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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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경쟁 (4) >
발표가 끝나고 사무실로 들어온 일행들.
“저희가 깔끔하게 이긴 것 같은데요.”
“선배! 고생하셨어요.”
“본부장님이 열일 하셨네.”
다들 승리에 도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무실에 불청객이 한 명 방문했다.
“서윤지. 네가 여기 왜 와?”
“잠깐 얘기 가능해?”
“그래.”
그녀가 태석을 불렀다.
태석은 그녀와 휴게실로 향했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그녀에게 건네는 태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무슨 용건이야?”
“우리 오빠한테 져주면 안 돼?”
“안 되는 거 알잖아. 너 돈 때문에 그런 거야?”
“그런 거 아니야. 나 너한테 지면 오빠랑 헤어져야 된단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회장님께서 너 결혼 허락해주셨잖아. 연말 안에 결혼 한다며.”
“져 줘! 네가 진다고 해서 회장님이 너한테 경영권 안 물려줄 것도 아니잖아.”
“너 왜 이렇게 막무가내니? 서윤지! 처음 봤을 때 그렇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던 네가 왜 이렇게 변했어? 너 하버드에서 잘 나갔잖아. 네가 조금만 분석하고 노력했으면 오늘 같이 발표 안 했을 거야. 그런데 너 완전 변했어. 네 수준 진짜 완전 밑바닥이더라. 솔직히 실망했다.”
“남의 속사정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
“그래. 그건 미안하다. 내가 너무했네. 하지만 너 볼 때마다 이상해. 누구한테 ?기는 것 같아. 너 태석이형한테 약점 잡힌 거야?”
“그런 거 아니야. 아무튼 네가 져야 내가 살고 태석 오빠가 살아. 그러니까 네가 져줘.”
“설명을 해!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야 내가 무슨 말이라도 하지. 막무가내로 져달라고 하면 말이 되니? 너 나한테 이러는 거 쪽팔리지도 않아? 네가 뭐가 못나서 나한테 사정하니? 실력으로 이기면 되잖아.”
태석의 말에 서윤지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그래서 휴게실에 있는 티슈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
“야! 아… 내가 뭐했다고 왜 울고 지랄이야. 지랄이긴. 얼른 닦아.”
퇴근 후 집에 돌아온 태석을 큰 태석이 문자로 불렀다.
재벌존잘남 : 들어왔으면 얘기 좀 하자. 시간 가능해?
태석은 사실 긴장했다.
윤지사건, 그리고 오늘 경쟁에서 이긴 건으로 사이가 더 틀어지진 않을까?
더 나빠지진 않을까 하고.
태석이형은 그랬었다.
아버지를 위해서 널 이기겠다고.
불쌍한 아버지를 못 보겠다고.
그래서 불타는 승부욕도 보이고, 마음에도 없는 경영권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그런데 오늘 1차전 승부는 났으니, 그가 어떻게 나올까?
만난 장소는 테라스
저번에 회장님이 풍경을 보며 자신에게 묻던 장소.
그 장소에 놓인 의자에 앉은 큰 태석이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이번엔 내가 진 것 같다. 인정한다. 너 열심히 했더라.”
“형도 열심히 하셨어요. 고생하셨어요.”
“그래. 개인적으로 하나 묻자.”
“네.”
“넌 윤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냐?”
태석은 형의 질문에 의도를 몰라 다시 물었다.
“네? 어떻게 생각하냐니요?”
“여자로서 괜찮은 신부감 같아?”
“그건 형이 판단하셔야죠.”
“그래. 내가 판단하는 게 맞는 건데, 그래도 주변 의견은 들어봐야 될 것 같아서 묻는 거야. 만약에 네가 나라면 윤지랑 결혼할 것 같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형, 윤지 진짜 좋아하셨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러세요? 제가 한 말 때문이라면 잊으세요. 형 마음에 따르시고요.”
“요즘 윤지가 이상해져서 그래. 예전에는 볼 때마다 밝게 웃어주고 항상 내 편들고 그랬는데, 갑자기 목적을 잃은 것처럼 눈도 못 마주치고. 특히 오늘은 패션사장한테 혼나서 그런가 더 그러더라.”
“형 마음 가는대로 하세요. 제가 윤지를 어떻게 알겠어요? 솔직히 요즘에는… 아닙니다.”
태석이 고개를 저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려다가 구차해질 것 같아 참았다.
서로의 목적이 상충되는 탓에 피곤한 사이가 되어버린 사람들.
이럴 때는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 게 가장 좋은 정답이었다.
“그래. 내가 결정해야지. 미안. 괜한 이야기를 꺼냈네. 다음 승부에서는 제대로 붙어보자.”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2주 후.
안테나샵이 열리는 날.
태석은 엘성패션으로부터 승인된 바이럴 마케팅 진행사항을 종합하는 중 고개를 저었다.
문제는 2가지였다.
일단 첫째.
자신이 계획한 AKC69 그룹의 국내 입국이 방송국 사정으로 6월 말에서 7월 중순으로 미루어 진 점.
그래서 공항패션으로 시선을 집중시켰어야 될 자신의 계획이 연기됐다.
그리고 두번 째.
유명디자이너의 옷을 받고도 그 연예인들이 단 한 명도 입고 활동하지 않은 점.
오히려 어떤 연예인은 익명으로 중고나라에 그 옷을 팔아 태석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와, 어떻게 선물로 준 옷을 중고나라에 팔 생각을 다 하냐?”
“바보인 것 같아요. 저희가 모르겠어요? 추적할 거 생각 안 하는 줄 아나봐요.”
“어쩔 수 없죠. 너무 실망하지 맙시다. 전통적인 방법이 먹히길 기대해 봐야죠.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저희 마케팅도 입소문을 타고 먹혀들겠죠.”
그런데 더욱 더 최악의 상황이 몰려왔다.
브랜드 런칭 당일.
태풍이 오고 비바람이 몰아친다.
안 그래도 또 다시 시작된 중국의 한국 여행금지로 명동에 사람이 적었는데, 여기에 태풍까지 오니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거리가 되어버렸다.
첫날 런칭을 위해 모집한 모델과 빵빵한 앰프와 방송시설도 무용지물이 된 상태.
태석은 브랜드 런칭의 실패를 직감했다.
그래서 거래소에서 아이템을 찾았다.
[행운의 네잎클로버]귀인이 방문하는 아이템.
이미 한번 사용했던 것.
[이미 소지했던 상품은 다시 구입할 수 없습니다.]최악, 역대급 최악.
돌이킬 방법이 없다.
두 번째 사장단 회의가 열리는 날.
회장으로부터 여지 없이 실패의 원인을 추궁받는 엘성패션 사장.
“실패 원인이 뭔가?”
“죄송합니다. 고객 분석을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 손해액은?”
“3억 내외에서 마무리 될 것 같습니다. 이번 브랜드 런칭은 포기하고, 영패션 브랜드 쪽으로 연내 다시 한 번 추진하겠습니다. 잘 하겠습니다. 회장님.”
“후-우, 그래. 그럴 수 있지. 원래 브랜드 런칭이 많이 어렵지?”
“더 잘 했어야 되는데, 시기가 좀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듣고 두 태석이 동시에 참가한 사장단 회의에서 부회장은 홀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실패했다는 것을 알고 기회를 잡으려 한 것.
평소에는 한 마디도 못하던 부회장이 입을 열었다.
“회장님, 책임을 물으셔야 됩니다.”
“그게 무슨 말이지?”
“엘성패션 사장은 마케팅2본부의 패션쇼 및 대규모 런칭 마케팅 계획을 묵살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했습니다. 그리고 보시는 바와 같이 완벽하게 실패했습니다. 경영평가에서 이긴 것은 저 1본부가 아니라 2본부입니다.”
“부회장.”
“네.”
“어떻게 그 생각이 나올 수가 있지?”
“네?”
“자네는 브랜드 런칭이 장난인가?”
“……”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독려해도 모자랄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고 책임을 지라고 압박하면 부하직원들이 자네를 따르겠나? 그러면서 경영을 맡고 싶다고? 후계자로 인정해달라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기업이 실패할 수도 있지.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잖아. 안 그래?”
“……”
“오히려 실패를 통해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거야. 그런 실패가 있었기에 성장하는 거고. 부회장 너는 내 밑에서 도대체 뭘 배운 거야?”
부회장은 생각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회장님은 항상 자신을 나무랐다.
인정하질 않았다.
자꾸 사람들을 감싸고만 돌았다.
자신과는 역시 다른 성격.
너무나 확고히 달라서 대립할 수 밖에 없는 성격.
그래서일까?
그 다음부터 주먹을 굳게 쥔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 *
수 많은 재고상품.
이제는 폐기처분을 고려해야 될 정도.
태석은 디자이너와 MD들을 찾아가 의논했다.
“다들 왜 이렇게 침울하세요? 사람이 실패할 수도 있는 거지.”
“……”
“MD들 모여봐요. 유통채널 확인해서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도록 하고, 새로운 브랜드 런칭해봅시다. 한번 실패했다고 좌절할 거예요?”
“아닙니다. 잘 하겠습니다.”
“그래요. 같이 모색해봅시다.”
그래서 결론.
백화점 할인, 대형마트 기획행사, 홈쇼핑 채널 등을 이용해 남은 제품을 정리해보자는 게 의견.
태석이 같이 온 동료들에게 말했다.
“다들 의기소침하지 말고 우리랑 같이 일한 동료들이니까 마지막까지 도와주자고요. 제가 엘성홈쇼핑 가서 완판 매진되는 상품 있으면 남은 시간에 생방 넣어달라고 했어요. 유라씨랑 저는 엘성홈쇼핑 촬영장소로 갈 거고요. 민성씨랑 석현씨는 창고 가서 재고상품 정리하는 것 좀 도와주세요.”
그런데 믿기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프로듀스 69의 『넌 내꺼』 동영상의 조회수가 대박을 친 것.
유튜브 조회수 무려 2천만.
더구나 초대박은 바이럴 마케팅을 추진한 후지타와 사쿠라가 69명 중에 센터.
그녀는 인터뷰 선공개 동영상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본에서만 머물고 싶지 않아요. 세계로 뻗고 싶습니다. 한국 가수분들보다 많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되었고, 한국에 가서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그리고 노력하는 후지타와 사쿠라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석현이 밀었던 사카모토 에리히 또한 초등학생 같은 귀여운 외모로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에리히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본에서는 인기 없었지만, 제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좀 더, 좀 더 열심히 하는 에리히짱이 되겠습니다. Let’s 간바리 마쇼!』
그래서 태석이 엘성패션 사장님께 직접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사장님, 마케팅 1본부장 김태석입니다. 유튜브 동영상 보셨습니까?”
– 네?
“저희와 바이럴 마케팅 계약한 AKC69가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브랜드 런칭 폐기는 시기를 좀만 더 미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가 이번 것 반드시 성공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7월 15일.
AKC69가 입국하던 날.
인천공항은 마비가 되고.
그들이 입은 『블랑시안』의 블링블링 러블리한 드레스.
찰칵찰칵!
쏟아지는 포토타임.
그리고 1분도 안되어 올라오는 기사들.
누가 뭐라고 할 것도 없이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기사들.
제목은 다들 자극적.
[이것이 일본 대세 패션이다.]RE – 인정. 카와이.
[노력하겠다는 후지타와 사쿠라,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시선 사로잡아.]– 사-쿠짱, 최고.
– 넌 내가 1등 밀어준다.
– 사쿠라 밖에 안 보이더라. 왜 얘가 일본에서 3등했는지 알겠음.
[사카모토 에리히, 청순한 얼굴로 한국 대중에게 인사]– ㅋㅋㅋ, 14살 졸라 귀여워.
– 카와이, 카와이.
– 얘는 예능캐릭터로 인정 받을 듯. 표정 졸귀.
[기자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는 AKC69, 오빠가 뽀뽀해주고 싶다.]– 기자가 사심 드러냄 ㅋㅋ
– 제목 뭐냐? 기자야 약빨았냐?
[일본인이 한국인이 되었어요. 드레스코드를 한국 감성에 맞춰.]– 이거 어디 브랜드임? 일본 어디서 살 수 있음?
– 처음 보는 디자인. 근데 의외로 눈에 끌림. 청순해보여.
– 시원해 보인다. 깔끔하고 무난하면서도 괜찮음.
– 연예인들이 입어서 그런거임.
– ㅋㅋㅋㅋ. 얘네 원래 옷 못입던 애들인데 진짜 한국와서 바뀌었네.
후계자 경쟁 (4)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