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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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사원, 전설이 되다 076화 막짤. jpg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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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CMD (9) >
“표정이 왜 그래요? 잘 안되시나요?”
태석의 질문에 김윤영 대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캐릭터 디자인은 만들었는데…”
“캐릭터 좋은데요?”
“네. 그건 문제가 아닌데, 생산 공장이 문제에요.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네요. 제가 처음 하다 보니까, 공장에 주문 넣는 것도 좀 힘들고.”
“아… 그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거래처 추가해드릴게요. 공장 소개도 해드리고요.”
이건 태석의 권한 내에서도 충분히 도와줄 수 있는 일.
그런데 문제는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또 있어요. 수선 요청이 굉장히 많네요. 수선쪽도 과부하가 걸린 것 같아요. 하루 정도 기다리라고.”
“수선 많이 하나요? 퍼센트는 어떻게 되죠?”
“한 30%는 되는 것 같아요.”
“……”
태석은 자신이 현장에서 취재한 내용과 일치하는 내용이 나오자 고개를 저었다.
이건 확실히 문제였다. 해결해야 될 문제. 대책을 세워야 할 문제.
그래서 각 판매 매니저들한테 물어보았다.
그런데, 이건 김윤영 대표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대부분 다 겪는 문제.
『원래 그 나이대에는 사이즈 안 맞아서 수선해서 입는 경우가 많아요.』
『수선해서 입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긴 하죠.』
『사이즈 때문에 반품이나 교환 많이 해요. 그게 좀 심하죠. 어린 친구들은 충동구매를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일단 입어보고 안맞아도 일단 구입하고, 수선하려다가 몸이 커져서 안 맞으면 교환 하러 많이 오는 것 같아요.』
『단순 변심은 거의 없고, 거의 다 사이즈 문제에요.』
사이즈, 사이즈. 그 놈의 사이즈가 문제.
태석은 사무실로 내려와 커피를 한 잔 마시며 고민에 빠졌다.
그러자 과장이 물었다.
“김 대리, 뭘 그렇게 고민해?”
“10대 청소년들이 슬림핏을 좋아하는데, 사이즈 문제로 반품이 많다고 해서요. 소매가 안 맞거나, 어깨 폭이 넓거나. 뭐 그런 것들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거야 어쩔 수 없지. 어떻게 사람들한테 다 맞추나? 수선에도 한계가 있는 거고.”
“그런가요?”
“너무 고민하지 마. 그래서 교환, 반품 및 환불 다 하잖아. 맞으면 사는 거고, 안 맞으면 수선하거나, 그게 아니면 안 사는 거고 그런거지.”
“… 네.”
만족할만한 대답은 아니었지만, 현실에 순응하라는 과장의 말.
반박할 수가 없다.
퇴근할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때마침 약속이 있었다.
“선배님, 끝났어요?”
최유라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태석에게 말했다.
“응. 너 요즘 바쁘다? 얼굴 보기 힘들어.”
“그래도 제가 먼저 밥 먹자고 말했잖아요. 요즘 교육 자료 만들고 있었었거든요.”
“교육 자료?”
“네.”
“일단 어디로 갈래? 뭐 먹고 싶어? 내가 살게.”
“아니에요. 선배! 제가 살게요. 우리 감자탕 먹을래요? 일단 백화점은 나가요. 보는 눈 많으니까.”
“그래. 그런데 감자탕 먹자고?”
“얼큰한 국물 있는 게 좋잖아요.”
“나야 좋아하는데, 너도 그런 거 좋아해? 보통 여성들은 파스타나 피자, 샐러드, 스테이크 이런 거 좋아하지 않아?”
“설렁탕, 감자탕, 순대국 이런 거 완전 좋아하는데요. 해외 오래 있어 보세요. 한식이 최고죠.”
할머니 감자탕집.
거기에서 유라는 자신이 제작하고 있는 동영상 자료들을 보여주었다.
“일단 직원 교육 자료인데, 일단 기획서거든요. 모델은 저희 직원 중에 선발해서 쓸 예정이구요.”
“아… 인터뷰 형식으로 제작할 생각인 거네?”
“네. 자연스럽게 기업 문화 보여주면서, 신입 직원들한테도 동질감을 느낄 수 있게 하려고요.”
“좋다.”
“그래요? 안 그래도 제가 선배한테 밥 먹자고 한 이유가 있어요.”
“이유?”
“네. 사내 모델이 되어주세요.”
갑작스런 유라의 말에 태석의 두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농담이지?”
“진담인데요?”
“장난? 만우절 예고편?”
“아니거든여?”
“맨입으로?”
“그래서 오늘 밥 사려고요.”
“너… 많이 컸다?”
그러자 최유라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었다.
“여기요! 소주 한 병 추가요.”
술잔을 기울이며, 유라가 말했다.
“선배 소문 또 들었어요. 또 대박 쳤다면서요. 입점 시킨 브랜드 인기 장난 아니라고 들었어요.”
“운이 좋았어.”
태석의 말에 유라가 삐진 얼굴로 말했다.
“맨날 운이 좋았다고 핑계대고. 선배는 항상 자기 자신을 낮추더라.”
“그럼 뭐라고 하니?
[내 실력 원래 좋아. 그러니까~ 나 잘 났어.]이래?”
“아니, 꼭 뭐 그러라는 건 아닌데… 매번 자기를 낮추기만 하니까 그렇잖아요.”
“됐어. 나 농담할 기분 아니야. 요즘 심각해.”
태석의 말에 앞접시에 감자탕을 국자로 뜨며 선배에게 건네며, 그녀가 물었다.
“뭐가 그렇게 심각한데요?”
“내가 영패션 MD잖아. 사이즈 관련해서 반품이 많은 가 봐. 어린 친구들이 사이즈가 안 맞아서 반품이 잦대.”
“아, 그렇죠. 원래 그때는 쑥쑥 크잖아요.”
“그래. 근데 90사이즈는 작고, 95사이즈는 크고. 이러면 수선도 많이 해야 되고 그러잖아. 그 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즉석에서 바로바로 수선하고, 받을 수 있게.”
“백화점에서요? 수선을요? 힘들지 않을까요? 차라리 맞춤은 어때요?”
“맞춤도 생각해봤는데, 그렇게 하면 단가가 너무 올라가.”
“그럼 중간 사이즈를 만들어보는 건 어때요?”
“뭐?”
“85, 90, 95, 100 이런 사이즈 중간중간 사이즈를 더 넣는 거죠.”
“그럼 생산단가가 올라가잖아.”
“그렇긴 한데, 수요가 많아서 잘 팔리는 대박 브랜드는 큰 차이 없지 않을까요? 2, 000장부터는 벌당 단가가 비슷하다고 들었는데…”
그녀의 말에 태석이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었다.
해결책이 생각난 것이다.
“유라야.”
“네?”
“고맙다.”
“그럼 모델은요? 해주세요?”
“미안, 사내 모델은 아닌 것 같아.”
남자의 대답에 유라가 진심을 담아 목소리 높여 불렀다.
“선배!”
* * *
다음 날, 태석은 김윤영 대표와 함께 한 생산공장 대표를 만났다.
어제 만든 의류 디자인과 작업 지시서.
그것들을 같이 보며 공장 대표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희야 주문하신대로 옷을 찍기만 하면 되는데, 괜찮겠어요? 손해 보지 않을까요? 이런 사이즈를 주문 받은 적이 없어서.”
“생소하시긴 할 텐데, 일단 맡겨볼게요. 손해봐도 2, 000만원 정도 손해 보는 거니까.”
“후회하시는 거 없습니다. 지금 바로 주문 넣겠습니다.”
“네. 그렇게 해주세요.”
그 다음은 홍보.
15만원을 주고 제작한 현수막을 편집샵 옆에 걸어둔다.
재미있는 문구.
『92 사이즈, 97사이즈 최초 런칭! 이제 수선하지 말고, 몸에 딱 맞는 슬림핏 챙겨가세요.』
『SNS에 슬림핏 입고 인증샷 올리면, 5, 000원 할인! 우리도 예쁜 몸매, 사진으로 간직하자고요!』
그리고 결과는?
* * *
1주일 후 태석은 역으로 다른 브랜드에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
사이즈별 월 4천장 이상 나가는 히트 상품들에 한해, 92 사이즈와 97사이즈 등 맞춤 사이즈 제안을 한다.
“이거 편집샵 운영하면서 대박 난 거 아시죠? 이게 통한다니까요?”
그리고 태석의 활동을 촬영하기 위해 나온 김선희 PD가 태석과 협상을 마친 브랜드 대표에게 직접 인터뷰를 요청한다.
“왜 맞춤 사이즈를 도입하시게 되었나요?”
“맞춤 사이즈가 없었을 때에는 90이나 95치수가 맞지 않는 분들이 구매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 고객들은 바로 다른 매장으로 많이 갔죠. 그런데 김태석 MD님께서 다른 브랜드에서 맞춤 사이즈 도입 후 판매신장 결과를 보여주시면서 제안을 해와서 도입을 해보았어요. 근데 정말 효과가 있네요.”
“정말 그런가요?”
“그럼요. 저희가 잘 될지는 처음에는 긴가 민가 했어요. 그래도 김태석 MD님 그동안 일 열심히 하는 거 봐서 믿고 도입했죠. 그런데 진짜로 그게 판매량으로 점점 나타나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저희 브랜드에서 맞춤 사이즈 도입한 제품들의 매출이 약 20% 정도 신장된 것 같아요. 일단 맞춤사이즈 도입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단가가 늘어난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네. 그 부분도 고려해주셨어요. 작업 지시서에서 4, 000장 이상 주문 하는 히트 상품들만 맞춤 사이즈 하는 게 좋다고 꼼꼼하게 챙겨주시더라구요.”
“그렇군요. 대박 축하드립니다.”
“더 팔아야죠.”
“넵.”
PD는 태석의 활약을 보며, 자신의 일인 마냥 활짝 웃었다.
물론 당사자인 김 대리 역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얼마 후, 본사에서 소식이 들려왔다.
그건 바로 인사발령. 김태석을 엘성백화점 본사로 보내라는 김영현 부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발령이었다.
조철환 과장은 태석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와, 우리 김대리, 진짜 탄탄대로구나.”
태석은 머리를 긁적이며, 머쓱한 얼굴로 대답했다.
“아… 그런 가요?”
“뭐야? 자신감 좀 가져.”
“네. 그래도 예의는 갖춰야죠. 아, 그런데 본사 가면 뭘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부장님 밑에서 판매전략 배우고, 세계 바이어들 만나고 하는 거지 뭐. 뭐 있나? 가면 다 잘 할 거야.”
“가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태석이 떠나려 하자, 조철환 과장이 종이 한 장을 건넸다. 명함이었다.
“아~ 이거 받아.”
“명함 또 주십니까? 저 과장님 명함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 자네 명함이야.”
“제 거요?”
“그래. 자네가 처음에 가져왔던 그 명함.”
***
엘성백화점
동탄점
CMD(머천다이저)
대리 김태석
***
태석은 조철환 과장님이 왜 자신에게 이 명함을 돌려주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가 이런 말을 해온다.
“MD랑 CMD 차이 알지?”
“네.”
“자네는 이제 단순한 상품기획자가 아니라, 선임상품기획자가 되었다는 거야. 그러니 이제 그 명함 써도 돼.”
태석은 알았다.
조철환 과장님이 자신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과장님…”
“내가 만나 본 후배 MD 중 최고였어. 그러니까 CMD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지. 김 대리! 잘 가게.”
“… 감사합니다.”
고마웠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떠나는 게 아쉬웠다.
그런데 그건 태석만 느끼는 건 아니었다.
사무실에서 인사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매장을 둘러보는데, 판매 매니저들이 하나 둘 말을 걸어온다.
평소에 사무적인 다른 MD와는 다르게 친절하고 자상하게 다가왔던 태석이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가 아쉬워하는 것이다.
『김태석 MD님 안 가시면 안 되나요?』
“죄송하게 됐습니다.”
『김태석 MD님 계셔서 진짜 좋았는데… 다음엔 누가 와요?』
“잘 모르겠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항상 고마웠네요.”
『조심히 들어가시고, 가끔 놀러오세요.』
“네. 감사합니다. 가끔 말고 자주 놀러올게요.”
『아~ 진짜, MD님 가시면 안 되는데… 너무 빨리 가시는 거 아니에요?』
“미안해요.”
그리고 마지막 편집샵.
태석이 자신이 발굴한 브랜드 대표를 향해 입을 열었다.
“김윤영 대표님. 바쁘시죠?”
그녀는 자신이 그를 못 믿고,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한 것을 반성하며 말했다.
“아니요. 바쁘긴요. 가신다고 들었어요.”
“네. 그렇게 됐습니다.”
“저, 태석씨 만난 거 정말 행운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행운이라니요. 언젠가는 히트 칠 상품이었어요. 그걸 발견한 제가 행운이었죠.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백화점 본사로 가신다면서요.”
“그렇게 됐습니다. 아~ 대표님.”
태석의 말에 김윤영이 태석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보석이 박혀 있는 것과 같이 반짝이는 그의 눈.
그는 행복해보였다. 그 이유는?
“축하드립니다. 저희 백화점에서 김윤영 대표님이 만드신 브랜드, 편집샵이 아니라 정식으로 런칭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태석이 진심으로 축하하자, 김윤영이 태석의 손을 두 손으로 붙잡으며 말했다.
“정말 감사해요. 앗…”
그런데 말끔한 얼굴과는 달리 손의 감촉이 거칠게 느껴졌다.
태석이 그녀의 손을 놓으며 말했다.
“아… 손이 좀 거칠죠? 그래서 제가 악수 같은 거 잘 안하는데…”
“아니… 요.”
공사장에서 일하며 거칠어진 손이, 아직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태석은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괜찮아요. 제가 살아온 인생인데요. 부끄럽지 않습니다. 아무튼 축하드리고요. 대표님의 독자적인 브랜드 구축하셨으니, 이 대박 쭉 이어지길 바랄게요.”
“정말 감사했어요.”
“아, 미리 말씀드리는데 제 지분 10%, 그거 보유비율 줄이시면 안 됩니다. 저희 한 배 탄 거에요. 아시죠?”
“넵. 그래야죠. 전 배신 안해요.”
“네. 믿고 있겠습니다.”
* * *
같은 시각.
엘성백화점 본사.
김영현 부장은 괄목할만한 실적을 이룬 김태석을 본사에 발령낸 후, 미소를 지었다.
‘이 친구는 핵심인재로 키워야겠군. 우리한테 아주 잘 어울리는 인재야.’
그런데 오늘따라 자기 생각대로 이루어지질 않는다.
“부장님,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뭔가?”
“김태석 MD, 발령건으로 그룹 비서실에서 왜 그렇게 발령했냐고 묻습니다.”
“그걸 왜 물어? 내가 내 직원 키운다는데, 왜? 내 뒷조사 하는 거야? 누구야? 박 비서야?”
“그건 아니고 송창식 비서실장님이 직접 전화왔었습니다.”
“뭐? 비서실장님이?”
그리고 이어진 통화.
그런데 엘성백화점 사장님이다.
김영현 부장이 전화를 받았다.
“네. 사장님, 김부장입니다.”
– 어. 자네 뭔가?
“네?”
– 회장님께서 자네 번호 모른다고, 자네가 비서실 통해서 직접 전화하라는데?
“회장님께서 말입니까?”
– 그래! 당장 전화해 봐. 무슨 실수를 했기에 회장님이 나한테 전화를 다 해? 뭐 했어?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통화 한번 해보겠습니다.”
백화점 CMD (9)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