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haired oil tycoon RAW novel - Chapter 199
199 운명의 꽃(1)
계속 태평관에 눌러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조선에서 미국으로 돌아가 볼 때도 됐지만 아직 영영 가는 건 아니었다.
미국에서 벌이는 사업도, 조선에서 추진하는 근대화도 태선은 평생을 두고 할 일이라 여기고 있었다.
‘집을 마련하길 잘했어.’
그렇게 해서 마련한 미국 대사관 옆에 조선토목회사 사옥 옆에 매입한 이 저택.
건축 전공인 프랑스 대사 라부르스트의 도움으로 한옥과 서양식 건축을 절묘하게 섞었다.
팔락───!
태선은 지금 이 집 서재에서 조선 팔도는 물론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 오는 보고와 편지를 살피고 있었다.
옆에 조선토목회사 사무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옆에 저택을 매입하고 이곳에서 업무를 보는 이유?
물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이유가 말이다.
“아빠, 이것 좀 보세요. 루이스가 만들었어요”
“앗, 거짓말! 그거 내가 만들었잖아. 이게 누나 거예요.”
한복 차림에 조선말을 하며 까르르 웃으면서 뛰어 들어오는 루이스와 클락은 이제 네 살이 되어 잘도 뛰어다녔다.
태선에게는 일을 하면서 아이들의 이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뭘 만들었나 볼까? 우와, 훌륭한 불가사리구나.”
“아뇨, 이거 인형인데요?”
“아, 그, 그러니. 독창적인 인형이기도 하네.”
“거봐, 누나. 아빠도 불가사리라고 하잖아.”
태선이 잠깐 아이들과 놀아주는 사이 뒤늦게 샬롯과 마리가 들어와 애들을 안아들었다.
“너희들, 아빠는 일하는 중이니까 함부로 서재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지!”
“그치만 아빠한테 자랑하고 싶었는걸.”
“누나는 왜 내가 만든 걸로 자랑하려고 그러는 거야.”
투닥거리는 루이스와 클락을 마리와 앤이 데리고 나가고 샬롯이 무안하게 웃었다.
“미안해요, 애들이 워낙 활동성이 좋아서.”
“아뇨, 괜찮아요. 원래 아이들이 그렇게 크는 거죠. 저도 딱 답답하던 차에 기분 전환도 되고 좋았는데요 뭐.”
“답답하면 같이 산책이라도···맞다, 조금 있다가 박규수 씨와 오경석 씨가 오기로 했죠.”
역시 아무리 보모가 둘이나 붙어 있어도 한창 뛰노는 쌍둥이를 돌보다 보니 천하의 샬롯도 조금씩 빈틈을 보인다.
‘뭐 그 틈이 있어도 여전히 압도적으로 유능하지만······.’
그래도 그녀가 인간적으로 보여서 태선은 더 좋았다.
“어차피 실무적인 건 이미 진행이 다 돼서 오래 있으시지는 않을 거예요. 두 분도 사절단 준비하려면 돌아가서 할 일도 많으실 거고요.”
“호오, 즉 그 두 분이 돌아가고 나면 같이 산책을 나갈 수 있다는 뜻인가요?”
“어째 산책은 나보다 샬롯이 더 원하는 것 같은데요. 간만에 데이트라도 할까요?”
샬롯은 문득 창밖으로 햇살 드는 바깥 풍경을 보더니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 그래요. 여기도 정이 들었는데 미국에 가면 길면 몇 년이고 짧아도 몇 개월은 지나야 돌아올 거잖아요.”
“그렇긴 하죠. 여기도 기반이 잡혔으니.”
“그럼 가서 외출 준비하고 있어야겠네요.”
샬롯이 나가자 태선은 다시 편지와 보고서를 살폈다.
샬롯과 데이트도 하고 그 전에 박규수와 오경석도 만나려면 편지와 보고서는 지금 살펴두는 편이 나았다.
사실 이미 안배해둔 일이라 양이 많긴 해도 오래 걸릴 것은 없었다.
“흠, 이건 좀 새로운데.”
다만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편지와 보고 중에서도 개중에도 눈길을 끄는 것은 매번 한둘씩은 있기 마련.
“일본에서 조슈번 세력이 벌써부터 활개를 치는 건가. 일본 움직임이 전생의 역사보다 더 급진적으로 흘러가네.”
동래에 보낸 이동인으로부터 서찰인데 일본 정세를 기대보다 상세히 담아냈다.
물론 일본쪽 정세는 다른 루트를 통해서도 파악하고 있지만 이동인이 보낸 정보도 상당히 유용했다.
“내가 조선을 근대화시킨 게 어떤 식으로든 일본에 영향을 줬으려나. 아무튼 이런 속도라면 일본이 조선에 집적거릴 시기도 꽤나 당겨질지 모르겠네.”
우려? 아니, 오히려 태선의 입가에는 미소가 드리웠다.
“잘 됐어.”
육군과 해군의 편제를 마친 일본이 제국주의를 따라하려 조선에 야욕을 보이는 건 역사의 필연일 터였다.
그에 대해 태선은 당연히 시나리오를 굴려봤다.
그리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당하면 그건 결국 나라를 빼앗기는 비극의 시발점이 될 것이겠으나.
이미 대비를 마친 상태라면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딱 좋은 패로 만들 수도 있었다.
‘일단 처음에는 밀리는 듯 보이는 게 좋겠지.’
흥선대원군을 하야시킨 뒤 고종을 앞세워 실권을 잡는 민씨 일파의 속성이 하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정적 축출과 권력 보존을 위해 외세 의존의 패를 꺼내든다는 것.
거리끼지 않는다는 수준이 아니라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다가 오히려 외세에 휘둘리고 나라를 넘기는 결과를 낳는다.
‘지금 정세에서 잘만 하면 민비와 민씨 일파를 부추겨서 흥선대원군을 본래 역사보다 일찍 실각시킬 수 있겠고.’
다만 정치적인 일에는 작은 것이라도 명분이 필요하다.
흥선대원군의 하야는 사실 언제 말이 나와도 이상할 건 전혀 없다. 엄연히 고종이 이 나라의 왕이니까.
중요한 건 전생의 역사에서 고종은 자기만의 세력이 없으니 외척인 민씨 일파를 중용했는데 이번 역사에서 조금 다른 건 태선이 있다는 것.
‘내 백업 덕분에 박규수와 오경석 등의 개화파가 이미 큰 세력을 구축했지. 하지만 아직은 수면으로 부상할 때가 아니야.’
민씨 일파를 부추겨서 먼저 올라오도록 만든다.
전생 역사처럼 운요호로 도발해올지 모르겠지만 그 일을 명분으로 민씨 일파가 실권자인 흥선대원군에게 책임을 묻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일본 공격이 버티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것처럼 보이면 그 특성이 분명히 또 나온다.’
전생에서야 운요호 사건이 터졌을 때 대사관이 없어서 도와달라고 못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영미프 대사관이 있으니 필시 달려가서 도와달라 하겠지.
설령 도와달라고 안 해도 이쪽에서 미국 대사관을 움직여 미끼를 건다.
‘그리고 그걸 빌미로 민씨 일파가 흥선대원군을 끌어내리면 그때 나서게 하자.’
이 나라의 근대화를 위한 정치적인 새로운 피를 말이다.
물론 일단 자기 머릿속으로 큰 틀에서 계획은 품고 있지만 최소한 몇 년은 지나야 할 훗날의 일이었다.
더구나 아직은 근대화를 더 추진해야 하기에 흥선대원군과 같은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 권력자가 필요했다.
“뭐 조선 쪽은 됐고······.”
태선은 슬슬 미국에서 온 편지들로 손을 옮겼다.
그러다 한 통의 편지를 보자 씨익 웃었다.
“드디어 율리시스 그랜트 장군이 대통령이 됐군. 아니, 당선됐다고 해야 맞으려나.”
사실 역사적인 사실로 이미 아는 내용이었다.
기실 율리시스 그랜트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는 사실이 전생 역사와 다르게 흘러갈 변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태선이 백업해서 더 수월하게 당선됐을 것이다. 그 결과 1868년 선거에서 그랜트 장군은 대승을 거뒀단다.
“편지가 오는데 걸린 시간을 감안하면······. 당선되고 몇 달 지났을 테고 3월부터 정식으로 임기 시작이니 얼마 안 남았네.”
그때 기별이 왔다.
“사장님, 박규수 씨와 오경석 씨가 오셨습니다.”
“들어오라고 해주세요.”
집사 알프레드가 이내 문을 열어주자 박규수와 오경석이 태선의 자택 집무실 겸 사랑방에 들어왔다.
“오셨습니까. 표정을 보니 조정에서 사절단 건도 잘 정리가 된 모양이네요.”
“하하, 그야 그렇지. 사실 문제가 될 게 뭐 있겠나.”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 진작 보냈어야 하는데 말이야.”
박규수와 오경석은 큰 고비 넘겼다는 듯 말하다가 슬며시 태선의 눈치를 봤다.
“자네 덕분에 사절단 준비도 잘 마칠 수 있었네만······. 자네도 같이 가지?”
“한성은 물론 조선 팔도에서 근대화도 잘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회사도 잘 굴러가고. 이제 미국으로 사절단으로 갈 때 우리를 도와주면 안 되겠나?”
피식 웃음이 나오려는 걸 태선은 겨우 참았다.
겉모습은 그야말로 양반 어르신네들인데 외국에 처음 가서 무섭다고 자신더러 보호자를 해달라는 격 아닌가.
물론 그건 자신으로서도 반가운 일이었다.
“안 그래도 저도 미국에 가보려던 참이니 같이 가보시지요.”
“오, 정말인가? 역시 우담 자네밖에 없어, 하하하!”
조선의 근대화와 부국강병을 위해 박규수와 오경석은 할 일들이 많았다.
정치적인 무대에서 목소리를 내는 건 자신이 할 수 없다, 오로지 이들만 할 수 있었다.
‘물론 그걸 위해 미국 가서 이들이 직접 보고 들은 다음 입헌군주제에 대한 사상을 슬쩍 떠본 다음에······. 그걸 목표로 하게 만들어야겠지만.’
“안 그래도 지금 편지가 도착했는데 친우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합니다.”
“응, 대통령이라면 조선으로 치면 왕을 말함이 아니었는가? 방금 자네 친우가······.”
“예, 그 대통령에 당선됐다 합니다. 사절로 가시면 대통령도 만날 터인데 제가 가면 도움이 더 되겠죠.”
그걸 위한 사전 작업으로 친구가 대통령이 됐다면서 허세도 약간 미리 첨가해준다.
“그, 그렇지. 그런데 친우가 대통령이라니 놀랍구먼.”
“우리 생각보다 자네는 더 거물이었던 겐가.”
서구 문물을 들여올 때 이미 박규수와 오경석이 자신을 보는 눈빛이 달라졌지만 이제 또 한 단계 더 달라졌다.
***
조선 조정에서도 사절단을 꾸리고 있고, 샬롯 등도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누나, 그리고 매형. 미국에 가지 않으시겠습니까?”
태선은 누나 김태희와 매형 박말복의 집.
흥선대원군이 하사한 금거당 현판이 붙은 집에 찾아가 둘을 만났다.
“미국이라. 그래, 태경이 보려면 한번 가봐야지.”
“안 그래도 네 이야기 듣고 궁금하기는 했다. 마침 이번에 사절단이 미국에 간다니 같이 허락만 해주신다면 같이 따라갔다 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좋다는 반응, 그러나 태선은 자기가 먼저 물었으면서 오히려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냥 한 번 갔다 오는 것이 아니라 아예 미국에서 살 생각 없으신지 여쭤보는 것입니다.”
“흐음, 아예 미국에서 살 생각이 없냐고?”
“어, 그건······. 하긴 종종 네가 이야기를 하긴 했지.”
태선이 간단하게 이야기 꺼내는 것이 아님을 알자 김태희와 박말복의 표정도 진지해졌다.
“이미 누나와 매형도 잘 알겠지만 삶의 여건은 미국이 더 좋습니다.”
“그래, 네가 보여준 걸 보니 그런 것 같더구나.”
“아울러 태형이와 태곤이, 조카들을 위해서도 나을 겁니다.”
조카 이야기가 나오자 역시 부모라서 그런지 두 사람은 더 경청하는 태도가 됐다.
“미국은 기회의 땅입니다. 조선도 물론 많이 나아지겠으나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고 험하고 뭣보다 그 과정에 어떤 파란이 있을지 모르죠.”
“그래, 것도 네 말이 맞는 듯 하구나. 너를 봐도 그렇고.”
‘아뇨, 저만큼 성공하는 건 불가능하고요.’
하지만 자신이 미국에 가진 부와 인맥을 감안하면 보통의 사람으로는 가질 수 없는 배경을 가지고 뭐든 해볼 수 있다는 사실은 확실히 맞았다.
김태희와 박말복도 모르지는 않겠지만.
“음, 하지만 태선아, 우리는 조선사람이다.”
둘의 대답은 이러했다.
“그래, 미국에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먼 곳에 좋은 기회가 있다고 하여 내가 있는 곳을 버리고 가고 싶지는 않구나. 더구나 네가 이미 조선에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지 않느냐.”
‘그래, 정답은 없다. 저것도 맞는 말이지.’
“물론 이번에 태경이도 보고 미국이란 나라도 보고 싶으니 같이 갈 수만 있다면 가겠지만 내 고향을 영영 떠나서 살고 싶진 않구나.”
“나도 이이 생각과 같단다. 그치만 우리가 영영 헤어지는 건 아니잖니? 너도 회사를 조선에 두었고 다시 올 거잖니?”
누나의 말에서는 혹여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이 영영 이별의 서두가 되지 않을지 염려하는 감정이 느껴졌다.
“네, 영영 헤어지는 건 결코 아닙니다. 일단 미국에 가면 시간이야 몇 해 지날 수 있겠지만 돌아올 거니까요.”
“몇 해는···걸리는 것이구나.”
부부는 영영 헤어지는 건 아님에 안도하면서도 이제 미국에 가면 몇 해는 못 본다는 말에 아쉬워했다.
“누나, 그리고 매형. 이 말은 아직 조선의 시대상에는 조금 조심스러운 밀입니다만······.”
그런 누나와 매형을 보며 태선은 사실 그런 대답이 나올 수 있으리라고 짐작했는지 슬며시 말을 꺼냈다.
“저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봅니다. 아니, 어떤 시대가 되더라도 결국 사람은 높고 낮음을 가르려고 하겠지만 그것이 법에 규정된 형태의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말복은 백정이었다. 조선에서 천하게 여기는 직업.
처음에 박규수가 직접 의주에서 한성으로 데리고 왔을 때도 백정 출신인 탓에 무시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 그나마 흥선대원군이 내려진 금거당 현판을 단 이후로 함부로 무시하는 이는 싹 사라졌다지만.
은근히 무시하는 이가 아예 없을 수는 없을 터.
“저울이 평평하게 놓이듯 사람도 그러해야 합니다. 대놓고 조선에서 신분을 없애자고는 못 하겠으나······.”
그건 전생의 갑오개혁 같은 움직임이 그랬듯 정치권에서 할 일이다.
태선이 준비한, 그리고 준비하고 있는 박규수나 오경석 등 개화파로 말이다.
그리고 갑오개혁과 달리 이 역사에서 그런 개혁이 실패하는 일은 결코 없을 터였다.
‘다만 제도와 사람들 인식이 바뀌는 건 별개의 문제야.’
그러니 그걸 위해 움직이는 이도 있어야 했다.
“매형이 백정들을 이끌고 공부하고 마음가짐을 바로 하며 어려운 사람을 돕고 봉사하며 사람들을 도우면 처음에는 미력할지 모르나 차츰차츰 인식도 변하지 않겠습니까?”
“흠······. 태선이 네가 그런 생각을 다 하고 있었을 줄이야.”
박말복은 생각 많은 얼굴로 고심하더니 뭔가 결심한 듯, 그 결심으로 속이 후련해진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사실 나도 그 같은 고민을 많이 했단다. 그러면서도 망설여왔지만 네 말을 들으니 용기가 나는구나.”
박말복은 슬쩍 아내를 봤다.
“하나 염려되는 건 혹시라도 백정이 나댄다며 주변 사람들이 나뿐 아니라 당신과 애들까지 싸잡아서······.”
“옳은 일을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저희 가족이 어려울 때 당신이 도와줬어요. 백정이라면서 도움을 안 받을 것 같았으면 그때 이미 받지 않았어야죠.”
누나 김태희도 박말복을 지지해주자 태선은 웃으며 슬슬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미국에 갈 일로 샬롯 혼자 고생하고 있는지라 도우러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태경이 만나러 사절단과 같이 누나와 매형도 같이 미국 갈 수 있도록 제가 알아봐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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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동서고금 이래 한 나라에서 사람이 빠져나가는 건 엄격하게 통제한다.
인구 자체가 나라의 힘이니 당연했다.
하물며 그게 조선 같은 나라라면 말할 것도 없겠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태선의 부탁인데 통하지 않을 리 없었다.
뿌우우우───!
미국에 이어 돌아오는 길에 유럽 각국을 순방할 예정인 사절단을 싣고
인천 앞바다를 떠나는 모닝 글로리호.
“드디어 가는군요. 바다 건너 세상이라니, 허허.”
“그러게 말일세. 이미 미국, 영길리국, 불란서국에 대사로 나가계신 분들은 잘하고 계신지 궁금하기도 하고······. 후우, 이 나이에 가슴이 설레는구먼.”
거기에는 미국뿐 아니라 돌아오는 길에 유럽 각국을 순방할 박규수와 오경석을 포함한 사절단뿐 아니라.
“미국이라. 태선이가 그 나라에서 일군 것들이 어떤지 직접 보게 되다니, 허허 참.”
“그러게요. 거기다 태경이는 그 나라에서 학교라는 걸 다녔다는데 얼마나 듬직하게 자랐을지 궁금하고요.”
김태희와 박말복 그리고 태선의 조카들도 같이 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