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n Idol Wasn’t on My Plan RAW novel - Chapter (350)
아이돌이 될 계획은 아니었다-350화 (본편 완결)(318/343)
<첫 번째 마지막.>
지동화는 처음 눈을 떴을 때, 조금 놀랐다.
여기는 대체 무엇일까. 파랑색이 주를 이루고, 자신이 밟고 있는 게 땅이라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그러니까 구름이 낀, 낙원 같은…….
눈을 한 번 감았다 떴다.
분명, 류이든이 곁에서 울고 있었는데. 무거운 분위기 속, 류이든이 ‘내가 이겼네, 동화 형.’이라고 애써 웃으며.
천천히, 그리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폐 속에 공기가 찼으나 숨을 쉰 것 같지 않았다.
사실은, 숨을 쉴 이유가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죽고 나니 미세하게 기억에 구멍이 생긴 것 같은데, 레테의 강물이 실존하기라도 하는 건가.
그나저나, 여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펼쳐진 것은, 끝도 없이 펼쳐진 공간에 셀 수 없는 숫자의 빛들. 마치 별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아니, 별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우주의 일부를 뚝 떼어다 놓은 것처럼, 의미를 짐작조차 할 수 없이 그저 반짝이고 있는…….
압도적이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실로 숭고하다고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다.
멤버들과 정기 여행으로 갔던 데스밸리도 이것보다 아름답진 않았던 것 같아. 채하민이나 다른 멤버들이 옆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지.
지동화는 그 빛의 군무에 천천히 다가갔다. 아이돌로서의 생활은 그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어둠 속에서 흔들리는 빛에 저항조차 할 수 없이 이끌렸다.
그때.
“오랜만이에요─.”
웬 공룡 한 마리가 손에 이불을 끌고 불쑥 튀어나왔다. 졸린지 하품을 하듯 입을 벌리자 날카로운 이가 드러났다.
물리면, 죽겠는걸. ……이미 죽었으니 어떻게 되려나.
일단 적대적 반응은 아니며, 대화할 수 있는 지성까지 갖춘, 기이한 지적 생명체로 보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대화를 하기 전에, 공룡의 말에는 심각한 어폐가 있으니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오랜만?”
이불을 펼치고 거기에 앉아 잠시 졸던 공룡은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저 인간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따지듯 자리에 앉았다가, 다시 졸기 시작했다.
‘…좀 귀여운걸.’
지동화가 그런 생각을 하며 그 앞에 한쪽 무릎을 꿇어앉았을 때, 공룡은 드디어 깨달았다는 듯이 짧은 두 손으로 박수를 치며 졸음에서 깨어났다.
“아, 이분은 거기부터─.”
누군가를 연상케 하는 느긋한 어투, 심지어 작은 공룡. 아무리 봐도, 석준이잖아.
“큰일이네요. 화낼 텐데. 우선 인사드릴게요. 따라오실래요.”
공룡은 이불을 개 한쪽 팔에 꼭 쥐고는 먼저 걸었다.
음, 의심스러워. 지동화는 생각했다. 고로 의심스러웠다. 사후세계가 실존한다면, 어째서 자신을 위해 준비된 듯이 구는 걸까.
“안 오시면 안 됩니다─.”
“…그래.”
일단, 대안은 없다.
얼마나 걸었는지 시간 감각은 모호했다. 어느 정도의 거리를 걸었는지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몽환은, 비합리적이다.
그리고 얼마간 걸음을 옮겼을 때, 거대한 기둥이 안개 속에서 불현듯 모습을 드러내듯 나타났다. 끝도 없이 솟아오른 게 바벨탑 같다.
“왔으면, 좀 도와, X발.”
뜬금없이 쏟아진 상스러운 단어에 우뚝 멈춰 섰다.
소리의 진원에는 한 고양이가, 도저히 알 수 없는 기계(사실 기계인지도 알 수 없었다)를 두드리고 있었다.
젠장, 저것도 귀여운데.
“화, 저분 지금 기억에 문제가─.”
“어디부터.”
“처음부터.”
“우리랑 똑같네. 본판은 뭐가 좀 다를까 했더니.”
고양이의 곁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툭 튀어나와 지동화의 소매를 물어 당겼다.
리트리버잖아. 세상에.
지동화는 언제부터 이토록 귀여운 것에 약했을까. 아마 호랑이 한 마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강아지의 인도에 따라 기둥에 접근했다.
“…건축물이, 아니네.”
그저 거대한 빛줄기였다.
“건드리면 안 됩니다. 저것 자체가 모든 규칙에 반하는 거라서.”
강아지의 친절한 설명, 그리고 이해 불가능.
지동화라면 뭐든 알고 있으리라 믿는 어떤 강아지를 연상케 하는 설명 방식이다.
“앞에 가만히 서 보시겠어요.”
그러나 이해는 우선 과제가 아니었나 보다. 구체적 설명은 모두 생략되고, 그저 이어지는 명령에 지동화는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까.
“믿어줘요.”
이번엔 토끼. 짐작은 했지만 이제 확실히 알겠다.
여우는 어딨을까, 그렇다면. 사막여우일지 북극여우일지 정말 궁금한데. 어쨌든, 얘네들은 우리구나.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서 의심했지만, 개와 토끼까지 보고 나니 명확해졌다.
그렇다면 믿는 것 말고 선택지가 없다. 결국 자신의 삶이 끝날 때까지 유효했던 저주를 되새기며, 지동화는 기둥 앞에 섰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빛이 흔들리더니 서서히 갈라졌다. 마치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이가 누구인지 선별하듯이 일렁이다가, 문을 열어주듯이.
이쯤 되니 지동화는 약간 숨이 벅찼다. 뒤이은 명령이 없었음에도 지동화는 자연스레 걸음을 옮겼다.
환상이나 망상, 지동화가 평소에 좋아하지 않는 요소를 모두 담은 듯이, 그저 빛만이, 이렇게나 찬란한데도 눈부시지 않은 빛만이.
어딜 보든, 의미는 없었다. 어디로 걷든, 상관없었다. 사방을 에워싸고 이리로 오라는 듯이 인도해 주고 있었으니까.
마침내, 아마도, 기둥의 중심에 도달했을 때, 그곳엔 작은 책이 하나 놓여 있었다.
이토록 화려한 빛으로, 강아지에 따르면 건드는 것조차 위험하다는 빛으로 보호하고 있다기엔, 외견은 초라해 보였다.
지동화는 역시나 한쪽 무릎을 꿇어 책을 주워 들었다. 가죽, 동물의 가죽 질감. 표지에는 여우 한 마리가 웅크려 자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림이 맞을까. 지나치게 생생한데.
아무리 현실적으로 그려도, 그림은 그 한계상 실제 인지를 따라올 수 없다. 세잔이 다초점을 잡아 담아내려 노력했던 실제 인지는, 근원적으로 화면에는 구성할 수 없는 것이니까.
불길하다. 밖에서 찾지 못한 여우와, 여기에 그려진 살아 움직이더라도 그리 놀라지 않을 여우 그림 사이에는 불길함이 감돌았다.
지동화는 책을 펼쳤다. 오래된 습관처럼 아주 부드럽게.
[선생님을 기억하며.]라는, 단호한 문장이, 단아하게, 그리고 고요하게 쓰여 있었다.
* * *
‘저는, 선생님을 평생토록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선생님두, 저를 평생토록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지동화는 천천히 모든 문장을 읽어내렸다. 없었고 없을 것이다.
기지생은 모든 게 계획대로 끝났다는 기쁨에, 눈치채지 못한 미세한 균열. 이미 죽음이 예정된 이에게 ‘없을’이라는 미래지향적 단어를 활용한 건…….
그리고 일어섰다. 상념은 필요치 않았다.
문장을 읽을 때마다 차근차근 복구되는 기억은 놀라울 지경이었다.
이게 기지생이 말한 규칙이군. 인지할 틈도 없이 자연스레 기억이 사라지다니, 참 쓸모없이 신속해라.
그리고 발걸음을 옮겼다. 우울함이나 부담감은 지금 자신에게 허락된 것이 아니었다.
찬란해 보이기만 했던 빛줄기는, 다시 보니 전혀 다른 인상이었다.
그저 필사적이었다. 이 책에, 기억할 이들을 제외한 누구도 손을 대지 못하도록 투쟁 중이었다. 그러니 이 기둥은 끊임없는 긴장 상태에 놓여 있는 셈이다.
기지생이 차근차근 소멸하는 순간, 여우도 같이 폭발하며 남긴 빛줄기와 책 한 권.
기지생 몰래 이 정도 과업을 수행하다니, 할 짓이 못 된다.
그리고 밖으로 나섰다. 지금 허락된 것은, 오로지 한 시라도 더 일찍 여우의 소망을 실현하는 것이다.
“…오랜만이네.”
“와, 선생님이랑 말투 똑같아.”
해맑은 토끼의 옆에 앉아 작업대에 손을 올렸다.
기지생의 과외는 삶이 끝날 때까지 무의미한 것에 불과한 줄 알았지만, 아니었나 보다.
“화.”
지동화는 조심스레 고양이의 이름을 불렀다.
“닥쳐, 집중 중이잖아.”
저 빛줄기 전체가 대형 버그다. 이곳의 규칙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여우 한 마리가 만들었다기엔 너무나 위대하고 놀라운 업적이다.
수시로 정보를 삭제하려 드는 규칙과 그걸 모두 막아내는 여우 한 마리의 집념. 그 작은 몸으로, 거인과 다투는 중이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 목을 찌르며.
그리고 지금 저 고양이는 그런 여우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버그를 숨기고, 아무것도 아닌 척하면서.
책을 토대로, 서로를 끔찍이 싫어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했다더니, 맞나 보다.
“호칭을, 뭐라고 해야 할까요.”
강아지가 이쪽으로 고개를 들이밀며 물었다. 친근함의 표시인지 손을 한 번 핥아 내렸다.
“뭐든.”
“……그럼 선생님으로 해.”
“그건.”
“닥쳐.”
지동화는 차마 뒷말을 잇지 못했다.
고양이의 눈에 담긴 원망과 그리움, 또한 반가움을 속속들이 읽어냈기 때문에.
그래서 말없이 손을 움직였다. 고양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선생님.”
“…응.”
그 호칭은, 부담스럽다.
자신은 기지생처럼 위대하지도, 뛰어나지도 못한데. 누군가의 선생보다는 이들의 동료 정도가 맞지 않을까.
“현이도, 되돌아올 수 있겠죠?”
낙천 속에 감춰둔 우울함. 처음 봤던 채하민이네.
“당연히.”
“……무슨 근거로 확언을 해.”
불퉁한 표정으로 말의 근거부터 확인. 그때의 지동화 그대로다.
“시간이 무한하니까.”
“맞네요.”
슬며시 미소 짓는 강아지. 믿는 사람에 한해서 무한한 신뢰를 제공해 주는, 류이든 그대로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빛줄기를 한 번 보고 엉엉 울고, 지쳐서 잠에 빠져든 저 공룡은, 더할 나위 없이 석준이고.
마지막으로, 부모와 절연할 때처럼 행동에 망설임이 없던 저 여우는, 이현재와 같았다.
우울에 빠져들려다, 고개를 한 번 저었다.
지동화는 차근차근 계획을 세웠다. 어떤 생명체의 잘난 계획이 망가질 수 있게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관한 계획.
“화.”
“뭐, 선생.”
아, 얘도 정말. 심바 씨랑 같은 고양잇과라고 귀엽기 그지없군.
“저 빛은,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본질적으로 규칙과 투쟁하려는 저 빛, 여우가 구현해낸 신비에 가까운 현상.
탐구욕을 자극하는, 마성이 깃들어 있었다. 여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연구가 불가피하기도 하고.
“……일단, 안정화부터.”
* * *
나는 채하민을 잠시 밀어내고 일어나 앉았다. 정리가 필요하다.
“어, 어어, 일어나면, 안 돼!”
“몸에 이상 없어.”
“그래도!”
기억이, 흐릿하다. 더 정확히는 머리가 비었다.
그 긴 세월을 살아가며 쌓아온 지식의 일부가 당연히 없어야 한다는 듯이 사라져 있었다.
“…여긴 어디야.”
“봐! 괜찮을 리가 없대도!”
걱정은 고마운데, 시끄러워, 망할.
띠링─!
[퀘스트 ‘어서 오세요, 대학교에.’ 발생!내용 : 당신은 시공간을 관리하던 이였으나, 어느 날 문득 눈을 떠 보니 모든 지식을 잃은 채 이상한 가능성에 던져졌습니다. 이전 시공간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읽다 말았다. 이미 누군지 다 아는데 무슨.
[왕도라는 게 있어서 그렇죠.]“지동화.”
“어…? 진짜 안 괜찮잖아…. 이름도 이제야 기억해 내면…….”
[이젠 제가 기지생입니다.]다시, 기억이 흐릿하다.
이곳에 있어선 안 되는, 이유가, 나에겐 있었는데. 그 자체의 불가능함을 넘어서, 더 큰…….
[그러니, 퀘스트를 수행하시죠. 혹시 아나요, 모든 게 끝났을 때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보상일지도.]그래, 이것도 이런 식이었지. 지식을 조건으로 내걸고, 미끼를 물도록 유도하는 수작. 그러나 모두 알고 있음에도 알고 싶었다.
나는 빠르게 퀘스트 내용을 훑었다. 진부하디 진부하다. 마치 내가 처음에 내줬던 퀘스트의 앙갚음이라도 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현실 인지를 하라는 퀘스트의 조건은, 참.
“……하민.”
“어! 동화야!”
골 울려.
“내 과는?”
“유아 교육과인데, 이것도 기억을 못하면…….”
‘당장 철학과로 수정하세요, 망할.’
[제게 아이돌이 꽤나 잘 맞았던 것처럼, 계획하지 않은 삶을 즐겨 주세요. 그리고 호칭 정정을 부탁드립니다.]“넌.”
“아, 우리 얘기하는 건 처음이라 모를 수 있겠다. 무용과.”
해맑게 말하지 마, 맥락상 너는 나를 걱정해야 정상…….
[제 심정도 이해해 주시고요.]복수하는 어투. 나는 미친놈처럼 허공을 대놓고 쳐다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개 같은 알림 소리가 울린 뒤.
[그리고 제가 말씀드리는 것을 잊었지만.]벌컥, 문이 열렸다.
“찾았다.”
눈에 익은 얼굴이지만, 그 눈빛은 낯설기 그지없었다.
“망할 형.”
형형한 살기를 띠는 눈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는 목화를 보며, 나는 잠시 할 말을 잊은 듯 멈춰 서고 말았다.
[저는 동생과의 약속을, 몹시 중히 여깁니다.]코앞까지 다가온 목화는 주먹을 꽉 쥐고, 죽이고 말겠다는 살의까지 실어, 명치를 가격했다.
퍽, 물풍선이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내 입에서 바람이 새는 소리가 울렸다.
이것도, 이것도 불가능한 일이지 않나. 어떻게 한 거지. 도대체…, 도대체…….
채하민의 비명을 들으며, 나는 이를 악물어 고통을 감내했다. 생경하다. 이 육체는 죽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다.
“……목화, 난, 널 이렇게 폭력적으로 키운.”
“그렇게 키웠어! 형이 날 이렇게 만든 거라고! 다 들었거든, 둘째 형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까지!”
소리를 지르면서도, 연민과 슬픔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목화. 그러고는 천천히 품에 끌어안았다.
“…아니, 그, 이게, 동화야, 그리고, 음, 목, 화… 씨?”
채하민의 혼란스러운 눈동자, 목화는 그딴 거 알게 뭐냐는 듯이 이번엔 채하민 쪽으로 달려가 끌어안았다. 불난 데 기름 붓는 꼴이었다.
저 봐, 안 그래도 큰 눈이 어찌나 더 커졌는지. 맹하고 순한 인상이지만, 이런 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지.
“어, 그? 어? 도, 동화야, 어, 어쩌지?”
그러나 나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모든 계획이 뒤틀리고, 어그러질 대로 어그러졌다는 것이, 순식간에 체감이 되어서 그랬다.
‘……지동화.’
[호칭.]‘……기지생.’
[네.]‘내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럼 다시 반복되겠네요. 꼬리를 물 듯. 누군가 손해를 감수할 필요조차 없이 다시 반복하면 됩니다.]퍽 즐거워 보이는 말투. 어처구니가 없다.
나나 네 기억은 그대로 이어지는데, 눈앞에 있는 이 맹한 토끼 새끼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잖아. 이렇게 영원히 이어지는 순환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당신이 말했던 대로,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당신을 위해 만들어낸 시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 채로. 심지어 저도요. 유아교육과는 살짝 손을 댔지만.]‘…하.’
[그것도 일단 살고 나서 생각할 일입니다. 저는 잠시, 아이들과 놀아 주러 가야 합니다.]고작 첫 번째로 마지막을 맞이했는데도, 이토록 혼돈의 도가니가 되잖아, 망할.
[물론이죠. 여우가 옆에서 어찌나 잘 웃는지.]‘그건 나도 좀 보고 싶네.’
그렇게 끊긴 메시지.
나는,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 상황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정돈해야 하는 걸까 고심하면서.
<아이돌이 될 계획은 아니었다> 본편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