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haired oil tycoon RAW novel - Chapter 107
107 친구여(3)
훈련 캠프에 그랜트 장군을 만나러 가기 전 태선은 미리 타왕카와 합류했다.
그리고 그 전에 뉴욕에서 기차를 타고 샬롯과 함께 피츠버그역에 왔다.
“후, 그럼 피츠버그에서 필라델피아까지 파이프를 놓을 토지 매입 건 신고는 다 됐고······.”
태선을 캠프로 보내고 행정 처리를 위해 피츠버그에 남은 샬롯은 관공서를 다니며 이제 막 일을 마친 참이었다.
“태선은 아직 안 왔나?”
호텔 1층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과 함께 겨우 얻은 막간의 여유를 즐기며 샬롯은 흘깃 바깥을 봤다.
오가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태선은 없었다.
“일이 잘 안 풀리나.”
오늘 뉴욕으로 돌아가려면 슬슬 호텔에서 나가야 기차 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만약 태선이 늦으면···음, 어쩔 수 없이 오늘은 같이 호텔에 묵고 가야 하겠네.”
태선이 늦어지는 것이 걱정되면서도···중얼거리는 샬롯의 목소리에는 약간 흥이 묻어났다.
“아무래도 태선이 늦는 걸 보면 고생하는 것 같으니 내가 위로해줘야······.”
“샬롯, 뭘 그렇게 기분 좋게 중얼거리고 있어요?”
그때 잠깐 눈 돌린 사이에 왔는지 태선이 돌연 나타나서 맞은편에 앉았다.
샬롯은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깜짝 놀랐는지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투덜거렸다.
“뭐예요, 좀 더 기척을 내고 올 수도 있었으면서 일부러 저 놀리려고 그랬죠?”
“혼자 커피 마시면서 뭐라고 중얼거리기에 나 없는 사이에 남자라도 꼬시려나···싶어서 잠깐 놀려봤죠.”
“흥, 태선이 절 그렇게 생각했었다 이거죠? 전 다른 남자한테 눈 안 돌리거든요.”
토라졌다는 듯 고개 돌리는 샬롯의 반응조차 귀여웠다.
“에이, 농담해본 거죠. 화 풀어요, 샬롯.”
“이건 그냥 못 넘어가겠어요. 태선이 그렇게 생각했다는 건 혹시 태선도 어디서 다른 여자한테 꼬리 치고 다니는···?!”
“절대로 그런 일 없습니다. 이렇게 사과하는데도 화 안 풀면 혼내줄 겁니다.”
태선이 약간 표정을 굳히고 말하자 자신이 좀 세게 튕겼나 싶어 샬롯이 움찔했지만.
“밤에 한번 제대로 혼나보고 싶어요?”
태선이 살짝 입꼬리 올리며 덧붙이자 그 미소가 번져가듯 샬롯도 곧 배시시 웃고 말았다.
“흠! 그럼 기차 시간이 아슬아슬한데 피츠버그에서 혼나는 건가요, 아님 뉴욕에 돌아가서 혼나나요?”
“마음 같아서는 보는 눈이 없는 피츠버그에서 아주 호되게 혼내주고 싶지만요.”
“호···호되게 혼내시는 건가요?”
괜히 샬롯이 얼굴을 붉히자 태선은 피식 웃었다.
“싫어요?”
“아뇨, 제가 잘못한 건 사실이니까···응당 감수해야죠.”
“아무튼 혼낼 시간을 내려면 밀린 업무를 처리해야 하니 뉴욕으로 돌아가죠.”
뉴욕으로 돌아간다는 말에 샬롯은 살짝 아쉬운지 한숨을 폭 내쉬었다.
“이 호텔도 분위기 제법 괜찮았는데···뭣보다 주변 눈치도 안 봐도 괜찮고.”
“그러게 말이죠. 빨리 우리가 정식으로 결혼을 하면 이런 딜레마도 사라질 텐데요.”
정식으로 결혼···이라는 말에 잠시 꺼져가던 샬롯 눈동자 속 불씨가 다시 확 타올랐다.
“그렇죠. 결혼···정식으로 결혼하면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니고 밤에 몰래 밀회하듯 만나고 할 필요 없죠.”
그리고 전에 말했듯 결혼 선언은 자동차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은 다음이었다.
“네, 역시 뉴욕으로 빨리 돌아가는 게 낫겠네요. 지금 당장 태선에게 혼나는 것도 좋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자동차 사업이 먼저니까요!”
‘어우야, 샬롯이 이렇게 열정적인 성격이었던가.’
이따금 결혼 이야기 나오면 샬롯의 눈이 돌아···의욕이 넘쳐흐르는 경향이 있었다.
“태선은 방에 따로 짐을 안 풀어놓으셨으니 바로 체크아웃할까요?”
“네, 그렇게 해줘요. 저는 밖에서 역으로 갈 마차 잡고 있을 테니 체크아웃하고 나와요.”
호텔 앞이라 마차 잡는 건 어렵지 않았다.
곧 샬롯이 나와서 둘은 피츠버그역으로 향했다.
“참 그러고 보니 갔던 일은 어떻게 됐어요?”
“샬롯의 통찰력으로는 아주 쉬운 퀴즈겠지만 어떻게 된 거 같아요?”
“잘 된 거 같네요.”
샬롯은 살짝 머리를 기울여 태선의 가슴께에 코끝을 대고는 냄새를 맡더니 덧붙였다.
“술냄새도 나는 것 같고요. 취하진 않은 것 같지만 그랜트 장군님이랑 타왕카 족장님이랑 술 마셨나봐요.”
“예, 그랜트 장군님이 기분이 많이 좋으셨던지 같이 한잔하자면서 권해서요.”
그 말에 샬롯은 전에 그랜트 장군을 만난 일이 떠올랐는지.
“그분 참 독한 술을 잘 드셨더랬죠.”
기차표를 사서 플랫폼으로 향하는 와중 추억을 되새기듯 어렴풋한 미소를 지었다.
“안 그래도 그랜트 장군님이 샬롯 이야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랜트 장군이 자기를 언급했다는 말에 샬롯은 흠칫하며 중얼거렸다.
“으음, 태선의 주량이야 말할 것도 없고 타왕카 족장님도 왠지 잘 마실 것 같은데.”
“네, 가볍게 몇 잔 걸쳤는데 타왕카 씨의 주량 장난 아닌 거 같더군요.”
“그 사이에 끼면···으으, 제가 술을 마다하진 않지만 살아남기 힘들 거 같은데요.”
사실 왜 안 그렇겠는가. 개인적으로 술 몇 잔 마시는 걸 좋아할 수는 있지만 사업상 마셔주는 것과는 다르다.
저번에 헨리 웰스나 윌리엄 파고와 술잔을 나눈 것이나, 그랜트 장군의 술을 받은 것이나 태선이 사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백업해준 것이었을 따름.
“샬롯은 걱정 말아요.”
그걸 잘 알기에 막 기차에 올라서 마주 보는 자리에 앉으며 태선이 말했다.
“샬롯이 먼저 말하기 전에 그쪽에서 술 권하는 일이 없도록 제가 잘 말해놨어요.”
“정말요? 혹시 언짢아하거나 그러진?”
“그런 일은 없었어요. 설령 그렇더라도 자기 여자는 자기가 지켜야죠.”
방금 태선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샬롯은 얼굴에서 내내 미소를 지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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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으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호텔로 귀가했다.
귀가. 집으로 돌아오다.
로비 문턱에서 태선은 그 말을 잠시동안 곰곰이 되씹어보더니 샬롯에게 말했다.
“샬롯 우리 결혼하고도 계속 호텔에서 지내는 건 좀 그렇죠.”
“좀 그런 거 같긴 해요. 그건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가정은 아니잖아요.”
정상적인 가정이라. 그러고 보니 샬롯이 그런 말도 했다.
자신만의 가족을 꾸리는 걸 선망했다고 말이다.
“천시지리인화···라는 말이 있거든요. 나머지는 시운이 달렸겠지만 우리가 가진 기술력이나 화이트하우스의 열정으로 봐서는 자동차 사업이 궤도에 오를 시기가 멀지는 않을 거예요.”
그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반짝이는 샬롯의 에메랄드 빛 두 눈동자.
호텔 문턱을 넘어가다 순간 걸음마저 멈췄을 정도였다.
“시간 날 때 괜찮은 집도 알아봐줄래요?”
“그 집이란 건···우리 신혼···그게 되는 거죠?”
태선은 그저 의미심장한 미소만 띠고는 걸음을 뗐다.
“아, 거기서 말 끊고 가시는 게 어딨어요.”
샬롯은 바로 태선의 옆에 따라붙더니 혹여 누가 이야기를 엿들을세라 주변을 살피면서도 태선에게 속닥였다.
“뻔한 대답이라도 그런 말은 직접 들려줘야죠. 네? 그 집이 우리···신혼집이죠?”
기실 이 이야기만 나오면 이렇게나 안달하며 매달리는데 놀리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이러면 안 되는데 은근히 샬롯도 놀리는 맛이 있다니까.’
문득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결혼해서 샬롯을 닮은 딸을 낳는다면 어떨까.
아들도 아들 나름대로 든든하겠지만.
역시 샬롯 닮은 딸을 낳게 된다면···아무리 자신이 냉철해도 딸바보 되는 걸 도저히 피할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어, 또 대답은 안 해주고 그렇게 웃기만 하기예요?”
더 입을 닫고 있다가 자칫 샬롯이 삐지기라도 할 낌새라서 태선은 입을 열었다.
“오, 태선. 오셨군요. 오늘도 편지 왔습니다.”
다만 태선이 답해주기 전에 호텔 직원이 와서 태선에게 편지를 건네줬다.
“하하, 어째 태선의 고향에서 오는 편지의 주기가 점점 더 짧아지는 것 같습니다.”
“태평양을 건너가는 배의 성능이나 항로가 정비되고 있다는 뜻이겠죠.”
“그럼 고향 소식을 더 빨리 접할 수 있으니 좋겠군요.”
“것도 이렇게 전해주는 분이 있어서 가능하죠. 고맙습니다.”
태선에게 도움이 되어 뿌듯했는지 호텔 직원이 기분 좋게 웃었지만.
“···샬롯 양? 혹시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뒤늦게 자신을 노려보는 샬롯의 눈빛을 발견하고는 매무새를 살피며 물었다.
“카라 끝이 접혔잖아요. 평소에는 잘만 하고 다니시더니만.”
“그···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태선, 정리할 서류가 조금 남아서 먼저 올라갈게요.”
호텔 직원에게 다시 한 번 찌릿한 눈빛을 보낸 뒤 계단을 올라가려다 뭔가 잊었는지 샬롯이 돌아봤다.
“혼내실 일 있으면···호되게 혼내도 좋아요.”
그러고는 다시 올라간다.
“저, 태선 님.”
헌데 호텔 직원은 또 자기 딴에 그걸 오해하고 있었다.
“주제넘을지 모르겠지만요,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모르겠지만 샬롯 양을 너무 혼내지는 마세요.”
“하하, 그럼 고향 편지를 전해주신 분의 부탁이니 특별히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태선은 팔랑거리며 호텔 직원에게 편지를 흔들어보이고는 걸음을 옮겼다.
“박규수, 오경석 그리고 누나한테서···이번에는 제이크 벌링게임의 편지는 안 왔네.”
사실 뭐 누가 보냈든 내용에 특별한 건 거의 없기는 했다.
미국 본토와 달리 자신의 직접적인 간섭이 없어서인지 굵직굵직한 사건은 본래 역사대로 흘러가고 있었고.
“하지만 뻔한 내용이라도 그 소소한 내용이 꽤 기다려진다는 말이지.”
역시 고향이라 그런가.
“고향이라. 그러고 보면 1864년도 이쯤 됐으면 고종은 진작 즉위했겠고 편지 보낼 시점에도 임금님은 됐겠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나름 변화가 있지만.
지금 동아시아는 동아시아 나름대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산고.
혹은 열강에게 수탈당하고 혹은 그 와중에도 선진 문물을 배워 성장하기 위한 씨앗으로 뿌려지고 있을 터였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본래 역사의 흐름에서 조선은 많이 뒤처지고 있었지.”
중얼거리며 익숙하게 객실로 들어가서 태선은 즉시 편지를 뜯어봤다.
내용은 두 가지 의미에서 예상대로였다.
소소하게는 늘 보던 내용이 보던 내용이란 것, 크게는 굵직굵직한 사건 발생은 본래 역사 흐름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자동차 다음···선박용 디젤 엔진을 만든 뒤에는 태평양을 오가는 게 쉬울 테니 오가는 일이 지금보단 쉬워질 거야.”
자신이 장기간 부재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되니 조선에 가볼 수 있다.
다만 그때만 기다리고 손을 놓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다른 건 몰라도···이 시기 조선의 지식인이 영어만 알아도 굉장히 큰 힘이 돼.”
그건 청나라나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영어를 할 수 있는 자국의 역관이 없다는 것도 마찬가지.
스스슥───스스슥───!
“청나라나 일본은 그래도 외국인을 교사로 고용해서 영어를 가르쳤지만.”
조선에서는 10여 년은 더 지나서야 영어를 할 줄 아는 인재 없음을 탄식하면서 그런 교육 기관이 창설한다.
“뭐 지금은 세도 정치 가문은 겨우 몰아내고 흥선대원군이 고종을 갓 왕으로 만든 직후라 거기에 신경 쓸 여력이 없겠지.”
스스스스슥───!
그렇기에 자신이 쓰고 있는 언해가 도움이 될 터였다.
다만 이 언해는 좀 다르다. 본래 언해란 중국어를 한글로 풀이하는 것이나 이건 중국어가 아니라 영어였기에.
“박규수나 오경석은 가치를 분명히 알아줄 거야.”
양반이라도 본래 눈이 뜨인 사람들이거니와 그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서구의 문물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정보를 전해주었기에.
본래 역사 흐름보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알파벳이 표음문자라서 다행이네. 문법이 좀 그렇긴 한데 오경석이 언어에 재능이 출중하니 어떻게 하겠지.”
더구나 청나라로 건너가면 영어가 가능한 영국인, 미국인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핵심 단어집도 쓰고 간단한 소설이나 문학도 넣어줄까? 음, 하다보니 점점 양이 많아지네.”
똑똑────!
그렇게 태선이 한창 답장을 빙자한 영어 강의서 같은 걸 쓰느라 몰입하는 동안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태선, 저 샬롯인데요. 안에 계시나요?”
그리고 샬롯의 목소리.
‘맞다. 오늘 밤에 샬롯 보러 가기로 했었지.’
깜박한 걸 티내면 안 된다.
“아, 샬롯이 먼저 왔네요. 안 그래도 밖에 분위기 봐가면서 나가려던 참이었는데.”
문을 열자 샬롯이 로비에서 약간 토라졌던 모습은 어디 가버렸는지.
“지금 제 방으로 와요. 잊지 않았죠. 호되게?”
약간 수줍어하면서 말했다.
“물론이죠. 같이 나가다 혹시 누구랑 마주치기라도 하면 해명하기 곤란하니 일단 샬롯 먼저 가 있어요.”
“네, 바로 따라오······.”
태선의 말대로 샬롯이 먼저 가려는데 오늘은 무슨 마가 끼었는지 하필이면 또 끼어드는 목소리가 있었다.
“태선, 돌아왔군. 샬롯 양도 마침 같이 있었나.”
막 계단을 올라와서 복도를 돌아오는 건 조셉 스완이었다.
“모건과 록펠러 관련으로 급하게 의논할 안건이 있네.”
허겁지겁 오더라니 모건과 록펠러와 관련되었다면 충분히 이해도 갔다.
하물며 얼마 전 모건과 록펠러와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주고받지 않았던가.
저쪽에서 뭘 해도 할 것 같았지만 오히려 이건 생각보다 늦었다고 볼 수도 있었다.
“······.”
다만 그렇기에 로비에 이어 이번에도 샬롯은 맥이 빠졌다는 표정이었다.
한껏 기대한 모양인데 이건···모건과 록펠러 관련 안건이니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말이다.
“일단 들어가서 말하세. 샬롯 양도 알아야 하니······.”
“전 처리할 일이 남아서 두 분이 이야기하시고 나중에 알려주세요.”
“그런가. 그럼 그리하지. 그러면 자네 방으로 들어가세나.”
방으로 들어오려는 조셉과 달리 샬롯은 약간 처진 뒷모습으로 돌아섰다.
터벅터벅 자기 방으로 가는 샬롯의 뒷모습을 쳐다보다 돌연 태선이 소리쳤다.
“샬롯! 그러면 안 되죠!”
갑작스런 고함에 조셉은 물론이고 당사자인 샬롯도 깜짝 놀라면서 돌아왔다.
기실 태선이 소리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설령 적을 상대하는 상황일지라도 짐짓 여유를 부리는 태선이었거늘.
화를 낼수록 겉으로는 더 차가워지는 사람이거늘.
“···태, 태선? 왜 그러는가.”
불린 건 자신이 아닌데도 조셉이 깜짝 놀라 목소리가 떨릴 만도 했다.
“···네···네에?”
심지어 샬롯은 말을 잃었다. 자기가 정말로 뭘 잘못했는지 고민하는지 눈동자가 불안하게 떨리는데 그때.
“조셉이랑 대화 끝나면 오늘 일로 제대로 혼낼 테니 미리 반성하고 있으세요.”
이어지는 태선의 말을 듣자 샬롯의 얼굴에 희미하게 미소가 번졌다.
“아···네, 그야 물론이죠.”
심지어 이렇게 말하고 돌아가면서도 웃고 있었다.
그 모습에 조셉은 모건이고 록펠러고 자시고 간에 그보다는 이게 더 걱정됐는지 태선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큼, 태선···오늘 무슨 일이 있엇는지 모르겠지만 샬롯을 너무 혼내지 말게나. 샬롯이 평소에 얼마나 고생 많이 하는가.”
‘조셉도 샬롯을 커버쳐주네. 역시 평소 인복을 잘 쌓아놔서 그렇겠지.’
“더구나 또 얼마나 스트레스 받으면 혼을 낸다는데 웃겠나. 그러니 자네가 이해해주게.”
이런 걸 보면 역시 자신이 반려자가 될 사람 하나는 제대로 골랐다 싶었다.
“조셉이 그리 말씀하시니 알겠습니다.”
태선은 그제야 굳은 표정을 풀고는 조셉에게 말했다.
“그럼 모건과 록펠러가 무슨 일을 벌였는지 한번 들어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