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haired oil tycoon RAW novel - Chapter 140
140 순항(1)
응접실에 앉는 행동이 제법 익숙하다.
기다렸다는 듯 둘에게 차를 내오는 집안 하녀 앤도 마찬가지.
“살짝 커피 탄 우유와 데운 코코아, 두 분 늘 마시던 걸로 미리 준비했어요.”
“아, 감사합니다. 역시 냄새 정말 좋네요.”
“앤 누나가 타주는 코코아는 이상하게 더 맛있더라고요.”
심지어 늘 마시는 메뉴가 뭐였는지 기억하고.
심지어 웨스팅하우스나 에디슨은 각각 커피 우유와 코코아의 단골 손님(?)이 됐을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원래 멘로파크 연구소로 내가 직접 가거나 사무실에서 회의를 주재했는데···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이런 부분에서 많이 바뀌었군.’
물론 단체 회의는 여전히 사무실에서 주재했다.
멘로파크 연구소에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시간을 내서 나가보는 편이고.
다만 따로 만날 일이 있을 경우에 웨스팅하우스나 에디슨뿐 아니라도 이렇게 집으로 부르는 일이 잦았는데 뜻밖에 호응이 괜찮았다.
“아, 너무 힐링된다. 이렇게 사장님 집에 와서 코코아를 마시고 있으니 뭔가 일하는 것 같지 않고 쉬는 것 같네요.”
“야, 에디슨 너 빠져가지고! 사장님 집에 놀러왔어?!”
“아, 그러니 웨스 형도 지금 커피우유 마시면서 한껏 늘어져있잖아요.”
원래 늘 툭탁거리지만 그런 웨스팅하우스와 에디슨의 대화 속에서 왜 그런지 쉽게 엿볼 수 있었다.
편안함이었다. 혹은 친밀감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집은 사적인 공간인데 거기 거리낌 없이 초대를 받고 익숙해졌으며 때로 먼저 찾아와도 환대해주게 되었다.
“괜찮다. 둘 다 자기 집인 것처럼 편하게 있어도 된다. 간혹 갈 곳이 없으면 내가 없어도 찾아와서 쉬어도 되고.”
하물며 태선이 이렇게 말하면서 반겨주니 더욱 그럴 터.
“대신 루이스랑 클락을 귀여워해주는 건 좋지만 깨워서 울리지는 말거라. 샬롯 화내면 정말 무섭다.”
“아, 죄송합니다. 실은 에디슨이 저 못생긴 얼굴을 들이미는 바람에······. 연구소 선배로서 시정시키겠습니다.”
“아니, 못생긴 얼굴을 무슨 수로 시정시킨다는 거예요. 것보다 제가 못생겼다고요?! 제가 웨스 형보단 잘 생겼거든요.”
“뭐라고? 네가? 와,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또다시 툭탁거리는 두 녀석을 보며 태선은 사람 사는 맛이 느껴져서 좋았지만 내도록 이 만담을 듣고 있을 수만도 없었다.
‘일은 해야지.’
사적인 시간을 보내더라도 먼저 할 일부터 해두는 편이 마음 편하지 않겠는가.
“두 사람 다 얼굴 이야기는 연구소에 가서 다른 사람들한테 투표해보기로 하고 그 건은 어떻게 됐냐?”
태선이 묻자 언제 누가 잘생겼느니 싸웠냐는 듯 웨스팅하우스와 에디슨은 곧바로 자세를 바로 갖춰서는 태선을 향해 시선을 모았다.
그리고 일에 관해서만큼은 서열이 확고히 잡혀있었기에 에디슨은 가만히 있었고 웨스팅하우스가 입을 열었다.
“네, 저번에 지시하셨던 디젤 엔진을 개발해서 농기계에 적용해보라는 건에 대해서, 어떻게 하다 보니 속도가 붙어서 완성해버렸습니다.”
“저번에 왔을 때 디젤 엔진 완성했던 것도 빠르다고 생각했었는데 농기계에 적용시키는 단계까지 성공했다고?”
“헤헤, 넵! 그렇게 됐슴다!”
웨스팅하우스는 이처럼 당당하게 답하고 태선에게 인정받는 순간만 기다렸는지 한 번 입을 열자 말을 이어나갔다.
“정확히는 두 가지 기술의 테스트 모델을 완성했는데요, 하나는 디젤 엔진으로 출력을 높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추가로 무한궤도를 적용한 건데 무한궤도 그거 정말 혁명적이더라고요. 사장님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아직 직접 보지 못 했지만 디젤 엔진의 출력에 무한궤도만 기본적으로 깔고 가도 농기계로서는 절반 이상은 성공이야.’
출력과 기동력이 보장되는 셈이니 말이다.
태선은 그동안 증기 터빈에 관해 의논하며 웨스팅하우스를 만나면서 겸사겸사 디젤 엔진에 대해서도 언질을 주며 농기계에 대해 아이디어를 흘렸다.
“아무튼 요점을 말하자면 사장님이 아이디어 주신 다른 장치들도 금방 확장해서 농기계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과연 웨스팅하우스는 수준급 엔지니어답게 그 사실을 알아서 곧바로 파악하고 보고를 마치며 덧붙였다.
“고생했다. 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성공했구나. 증기 터빈의 완성도 끝난지 얼마 안 됐는데 말이야.”
“헤헤, 사실 자동차 쪽이야 이미 공장도 있고 따로 부속 연구소도 있잖아요. 굴렸죠. 정확히 말하자면 저도 포함해서 알아서들 굴렀죠.”
한동안 잠자코 있었지만 아무래도 칭찬이 웨스팅하우스에게 집중되자 슬그머니 에디슨도 눈치를 보다 나섰다.
“크, 크흠! 저도 웨스 형을 도와서 활약했습니다, 사장님!”
“그래, 에디슨 너도 많이 고생했다. 조만간 직접 나가서 봐야겠구나. 테스트 모델이라도 몇 대쯤 농가에 빌려줘서 실전에도 써봐야 할 테고.”
“아, 실은 테스트 모델 부품이라도 제법 생산해놔서 지시만 내려주시면 물량을 꽤 생산할 수 있는데요.”
태선이 보자 웨스팅하우스는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게, 디젤 엔진에 무한궤도를 달고 보니 구르릉─ 거리면서 터프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랬고 에디슨도 그랬고 다른 연구자들도 그 맛에 홀딱 반해서 이런저런 것들을 하다보니 부품이 많아져서요, 하하!”
‘알지, 그 마음 뭔지 알지.’
사실 디젤 엔진의 터프함과 무한궤도는 남자의 마음 속 잠들어있는 뜨거운 뭔가를 자극하는 데가 있었다.
괜히 남자애들이 탱크 장난감에 열광하는 것이겠는가. 뿌리를 찾아보면 탱크나 농기계나 비슷하리라.
뭣보다 태선은 전생에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면서 몬스터 트럭이라거나 농기계라거나 탱크나 전차를 많아 봤었다.
‘이미 그걸 알고 봐도 가슴 뜨거웠는데 이 녀석들이나 같이 일한 엔지니어들은 직접 그걸 만들어낸 셈이잖아.’
열정에 타올라 이것저것 해볼 만도 했다.
그러고 보면 증기 터빈 연구를 하는 와중에도 이렇게 빠른 속도로 디젤 엔진, 무한궤도, 농기계를 완성한 건 이해가 됐다.
“증기 터빈 개량은 너희들이 이론적으로 완성했고 이제 WCSS로 넘겨서 직접 배에 장착하는 과정에 들어갔으니 거기만 맡겨도 될 거다.”
즉 증기 터빈에서는 이제 손 떼도 된다는 선언.
물론 증기 터빈을 완성한 이후로는 실질적으로는 뭔가 더 하지 않고 있기야 했지만 태선의 입에서 말이 직접 나오는 건 그 의미가 달랐다.
주력으로 맡긴 일이 그거였는데 그걸 하지 말라는 건, 다른 일을 맡기겠다는 뜻이니까.
“앞으로는 농기계 개량과 발명에 집중하거라.”
그리고 그 다른 일이란 바로 농기계 발명이었다.
웨스팅하우스와 에디슨은 그 명령에 곧바로 환호했다.
“넵, 알겠습니다! 반드시 최고로 터프한 디젤 엔진과 무한궤도를 장착한 농기계를 조만간 선보이겠습니다!”
“에디슨, 이 자식아! 농기계 만드는 거라고. 누가 보면 전쟁 병기 만드는지 알겠다.”
“아, 농민들에게 있어 농사는 전쟁이라고요. 그럼 우리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만들어야죠!”
“뭐 하긴 그건 그렇긴 하지. 그런 의미에서 저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열정과 영혼을 갈아넣겠습니다!”
결의를 다지는 두 녀석을 내버려두면 서로 손을 교차하며 크로스라도 외칠 판이었다.
“자세한 건 어차피 조만간 정식으로 단체 회의를 열 테니 그때 이야기를 나눠보자. 그럼 이야기는 이만하면 됐고.”
태선이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자 자연히 웨스팅하우스와 에디슨도 일어섰다.
“조금 있으면 저녁 때인데 둘 다 온 김에 식사라도 같이 하고 갈래?”
“아, 그래도 괜찮을까요? 돌아가면 혼자 먹어야 해서, 헤헤.”
“왜요, 웨스 형? 가끔 저랑 같이 먹잖아요.”
“그게 더 서글퍼, 자식아! 모름지기 식사는 다 같이 둘러앉아서 해야지.”
“하긴 그건 그래요.”
어느새 둘 다 태선을 따라 거실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주방에는 앤이 슬슬 식사 준비하는지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겼다.
아직 고용인이 세 명밖에 안 되지만, 달리 보면 엄선해서 뽑았다는 뜻.
특히 앤은 가사 전반에 능숙했는데 요리도 잘했다.
“와, 오늘은 스튜인가 봐요. 냄새가 엄청 좋아요.”
“도저히 못 버티겠다. 침이 고여서 입에서 홍수가 나겠어요.”
이 냄새까지 맡았으니 웨스팅하우스와 에디슨은 그냥 돌아갈 수 없으리라.
비단 이 둘뿐 아니라 다른 간부들도 집에 들렀다가 꼭 식사를 하고 돌아가곤 했으니.
‘아쉬운 건 그거네. 예전에 창고를 처음 얻었을 때 직원들과 같이 바비큐 파티도 했지.’
생각해보면 그때 국밥을 해주겠다고 했던 약속은 아직도 못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간부들과 직원들이 이만큼이나 불어난 지금 예전처럼 바비큐 파티를 하든 국밥을 직접 만들어주든 훨씬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을까.
문제는 이곳 맨션은 충분히 넓고 시설도 좋지만 엄연히 실내이기에 그렇게 하기는 무리였다.
‘마당 딸린 대저택으로 이사나 가볼까.’
대저택으로 이사 가는 걸 어디 나들이라도 가는 것처럼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
이제 돈이 엄청나게 많아서 가능한 일이었다.
더구나 사실 안 그래도 그런 생각을 종종 하고는 했다.
특히 이제 막 자동차가 나온 터라 이 시대에는 아직 생소한, 그렇지만 고질적인 주차 문제에 직면할 때.
다만 그보다 중요한 건.
“으아아앙───!”
웨스팅하우스와 에디슨 두 녀석이 그 사이를 못 참고 또 아기들을 보러 갔다 실수로 울리고 말았나보다.
야단 나는 소리가 들리지만 애들은 금방 큰다지 않은가.
지금은 저렇게 요람에 누워있기만 하지만 곧 걸음마를 하게 될 것이고 다음에는 뛰어놀 테지.
‘그때는 클락이랑 루이스도 뛰어놀 수 있는 편이 좋으니 역시 마당 딸린 대저택에 이사 가는 것도 고려해봐야겠어.’
샬롯과 먼저 의논해봐야 하겠지만 이따금 그녀도 그런 뜻을 비쳤기에 그녀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 같았다.
***
며칠 뒤 웨스팅하우스와 에디슨을 불러서 언질을 준 대로 태선은 회사에 나가 단체 회의를 주재했다.
“···렇습니다.”
그 중 미리 배부된 자료의 첫 번째 순서를 차지한 건 디젤 엔진과 농기계였다.
“테스트 모델은 현재 오하이오주 창고로 이동시켜뒀습니다. 농업 관련으로 전에 사장님과 제휴를 맺은 건이 있어서 거기서 실전 실험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에 대한 웨스팅하우스의 보고가 막 끝난 참이었다.
“고생했다. 뉴욕과 오하이오를 왔다 갔다 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텐데. 조만간 오하이오에 방문하도록 하마.”
사라락────!
태선이 보고서를 넘기자 자연스레 다음 순서로 조셉이 나섰고 베테랑 경영자답게 그는 스완 제네럴 일렉트로닉스의 경영 상태나 분기 실적을 능숙하게 보고했다.
“역시 조셉이네요. 보고가 깔끔하고 실적도 괜찮고요.”
그대로 태선이 다음 순서로 넘어갈 듯하자 그때 조셉이 다급히 말을 이었다.
“아, 참! 그리고 미리 보고하지 못했는데 한 가지 소식이 더 있다네.”
그러면서 조셉 스완이 고개 돌려 옆에 앉은 프레스보트 배비지와 잠깐 눈을 맞추는 걸 보니 순간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혹시 그건가.’
“배비지, 아무래도 이건 자네 공이 크니 직접 발표하는 편이 좋지 않겠나?”
“영광스런 기회를 제게 넘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스완 씨.”
이내 프레스보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큼큼─ 목까지 가다듬었다.
“스완 씨는 어제라고 말씀하셨지만 정확히는 오늘 새벽 성공했습니다. 그래서 미리 사장님께도 자료를 못 드렸는데 진공관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진공관이라면 해석 기관의 크기와 무게를 현격히 줄일 수 있다고 하던 그거 말입니까?”
윌리엄 파고의 물음에 프레스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뿐 아니라 계산도 더 빨라질 겁니다.”
“반가운 소식이군요. 그동안 고생했습니다, 프레스보트. 실제 컴퓨터에 적용하려면 얼마나 더 걸릴까요?”
“테스트 모델을 만들어서 사장님께 선보일 수 있는 정도로 괜찮다면 얼마 걸리지 않을 듯합니다. 사실 엉성해도 장치를 보여드리는 것만 한다면 오늘 당장이라도 되거든요.”
‘생각보다 발전이 더 빨라. 트랜지스터에 대한 힌트를 슬슬 흘려도 되겠어.’
사실 지금 진공관만 해도 해석기관에 비해 크기를 현격히 줄일 수 있다지만 그것조차 태선이 보기에는 컸다.
다만 트랜지스터가 나오면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트랜지스터는 일종의 반도체이며 그 이전의 시대에 비해 본격적으로 전자 부품의 소형화 시대가 여는 부품이기에.
“한 달 내로 연구소를 한 번 방문하겠습니다. 자세한 일정은 전략실 통해 알려주겠지만 너무 부담 갖지는 마세요.”
“부담이라뇨. 사장님이 요새 안 오셔서 섭섭할 정도였습니다.”
조셉에 이어 프레스보트 배비지 역시 덧붙였다.
“동감입니다. 사장님이 오실 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져주셔서 영감이 떠오르는데 막상 진공관을 만들어내니 이 다음은 어쩌나 좀 막연했거든요.”
‘걱정마세요, 다음에 가면 최고의 떡밥을 풀어줄 테니까.’
태선은 미소로 프레스보트와 조셉에게 답하고는 시선을 그 옆자리로 옮겼다.
“아, 제 차례군요.”
간부급 회의에 참석한 건 이번으로 세 번째라 그런지 아직 어색한 걸까.
“크램프 씨, 편하게 하세요. 우리는 그렇게 격식을 갖추는 회사가 아닙니다. 혹시 불편하면 이따가 자연스럽게 대화하듯 끼어들어서 해도 되고요.”
“아닙니다. 지금 안 했다가는 오늘 영영 입도 못 떼고 갈 것 같아서요.”
부스럭───!
아무래도 현장 타입이라서 회의가 어색한 모양이지만 윌리엄 크램프도 같이 어울릴수록 이 분위기에 익숙해질 것이다.
“웨스팅하우스 씨가 와서 잘 봐준 덕분에 우리 조선소 엔지니어들이 신형 증기 터빈에 대해서는 확실히 이해했습니다. 지금 순조롭게 신형 군함 2척과 기존 상선의 개량형에 적용할 설계는 마쳤고······.”
보고서를 줄줄 읊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사장 하던 짬밥이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고 자기 전문 분야라서 일단 입을 열자 청산유수 같았다.
“···하여 1년 이내로 증기 터빈을 장착한 상선 2척이 건조될 예정이고 군함 2척은 2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일정 봐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도 한 번 방문하죠.”
“오, 사장님이 와주시면 직원들도 사기가 크게 오를 겁니다.”
‘그래야죠. 애초에 내가 증기 터빈 장착한 배 타고 좀 더 편하고 좀 더 빠르게 태평양 건너려 하는 거니까요.’
그래야 유럽을 가든 중동을 가서 석유를 퍼오든 조선으로 가든 할 수 있을 테니.
“1년이라··· 멀지 않았군요.”
“크흠, 드디어 내 차례인가요.”
이어서 입을 연 사람은 헨리 웰스와 함께 아멕스의 공동 대표인 윌리엄 파고였다. 이 둘 중에서는 대개 입을 여는 건 윌리엄 파고였고, 오늘도 그랬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일전 사장님 댁에 방문했더니 저와 웰스에게 사업 확장을 제안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걸 알아본 결과를 보고할 건데.”
다만 오늘은 어느 때보다 의욕이 넘쳐보였다.
사락───!
보고서 넘기는 다른 간부들 보는 시선도 그렇다.
다만 사실 발표할 내용은 배부된 자료에 이미 있어서 모두 봤겠지만.
그래도 윌리엄 파고가 강한 의욕을 보이자 모두 경청했다.
“예전에 종종 태선이, 아니 사장님이 사석에서 말한 것들이 있지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나 혹은 동서로 횡단하는 고속도로나······.”
그 중책을 자신이 맡게 되었다는 생각에 머리가 희끗한 올백머리 백전 용사 같은 초로의 사내는 비장하게 말했다.
“그걸 위한 건설회사 인수 혹은 설립 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