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n Idol Wasn’t on My Plan RAW novel - Chapter (357)
아이돌이 될 계획은 아니었다-357화(325/343)
영상 공개부터 무대까지, SNS부터
[얘 누군데]왜 훈훈함? 왜 피아노 잘 침? 왜 지동화 씨 보는 눈빛이 존나 똘망함? 얘 뭔데 어디 소속임 연생 덕질 처음이라 잘 모르는데 조언 좀 아무래도 니체인가?
댓글
― 연생 덕질 처음인 너는 블센 덕질도 첨이구나…
└ 아주 서운해 나 오늘 울어
└ 근데 블센 후반부에 입덕했으면 봉주 모를 만하지 않음?
└ ㄱㅆ) 블센 덕질은 깊게 안 해 본 듯 ㅠㅠ 불쾌한 거면 미안…
└ ㄴㄴ 불쾌할 일 전혀! 아니고 그냥 저분은 옛날에 블센 예능 촬영 때 나왔던 아이임
― 네 리비도가 이끄는 방향은 알겠는데 자제해야 할 듯 저분 갓반인임
└ ㄱㅆ) ????? ㄹㅇ???? 하…. ㅅㅂ…. 또 내 주변에만 저런 일반인 없지….
└ 22222222
└ 잘생긴 남자는 모두 디오니와 니체 지하실에 있을 뿐.
― 아 니체 연생 얘기하니까 갑자기 화가 나네 장해진 보석함 좀 열어 봐 ㅅㅂ 누구 있나 좀 보게
└ 그녀는 절대 깨지게 두지 않아… 준성피셜 회사에서 제일 독한 상사.
[그 피아니스트 성장 비교](약간은 꾀죄죄한 차림새의 봉주 어릴 적 사진.jpg)
(양복을 입고 웃으며 지동화를 꿀 떨어지는 눈으로 보는 봉주 무대 사진.jpg)
잘 자랐다! 피아노 칠 때 눈빛이 행복해 보여서 먹을 거 사주고 싶어
댓글
― 와 ㄹㅇ 잘 자랐네 감탄스럽다
└ 나는 주변 사람들이 옛날 사진 보면 ‘이렇게 자랐네…’라고 하던데 ㅅㅂ…
― 새삼 지동화 하나도 안 늙은 거 확 체감된다… 나는 같이 자라서 그런가 몰랐는데 옛날 얼굴 그대로네
└ 옆에 봉주가 확 자라서 더 그렇게 보이나 봄 둘이 다른 시간대에 살다가 재회한 것 같아 인터스텔라 같냐 왜 이렇게
└ 오타쿠 망상 불 지피지 마.
└ 온점에서 느껴지는 이 단호함.
└ 오늘 밤에 침대 누우면 한 십 분 정도 혼자 울고 웃다가 잘 듯 ㅎㅎ..
[난 가끔 울 것 같음](봉주 동화 무대 직캠 링크)
이 영상 볼 때마다 동화가 얼마나 따스한지 실감 나서 눈물이 막 줄줄 흘러
그때 만난 인연 놓치지 않고 끝까지 이어왔다는 게 진짜 미칠 것 같아
이런 거 볼 때마다 지동화가 왜 후배들 입에서 제일 존경하는 선배라고 언급되는지 알 수 있다
저 얼굴 달고 다정한 눈빛으로 아이들 보면서 맑게 웃고 따스하게 대해준다는 건 청혼이라고 봐도 무방한 거 아니야..?
댓글
― 격하게 동의하느라 키보드 머리로 부쉈어요 지동화 ㅅㅂ 청혼을 했으면 책임을 져라
― 어느새 결혼을 생각해 볼 나이가 된 나 룸넛… 지동화랑 상상 결혼은 이미 여러 번 해 보았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일이다.
― 동화는 아무리 봐도 유죄가 맞다. 동화가 존댓말로 웃으면서 내 말 경청해 줄 때마다 미칠 것만 같다고 ㅅㅂ
파랑새에서 본 건데, 자기가 현생에 치여서 거의 십 년 가까이 팬미팅 같은 데 못 오면서 랜선 덕질만 하다가, 드디어 일이 잘 마무리돼서 팬사인회 갔대.
그리고 기억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마지막 만남에서 지동화에게 졸업 논문을 건넸고, 이번 만남에선 박사 논문이 책으로 나온 걸 줬다고 하며, 지동화는 이날을 위해 언어학 공부 열심히 했다며 ‘그 미소’를 지었다고 함
이게… 뭐냐…?
댓글
― 아니 졸논 준 것부터 어이가 없고 재회 선물 박사 논문인 건 더 그렇고 지동화는 진짜 미쳤냐? 이쯤 되면 진짜 사법부에서 재판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너무 유죄잖아
― 지동화는 재판 결과에 따라 룸넛들과 결혼해라
― 이게 조작이 아니라는 게 더 무섭다 진짜 지동화 평소 기억력 말도 안 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였냐고
― 팬들 이름부터 생일 직업까지 최대한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돌
└ 근데 문제는 진짜 기억해서 ‘그걸 어떻게 알아?’라는 멍청한 질문을 하게 될 때가 있음 ㅋㅋㅌ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말한 기억이 없다고
└ 그거 ㄹㅇ ㅋㅌㅋㅋㅋㅌㅋ 몇 번 당하고 나면, ‘아 내가 말했겠지, 뭐.’라는 합리화 과정에 들어가지..
[동화 개인 앨범 너무 좋음]걍 좋음 동화 음색 좋은 건 평소에도 너무 잘 알았는데, 이번 앨범은 진짜 뭔가 다르다
교수님이 들으면 어이없어하시겠지만, 말로 설명 못 할 훈훈함이 앨범 전체에 깔려 있다고
댓글
― (지동화가 ‘말로 표현 못 할 거면 함구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며 류이든을 놀리는 짤)
└ ㅋㅋㅋㅌㅋㅋㅋㅌㅋㅋ 글 보자마자 이것부터 떠올림 이든이가 한 입 먹자마자 감탄하다가 짜게 식는 표정이 너무 생생함
└ 죄송합니다. 늦덕입니다. 출처 좀 혹여 알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 휴먼동화체를 아는 걸 보면 늦덕이 아닌데… 일단 블로센스, 식사하겠습니다 라고 너튜브에 치면 나와요!
― ㅁㅈㅁㅈ 나 앨범 사서 듣자마자 엉엉 욺 멤버들 생각하면서 가사 쓴 게 보일 때마다 막 심장이 아프고 아파트를 부수고 어머니 얼굴을 못 알아볼 뻔함
― 그저… 지동화… 이러면서 다른 애들 개인 앨범에도 꼭 이름 올림… 그저… 빛…
그는 처음으로 연예 관련 커뮤니티를 보며 감탄했다.
소위 말하는 주접들이, 정말 장난이 아니시구나.
봉주와 친해진 계기는, 연습 시간을 물었던 때였었지. 사실 친해진 게 아니라 답을 듣자마자 극도로 싫어했지만, 어쨌든 기념비적인 첫 대화다.
차차 시간이 흘러 ‘아, 쟤는 싸가지 없는 게 아니라 진짜 그러고 살고 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그는 싫어하는 마음을 거둘 수 있었다.
봉주가 늦게 레슨 선생님을 바꿔 같은 분에게 피아노를 배우며, 안면을 트고, 비록 다른 학교지만 둘 다 같은 나라로 유학을 결정한 덕에 꽤 친하게 지내는 중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봉주가 선생이라고 따르는 사람이 아이돌이라는 건 알게 되었지만, 봉주는 여전히 자기가 잘 숨기고 사는 줄 안다.
“…한국 와선 얼굴 한 번을 안 보여 주고, 참.”
서운해, 정말. 연락도 자기가 먼저 하지 않으면 잘 하지도 않고 말이야. 아주 서운해. 정작 만나면 자기가 제일 즐거워하면서……. 아주 개새끼다.
어쩌겠어, 마음 넓은 내가 참아야지, 그런 마음으로 그는 전화번호를 눌렀다.
짧은 신호 몇 번, 우아한 클래식 소리가 먼저 들렸다.
―여보세요?
“네놈 친구 재혁인데요.”
―아, 재혁아. 어쩐 일이야.
헤실거리는 웃음.
“어쩐 일이긴, 너는 어떻게 귀국하고 연락 한 번을 안 해.”
―미안. 진짜 바빴거든.
봉주가 자기를 친하게 여기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재혁의 연주를 참 좋아했으니까. 이건 재혁도 마찬가지라서 오늘도 어김없이 피아노나 치러 가자고 말을 꺼내려다가, 재혁은 말을 멈췄다.
―뭐야, 봉주야, 친구?
잡음처럼 들리는 소리. 핸드폰 좀 바꾸라니까 말을 들어 먹질 않았다.
―잠시만. …네, 제 친구예요.
―와아! 와! 나 봉주한테 친구 얘기 듣는 거 처음이야.
…근데, 이 목소리 엄청 익숙하다. 어디서 들었지?
―제가 말했던, 연주 엄청 잘하는 친구예요.
―아, 재혁 씨라던?
다른 목소리.
―네.
잘하기는, 기만이다. 짜증나게도 저게 진심인 걸 알아서 욕은 못 하겠지만. 그보다 이 목소리도 너무 익숙한데, 대체 뭐였지.
재혁은 전자피아노를 대충 누르다 ‘봉주는 전자피아노를 왜 그렇게 싫어할까.’라는 답을 아는 의문도 잠시 고민하며 대화가 이어지길 기다리다, 문득 깨달았다.
……지동화잖아, 시발.
욕은 감탄사였다. 너무 놀라서 내뱉는 감탄사.
본인이 연예인에 관심이 없다고 한들, 제 친구가 같이 일하고, 또 어렸을 적에 방송으로 인연을 맺었다는 사람의 이야기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봉주는 대놓고 말하고 다니진 않았지만, 클래식에 모든 능력치를 몰아넣은 그와는 달리 자신은 눈치라는 게 있으니까.
아까 그 목소리가 채하민!
뭐야, 김봉주, 이 자식, 생각보다 노는 물이 커!
……아니지, 걔가 우승한 콩쿠르가 더 큰 물인가?
아닌데, 블로센스면 해외에서도 인기 많으니까…….
아니 우리 클래식하는 사람이니까 가중치를 둬야 하나?
―응, 재혁아.
아까 전보다 더 조용해진 곳에서 봉주가 물었다.
“봉, 너 어디야?”
모른 척, 봉주랑 친구로 지내려면 습관으로 들여야지.
―아, 별건 아니고 선생님 감사 파티를 좀…….
“감사 파티?”
―응, 사실 비밀인데, 내가 계속 얘기하던 선생님이 지동화라고, 엄청 유명한 분이시거든.
너만 비밀이라고 주장한다고 그게 비밀이 되는 게 아니야, 봉주야.
다른 사람은 너처럼 눈치가 없지 않다고, 괴짜 놈아. 이미 인터넷에 계신 지동화 씨 팬분들도 다 아는데 왜 너는…….
―그래서 나는 잘 모르는데, 연예인분들도 오셨어. 준성 씨라고 혹시 알아?
거기까지 들은 재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덕계못이라는 말도 틀리진 않은 것 같다. 자기 누나는 그 오랜 덕질을 하면서도 가까이서 본 적은 없다고 하던데.
“그럼 술 같은 것도 마시겠네?”
이게 연예계의 그림자! 어디 가서 말할 일은 없어도 궁금하다. 혹시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아니? 우유랑 주스밖에 없었어.
“…어?”
―술은 아버지랑 먼저 마시라고 하셔서.
음, 그건 맞지. 원래 첫술은 부모님이랑 마시는 거라고들 하니까.
“사인이나 많이 받아둬. 기념품 같은 셈 치고. 나중에 추억이 될걸.”
―안 그래도 뭘 자꾸 사주셔. 스무 살짜리가 나밖에 없어서 그런지…. 선생님 동생분도 자꾸 뭐 필요한 건 없냐고 물으시고.
“이참에 피아노 새로 하지 그래? 그분들이 해주신다는데.”
―혁아. 너는 염치가 너무 없어. 그게 매력이자 장점이 될 때가 있지만, 가끔은 걱정돼. 친구라곤 몇 명 없는데.
냉정해, 김봉주.
하아, 재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얘는, 정말. 이상한 놈이야.
김봉주 근처에는 항상 사람이 붙는다. 피아노 앞만 아니면 맹해 보이는 낯짝에 실력은 더럽게 좋은 연주자라니. 이용해 먹기도 참 좋게 들리니까.
하지만 재혁은 알고 있었다. 얘는 인간관계 관리하는 법을 자기 ‘선생님’을 통해 배우다 보니 맺고 끊음이 명확하다는 것을.
그러니 늘 주변에 사람이 붙는데도 ‘친구라곤 몇 없다’라며 냉정하게 선을 그어두는 거겠지.
“…난 가끔, 네가 그 선생님이라는 분한테 이상한 걸 배우면 어찌하나 싶어.”
―음, 선생님도 괴짜 중에 괴짜라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봉주는 잠시 말을 끌었다. 그러나 재혁은 그 뒷말을 알 것 같아서 먼저 뱉고 말았다.
“뭐, 원래 나사 하나쯤 빠진 사람이 존경할 만한 면이 있는 거지.”
모든 일정을 미리 계획하고 사는 인간은, 나사도 빠졌지만 존경할 만도 하다.
남에게 무시를 받고도 여전히 웃을 수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대개 존경할 만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 눈에는 나사가 빠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맞아. 너도 그래서 나랑 친구잖아.
뭐라는 거야, 미친놈이.
재혁은 ‘저와는 달리 난 지극히 정상인데.’라는 정상인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을 하며 속으로 혀를 한 번 찼다.
“…그냥, 돌아오면 같이 피아노나 치자.”
―응, 재밌겠다. 오늘 들은 바이올린 소리가 정말 너무했거든.
“…네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아무리 개같이 연주해도, 김봉주 성격에 못했다는 말을 대놓고 할 지경의 연주면, 얼마나 못한 거야.
* * *
봉주는 끊긴 전화를 보다가 짧게 한 번 웃었다.
얘도 이상해, 정말. 이미 알고 있었을 텐데, 먼저 말하지 않았으니까 계속 비밀로 지켜주는 것도 그렇고.
화장실에서 나와 그는 연회장의 문을 열고 다시 들어갔다.
휘황찬란한 샹들리에, 잘 차려진 음식, 그리고 그사이 어울리지 않는 우유팩과 주스팩.
연회장 전면에 놓인 연단에는 지동화가 거대한 의자에 양다리가 묶여 있었다.
저거, 합법은 아니겠지.
아무리 앉기 싫어하셨다고는 해도, 류이든을 필두로 힘이 장사인 분들이 번쩍 들어 올려 묶어 두다니.
다들 하나 같이 괴짜투성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