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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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기업 프로젝트 (6) >
본부장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실장을 바라보았다.
“문서 가져와봐.”
“네?”
“걔네들이 뭐하는지 문서 가져와 보라고!”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본부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실장에게 열변을 토했다.
“야! 이런 알짜사업을 왜 이런 피라미들이 하게 나둬?”
“저희도 이렇게 파급효과가 클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희측이 보안을 이유로 비용절감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기도 했기에 아무튼 일단은 지켜보셔야…”
“이 새끼가! 김 실장!”
“네. 본부장님.”
“미쳤냐?”
“네?”
“야! 저것들이 저렇게 설치면, 우리는 뭐가 돼? 너 연봉 얼마야? 어?”
“1억 5천입니다.”
“난 얼마고?”
“4억 조금 넘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신입사원 나부랭이가 1년에 5억! 10억을 가져가는 게 말이 돼?”
“……”
“당장 회의 소집해! 전략기획실 다 모이라고! 이런 멍청한 새끼가 있나! 실장이라는 새끼가 알짜사업도 못 알아보고! 저거 다 우리 성과로 만들 수 있는 거잖아. 하나같이 다 멍청한 놈들 밖에 없네.”
“……”
전략기획본부장은 직원들을 소집해, 어떻게 하면 그들의 성과를 자신들의 성과로 가져올 수 있는지 의논했다.
고심 끝에 찾아낸 결론은 주주총회 개최 의결.
안건은 주식 증자를 통해, 신입사원들의 보유 지분을 10% 안팎으로 줄이고, 회사의 지분을 90%까지 높이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이 가져가는 수익도 연간 1억을 넘지 못할 것이고, 회사차원에서 마음대로 대표이사를 선임할 수도, 해임할 수도 있기 있으며, 배당을 통해 수익을 보유 주식 비율만큼 그룹 본사로 가져올 수 있기에, 회사의 성과를 더욱 더 높일 수 있었다.
물론, 이득 보는 자가 있으면 손해 보는 자도 있는 법.
전략기획실장은 그룹 본사 6층에 있는 사내기업 The saving에 들러 그 사실을 전했다.
“김태석 사원, 내일 주주총회가 열릴 거야.”
“너무하십니다.”
“미안하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경우가 아니지 않습니까?”
“할 말이 없네.”
김장훈 전략기획실장은 젊은 두 사원에게 몹쓸 말을 들을 걸 알면서도, 결정된 사실을 직접 전해주러 왔다.
다른 직원들을 통해 사실을 전달할 수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안면이 있는 자신이 직접 나서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녀석은 아직도 인정하지 못하는 듯 했다. 물론 그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았다.
줬다 뺏는 거니까.
김태석이 자신의 억하심정을 담아 말했다.
고작 사원 주제에 차장급인 자신에게 대들 듯 말하는 녀석의 말이 김장훈 실장의 귓가를 때렸다.
“저희는 그렇다 쳐도, 저희한테 정보를 준 김철민 대표는 어떻게 됩니까? 그 분 몫은 챙겨줘야죠. 그 분은 자신의 기업을 걸고, 다른 업체와 계약이 끊길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저희를 믿고 핵심정보를 준 겁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지금 와서 이렇게 나오시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하나같이 다 맞는 말.
하지만 기업은 올바른 방법으로만 진행되진 않기 때문에, 약육강식의 세계이기 때문에, 항상 대비를 해둬야 하는 법.
“그것도 말해봤는데, 본부장님께서 이미 결정하신 사항이라서 내가 할 말이 없네.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나 또한 너희들 얼굴도 못 볼 것 같으니까 이만 일어날게.”
“실장님! 실장님! 이대로 가시면 어떻게 합니까? 무슨 방법이라도 알려주셔야죠.”
“미안하다.”
문을 닫고 떠나는 실장.
태석은 어떻게든 이 것을 타개할 방법을 생각했다.
정말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왜 하청업체, 협력 업체들이 파리 목숨인 줄 직접 경험해보니 솔직히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유라 또한 표정을 굳힌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심 걱정스러운 그녀.
그때 울리는 전화.
전화는 당연히 다급한 김철민 대표.
주주총회가 열린다는 우편을 받은 후, 당황한 상태로 전화하는 그의 스마트폰은 태석이 받을 때까지 계속해서 울려댔다.
태석은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통화를 연결했다.
“네. 대표님.”
– 김 대표,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주주총회라니! 증자라니! 3자 배정은 뭐야?
“…….”
– 이 사람아! 당신만 믿으라며! 자신 있어 했잖아. 나한테 1, 000억 만들어준다며!
“…….”
– 야! 무슨 말이라도 해야지! 김태석! 김태석씨!
“다 해결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 야! 야!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어디야? 어디냐고!
“사무실입니다.”
– 기다려! 꼼짝 말고 기다려! 알았어?
“네. 대표님. 죄송합니다.”
– 죄송하다고 말하지 말고, 기다려, 인마! 알았어?
태석은 절망스러웠다. 아니 원망스러웠다.
고작 두 달 전, 자신에게 뜬금 없이 전화해서 어려운 일 있으면 전화하라던 회장의 목소리가 엊그제 같은데…
회사에서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이야.
그래서 일단 이 지시를 내린 전략기획본부장에게 면담을 신청하러 3층으로 내려갔다.
불투명한 유리벽 사이로 보이는 실루엣.
전략기획본부장이 분명히 안에 있다.
그런데… 만나주질 않는다.
그래서 외쳤다.
“안에 계신 것 알고 있습니다! 왜 안 됩니까?”
그런데 부하직원들은 같은 회사 직원인 태석을 ?아내려 했다.
“이러지 마세요! 없다고 했잖아요. 당신 뭐하는 겁니까?”
태석은 저항했다. 대화라도 해보고 싶었다.
“알잖아요~ 제가 왜 여기 있는지 아시면서 왜 그러세요.”
왜 잘 나가는 사내 회사를 망치게 하려는지 이유라도 듣고 싶었는데,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곳.
그리고 잠시 후, 전략기획본부 산하 전략기획실의 아는 얼굴이 태석을 맞이하러 나왔다.
그는 바로 남창희 지도선배.
직원들을 향해 저항하는 그를 선배가 부른다.
“태석아.”
“남 대리님! 저 한번만 본부장님하고 말 좀 하게 해주세요. 대화라도 하게 해주세요.”
“여기서 이러지 말고 나가서 얘기하자.”
“선배님!”
“… 나가자. 응?”
“안 됩니다. 절 믿고 투자해주신 분들이 계세요. 그 회사 존속이 걸렸다고요!”
남창희가 붙잡고 태석을 설득하려 했다.
“태석아, 너 그 사람 살리자고, 회사 나갈 생각이야?”
“이렇게 하면 나가야죠.”
“나가서 뭐하게?”
“……”
“네가 판매왕, 판매사원 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엘성그룹이니까 가능했던 거고, 매출 올린 것도 엘성그룹이 지원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잖아. 네가 다 스스로 한 게 아니잖아. 다 기반이 갖춰져 있었으니까 가능했던 거잖아.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요? 선배님은 제가 순순히 포기하라는 건가요?”
“나, 너랑 더 이상 얘기 못하겠다.”
“선배님, 저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제가 이 사업을 하려고 섭외했던 회사의 존폐 문제가 걸려있는 거잖아요. 제가 어떻게 얻은 정보인데, 그거 다 해먹고. 그룹 본사에서 꿀꺽 하면 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데요?”
“그거야, 알아서 살겠지.”
“선배님,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안 되는 거예요.”
“뭐가 안 돼? 대한민국이 다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데! 큰 기업이 작은 기업 빨아먹으면서 살고 있는데! 당장 우리는 안 그럴 것 같아? 다 똑같아. 세계가 다 똑같다고, 세상을 좀 넓게 봐!”
“죄송합니다. 선배님하고 저하고는 생각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저도 제 나름대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될 것 같습니다.”
“바보 같은 생각 하지 마. 주주총회 반대 의결하면 너 스스로 더 힘들어질 거야. 회사랑 싸울 생각은 절대 하지 마. 마지막 충고다. 알았어?”
“선배님은 제 편 들어주시면 안 됩니까?”
“나도 그만두라고? 그냥 인생 쓴 경험 미리 했다고 생각해. 안타깝지만, 이건 애초에 못 이기는 싸움이야. 포기해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나가보겠습니다.”
태석이 분에 못 이겨 밖으로 나가버리고 그걸 보며 남창희가 소리쳤다.
“야! 김태석! 김태석!”
시야에서 사라진 후배녀석.
그것을 보며 선배는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인마, 세상엔 머리를 굽힐 때도 있는 거야. 저 녀석! 어쩌려고 저러는 거야?’
한편, 태석이 유라의 연락을 받고 건물 외곽 1층 커피숍으로 향했다.
그 장소에는 이미 김철민 대표가 도착해 있었다.
그는 태석에게 다가온 채, 손을 높이 올렸다.
그의 울그락불그락한 얼굴이 보였다.
태석은 고개를 숙이며 눈을 감았다.
맞아도 좋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라도 그의 울분이 풀린다면 기꺼이 맞아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김철민 대표는 자신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리고 어깨에 얹은 손이 허리, 다리로 내려왔다.
다시 뜬 눈.
김철민 대표는 자신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의 다리를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사정했다.
“나 살려줘라. 나 누구 만나면 되는 거니? 회장님 만나면 되는 거야? 아니면 부회장? 사장? 누구 만나면 해결 할 수 있는 거야! 왜 말을 못해! 누구 만나면 되는 건지 왜 말을 못 하냐고!”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럼 이것만 물어보자. 엘성 그룹이 이쪽 사업에 진출 하는 건 아니지? 계속 할 건 아니지?”
“…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이 사람아! 믿으라며! 자네가 믿으라고 했잖아!”
“일단 믿어주십시오. 저는 대표님 편입니다. 제가 다 해결하겠습니다.”
“하아, 열 불나. 속 터져 미치겠다. 인생이 걸렸어. 자네 믿다가 인생 쪽박 차게 생겼다고!”
“해결해보겠습니다.”
그는 커피숍에서 한참동안 고개숙인 태석을 보며 가슴이 답답한지, 가슴을 주먹으로 두드리며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결국 회사로 직행했다. 주주총회를 결의한 엘성그룹 본사 담당자를 직접 만나기 위해서였다.
태석은 스마트폰을 열어 자신의 전화번호목록에 있는 전화번호에 손을 대었다.
[김창모 회장님.]자신도 왜 이런 용기가 나온지 몰랐다.
* * *
같은 시각.
김창모 회장은 회장실의 문을 굳게 닫은 채, 비밀스런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다.
노심초사,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는 않을까, 회장실 밖으로 이야기가 새어나가지는 않을까 스피커를 최대한 줄인 채, 컴퓨터 화면에서의 동영상 화면에 집중하고 있다.
[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김태석 사원은 왜 엘성 그룹에 지원하게 되었나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한 번쯤은 엘성 그룹에 들어오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요?]손주의 대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당당한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존경하는 인물이 있다면요?] [앤드류 카네기를 존경합니다.]그러나 손주 녀석의 대답이 꼭 마음에 들진 않았다.
[왜 존경하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미국에서 철강의 왕이라고 알려진 카네기의 어린 시절은 많이 어려웠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그는 어른들한테 주늑들지 않고 재치 있는 대답과 사업수완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일대기가 저한테는 가장 감명 깊게 들려왔었습니다.]손주의 대답에 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다. 녀석은 센스가 있었다. 재치도 있었다.
자신을 쏙 빼닮아, 좋은 것만 물려받았다.
그래서 좀 아쉬웠다.
존경하는 인물이 철강왕 카네기라니.
분명 자신이 직접 길렀으면 자신을 존경한다고 말했을 텐데…
김창모는 생각해보니 웃겼다.
그런데 갑자기 태석이 말했다.
[잠시만요. 원래 존경하는 분은 따로 있거든요.] [네?] [사실 지금 가장 존경하는 분은 저희 회장님이세요.] [네?! 회장님?] [네. 저희 엘성그룹 김창모 회장님, 멋있으시고, 목소리도 좋으시고, 말씀도 잘 하시고, 경영도 잘 하시고, 직원 위할 줄 알고, 사고도 깨어있으시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다큐멘터리 방송 나갈 때, 제가 회장님을 존경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보면 조금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카네기라고 말한 거예요.] [후훗, 재밌으시네요.] [그런가요? 방금 전 대화는 편집해주세요.] [그럼요. 그렇게 할게요. 확실히 방송에 나오면 안 되겠네요.] [넵!]동영상 속 태석의 말에 김창모 회장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질 줄을 몰랐다.
사내기업 프로젝트 (6)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