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haired oil tycoon RAW novel - Chapter 174
174 삼국 대사(3)
영국에서 이런저런 일을 마무리한 뒤 태선은 마침내 뉴욕항으로 돌아왔다.
WCSS 필라델피아 항구에서 건조한 증기터빈 엔진 상선에서 태선과 에디슨이 내렸다.
“사장님, 돌아오셨군요!”
“몇 달 안 지났는데 몇 년만에 보는 것 같아요.”
“그래, 영국에서는 어찌······.”
마중 나온 이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하는 걸 다 들으면 한나절이다.
“아, 이렇게 다들 나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일부러 전화까지 돌렸는데 참.”
“에이, 그래도 태선 킴 사장님께서 오시는데 나와야지.”
“암! 영국에서 일이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지. 프랑스와 영국 대사와 같이 조선에 간다는 이야기는 대체 뭔가?”
적당히 컷 하려고 했는데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조셉 스완, 새뮤얼 앤드루스의 질문 공세는 그칠 줄을 모른다.
“안 그래도 그 건으로 내일 워싱턴에 약속이 있어서 오늘 곧바로 가봐야 하니 여기서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호, 역시 대사로 가는 일이 뭔가 있긴 있나보군.”
“그렇지만 엄연히 회사 일이 우선 아닌가?”
“그러게. 자네가 온 김에 사업으로 상담받고 싶었는데.”
봐라, 한 마디 했다고 또 이렇게 된다.
하여튼 간에 이놈의 인기! 어차피 자신도 기왕 미국에 돌아왔으니 회사 일은 소홀하게 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모든 것이 연결되어있지.’
회사 일도 조선에 가는 일과 연결되어있다.
그리고 조선에 가는 일도 회사일과 무관하지 않으며.
‘아시아에 어떤 시장이 형성되고 산업이 생기고 사람들의 생활이 변하고······. 여기 미국에 본진을 뒀어도 그게 다시 내 사업에 영향을 미치게 될 거야.’
세계화의 흐름, 그것은 사실 바다로 사람이 바다를 건널 때부터 이미 시작되어 있었고 자신이 역사를 굴리기 시작한 지금부터 더욱 거세질 거다.
“일단 워싱턴에 가기 전에 멘로파크 연구소를 들를 겁니다.”
그러니까 자신과 이야기하려면 거기로 오라는 뜻.
태선으로서도 워싱턴에 가기 전에 연구소에 들러서 확인하고 싶은 연구 성과와 아울러 지시해두고 싶은 것이 있어서였다.
“사장님, 이쪽으로. 제가 모시겠습니다.”
태선은 에디슨을 데리고 아치볼드가 모는 차를 타고 멘로파크로 향했다.
“사장님, 어떠세요? 전화로 말씀드렸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귀빈용 차량입니다.”
그리고 에디슨을 조수석에 밀어내고, 대신 뒷좌석 태선의 옆자리를 꿰찬 웨스팅하우스가 선생님에게 칭찬 받고 싶어하는 우등생처럼 눈동자를 빛냈다.
“웨스, 너도 떨어져있는 동안에도 그 특유의 사교성만은 여전하구나.”
“에이, 고작 몇 개월 가지고 사람이 변하게요. 거기다 태선 사장님을 못 봐서 망망대해에서 혼자서 항해하는 것처럼 제가 얼마나 불안했다고요.”
하긴 그러고 보면 이렇게 장시간 동안 미국을 비운 건 처음이었다.
‘그동안 큰 방향은 내가 다 지시해줬었지.’
물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떠나기 전에 시스템도 구축해뒀고 언질도 줬고 심지어 전화선도 연결했다.
‘그렇지만 역시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다는 것······. 마음만 먹으면 얼굴 맞대고 이것저것 상담해볼 수 있다는 것의 어드밴티지는 크지.’
그것이 없는 상태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의 항해.
어쩌면 조선에 가 있는 동안에는 이에 비할 수 없을 정도의 공백기가 이어질 수도 있다.
연락이 늦어지는 것이야 더 말할 것도 없고.
‘그 예비 충격쯤으로 보면 되겠네. 아울러 회사 상태를 점검해보고 이참에 문제가 될 것 같은 부분이 있으면 손을 한번 봐두기도 해야 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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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거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잘 굴러가고 있잖아.’
“어떻습니까, 킴 사장님? 트랜지스터입니다.”
항구에 마중 나오지 않은 프레보스트 배비지가, 영국에 다녀왔거늘 자기 아버지 안부를 묻기보다 먼저 성과라면서 태선에게 보여준 건.
아직 테스트 버전일지언정 어쨌든 트랜지스터 회로였다.
“대단하군요. 이걸 벌써 만들어내실 줄이야.”
“이게 다 태선 사장님의 덕분입니다.”
“저야 큰 방향을 일러준 것뿐이지만 막상 굉장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테죠. 그걸 실제로 해낸 두 분이야말로 가장 공이 크십니다.”
“하하, 솔직히 그 시행착오도 우리 둘이서 해낸 게 아닙니다. 사장님이 일정 부분은 정보를 공개하고 서로 도움을 받는 편이 낫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그랬었지. 것도 꽤나 자주 그랬었다.
이 정도 첨단 기술이 되고 보면 독점하고 공개하고 싶지 않아지겠지만.
시대가 같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돕고 도와야 한다.
아니, 어떻게 보면 이용해야 한다고 할까.
‘그 와중에 주도권을 내가 틀어쥘 수 있는 핵심적인 부분만 놓치지 않으면 되니까.’
“사장님의 그 말이 처음에는 납득이 안 가기도 했습니다. 컴퓨터의 시작도 따지고 보면 아버지의 해석 기관의 지분도 없지 않은데 그걸 다른 사람과 일부일지언정 공유한다니······. 하지만 이제 저도 이해했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협력한 덕분에 이만큼 왔으니까요.”
“훌륭하십니다. 그렇다고 밑천까지 다 드러내지는 마시고요.”
“그야 물론이죠. 숙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조셉 스완 씨가 꽤나 중요시해서······.”
트랜지스터를 두고 프레스보트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빨리도 왔구먼.”
이제야 도착한 조셉 스완이 툴툴거리며 들어왔고, 그뿐 아니라 곧 다른 임원들도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비서실장 대리인 안나 암스트롱에 헨리 웰스, 윌리엄 파고, 존 엘리스, 화이트하우스, 에릭 스미스, 제이크 벌링게임 등.
“······해서 프랑스와 영국에서 조선으로 대사를 보낼 예정이고 아마 미국도 그럴 겁니다. 제 출신이 조선인이기에 중재자로 동행할 거고요.”
그들을 회의실에 모아놓고 태선은 프랑스와 영국에서 있던 일들의 간추려 말해줬다.
“그리고 아마 여러분은 저의 장기적인 부재를 우려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을 걸로 압니다. 영국과 달리 전화 연결도 바로 되지는 않을 테니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지. 뭣보다 만에 하나 자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이봐, 파고! 자네답지 않게 무슨 그런 나약하고 불길한 소리를 하는가!”
“그치만 파고 씨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사장님, 꼭 직접 가셔야만 하는 일인 겁니까?”
예상했지만 임원들 대부분 우려하거나 만류하는 반응이었다.
삼국 대사와 함께 중재자로 조선에 간다.
말이야 멋지고 명예롭다. 그렇지만 실리적인 면에서 봐도 그러할까.
‘하긴 이 사람들 모두 정치인도 관리도 아니고 사업가잖아.’
그런데 이건 당장 사업적인 이득이 하나도 없고······.
자신들의 상관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회사의 가장 유능한 자원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에 불과할 터.
“여러분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리고 말은 안 해도 실질적인 이득이 없는 일에 나선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걸로 압니다.”
몇몇이 뜨끔했다. 특히 아무래도 사업가로서 내공이 깊은 조셉 스완과 화이트하우스가 그런 생각을 품었던 모양.
뭐 사업가이자 상관으로서 자신에 대한 애착이 깊었던 걸로 이해해두자.
“그렇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이건 분명히 사업적으로 이득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 이건 저 말고 다른 사람은 할 수 없기에 제가 직접 움직이는 겁니다.”
반면 새뮤얼 앤드루스, 웨스팅하우스, 아치볼드, 존 엘리스, 에릭 스미스 등.
태선이 일단 말을 하면 납득하면서 무조건 신뢰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자네가 그렇게 말하니 그런 것이겠지만······.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면 안 되겠나?”
한편 헨리 웰스, 윌리엄 파고, 윌리엄 크램프처럼 중립적인 입장의 사람도 있었다.
일부는 납득은 하되 정말로 궁금했는지 태선의 설명이 더해지기를 기다렸다.
“지금 우리 회사와 록펠러 회사의 관계를 생각해보시면 쉬울 겁니다.”
“그 존 데이비슨 록펠러? 그러니까 우리가 남긴 시장을 주워먹은 그 말인가?”
비록 록펠러가 유다 역할을 해줬지만 앙금이 남아있는 이도 있는 듯했다.
“사실 록펠러가 하는 그런 일까지 우리가 다 맡아서 하기에 수지가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양보해줬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 편이 우리에게도 편하죠. 이미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음, 하기야 그렇지. 더 큰 사업들이 있는데 그런 작은 일도 챙기려면 손해가 커.”
“회사 규모를 키우면 가능도 하겠지만······.”
“규모를 키우면 지금 하는 사업에 더 투자해야지 록펠러에게 내준 사업에 쓸 인력과 자금이 어딨나.”
“하긴 그야 그렇긴 하구먼.”
오가는 잡담을 태선은 그냥 내버려뒀다.
록펠러를 언급한 이유가 자기들끼리 대화하는 와중에 잘 드러났기에.
자신이 일일이 설명하기보다 저렇게 알아내면 더 좋지.
“같은 이치가 국가 간에도 통용될 수가 있습니다.”
“국가 간에?”
“데이비드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에 대해서 아실 겁니다.”
일부는 알고 일부는 모르는 눈치였다.
그런 자들을 위해 태선이 간단하게 설명해줬고 그 와중에 제이크 벌링게임이 추억에라도 빠진 듯 희미하게 웃었다.
잠시 눈이 마주치자 태선도 마치 둘만 아는 신호를 보내듯 옅게 미소 띠었다.
‘그러고 보니 처음 조선에서 청나라로 건너가서 미국에 올 배편을 구하려고 제이크를 찾아갔을 때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말했지.’
그때 자신은 서구 열강에 있어서는 한낱 아시아 변방의 조선이라는 나라에서도 가장 밑바닥 계층의 청년이었다.
그런 이가 이제 미국 최고 부호이자 이 시대 가장 강대국인 영국, 프랑스, 미국의 대사를 이끌고 조선으로 향하는 이유를 논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록펠러와 우리의 관게도 그 비교우위론에 입각하여 서로에게, 그리고 시장 전체에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나아가서는 국부를 늘리는 결과를 낳는 것이지요.”
그리고 여기 모인 이들은 머리가 좋은 사람들일 뿐더러, 실제로 태선이 일부 시장은 록펠러에게 내주는 대신 오히려 메인 사업을 더 크게 키운 것을 직접 봐온 터.
“호오, 즉 나라 안에서도 꼭 필요하되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외국으로 넘겨서 차라리 수입을 하자는 것이군.”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더 돈이 되는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세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있습니다. 그 나라 하나하나가 세계시장경제의 일원이 돼서 각 나라의 국부가 늘면 그만큼 세계 전체의 부와 재화가 증가하게 되는 겁니다.”
물론 꿈과 같은 이야기라는 것은 안다.
“그걸 위해서는 물론 투자가 필요하긴 합니다. 그 나라에 인프라가 있어야 하니까요. 그건 지원을 해야겠죠.”
태선이 전생한 21세기에도 그러한 세계는 없으니까. 빈익빈 부익부는 더 극심해지고 환경오염이라거나 문제는 더 커진다.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하나만은 확실해. 모든 사람이 행복하진 않더라도 본래 역사에서의 1860년보다 2000년에 더 많은 사람들이 배를 더 곯고 더 안전하게 살고 있었지.’
결국 절대적인 부의 증가 덕분이었다.
“새삼 느끼지만······. 역시 우리 사장님께서는 생각하는 것이 범인과 다르군.”
“그걸 이제 아셨어요, 조셉 아저씨. 쯧, 사장님에 대한 신앙이 부족하군요.”
“웨스, 넌 좀 심한데. 신앙심까지 가져야 하는 거냐?”
이런저런 말이 농담 삼아 오가지만 결국은 태선의 말에 모두가 납득한 분위기였다.
“다만 방금 말한 건 장기적 관점에서 그런 거고, 단기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살아남지 못하거나 시대에 뒤처지게 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죠.”
단기 관점을 논한다는 것의 의미는 자명했다.
“이거 이 나이에 시험지를 검사 받기 직전의 아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군.”
“그래도 샬롯 양이 안 와서 다행이지.”
“호오, 전화로 제가 샬롯에게 말해줘야겠는데요.”
“아, 그것만은 봐주게나.”
태선은 농담 삼아 한 마디 던지고는 모두에게 긴장하지는 말라는 듯 덧붙였다.
“모두 회사 점검을 생각하는 모양인데 말씀드렸듯 일단 내일 당장 워싱턴에 가야 할 일이 있어서 그 일정은 다녀와서 할 예정입니다. 그 시간도 촉박할 수 있으니 모두 미리 자료를 준비해두시고······.”
태선은 말하며 살짝 고개 돌려서 에디슨 쪽을 봤다.
“지금 말씀드릴 건 저 없는 동안, 그러니까 조선에 간 이후 각 계열사에서 사업 아이템에 대해서입니다. 영국에도 연구소를 세운 것은 들으셨죠?”
“아, 들었네. 저기 헨리 군의 아버지, 찰스 배비지 씨가 소장이라면서?”
“그리고 누구더라. 부소장이 처음 듣는 이름이었는데······.”
약간 경계심을 보이며 웨스팅하우스가 중얼거리자.
“웨스 형, 부소장은 윌리엄 크록스라는 사람이요. 방구석에서 잘 안 나오는 사람인데 실력은 대단해요.”
“아아, 그러냐.”
웨스팅하우스가 일부러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자 에디슨이 기회다 싶었는지 나섰다.
“저번에 진공관 기술 요청했었잖아요. 그거랑 크록스 형이 개발한 크록스관을 연동해서 발광시켜서 앞에 유리판을 두고 색광을······.”
“음, 잠깐만? 그거 아이디어 뭔가 될 것 같은데. 지속적으로 빛이 가해지면서 색배열도 바꿀 수만 있으면 착시 효과 같은 걸 낼 수가 있잖아.”
처음엔 일부러 심드렁하게 굴었던 웨스팅하우스였지만 역시 엔지니어의 본능이 어디로 가지 않는다.
“호오, 나도 흥미롭구먼.”
“냄새가 나는데. 보아하니 태선이 힌트를 줬구먼.”
“영국에서 영입했다는 크록스인가 하는 자도 태선이 그걸 개발할 자질을 보였기에 힌트를 줬을 듯한데.”
“대체 영국 연구소에서는 뭘 연구하고 있는 겁니까?”
그리고 다른 이들도 곧바로 관심을 보였다.
“기술적인 건 제가 워싱턴에 가 있는 동안 여기 에디슨에게 들으시고 그 기술로 미래를 걸 방향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일순간 침묵에 빠져들었다.
그만큼 모두가 이제부터 태선의 입에서 나올 말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
“전기를 통한 청각적 혹은 시각적 메시지 전달, 혹은 전선을 통하지 않고 전파를 통한 일방향성 메시지 송신.”
한 단어 한 단어에 힘을 주어 말하는 태선의 분위기에 눌려 아무도 목소리를 내진 않았다.
“······.”
그렇지만 입을 닫고 있어도 물음표가 잔뜩 떠오른 건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하기야 그렇겠지. 청각이야 그렇다 치자. 전화도 목소리를 듣는 것이니까.
그렇지만 시각이라고? 그게 가능한가?
전기 신호로 눈으로 보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그게 가능하면······. 뭐랄지, 뭐라고 표현하기도 힘드네, 아무튼 엄청나게 대단한 거잖아!’
‘시각적인 메시지······. 전기 신호, 음······. 시각이라면 결국 빛이잖아. 방금 에디슨이 말한 원리를 이용하면 가능할 것도 같긴 하단 말이지.’
웨스팅하우스나 조셉 스완은 그렇게 생각했고 그건 다른 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뭐라 표현해야 할지 막막할 정도로 평소에 생각해본 적조차 없는 것.
하지만 그걸 말한 이가 다름 아닌 태선이었다.
“지금 모두 당황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할 겁니다. 지금 그 감정을 잘 기억해두세요.”
스윽──!
태선은 이내 회중시계를 확인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가서 차 준비하겠습니다.”
태선이 고개를 끄덕이자 눈치 빠르게 아치볼드가 먼저 연구소에서 나갔다.
워싱턴에서 미팅은 내일로 잡혔지만 기드온 웰스나 그랜트 장군을 미리 만나두면 이야기가 편해질 터.
하루 일찍 가서 정보를 수집해두는 편이 좋을 터였다.
“연구는 일단 영국 빅토리아 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멘로파크 연구소에서도 동시에 진행할 겁니다.”
아치볼드를 먼저 내보내고 태선은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저와, 여러분이 개발할 그 기술에 대해서 세상 사람들은 지금 여러분들이 느낀 감정을 느끼겠죠.”
그 감정이란 당황, 놀라움, 믿을 수 없음, 기대, 흥분······.
“그게 제가 없는 동안 여러분에게 맡겨두고 싶은 회사의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