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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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성캅 (2) >
태석은 장동훈과의 통화를 끝내고, 바로 엘성캅 인사팀의 지미현 대리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주말이기에 평소라면 절대 전화하지 않았을 텐데, 출근이 당장 내일이라 안할 수가 없었다.
– 여보세요?
“저 지미현 대리님 맞으십니까? 오늘 갑자기 엘성캅으로 발령 난 김태석입니다.”
– 아! 안 그래도 지금 막 연락하려고 했는데, 연락 일찍 받으셨네요.
“아… 죄송해요. 주말인데…”
– 저희는 주말 없어요. 일주일 내내 근무하죠.
“네?”
– 무인경비업이니까 당연하죠. 저희 사무직들도 주말에 출근해요. 기계경비 업무도 같이 하거든요.
“기계경비요?”
– 네. 일단 운전면허는 있으세요?
“네. 1종 보통 있습니다.”
– 좋네요. 일단 배치부터 해드릴게요.
* * *
엘성캅은 무인경비 보안업체였다.
서울 서초, 동작 담당으로 배치해준 것까진 좋았다.
그런데 직무교육(OJT)을 가란다. 근데 멀다.
성남의 한 빌딩 2층.
직원 하나가 태석을 향해 물었다.
“김태석씨?”
“네.”
“보통 타 계열사에서 이쪽으로 오는 경우는 드문데, 전략기획실 후보에요?”
“아… 넵.”
“이야! 직급이 대리네요? 열심히 하셨나보네요.”
“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셨어요?”
“김민성 씨 아세요? 지금 엘성생명 다닐텐데…”
“네. 압니다.”
“여기 출신이잖아요. 똑같은 케이스였는데, 엄청 잘 하셨어요. 그런데 전략기획실 결국 안 됐다고 하더라구요.”
“아… 그렇습니까?”
“아무튼 운전면허는 있다고 들었어요. 진짜 있죠?”
“네. 1종보통 있습니다.”
“그걸 왜 묻냐면요. 일단 저희는 무인경비하고 기계경비, 이렇게 두 직무를 뽑고 있거든요. 그런데 무인경비쪽이 많이 부족해요. 사람도 많이 뽑아야 하고.”
“네.”
“그래서 일단 무인경비쪽으로 교육 편성 해드릴게요.”
“그런데 기계경비하고 무인경비하고 다른 점이 뭔가요?”
“음… 기계경비는요. 상황실에서 24시간 3교대 하면서 CCTV 확인하고, 신고 접수시에 신속하게 상황조치하는 두뇌 역할이고요, 무인경비는 순찰차량이나 바이크 타고 다니면서 순찰하다가, 기계경비 쪽에서 연락이 오면 현장출동하는 몸통 역할이라고 보시면 되요.”
“아… 그럼 전 현장 업무겠네요.”
“네. 일단은 무인경비 쪽으로 하시게 될 거에요.”
“알겠습니다.”
“일단 신체검사부터 하시죠.”
“네?”
“탈의실 가서 다 벗으세요. 문신 확인해야 되니까요. 문신 있으면 고객님들께 혐오감 비출 수 있어서 못해요. 확인할게요.”
“네. 알겠습니다.”
직무교육은 2주였다.
지도 선배도 해봤던 태석에게 직무 교육은 특별히 어렵게 다가오진 않았다.
경비업 답게 무술, 단증이 있으면 우대해주고, 대학에서 경호학을 전공하거나, 경비지도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우선시했지만, 자격증이 없다고 해서 크게 개의치는 않는 듯 했다.
오히려 기계나 통신 전공이면 앞선 사항들보다 더 좋아한다.
그 이유는? 기계를 은근히 많이 다루기 때문에.
강의실에서 열선감지기 수업 담당 강사가 완벽하게 조립되지 않은 새 장비를 나눠준 채, 입을 열었다.
“여기 이 장비는 작년에 새로 나온 열선 감지기에요. 그런데 지금은 결선 되어 있거든요. 여기 사용설명서 있으니까 처음부터 조립하시고, 조립 완료 되면 저한테 말씀하세요.”
태석이야 원래 현장 잡부부터 했었으니, 기계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더구나 그에게는 2018 엘성전자 수리교본에 대한 지식이 머릿속에 있었다.
다른 타 업체 장비는 잘 다루지 못해도, 엘성전자에서 자체 제작한 보안장비는 완벽하게 다룰 수 있다는 점이 그의 강점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열선 감지기는 엘성전자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제품.
그가 씩 웃으며 말했다.
“강사님! 결선 완료했습니다.”
“벌써 다 했어요? 그럴 리가 없는데…”
“다 했습니다.”
“빠르네요. 어떻게 한 거에요?”
“설명서 보고 했는데요.”
“그거 보고 바로 했다고요?”
“네. 크게 어렵진 않았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은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태석은 완성하고, 똘망똘망한 눈으로 보니, 강사로서는 의아할 따름.
‘이렇게 빨리 한 사람이 없었는데… 확인해 볼까?’
그래서 말했다.
“일단 전원버튼 켜보실래요?”
“네. 알겠습니다.”
전원 버튼을 누르자마자, 울리는 경고음.
감지기와 연결된 어플리케이션이 깔린 스마트폰에서 계속해서 경고신호를 송출한다.
기계를 다루는 수업.
태석은 그래서 1등을 달성했다.
등수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2주의 시간.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진다.
무인경비원의 호신술,
3단봉을 다루는 법.
가스총을 사용하거나, 분해 결합, 정비 하는 법.
그리고 무인경비원의 미래, 역할
그 마지막 시간.
“여러분들은 내일부터 정식으로 제복을 입고 근무에 투입될 겁니다. 저희는 경찰 인력이 미치지 못하는 범죄현장의 일선에 최우선으로 출동하죠. 21세기 들어 민간 경비의 중요성은 더욱 더 증가 되고 있어요.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 분명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겁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부족하기 짝이 없지만, 현장에 가면 선배 분들께서 밀착마크해서 여러분들을 경비, 보안 전문가로 키워드릴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 엘성캅의 대원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주간의 수업, 이제 끝이네요. 그럼 다 같이 경례 구호 외쳐볼까요?”
『단 결!』
* * *
첫 출근. 그런데 그 시간은 오후 9시.
역시나 경비업체의 출퇴근 시간은 다른 일반 업체와는 많이 다르다.
출근 장소는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사무실.
그곳으로 첫 이동하는 태석의 발걸음은 생각 외로 무거웠다.
직접 회사에서 맞춰준 제복을 입고 나니, 우리나라에서 제복을 입는 경찰, 군인, 소방관 등이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는지 몸소 느껴졌다.
전화가 왔다.
– 김태석 대원, 성진우 대원인데요. 지금 어디에요?
“3분 내로 도착합니다.”
– 좋아요. 빨리 와요. 그래야 내가 구경도 시키고, 사람들한테 인사 좀 시키니까.
“네. 알겠습니다.”
성진우 대원, 아무래도 그가 자신의 사수임에 틀림 없었다.
말투를 보니 조금은 급한 성격.
태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빠른 발걸음으로 회사가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건물 앞에 제복을 입은 사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를 본 태석이 경례를 실시했다.
“단결! 김태석 대원입니다.”
“단결? 이 구호 오랜만이네. 보통 현장에선 손만 올리고 구호는 안하는데.”
“아… 직무 교육 받으면서 꼭 하라고 해서…”
“하는 게 맞지. 제대로 배웠네. 아까 통화했죠? 나 성진우. 그냥 선배라고 불러요.”
“아… 넵. 선배님.”
“김태석 대원 들어보니까, 여기서 근무를 몇 달 안할 것 같다고? 전략기획실인가 뭔가 있다며?”
“아… 네.”
“전략기획실 거기 들어가려면 계열사 여기저기 거쳐 가야 된다던데. 그거 오늘 본사 인사팀 미현씨한테 처음 들었는데, 그렇다고 하더라고. 맞아?”
“네. 맞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배우고, 선배님께 도움 되도록, 언제까지 일할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하아, 윗선들은 일단 알다가도 모르겠네. 사람의 생명과 재산이 달린 일인데, 아무튼 뭐, 사정은 그렇다 치고, 우리 사무실부터 들어가자고.”
“네. 알겠습니다.”
보안업체 답게, 사무실 보안이 철저했다.
입구부터 출입증을 찍고 들어가야 되는 곳.
1층 복도 우측에 커다란 공간이 있다.
출입문은 굳게 닫혀있고, 위에는 다음과 같은 글씨가 쓰여 있다.
[중앙 관제실 본부]거기도 당연히 카드를 찍어야 출입문이 열린다.
관제실 문이 열리자, 그 안에는 4명의 대원이 근무하고 있는 게 보였다.
태석은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직무교육을 받아 잘 알고 있었다.
CCTV 감시 및 관제실 상황근무.
하루 24시간, 최소 2명 이상은 상주 대기하며, 명령을 내리는 센터.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사고가 터진다.
– 위이이잉!
경고음이 들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은 붉게 반짝이는 모니터를 확인하더니, 수화기를 들어 출동명령을 내렸다.
“엘성캅 257번, 파스타시티 건물, 3번, 4번에 연계신호 갑니다. 그쪽으로 출동해주세요. 도착 예정시간까지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그러자 스피커를 통해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257번, 파스타시티 출동합니다. 출동까지 약 5분 걸리겠습니다.
“좀 더 신속하게 이동해주세요. 일단 오디오 감지 및 열선 감지 확인했고, 침입자가 건물 안에 있는 것 같거든요. 112 같이 지원할테니까, 먼저 현장 확인 부탁드려요.”
–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전화기는 다른 근무자가 이미 112에 전화를 걸은 상태.
“안녕하십니까? 엘성캅 관제실 홍동민입니다. 침입 신고 감지 되서 지원출동 요청드리려고 전화드렸습니다. 위치는 사당역 13번 출구에서 15m 지점에 있는 파스타시티 건물이고, 뒤쪽 출구에서 침입 신고가 감지되었거든요. 저희 직원 현재 2명 보냈습니다.”
– 네. 바로 출동할게요.
“감사합니다. 특이사항 있으면 다시 연락드릴게요. 협조 감사합니다.”
– 우리가 감사하죠.
성진우 대원은 태석을 향해 고개를 저으며 말을 건넸다.
“오늘은 인사가 안 되겠는데?”
“네.”
“일단 우리도 교대해야 되니까, 여기서 나가자고.”
“알겠습니다.”
관제실 밖으로 나간 성진우가 건물 밖 편의점을 들렀다.
그가 사온 것은 의외로 따뜻한 캔커피 2개.
“마셔.”
“네.”
“태석씨는 몇 살이야?”
“현재 스물 여섯입니다.”
“스물 여섯? 우와, 나랑 스무 살 차이나구나. 세월이 벌써 이렇게 됐나? 군대는?”
“다녀 왔습니다.”
“뭘로? 부사관?”
“아니요. 병사로 다녀왔습니다.”
“아… 맞다. 태석씨 전략 기획이라고 했지? 난 또 착각했네. 내가 깜박깜박해. 보통 이쪽은 우리 군 출신이 많이 오거든.”
“네.”
“음… 일단 내 이름은 알지?”
“네. 성진우 선배님이십니다.”
“그래. 나는 이쪽 업계에서 일한 지 11년 차야. 11년 전에 특전 부사관으로 전역했고.”
“아… 어쩐지 몸이 참 좋으십니다.”
“크크크, 아 웃겼네. 몸이 좋으면 뭐하냐? 마누라만 좋지.”
“넵. 그런데 선배님? 여기 있어도 되는 건가요? 교대해야 되지 않습니까?”
“어. 곧 올거야. 아~ 저기 오네.”
순찰차량이 편의점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차량을 정차시킨 후, 내리는 남자.
그는 30대 중반으로 보인다.
“선배님~ 교대!”
“오, 퇴근하니까 좋냐?”
“기분 째집니다. 밤 9시 퇴근 얼마나 좋습니까? 저 내일 비번입니다.”
“새끼~ 좋덴다. 무전기 내 놔.”
“네! 어? 옆에는 누구입니까?”
“응. 신입. 이제 가르쳐야지.”
“우와, 신입이 왔네. 쌩쌩한데요? 몸도 좋고, 잘 하겠네.”
교대자는 미소를 지으며 태석에게 웃음을 지었다.
“응. 인사 해. 여기는 김도훈 대원, 내 10년 특전사 후배고, 여기 업계는 4년 후배! 근데 이 자식은 배신자야. ACT캡스에서 일하다가 여기로 이직했어. 너무 친하게 지내진 마.”
“아~ 뭡니까? 선배님이 추천해주셔서 들어온 거 아닙니까? 아~ 참. 태석씨~ 잘 부탁해요. 나 김도훈이고, 평상시에는 216호라고 부르면 돼.”
“네?”
“자네도 216호고, 나도 216호니까, 둘 다 서로 216호라고 부르면 된다고.”
김도훈의 말에 성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에이, 쓸데 없는 소리 하지 좀 마. 헷갈리잖아. 아직 아무것도 모를 때인데.”
“빨리 적응하라고 일부러 농담 하는 거죠. 저 퇴근합니다?”
“장비 이상 없지?”
“네. 차량도 이상 없고, 주유도 다 해놨어요. 세팅 완벽하게 해놨으니까, 오늘 순찰간에 주유할 일은 없을 겁니다.”
“오케이오케이, 퇴근하시게.”
“네. 선배, 갑니다.”
차량과 무전기를 넘기고 퇴근하는 김도훈.
그 차량과 장비를 인수인계 받는 성진우.
그런데 성진우의 핸드폰이 울린다.
그건 바로 출동 신호.
어플리케이션을 바로 열어보는 성진우.
스마트폰 화면에 다음과 같은 글씨가 떠 있다.
위치 : 서울특별시 방배중앙로 178
[최초신호 1] : 열선 감지 이상. [최초신호 2] : 적외선 감지 이상.그가 고개를 젓더니, 태석을 향해 말했다.
“태석씨!”
“네. 선배님.”
“조수석에 타! 출동하자고.”
그리고 한 남자가 그걸 보며 웃으며 말한다.
“선배님 빨리 가십쇼. 여기서 4분 안쪽으로 찍어야 합니다.”
그러자 성진우가 후배 녀석을 째려보더니, 차량의 엑셀레이터를 밟으며 말했다.
“나도 알아. 인마!”
엘성캅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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