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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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세계로 (2) >
윤지가 대답했다.
“오빠… 다시 생각해보면 안 돼?”
그녀의 대답에 큰 태석이 실망한 눈빛을 보냈다.
“너 나 응원한다고 했잖아. 나중에 나랑 같이 해외에서 봉사활동 하고 싶다고 줄곧 말했었잖아.”
큰 태석의 말에 윤지가 고개를 저었다.
“오빠 우리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오빠는 내가 행복한 걸 바라지 않아?”
“나랑 있으면 행복하다고 말한 건 너잖아. 나랑 결혼하고 싶다고, 왜 고백 안 하냐고, 매일매일 그랬잖아.”
“그때하고 지금은 다르지. 오빠는 전 재산 포기하고 간다는 거잖아.”
“그건 내 재산이 아니고 회사 재산이야. 할아버지가 힘들게 모으신 돈이고. 포기할 게 아니라, 원래부터 내 돈이 아닌 거야.”
“그럼 오빠 돈 얼마나 있는데?”
돈, 돈, 돈.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왜 그런 결정을 하는지는 생각하지 않은 채, 돈만 말하는 그녀.
큰 태석이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윤지야. 서로 당분간 시간을 갖자.”
그의 말에 이번엔 윤지가 화를 낸다.
“왜 결론이 그렇게 되는데? 오빠가 봉사활동 안가는 방향도 있잖아. 왜 사서 고생을 해?”
“그게 네 결론이니?”
“오빠, 대화하자는 거잖아. 좀만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우리. 오빠는 재산 하나도 안 물려받을 거야? 오빠 같이 부족함 없는 사람이 왜 그런 결정을 해? 가만히 있으면 회장님께 뉴욕이나 홍콩, 아니면 잠실이나 여의도, 강변 등 좋은 아파트 받아서 우리 둘이 알콩달콩 살 수도 있잖아. 미얀마 같은 곳 가서 도대체 오빠한테 이득이 뭔데? 회사 퇴사 안하고 계속 다니면 계열사 사장 자리 하나는 주실 텐데, 왜 손해를 보냐고! 응?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생각해.”
서윤지의 말에 큰 태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말이 맞다.”
“그래. 오빠 잘 생각했어. 다시 회장님께 말해서 다시 대결하자. 봉사활동 가는 것보다 이게 훨씬 나아. 나도 오빠 옆에서 도우면서 이번에는 잘 할게. 오빠 서포트 잘 할 테니까, 국내에 남아서 이번엔 이겨보자. 응. 내가 오빠 이기게 해줄게.”
윤지의 말에 큰 태석이 자신의 마음을 결정했다.
“아니, 그 말 말고,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고. 그런데 윤지야! 난 돈 별로 안 중요해. 이미 많고.”
“뭐?”
“비상장 주식이지만, 할머니한테 물려받은 주식이라 지금 처분해도 160억이 넘어.”
160억. 엄청 큰 돈.
“그걸 왜 지금 얘기하는데? 오빠, 나한테 돈 하나도 없다고 했잖아. 카드도 부회장님이 정지시켰다고 했었고.”
“그래. 카드 정지됐었지. 현금도 없는 것 맞고. 그렇다고 주식 없다고는 말 안 했잖아? 네 마음 이제 다 알았으니까 깔끔하게 헤어지자.”
160억이란 말에 서윤지가 큰 태석의 팔짱을 끼었다.
“오빠!”
“뭐?”
“내가 잘못했어. 오빠 따라갈게. 나 오빠랑 같이 있을게. 오빠,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잖아.”
“그래. 알지. 그래서 물어봤잖아. 같이 갈 거냐고. 그런데 넌 싫다고 말했잖아.”
“오빠가 그땐 나한테 다 오픈한 게 아니었잖아. 그래서 나도 고민이 된 거고.”
“난 고민 안 했을 것 같아?”
“뭘?”
큰 태석이 자신의 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들었다.
그 사진을 본 윤지가 말문이 막힌 채 고개를 저었다.
‘왜! 어떻게 왜?’
잠시 고민 끝에 체념한 듯 입을 연 그녀.
“부회장님이 말하셨어? 오빤 이미 나랑 헤어지려고 마음 먹었던 거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유도하는 거고?”
“아니! 너랑 만나기 전부터 네 과거 알고 있었어. 그런데도 널 사랑했으니까 아무말 안 한거고.”
임산부.
배가 불룩한 서윤지의 사진.
그 이유는 바로 대리모.
미국에서는 남의 아이를 대신 낳는 것은 합법.
그 대가는 한국 돈으로 1억 5천에서 2억.
명백한 사진 증거가 나오자 윤지는 체념한 듯 태석에게 소리 질렀다.
“그래. 했다. 돈 없어서 했다! 학비, 생활비 모질라서 했어. 나 아직도 부모님이랑 임대아파트 살아. 그래서 하루하루 힘들어. 네가 내 입장을 알아?”
그녀의 반응에 큰 태석이 말했다.
“그래. 모르지. 몰라. 그래도 이해하려고 했어. 너랑 만나는 동안 단 한번도 거기에 대해 이야기 꺼낸 적도 없었고, 혹시 네가 상처입을까봐 네 과거도 묻지 않았어. 그런데 뭐? 도대체 넌 어디까지 추해질 거니? 어디까지 망가질 거야?”
서윤지가 눈물을 펑펑 흘렸다.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활짝 핀 꽃이 순식간에 메말라갔다.
하버드 설현이라고 불리던 예쁘장한 얼굴.
미모로는 누구한테도 꿀리지 않는 그녀의 화장이 눈물에 의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너무나 처량했다.
세상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았다.
그녀의 지워진 화장 뒤 본판이 드러났다.
주근깨. 심각한 색소침착.
화장이라고 불리기도 민망할 정도로 다른 원판.
이건 그야말로 변장.
그런 그녀가 말했다.
“회장님이 대학교까지만 지원해주셨어도 이런 일은 없었어. 심장병 수술 도와주셨을 때, 고등학교가 아니라 대학교까지 지원해주셨어야 됐다고!”
“최악. 서윤지. 그만 해.”
“안 돼! 못 헤어져! 오빠랑 못 헤어져!”
애걸복걸 붙잡는 그녀를 두고 큰 태석이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내려온다.
그를 향해 큰 태석이 말했다.
“현수야, 서윤지 좀 부탁해.”
“네.”
현수가 붙잡자, 저항하는 윤지.
“나 오빠 따라갈래. 오빠랑 안 헤어져!”
“이런다고 상황 바뀌지 않아.”
“안 돼! 오빠 곁에 있을 거야. 나 버리지 마! 버리지 말라고!”
자신의 동기인 김현수.
서윤지와 같이 일하던 비서였고, 작은 태석의 동기이자 친구.
그가 그녀를 큰 태석으로부터 떼어냈고, 재벌 손자는 씁쓸한 얼굴로 퇴장했다.
* * *
1주일 뒤.
태석을 만나기 위해 미국에서 한 팀이 방문했다.
태석의 얼굴엔 적막이 감돌았다.
이제 대한민국 1등 기업의 임원이라 그런지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포브스(Forbes).
미국의 출판 및 미디어 기업.
2주마다 발간하는 잡지에서는 기업의 이모저모를 적고, 1년에 한 번씩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순위를 발표해서 이슈를 모으는 기업.
그쪽에서 나온 로버트 기자가 먼저 영어로 물었다.
“미스터 김이 누구시죠?”
그때 태석이 답했다.
“접니다.”
“어린 시절을 듣고 싶습니다. 간단하게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의 질문에 옆에 있던 유라가 한국말로 태석에게 말했다.
“선배, 제가 통역해드릴게요.”
그런데 태석이 씩 웃었다.
“아니야. 내가 알아서 할게.”
“네?”
“나 이제 영어 잘 해.”
태석은 방긋 웃었다. 500Point를 사용하여 얻은 영어능력.
“저는 대한민국 충청남도의 천안이란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공사장 인부셨고, 어머니는 정해진 일이 없이 다양한 일을 하셨었습니다.”
“다양한 일이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식당 서빙도 하시고, 콜센터도 하시고, 학습지 선생님도 하셨었습니다. 가정환경은 크게 부유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까지밖에 나오지 못했어요.”
“그랬군요.”
“괜찮습니다. 대한민국에는 학점은행제라는 제도가 있어서 제도권 내에서 대학 졸업과 동등한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제가 있는 거고요.”
태석의 말에 최유라가 놀란 얼굴로 쳐다보며 생각했다.
‘언제 저렇게 영어를 잘 하게 된 거야?’
“이번에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대 Top 89위에 오르셨어요. 한국에서는 8위시고요.”
“아, 제가 8위인가요? 그럼 위에 20대 7명은 누구죠?”
그러자 로버트 기자가 사진을 보여준다.
“BTS 멤버 7명.”
그제서야 태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각각 3위부터 76위까지 높은 순위를 포진하고 있었다. 그걸 보며 태석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잠시 후, 마지막 인터뷰.
“마지막으로 미스터 김의 인생 목표를 들어봐도 될까요?”
“인생 목표, 당연히 엘성 그룹이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어야죠. 그러기 위해 달리고 있고요. 앞으로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네. 인터뷰 감사합니다. 나중에 종종 연락해요.”
“네. 로버트 기자님.”
포브스에서 취재가 끝나고, 김민성이 태석을 향해 말했다.
“우리 실장님, 영어 실력 장난 아닌데요?”
그러자 최유라가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완전 미국 본토 발음이었어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대단하세요.”
그의 말에 김민성과 동료들에게 태석이 말했다.
“다들 일 합시다. 지금 놀 때 아니에요. 다음 주까지 우리 미래전략기획실 업무보고 자료 만들어야 됩니다. 빨리 각자 기획안 하나씩 짜 와요. 최 대리! 다 완성한 건가요?”
“아니요. 빨리 하겠습니다.”
“빨리 하지 말고, 제대로 만들 생각 하세요. 이번 주 금요일에 각자 만든 자료를 취합해서 가장 좋은 보고서 작성하신 분 이름으로 회장님께 보고서 올라갈 겁니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태석은 오늘 연가를 쓰고 일찍 퇴근했다.
집에 일이 있었다. 오늘 저녁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태석이형.
그래서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려고 집에 온 것.
안쓰러운 얼굴이 보인다.
“형.”
“그래. 태석아. 나 보러 왔어?”
“미안해요.”
태석의 말에 큰 태석이 고개를 저었다.
“뭐가 미안한데? 오히려 내가 잘못 한 거지. 너한테 상처주고 말이야. 아~ 나 이름 바꿨어.”
“네?”
“저번에 약속했잖아. 지는 사람이 이름 바꾸기로.”
“태석이형! 그거 전 대답 안 했잖아요.”
“난 한 입으로 두 말 안 해. 김태진, 클 태에 보배 진. 이름 괜찮지?”
“… 형…”
“할아버지한테는 다 말씀 드렸어. 너 밀어주라고. 우리 아버지한테는 비밀이다. 알지?”
“네.”
“아, 윤지랑은 헤어졌어.”
“… 그러셨군요. 왜 헤어지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남녀관계에 이유가 어디 있냐? 헤어지면 헤어지는 거지. 세상에 여자는 많다. 더 좋은 여자분 만나면 되는 거지.”
“죄송합니다. 저번에 제가 한 말 때문에 헤어진 거라면…”
“그런 거 아니야. 너 때문에 헤어질 거라면 진작에 헤어졌겠지.”
“……”
“하-아, 한숨이 나오네. 미얀마 가면 많이 더울텐데. 하긴 한국 여름이랑 비교하면 거기가 더 낫겠지. 이제 간다.”
“아… 형!”
“왜?”
“공항까지 마중 나갈게요. 같이 갈게요.”
“치~ 너도 사람이 참 좋아. 나 싫어해도 될 법한데, 끝까지 잘 해주네.”
“제가 형을 왜 싫어해요?”
“,,,,,,”
태석은 그 날 태진으로 이름을 바꾼 사촌형과 함께 공항에 갔다.
그리고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래서 더욱 더 사이가 돈독해졌다.
“잘 가요.”
“그래. 나중에 또 보자. 종종 연락할게.”
“네.”
돌아오는 길.
태석은 윤지한테 연락이 온 것을 확인했다.
“왜?”
– 태석 오빠 집에 있어?
“아니.”
– 거짓말 하지 말고! 알려줘. 오빠 만나게.
“형, 외국 갔어.”
– 진짜 갔어? 너 거짓말 하는 거 아니야?
“그래. 너랑 헤어졌다며.”
– 오빠가 그래?
“응. 형이 그러더라.”
– 너, 왜 우리 오빠가 주식 물려받은 거 얘기 안 해?
“뭘?”
– 오빠가 회장님 돌아가신 사모님께 주식 물려받은 거 왜 나한테 이야기 안 했냐고!
“끊자.”
– 야!
“끊는다. 다시는 전화하지 마라.”
– 응.
태석이 전화를 끊은 후, 태진이형한테 그 사실을 바로 전달했다.
이름을 바꾼 김태진.
그가 동생의 전화를 받고 화가 단단히 났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 그래. 공항이니?
“네. 할아버지.”
– 그래. 잘 다녀와. 자주 연락하고.
“네. 그런데 할아버지.”
– 그래.
“부탁이 있어요.”
– 부탁? 말해보거라.
“서윤지 비서에 관한 건인데요.”
– 어? 예비손주 며느리 말하는 게냐?
“아니요. 헤어졌어요. 그래서 그런데, 할아버지 곁에서 멀리 두셨으면 좋겠어요.”
– 그래?
“네. 많이 불편해서요. 잘 다녀올게요. 할아버지.
– 그래. 몸 조심하고, 힘들면 언제든 주저하지 말고 귀국하고.
국내에서 세계로 (2)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