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n Extra in a Trash Game RAW novel - Chapter (96)
망겜 속 엑스트라가 됨-96화(96/373)
‘미친.’
여기에서 사이클롭스의 손목에 감긴 가시 밧줄 같은 게 보일 정도면 얼마나 변형한 거야.
얼씨구, 그 끝은 검추처럼 만들어 바닥에까지 박아 넣는다.
나는 케인이 제때 외친 덕에 모두가 잠시 뒤로 물러난 순간, 손이 바닥에 고정되어 일시적으로 몸을 멈춘 사이클롭스에게 그대로 마법을 꽂아 넣었다.
콰즈즈즉!
“크아아아!”
제법 떨어진 이곳에 서 있던 메이샤마저 잠깐 몸을 멈출 정도로 강력한 피어.
공간 이동으로 빠져나간 체이서 때와는 달리, 직격당한 몸체에선 연기가 피어오르며 몸에서 후드득 불타 퍼석해진 껍질이 떨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충격은 실드를 파괴하는 데 쓰인 것인지 급속도로 가죽이 다시 돋아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근처에 있던 바위를 쥔 채로 내 쪽을 그 거대한 눈깔 하나로 바라보았다.
“아, 이건 아니지!”
나는 급하게 코덱스를 앞으로 넘겨 파츠 실드를 허공에 중복으로 전개했다.
둔탁한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실린 힘만으로 바위가 파츠 실드를 파괴하며 날아왔고 동시에 비가시화 되어 있던 아이기스가 모습을 드러내며 허공으로 날아 실드를 가동한다.
팡 하는 소리와 함께 바위가 허공에서 잠시 멈추듯 하다 아래로 뚝 떨어지며 절벽에서 굴러갔고 순간적으로 모든 마나를 방출한 아이기스가 비실비실 내 쪽으로 날아옴에 나는 마정석을 몸체에 끼웠다.
“방, 방금 뭐죠?”
“최소한의 안전장치.”
나는 아이기스를 보고 어안이 벙벙해진 메이샤에게 대꾸하며 숨을 골랐다.
그리고 메이샤도 바위에 깔려 죽을 뻔한 충격을 금세 회복한 듯 연신 라인하르트에게 전황을 알려주며 동시에 신호탄 하나를 허공에 터트렸다.
“마나를 소모한 사람들은 뒤로 빠져!”
누군가 마나를 목소리에 실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몇십 명이 뒤로 빠지고 몇십 명이 다시 칼을 쥐고 사이클롭스에게로 붙었다.
비록 고서클의 마법사는 아니라도 몇 안 되는 이들이 서로 연계하며 마법을 던져내니 사이클롭스의 몸 곳곳에 불꽃이 터지고 서리가 엉겼다.
그에 화가 난 듯 발로 바닥을 긁어 차니 비산하며 쪼개지는 바위들.
“으악!”
사정거리 때문에 절벽 중간에서 마법을 날리던 이들 머리 위로 파편이 덮치고 나머지는 사방으로 퍼진다.
그것들이 바닥에 뒹구는 용병들을 덮치기 전에 리프가 빠른 몸놀림으로 치고 막아내며 동시에 망가지는 자신의 몸을 재생했다.
나는 등 뒤에서 날아온 파이어 볼에 척추를 얻어맞아 고개를 돌리는 사이클롭스의 시야를 방해하기 위해 플래시를 중첩으로 눈에 터트렸다.
순간적으로 번쩍거리는 섬광에 앞이 보이지 않는 듯 허우적거리는 사이클롭스.
나는 곧바로 한 손에 속성석을 쥐고 조합해 만든 화속성 매직 미사일을 순차적으로 하나 있는 그 눈에 박아 넣으며 다른 마법사와 연계했고 아래에서는 발리스타를 끌고 나와 조준하기 시작했다.
펑펑 소리와 함께 파이어 볼이나 파이어 애로우보다는 약하지만 그래도 강한 불꽃이 터져 나온다.
‘자주 쓰기는 힘들어.’
속성석을 이용한 인첸트는 마나를 소모하지 않는 대신 정신력을 소모한다.
다 쓴 속성석을 아무렇게나 내팽개치며 다시 한번 매직 미사일을 생성하려는데 허공에서 만들어지던 마법이 핏 꺼졌다.
파스스―
코덱스의 책등에서 마법석이 가루가 되어 흩날리는 게 보인다.
나는 비어버린 구멍에 다시 마정석을 채워 넣으며 날린 시간을 계산해 허공을 가득 채울 만큼 마법을 다시 생성했다.
과욕을 부린 건지 순간적으로 머리가 깨질 것 같고 눈이 찌르는 듯 아파져 와도 나는 이를 악물었다.
‘토할 것 같아.’
그러나 발을 구르며 광분하는 사이클롭스에게로 수십 발의 마법을 한 번 더.
그리고 그 순간 사슬 달린 쇠 화살이 날아가 사이클롭스의 몸을 관통했다.
“잡아당겨!”
“으아아아!”
마나를 소모해 뒤에 빠져 있던 사람들도, 부상에 움직임이 느려져 사이클롭스와 싸우는 대신 바닥에 쓰려진 동료들을 절벽 안쪽으로 옮기던 이들도.
전부 다섯 개의 사슬 끝에 달라붙어 사방으로 당기기 시작한다.
“조심해! 무조건 당기지 말라고!”
너무 당기기만 하면 끊어진다.
팽팽한 낚싯줄에 걸린 대어처럼.
사이클롭스가 몸부림치며 팔을 들어 올리면 잠시 딸려가듯 줄을 느슨하게 유지했다가 다른 쪽에 힘을 주면 다시 팽팽하게 사슬을 끌었다.
“위치로.”
케인이 사슬 하나를 잡고 강하게 당기자 순간 사이클롭스의 몸이 딸려가듯 휘청인다.
주먹을 쥐었다 펴며 손가락을 움직여 보낸 케인의 수신호에 바닥에서 뒹굴던 토벌대원들이 욕지거리를 뱉어내며 분주하게 움직여 발리스타에 달라붙었다.
몇 번이고 연습한 듯 발리스타에 부착된 철대 등을 분해하여 지지대로 만들어 뒤로 던지더니 다른 이들은 사슬과 연결된 발리스타의 지지대를 바닥에 박아 넣는다.
수십 개의 말뚝이 바닥에 박히고 사슬을 날린 발리스타 자체도 아티팩트였는지 사슬에 마나가 서렸다.
좀 더 튼튼하게 좀 더 질기게.
“지금은 풀지 말고 당겨!”
무조건 당길 때는 사이클롭스가 화살을 뽑으려 할 때만, 한쪽 팔에 두 대나 박힌 사슬로 사람들이 마나로 근력을 강화해 당기며 쇠 화살이 박히지 않은 다른 손은 케인과 레이첼, 라인하르트 등이 달라붙었다.
“크라라라!”
사방에서 힘겨루기하며 사이클롭스를 이리 당기고 저리 당기는 와중에 나는 그리스를 중첩시켜 그 발치에 깔았다.
수십 번의 마법, 다시 한번 더.
거기에 디그까지.
한쪽 발은 미끄러지고 다른 발은 바닥이 푹 파여버린 덕에 결국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사이클롭스가 넘어진다.
흙더미가 사방으로 튀며 먼지 구름이 퍼지고 사이클롭스의 머리 위에 분홍색의 누군가가 뛰어올랐다.
‘루나?’
나는 한 번 더 눈을 공격하기 위해 준비하던 마법 대신 실드를 루나의 몸 근처에 씌워주며 숨을 골랐다.
제로가 자신의 검을 쥐어 사이클롭스의 눈에 박아 넣고 루나가 한 번 더 발로 찍어 넣는다.
“4, 6번 사슬!”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이클롭스의 사지를 다른 용병들이 케인의 신호에 맞춰 당기며 레이첼이 양손을 깍지껴 만든 손 망치로 사이클롭스의 목젖을 체중 실어 후려친다.
독불장군으로 저 혼자 밀고 나가던 케인이 사람들을 움직이고 지시하며 사이클롭스의 공격을 미리 저지하거나 위치를 옮겼다.
소통 불가 노답 케인 주제에 많이 컸네.
나는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가운데도 만족스럽게 웃으며 루나 쪽으로 고개를 움직이던 사이클롭스의 눈에 매직 미사일을 꽂아 넣었다.
“뒤틀어!”
라인하르트가 강격을 찔러넣는 동안 케인이 수신호와 마나를 실은 음성으로 다른 이들을 지휘하며 사이클롭스가 일어나려는 것을 저지함과 동시에 스카를 휘둘렀다.
어떻게 보면 사이클롭스가 약세이나 사실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는 상황.
그리고 그때 발리스타에 넣어둔 마나석이 다 한 것일까.
계속해서 힘겨루기하던 사슬 하나가 끊어지며 사이클롭스의 저항이 더욱 탄력을 받는다.
악쓰는 소리와 비명 소리, 간신히 숨만 붙어 있다가 사이클롭스의 피어에 견디지 못하고 절명하는 사람들까지.
협곡 바닥이 깊게 파여 피가 번지고 시체가 쌓인다.
고서클의 마법사는 없었지만 모두 이를 갈며 마나를 쥐어짰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인 듯 마나 역류로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이들이 다반사.
한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만큼 수가 적었던지라 더 큰 부담을 안고 마법을 사용하던 이들의 머리 위로 사이클롭스가 바위를 던진다.
“한 번의 힘을 무의미하게!”
사이클롭스도 전력으로 던진 것은 아닌지 파츠 실드를 연속으로 씌워 살리긴 했지만 마정석만 있으면 무한으로 쓸 수 있는 1클래스 마법과는 달리 파츠 실드는 2클래스.
결국 코덱스의 안에 채워놨던 파츠 실드가 모두 동난 뒤로 나는 이를 악물었다.
마음 같아선 아이기스라도 내보내고 싶지만 그랬다가 루나 등이 알게 되면 한 명이라도 전장을 이탈할지 모르는 상황.
200장의 페이지를 빠듯하게 나눠 채워 왔던 마법들이 대부분 비워졌다.
2서클 이상의 공격 마법은 범위 마법을 제외하곤 전부 소진.
백지가 대부분인 코덱스의 책등에 마나석을 끼워 넣으며 나는 공격용 대신 시야 교란을 위해 매직 미사일을 연신 허공에 생성하다 솟은 구역감에 입을 막았다.
‘너무 과도하게 사용했어.’
집중력의 한계.
하지만 그건 사이클롭스도 마찬가지.
가지고 있던 마나를 거의 다 소모한 듯 재생되지 않는 상처에서 흐르는 녹색 피가 바닥에 웅덩이를 만든다.
“그라악! 칵!”
탕! 탕! 캉!
그리고 이제 사슬을 움켜쥘 힘도 빠져 바닥에 뒹구는 이들이 늘어났고 마지막 힘을 다한 듯 크게 뒤트는 사이클롭스의 몸짓에 발리스타가 뽑히고 사슬이 끊어진다.
“마나 잔량 제로. 사이클롭스의 속박이 풀립니다.”
내 곁에서 악쓰며 라인하르트에게 전황을 설명하던 메이샤의 허탈한 목소리.
한낱 인간들이 이렇게 저항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한 것인지, 거대한 사이클롭스의 외눈에 핏발이 번졌다.
아니, 번지다 못해 터진 듯 녹색 진물이 주륵 흘러내린다.
자신의 팔을 관통한 채로 사슬을 매달고 있던 쇠 화살을 뽑아내 바닥으로 던져 짓밟는다.
그 거대한 몸이 난동을 피우니 협곡 위까지 지진이 난 듯 흔들리며 한쪽은 무너지는 듯 콰르릉 소리가 들렸다.
바닥에 누워 있을 때와는 달리 조금 구부정해도 몸을 일으키니 다시 다리 외엔 가격하기 어려운 상황.
대부분의 용병과 토벌대원들이 마나를 소진한 듯 주춤거리는 가운데, 케인이 소리치며 사람들을 양옆으로 나눠 사이클롭스의 뒤로 움직이게 하면서 자신은 정면에서 들어간다.
그리고 측면에서 라인하르트가 힘을 전부 쏟는 듯 크게 오러를 피워올리며 이제 마나가 다 닳아 창칼이 들어가는 사이클롭스의 무릎을 수평으로 베어냈다.
이제 라인하르트가 오러를 더 피워내려면 생명력을 태워야 할 것이다.
“―!!”
고막이 찌릿할 만큼 찢어지는 소리.
거의 민간인이나 다름없는 나와 메이샤가 휘청거렸고 메이샤는 귀에서 피까지 흘러내린다.
나는 한쪽 무릎을 꿇고 물속에 고개를 처박은 듯 주위의 소리가 한 겹 멀리서 들리는 감각에 고개를 흔드는데 순간 케인의 목소리가 세이렌을 통해 넘어 왔다.
<내 쪽으로 마법을 쏴라.>
뭐 하려고 그러는지 묻지는 않았다.
나는 이젠 익숙하게 코덱스의 페이지 위로 손바닥을 올리고 입을 열었다.
“진리의 힘으로.”
인마, 주인공이 해결할 타이밍이지.
라인하르트가 자신의 생명력까지 불사르기 전에.
마법을 쥐어짜 낸 덕에 핑 도는 눈을 움직여 협곡 아래를 내려다본다.
매직 미사일의 넉백을 이용해 박차고 뛰어올라 케인이 자신의 몸보다 수 배는 큰 오러로 자신을 움켜쥐려는 사이클롭스의 엄지를 베어 내며 동시에 거대한 외눈을 베어 낸다.
동시에 케인의 양옆으로 진형을 갈랐던 나머지 인원들이 사이클롭스로 몰려 마지막 남은 오러를 짜내 몸을 난도질한다.
“케인!”
누군가가 그의 이름을 소리친다.
천천히 반으로 열리는 사이클롭스의 머리 안으로 케인의 몸이 떨어졌다.
머리가 반이 잘려 벌어졌어도 바로 죽지 않는지 너덜거리는 사이클롭스의 양팔이 움직이며 자신의 머리를 닫으려는데, 레이첼과 루나가 몸을 타고 올랐다.
동시에 사이클롭스의 외눈에 주먹과 발을 찔러 넣었고 둘의 오러가 엉켜 회전하며 관통한 듯 사이클롭스의 머리 뒤로 뇌수와 피가 터져 나온다.
“그륵… 그르르르읅.”
천천히 주저앉은 채로 고개를 기울이며 사이클롭스의 입에서 하얗고 녹색을 띠는 거품이 폭포처럼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졌다.
어깨와 허벅지까지 들어간 몸을 빼어내며 루나와 레이첼, 둘이서 한 손씩 뻗어 쩍 하고 갈라진 사이클롭스의 머리 안에서 걸어 나오는 케인을 잡아낸다.
중간중간 터트린 조명탄 덕에 해 질 녘인지 해 뜰 녘인지 모를 이 시간에.
나는 축 가라앉는 몸을 바닥에 뉘며 중얼거렸다. 코에서 피도 나는 듯 목 뒤로 비릿한 것이 넘어간다.
‘사용자의 눈.’
[케인 레이너스―일어서는 자]대표 Traits : [불망(SS)] [완벽(B)]
히든 Traits : [갈망(S)] [기적(A)]
미친 새끼, 저거 아주 돌은 놈.
나는 바닥에 누운 그대로 미친 듯이 웃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결국 격을 한번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