뭐야? 뭘 그렇게 놀래?”
“신입사원 둘이 만든 사내 기업에서 올라온 제안서입니다.”
“그게 왜?”
“그들의 제안서에 따른 비용 절감액만 무려 124억입니다.”
“뭐? 사내기업? 신입사원?”
“그렇습니다. 신입사원들입니다.”
“잘 했네. 그런데 왜 입을 못 다물어?”
“그게 사내기업이라서, 성과에 따라 커미션으로 그들에게 절감액의 5%를 주기로 되어 있는데, 이미 이 건 말고도 다른 건이 있어서, 한달 만에 커미션 금액만 10억을 넘겼습니다. 그래서 그 두 명이 가져가는 금액이…”
최민수는 김장훈 실장의 보고를 듣고, 어안이 벙벙해진 표정이 되었다.
“진짜야?”
“네. 지금 6층에 사내기업 The saving이라는 회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내기업 프로젝트 (5)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