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n Idol Wasn’t on My Plan RAW novel - Chapter (37)
아이돌이 될 계획은 아니었다-37화(37/343)
37.
# ‘디텍션 : 범인은 누구’ 가편집본
[오페라의 유령 상영관]고요한 무대 위로 제인이 걸어 나온다.
[프리모우오모(주연 남배우), 프리마돈나와 뜨거운 연애 중]‘오오―! 나의 열정이 차오르는 공연장, 내 속에서부터 차오르는 음률의 파도!’
수트 차림의 과장된 몸짓에, 오페라 곡이 배경음악으로 깔린다.
‘준성 매니저―! 어서 물을 가져와, 목이 마르잖아!’
그러자 준성이 연미복 차림으로 달려 나온다.
[제인의 매니저/소심한 편]‘제인 님, 여기 물 가져왔습니다.’
준성은 평소 성격과 달리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나와 물컵을 준다.
그렇게 하나둘 자리를 차지하는 기존의 디텍션 멤버들. 극장 운영자 역을 맡은 견훤과 조연 역을 맡은 소휘까지 자리하고 극장 중앙에 선 네 명은 아주 짧은 상황극을 주고받는다.
‘매니저! 관객이 난입했는데 끌어내지 않고 뭐 해!’
‘아앗! 죄, 죄송합니다, 제인 님!’
그러다가 심통이 난 듯 토라진 제인은 갑자기 씩 웃더니 소리친다.
‘그나저나 내 프리마돈나, 나의 뮤즈, 하민은 어딨지?’
그리고 순간 펄럭이는 드레스 자락을 움직이며 채하민이 뛰어들어 온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샤방한 음악, 그 속에서 채하민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한 바퀴 몸을 돌린다.
[프리마돈나(주연 여배우)/데뷔 예정 아이돌]그리고 뒤이어 모노클을 끼고 조용한 걸음으로 양산을 들고 있는 지동화가 따라온다. 왼손에 양산을 들고 있다.
[하민의 매니저/한국대 휴학생이자 하민과 함께 같은 팀으로 데뷔 예정]모든 멤버가 모이자 화면은 각 멤버 소개로 전환된다.
제인 : 프리모우오모, 프리마돈나인 하민과 연애 중
하민 : 프리마돈나, 제인의 연인
견훤 : 극장 관리소장, 제인과 절친한 친구
서휘 : 오페라의 조연, 하민의 라이벌
준성 : 제인의 매니저, 소심한 성격
동화 : 하민의 매니저, 냉정한 성격
[과연 이들 사이에 있는 오페라의 유령은 누구?]* * *
“오, 나의 제인! 그대를 찾아서 내가 왔어요!”
…역할에 과하게 심취했군. 나는 양산을 접으며 생각했다.
‘이 망할 프로그램, 이 정도까지 배역에 심취해야 하는 건가.’
“…마담, 드레스가 구겨졌습니다.”
“동화 매니저! 조용! 지금 나의 제인과 대화를 나누는 중이잖아.”
…말투 왜 그래, 하민.
“그래, 이번에 제인이 데려온 여배우가, 이 사람이야?”
견훤이 말하자 제인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나의 피앙세, 이번에 새로 데뷔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였는데, 내가 오페라로 캐스팅했지.”
“그럼 그 옆의 매니저도?”
“그럼. 같은 멤버였는데, 하민이 매니저로 캐스팅했지.”
…이건 뭐, 어떻게 컨셉에 심취하라는 건지.
“들어보니, 내 매니저 준성과 같은 회사라는군. 맞나?”
“네, 제인 님. 제, 제 후, 후배들입니다!”
…아, 저 역할 안 뽑아서 정말 다행이다. 지금 캐릭터가 딱이군.
나는 말없이 모노클을 왼손으로 만진다.
‘왼손잡이라… 양손 다 쓸 줄 아는 게 다행이었지.’
“자, 그럼 나의 피앙세 하민이 이번 게임의 룰을 설명해 주겠나?”
“오! 고마워요, 제인. 제게 기회를 주다니.”
채하민은 우아한 손짓과 함께 고개를 숙인다. 미친놈인가 보다, 정말.
그리고 채하민은 고개를 들더니 화들짝 놀라며 말한다.
“우리 중 오페라의 유령이 섞여있어요. 세상에, 제인, 저 너무 무서워요!”
그리고 짧게 훌쩍대던 채하민은 뒤이어 입을 연다.
“그 오페라의 유령은 모종의 이유로 나머지 5명을 죽이려 한답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가 누구이며, 어째서 우리를 죽이려 하는지 알아야 해요!”
그리고 채하민은 뒤돌더니 내게 묻는다.
“매니저, 그런데 주의할 게 있죠?”
나는 왼손으로 모노클을 한번 올린 뒤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습니다. 이 5명 사이엔 다른 이유로 서로에게 앙심을 품은 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동화는 다시 한번 왼손으로 모노클을 끌어올린다.
“그러니 주의 깊게 서로를 살펴보고, 누가 5명 전원을 죽일 의도가 있었는지 따져야 합니다, 마담.”
그러자 준성이 급발진을 하며 뛰쳐나온다.
“와! 여러분, 얘네들이 내 후배예요! 방송 처음인데 떨지도 않는 거 보셨나요? 심지어 동화는 제게 곡도 주기로 했답니다!”
…하, 그래. 준다, 줘.
“준성! 컨셉 지켜!”
제인이 중재한 뒤 분위기가 정리되고…….
“그럼, 우선 시작해 볼까요, 첫 번째 탐문을.”
…탐문 시간에는 주변을 돌아다니거나 서로 대화하면서 단서를 얻고, 만약 자신이 범인인 경우 살인 도구를 획득해야 한다고 했지.
흠, 빨리 단서를 모아야겠군.
이 공연장이 총 4층이고, 구석구석에 퍼즐이 있댔으니, 위에서부터 수색을 해야겠다.
* * *
# 가편집본
뿔뿔이 흩어지는 디텍션 멤버들과 게스트들. 오페라의 유령을 찾기 위해선 각종 퍼즐을 풀고 단서를 모아 범인을 색출해야만 한다.
[바로 무언가를 발견하는 동화]기이한 패턴이 그려진 상자, 거기엔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퍼즐!]그리고 잠시 화면이 전환되더니, 퍼즐을 푸는 법을 줄줄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려진 패턴이 심리학자가 만든 심리 테스트용임을 알아채고, 이 심리 테스트가 만들어진 연도인 1752년을 누르면 된다는 것.
[이런 퍼즐, 아무도 못 풀 겁니다.]자신 있다는 식의 자막이 흘러나오고, 그 뒤로 지동화가 아무렇지 않게 상자를 여는 모습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나오는 지동화 개인 인터뷰.
[그때 퍼즐은 어떻게 푸셨나요?]그러자 지동화는 고심하더니 답한다.
‘음, 심리 테스트 그림이 그려져 있길래, 거기서 나올 수 있는 네 자릿수가 뭐가 있을까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아마 연도겠거니 싶어서 눌러봤습니다.’
[원래는 나중에 발견될 책에서 힌트를 얻고 풀어야 하는 거 아셨나요?]‘…음, 죄송해해야 할 때 같군요.’
그러곤 오른손으로 모노클을 한번 까딱인 뒤, 고개를 숙인다.
뒤이어 지동화가 상자를 열고 정보를 확인한 뒤, 가슴 쪽 주머니에 집어 넣곤 다른 상자를 발견하는 모습이 이어진다.
‘흠, 수식값에서 규칙을 찾는 문제군.’
1☆2=5
3☆3=50
2☆5=90
12☆2=313
6☆7=?
그렇게 혼잣말을 한 지동화는 곰곰이 숫자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때부터 1초씩 편집으로 카운트가 들어간다.
1부터 하나씩 올라가던 시간이 10이 되는 순간 지동화가 입을 열었다.
‘…앞자리 수부터 시작해서 제곱수를 합하는 거군.’
[…고작 10초 만에?]595를 자물쇠에 누르고 상자를 열며 지동화가 중얼거린다.
‘…예상보다 쉽네.’
그리고 뒤이어 나오는 자막.
[제작진은 이때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
우아한 오페라 음악이 흐르자 제인이 크게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공연장이라 그런지 소리가 울려 퍼져 4층에 있는 내 귀에까지 들어왔다.
‘…아슬아슬했군, 조금만 더 늦었으면 다 못 할 뻔했어.’
내가 무대에 도착하자 이미 모두들 모여 의자에 앉아있었다. 컨셉을 철저하게 지키는지 티파티가 벌어지는 모습이었다.
‘홍차라… 처음 마시는군.’
“동화! 왜 이렇게 늦었어. 네 고용주가 여기 벌써 와있는데!”
“…4층에서 오느라, 죄송합니다, 마담.”
“자, 여러분, 정보를 얼마나 모았는지 얘기해 볼까요!”
나는 가슴 쪽 주머니에서 다량의 종이와, 안쪽 주머니에서 펜던트, 그리고 바지 주머니에서 반지 통을 꺼내 보였다.
‘…다른 사람들은 몇 개 못 모았군. 예능 하느라 문제엔 신경을 안 쓴 건가?’
문제 난이도를 생각하면 저 정도밖에 못 풀었을 리는 없으니, 내가 생각한 대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와, 동화야! 너 진짜 많이 풀었다, 문제!”
“그러게, 와, 우리 후배님, 괜히 한국대가 아닌가 봐…….”
“…1차 탐문에서 저 정도로 푼 경우가 역대로 있었나요, PD님?”
장 PD가 고개를 젓는다.
…저런, 이번 문제가 유독 쉬웠나 보군.
“…우선, 제가 획득한 정보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나는 우선 반지 통을 꺼낸다. 그 반지 통에 있는 편지지는 채하민에게 절절한 사랑을 속삭이는 내용이 적혀있다.
“견훤 극장 관리소장님… 제 배우님과 바람피우셨습니까?”
견훤과 하민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정말 쓸데없이 몰입을 잘하는군.
그러자 제인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과장되게 소리친다.
자신의 연인이 자신의 친구와 바람을 피웠다는 설정이니, 그럴듯한 반응이다.
“아니! 견훤! 하민! 감히 어찌 내게!”
난 그런 제인을 잠시 바라보곤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걸 제인도 알고 있더군요.”
그러자 순간적으로 조용해지는 제인.
나는 조심스레 편지를 한 장 꺼내 읽는다.
“나의 친우 브라우니에게, 견훤이 내 피앙세와 바람을 피운다더군. 내가 이를 어찌하면 좋겠나? 지금 분노로 떨리는 손을 내 어찌할 수 없으며, 끓어오르는 마음을 내 어찌 진정시킬 수 없다네.”
나는 편지를 내려놓는다.
“…방금 왜 모르는 척하셨습니까?”
그러나 제인은 조용히 침묵한다. 잘못된 선택을 하는군. 묵비권이 늘 옳은 답일 순 없다.
“흠… 답을 하지 않으시니, 제가 소설을 한 편 써보려 합니다.”
오랜만에 본업 살리고 좋군.
나는 작은 종이를 한 장 꺼낸다. 거기엔 제인에 관한 목격담이 적혀있었다.
“놀랍게도, 제인은 3일 전에 석궁을 하나 샀다고 하는군요.”
그러자 제인의 표정은 더 굳어진다.
“석궁은 활과 달리 숙달되지 않아도 높은 적중률로 사람을 맞힐 수 있는 무기입니다. 또한 원거리에서 사람을 죽일 수 있기에 몸에 피도 남지 않아 깔끔하기도 합니다.”
나는 제인을 바라본다.
“현재 제가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살인의 동기와 무기, 이 두 가지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제인, 당신뿐이었습니다.”
나는 모노클을 오른손으로 한번 끌어올린다.
“흐, 흥미로운 소설 잘 들었소. 그러나 아직 누군가 죽지도 않았는데 섣부르지 않나요?”
“만일, 살인이 석궁으로 벌어진다면, 저는 강력하게 제인, 당신의 퇴출을 주장하겠습니다.”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리고 이어진 다른 이들의 정보 소개, 대부분 찾은 게 얼마 없어 단편적인 정보였다.
그중 단 하나 준성이 찾아낸 목격담이 관심을 끌었다.
“제, 제인은 견훤이 언제 어느 때에 무엇을 하는지, 주변 사람들에게서 타, 탐문하고 다녔습니다.”
그러고는 제인의 시선에 의기소침해지는 준성의 모습, 최선을 다한 롤플레잉이 참 인상적이다.
* * *
# 가편집본
채하민과 지동화가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매니저! 왜 이렇게 잘해!’
‘마담, 과찬이십니다. 그나저나, 저와 같이 4층에 가서 수색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러자 채하민이 의심스럽다는 듯이 바라본다.
‘살해하려는 건 아니겠지, 동화야?’
‘마담, 제 목숨보다도 마담의 목숨을 중히 여긴다는 것, 아시잖습니까.’
‘와, 롤플레잉인 거 아는데도 조금 감동받았어!’
지동화의 표정이 곧바로 썩어 들어갔지만, 역할이 상기됐는지 곧 표정을 갈무리한다.
‘아까 4층에서 풀던 문제가 있는데, 같이 가보는 것이 어떻습니까?’
[매니저와 함께 4층으로 가는 프리마돈나]‘어서 안내하거라, 매니저.’
그러곤 채하민은 새침하게 손을 내민다.
지동화는 조심스레 밑에서 붙잡고 채하민이 계단을 오르는 걸 도와준다.
[역할극에 진심인 편인 신인들]그리고 배경에 깔리는 우아한 음악. 마치 유럽의 거리에서 함께 걷는 집사와 마담을 보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때.
‘첫 번째 살인 발생! 장소는 4층 창고입니다!’
알림이 울려 퍼진다.
눈을 마주친 지동화와 채하민은 역할극을 멈추고 4층으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4층 창고에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그곳엔 소휘의 복장을 입은 마네킹이, 배에 화살이 꽂힌 채로 쓰러져 있다.
재빨리 방 안으로 들어간 지동화가 책상 위에 놓인 석궁을 들어 올리고, 뒤를 돌아본다.
‘마담…….’
‘…왜 매니저?’
‘죄송하지만…….’
지동화는 조용히 석궁을 보이며 오른손으로 모노클을 한번 만진다.
그러곤 싱긋 웃으며 말하길…….
‘마담, 당신의 애인이 범인 같습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흘러가더니, 벽에 걸린 수사슴 박제를 짧은 시간 동안 클로즈업한다.
* * *
“잘 생각해 봐! 내가 범인이면 석궁을 썼겠어? 우리 피앙세 매니저가 그렇게 말한 직후에?”
“…저는 도리어 그 지점을 노린 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주장하기 위해 석궁을 활용한 살인을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첫 번째 살인이 발생하고 나서, 우리는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무대 중앙에 모였다.
지금 나와 제인의 논쟁이 첨예하게 벌어지는 중이다.
“그리고 나는 딱 견훤만 죽일 생각으로 석궁을 샀던 거야. 소휘한텐 아무런 원한도 없다고.”
나는 곧바로 가슴팍에서 종이를 한 장 꺼내 읽기 시작한다.
“오, 나의 소휘, 자네가 나를 안아줬던 옛날이 참 그리워. 지금은 내 곁에 다른 이가 있지만, 다시 돌아가도 괜찮을까.”
그리고 왼손으로 모노클을 한번 올리고 제인을 바라본다.
“…사랑하는 이에게 배반당하고, 과거의 연인에게도 버림받았다면, 참 슬픈 일 아니겠습니까?”
“그건 얽힌 이야기가……!”
제인은 그렇게 말하다가 기운이 빠졌는지 허망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는다.
“…동화, 그럼 니가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는 뭐지?”
“그건 여기에 계신 우리의 마담, 하민이 증인입니다.”
“동화는 비명이 들리는 순간에, 저와 함께 있었어요. 제인, 저 역시 죽여버릴 생각이었나요!”
…채하민의 연기가 한껏 물올랐다. 목소리에서 물기까지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사건 현장을 봤을 때, 석궁이 혼자 쏴졌다고 볼 만한 흔적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분명 누군가는 거기에 서서 방아쇠를 당겨야 했고, 그렇다면 저와 마담은 범인일 수 없겠죠.”
순간 조용해진 장내, 제인은 모두의 얼굴을 돌아본다.
“모두… 이 시대 최고의 오페라 가수인 내가, 고작 사랑 때문에 살인을 했다고 보고 있군!”
그리고 그때 준성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한다.
“네, 아마도. 범인은 어느 정도 윤곽이 정해진 것 같네요. 동화처럼 증거를 미친 듯이 끌어모은 전적이 없으니.”
“1차 살인에서 범인이 이렇게 밝혀지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지, 아마? 오랜만에 일찍 퇴근하겠네.”
그리고 제인은 멘탈이 터졌는지 말투가 평소대로 돌아온다.
“아니, 내가 범인 아니라고, 멍청한 바보들아! 내가 준성이랑 동화를 죽일 이유가 없잖아!”
나는 곧바로 부동산 매입 증서를 꺼낸다.
“부동산 매입을 매니저의 이름으로 했더군요. 심지어 준성이 신원 불명 시 주인은 제인에게 넘어가도록 추가 조항이 있고요. 이런 식으로 계약을 체결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죽일 이유는 됩니다.”
나는 모든 증거를 차곡차곡 쌓아 눈앞에 들이민다.
“물론 아직 저를 죽일 정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모든 증거가 당신을 가리키고 있는데도, 부정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의를 상실한 듯 제인은 자리에 몸을 푹 눕히더니 소리친다.
“아! 죽여! 죽이라고! 스트레스받아서 못 하겠어!”
“네―! 그럼 우리 프리모우오모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준성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지 소심한 컨셉 따위 집어 던지고 활기차게 소리친다.
“자! 제인의 퇴출에 동의하는 분!”
* * *
# 가편집본
준성이 그렇게 소리치자 모두들 조용히 손을 들어 올린다.
채하민은 상황이 슬픈지 반쯤 울먹이며 말한다.
‘제인, 정말 사랑했지만, 어쩔 수 없네요. 사형에 찬성하겠어요!’
‘아아아아! 바보야! 나 아니라고!’
그리고 화면에 5초의 카운트다운이 들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1이 되었을 때, 성우분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시민의 판결입니다!’
긴장감 넘치는 배경음악이 뒤를 가득 채운다.
‘죄수명 제인, 소휘를 살해하고 추후 다른 이를 살해할 혐의가 있어 사형에 처해집니다!’
그리고 제인이 소리를 지르고 허탈하게 웃으며 소리친다.
‘지동화는! 바보다! 문제는 잘 풀지만! 소설도 잘 쓰지만, 심지어 증거를 해석하는 것도 나름 논리적이지만, 하여튼! 바보다!’
그리고 당황하는 지동화의 얼굴이 클로즈업으로 들어갑니다.
‘시민들의 판결 결과입니다. 게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