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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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사원, 전설이 되다 075화 막짤. jpg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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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CMD (8) >
“김태석입니다.”
“감각이 좋아요. 아주 잘 했어요.”
“감사합니다.”
부장님은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품평회 때 다들 긴가민가 하며 평가했던 인디 브랜드들.
그래서일까? 다른 백화점에서는 아무도 적극적으로 런칭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동탄점에서만, 해당 브랜드에 대해 김태석 MD만이 편집샵으로 런칭하겠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그런데 생각 외로 엄청 좋은 반응.
진열방식, 영업홍보 전략, 거기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든 게 3박자가 맞아 떨어지니, 핫한 반응이 이어진다.
물론 수익이 엄청 나는 구조는 아니었다.
티셔츠를 25, 000원에 팔면, 35%를 백화점에서 떼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남는 금액은 4000원 남짓.
거기에 SNS홍보글을 올리면 업체 대표 입장에서는 거의 원가로 파는 수준.
그래도 후드티는 38, 000원으로 가격을 책정했기에, 한 벌을 팔 때마다 10, 000원 정도의 수익이니, 1, 000벌을 팔아도 1천만원.
그러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고려할 때 전혀 손해는 아니었다.
태석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제 본 추정가치 [너굴이 티셔츠 : 76, 415원]와 지금의 추정가치 [너굴이 티셔츠 : 76, 591원]
선글라스를 끼고 바라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게 수치로 보였으니까.
부장의 관점은 조금 달랐다.
브랜드의 당장의 성공보다 더 의미 있다고 판단한 것이 있었다.
그건 자신이 젊은 감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를 찾아냈다는 점.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그의 이름은 김태석.
그는 생각했다.
이런 감각 있는 친구는 키워줘야겠다고.
자신이 조금만 손을 보면 패션 업계에서 굉장히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겠다고.
이제 자신이 현장에 직접 나서는 일은 거의 없었다.
나이도 나이고, 경력도 경력이니, 후배들을 양성하고 관리하는데 치중해야 한다.
임원이란 위치는 다 그런 역할을 하게 되어 있으니까.
그래서 태석에게 말했다.
“명함 한 장 주지?”
“네. 여기 있습니다.”
“자네도 내 명함 한 장 갖게.”
“감사합니다.”
“나중에 따로 시간 내서 한 번 보지. 본사 오게 되는 날, 먼저 연락주게. 자네의 패션 업계에 대한 생각, 그리고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네.”
“네?”
“부담 갖을 거 없어. 요즘 젊은 친구들 생각도 들어보고, 감각도 익혀야 나도 발전할 거 아니야?”
“아… 넵. 알겠습니다.”
부장의 명함을 받은 태석.
그런 후배 직원을 조철환 과장이 부러운 듯 쳐다보았다.
‘부장님 눈에 들기 쉽지 않은데, 초반부터 대단하네. 신입사원 1등할 만 해.’
바빠서 떠나려는 부장.
그를 위해 백화점 주차장 입구까지 배웅 나간 김태석과 조철환 과장.
운전기사가 있는 에쿠스 차량을 타고 유유히 사라지자, 조철환 MD총괄과장이 태석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김대리, 부럽다. 부러워.”
“아닙니다. 500억 매출 올리신 과장님하고 비교가 될까요?”
태석의 말에 조철환 과장이 고개를 저었다.
“사실 그거 나 혼자 기획한 거 아니야. 그때는 나도 너랑 같은 MD 정도였고, 그때의 CMD는 현재의 부장님이셨지. 다 부장님이 기획했던 것, 나는 숟가락 정도만 얹었어. 생각해 봐. 내가 그때 500억 신화 썼으면 지금 동탄점에 있겠냐? 청담이나 압구정에 있겠지.”
자신을 깎아내리면서도, 자신의 본심을 보이는 과장.
그렇게 말해주니, 태석 또한 부장에게 신뢰가 생긴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더 열심히 해야지. 아무튼 김영현 부장님 명함 받은 거 행운인 줄 알아.”
“네. 명심하겠습니다.”
“뭘 맨날 명심한다고 대답 하냐? 대답이 재미가 없어. 왜 행운이라고 말한 지 아냐?”
“유명하신 분이라 그런 것 아닙니까?”
“크크, 시야를 넓게 봐. 방금 전 부장님은 차기 백화점 사장님으로 언급되고 있어. 특히 우리 패션업계에서는 신이나 다름 없지. 15년 전 백화점에 등산복 브랜드 런칭하면서, 아웃도어 브랜드의 신화창조를 쓰신 분도 그 분이니까.”
대한민국의 등산복 사랑.
이제는 시들었지만, 과거에는 정말 대단했었다. 해외 여행을 나가서 한국인들을 찾고 싶으면 등산복 입은 사람을 찾으라고 했었으니, 할 말이 없다.
그러니 태석도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아… 그런 분이셨군요.”
조철환 과장은 태석의 성공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악수를 건넸다.
“아무튼 김 대리가 승승장구하니까 내가 다 기분이 좋네. 앞으로 잘해 보자.”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 * *
째깍째깍.
회사원의 시계는 정말 빠르다.
월, 화, 수, 목, 금.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그런데 백화점은 주말에도 일한다.
매번 같은 일.
상품을 확인하고, 기획하고, 그리고 김태석 또한 여기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
그래도 오늘은 특별한 일이 있다.
그건 바로 방송촬영.
“태석씨, 잘 하고 있어요?”
“네. 김선희 PD님, 오랜만이네요.”
“후후, 사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셨다면서요.”
“… 성공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계속 진행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PD님? 저 언제까지 촬영하는 거예요?”
“프로그램 방영이 내년에나 편성 될 것 같아서, 아직은 미정이에요. 그동안은 자료조사 차원에서 시간 될 때마다 와서 촬영 할 것 같아요.”
“알겠습니다.”
태석은 고민했다.
이걸 언제까지 받아줘야 하는지.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허락하지 않는 건데…
그러나 이미 후회해봐야 소용 없다. 이미 엎질러진 일.
PD가 말했다.
“혹시 저번에 말씀드린 야외 현장 조사는 언제쯤 가시나요?”
“한 시간 뒤쯤에 갈 생각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오후 6시까지 촬영하는 걸로 할게요. 저희 너무 신경 쓰진 마시고 자연스럽게 찍어요. 알아서 편집 잘 할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새로운 브랜드의 런칭은 순조로웠다.
태석은 카메라가 따라붙는 게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평소에 하던 대로 자신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얼마전 런칭한 브랜드 대표의 얼굴은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김윤영 디자이너이자 대표, 그녀는 이제 혼자 일하지 않았다.
그녀를 도와주는 판매 매니저가 벌써 2명이나 있다.
런칭 이후에도 여전히 불티나는 반응.
그건 SNS에 의한 입소문 때문에.
아기자기한 캐릭터.
귀여운 이모티콘으로도 활용 가능한 그 디자인이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탓이다.
태석 또한 그녀를 보며 활짝 웃으며 말했다.
“대표님, 이제 종업원도 고용하셨네요?”
“아, 혼자 할 수가 없어서 첫날 구인공고 내고 바로 고용했어요.”
“물량은요? 어제 품절된 것도 생겼다면서요.”
“어제부터 백화점 사이트에서 풀리게 된 게 큰 것 같아요. 엘성몰 프라자에 『오늘의 핫 이슈』라는 프로모션으로 1주일간 배너가 걸렸어요. 의외로 온라인몰 주문량이 커서, 저도 놀랬어요.”
“잘 되셔서 제가 기쁘네요.”
“다 태석씨가 도움 주신 덕분이죠.”
“열심히 해주셨으면 합니다. 일단은 저도…”
태석이 작은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투자했으니까요. 〉
그러자 김윤영이 자신을 믿어준 태석을 향해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공동전선.
서로의 이익을 위해, 성공을 위해 도와준다.
태석은 그녀의 마케팅을 전적으로 돕고, 그녀는 자신의 새로운 디자인 확보에 열을 올린다.
“표정이 다양했으면 좋겠어요. 티셔츠 안에 꿀잼이라는 글자가 고객들을 사로잡기도 했지만, 저는 다양한 느낌이 들도록 글자를 뺐으면 했거든요.”
“아…”
“역동성도 있었으면 좋겠고, 너굴이 캐릭터에 비교되는 친구도 같이 넣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러한 디자인을 추가적으로 고려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 번 만들어볼게요.”
“네.”
태석의 말에 김윤영이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그랬다. 인기는 한 순간.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은 잠을 줄여서라도 더욱 열심히 일해서, 현재의 성공가도 분위기를 이어가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아이템이 필수.
그녀는 매장 한 켠에서 여유가 있을 때마다 빈 종이에 새로운 캐릭터 디자인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매장을 둘러 본 태석은 밖으로 나왔다.
사실 직접 현장 조사를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 태석이었다.
그것보다는 Pos를 이용하거나, 서베이 등 설문조사를 통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더 중요시했다.
하지만, 카메라에 담기는 모습에는 조철환 과장님의 방법처럼, 직접 몸으로 뛰는 다소 고전적인 방법이 좋아 보일 수도 있다. 시청자들은 그것을 좋아하니까.
그래서 오늘은 일부러 신촌까지 업무용 차량을 끌고 나왔다.
서울은 넓어서 좋다.
놀데가 많아서 좋다.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좋다.
활기찬 도심, 어린 친구들부터 대학생 친구들까지.
신촌은 오늘도 다이나믹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어린 연령층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태석 또한 그들 중 하나였다.
감성주점부터 요즘 유행하는 젤라또 아이스크림, 질소과자, 10단계 매운 카레 전문점, 한 눈에 보기에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거리.
그러나 태석의 주요 관심사는 저런 먹거리가 아니었다.
영패션 MD라는 직함.
그래서일까? 시선은 옷가게로 향한다.
때마침 중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두 학생이 보였다. 그 둘은 매장 밖, 50% 할인 상품 앞에서 기웃거리며, 서로의 의견을 묻고 있다.
촬영하는 카메라를 뒤로 하고, 태석이 앞으로 나갔다.
“저기요. 인터뷰 좀 해도 될까요?”
“네? 카메라 뭐에요?”
“아, 제가 백화점 영패션 상품기획자인데요. 저를 주인공으로 다큐 멘터리 찍고 있어요. 여기 보시면 나중에 TV에 나올지도 몰라요. 다들 카메라 보면서 인사해요.”
태석의 말에 킥킥대며 웃는 여중생.
그러면서도 카메라에 예쁘게 나오고 싶은지, 옷을 매만지는 그녀의 행동에 태석 또한 미소를 지었다.
“보통 옷 고를 때 어떤 것을 주로 보세요?”
태석의 질문.
그러자 의외로 평범한 대답이 흘러나왔다.
“너무 화려한 것은 싫고요. 단순한 게 좋은 것 같아요. 무난한 거요.”
“무난한 거요? 동물 캐릭터는 괜찮아요?”
“딱히 싫어하진 않는데요. 근데 막 너무 화려한 공작이나, 무식해 보이는 하마, 코끼리, 기린 이런 건 싫을 것 같고, 귀여우면서도 아기자기한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다른 여중생은 다른 생각인지 킥킥 되다가 말을 꺼냈다.
“저는 사이즈나 맞았으면 좋겠어요.”
“네?”
“제가 슬림한 거 좋아하는데, 항상 소매가 길어요. 그게 문제인 것 같아요. 가면 꼭 수선해야 되더라구요. 저희 친구들도 다 그래요.”
“사이즈가 어떻게 되시죠?”
“어떤 것은 90 입고요. 어떤 것은 95 입어요.”
“아… 기장 차이가 좀 많이 나나 보다.”
“네. 친구들 거의 다 그래요. 너도 저번에 기장 줄이지 않았어?”
“어! 소매 완전 길어서…”
“그래서 옷 살 때 좀 짜증나.”
“맞아.”
태석은 여중생의 말에 반성했다. 청소년들은 중학생 때 엄청나게 성장한다. 청소년 뿐만 아니다. 유아들도 성장이 빠르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한 치수 큰 것으로 사준다. 그런데 요즘 청소년들은 슬림핏을 좋아한다. 그래서 몸에 딱 맞는 것을 원한다.
어깨 폭과 소매 길이가 매우 중요한데…
‘이걸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할 거리가 생겼다.
* * *
다음 날, 태석은 김윤영 대표를 다시 만났다.
그녀는 새로운 캐릭터 디자인을 내놓았는데도, 얼굴엔 울상만이 가득했다.
그래서 물었다.
“표정이 왜 그래요? 잘 안되시나요?”
“아… 캐릭터 디자인은 만들었는데…”
태석이 그녀가 그린 캐릭터를 바라보았다. 일단 4개의 그림. 딱히 문제는 없어보인다.
백화점 CMD (8)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