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Corporation: Joseon RAW novel - Gaiden (41)
블랙기업조선 외전 41화(1227/1230)
외전 41화. 제국 풍물기. (6)
황태자비 간택은 황태자비 1명을 뽑는 것이 아니라, 황태자비 1명과 후궁 2명을 동시에 선발하는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여성 단체들이 이를 문제 삼았다.
“이미 초법에서도 축첩은 불법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런데, 황실이 축첩하다니, 당장 후궁제를 폐지하라!”
“하지만, 황실의 대를 안정적으로 잇기 위해서는….”
“의술의 발전을 뭘로 보는 거냐!”
이 문제를 놓고 황실은 계속해서 기존 제도의 고수를 고집했지만, 황제를 포함해 많은 제국인들은 비슷한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결국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평범한 제국인들조차 이를 주제로 놓고 이야기를 나누면 이런 식으로 결론이 나기 일쑤였다.
“다음 황태자비 간택 때는 받아들여야겠지.”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지.”
“아무리 황실이라고는 해도 법이 금하고 있으니까.”
“심사원을 통해 법을 손 보면…. 안 되겠지?”
“제국인들의 절반이 황실을 등질걸?”
“절반? 한 8할은 돌아설 거다. 우리도 제국인이잖아? ‘나 혼자 죽을 수 없다’가 모든 제국인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잖아. 누구는 내자(內子) 하나 두고 아옹다옹하면서 사는데, 누구는 셋이나 두고 사는 꼴을 보면 눈꼴 시리지 않겠어?”
“그건 그렇지. 가만, 그렇게 보면 말이야. 황제나 황태자가 보통 사람은 아닌 것이 확실하네? 우리는 내자가 한 명인데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사는데, 셋이라니 확실히 범인(凡人)은 아니야.”
“치일 때 치이더라도 그렇게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자신은 있고?”
“뭐 닥치면 가능하지 않을까? 왜 그런 말도 있잖아? 다다익선이라고.”
뭔가 이상하게 엇나간 남자의 말에 맞은편의 남자가 타박을 하려는 순간, 심상치 않은 기운을 뿜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다이익서언? 얼씨구, 이 화상이 말하는 것 좀 보소.”
“헙!”
“히익!”
여성의 목소리에 ‘다다익선’을 입에 담았던 남자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봤다.
“임, 임자…. 임자가 왜 여기에….”
“여기고 저기고 간에 다다익선? 하나도 제대로 감당 못 하는 화상이 무슨 다다익선! 당장 따라오쇼!”
“임자!”
“다다익선이 가능한지 오늘 한번 봅시다! 뭐 하고 있소? 얼른 따라오시오!”
“아, 알았소.”
“어디 감당만 못 해봐라.”
“임, 임자….”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부인의 뒤를 따라가는 남자의 등을 바라보며 남은 친구는 조용히 술잔을 비웠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제국력 200년(서기 1648년).
황실은 황비간택제도를 손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