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haired oil tycoon RAW novel - Chapter 95
095 재건 시대(2)
“세 가지 중 첫 번째는 물자 수송입니다.”
“···물자 수송?”
물자 수송이면 이미 기차나 마차가 있지 않냐···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태선이 선수 쳐서 덧붙였다.
“무슨 말씀을 하실지 압니다. 이미 기차나 마차가 있지요. 그렇지만 이 광활한 나라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안정적이고 유연한 물자 수송 수단이 꼭 필요합니다.”
“흠, 하긴···나는 무슨 이야기인지 바로 알겠구먼.”
그랜트 장군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곧바로 동의를 표했으나 무작정 태선을 옹호해서 그런 건 아니었다.
“숱하게 많은 전투를 치르며 나는 자네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절실하게 깨달았더랬지.”
태선을 보며 그렇게 운을 떼더니 그는 두 의원과 체이스 장관에게 시선을 옮겼다.
“기차는 철로가 있어야 다닐 수 있으며 시간 제약도 많은데 마차는···. 하아, 진군할 때 군마 관리하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골머리가 아파오는군요.”
“물론 그렇기야 하겠지만 그 정도입니까?”
“다른 뜻이 있어 하는 말이 아니니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아무래도 두 의원님이나 장관님께서는 마차를 타기만 하셔서 모르시겠지만···관리가 여간 까다롭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 관리의 어려움에 대한 그랜트 장군의 전쟁터 썰.
‘뭐 특히 군마 관련으로는 군기가 빡셌다고 듣기야 했지만···. 그래도 이건 그랜트 장군이 유별나게 말에 관심이 많았네.’
그러고 보면 사관학교 시절 다른 성적은 그저 그랬는데 승마만은 잘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말 이야기가 나오자 그랜트 장군은 물 만난 듯 주절거렸다.
태선으로서야 마차의 단점을 대신 어필해주니 좋았지만 계속 듣다 보니 두 의원이나 체이스 장관이 불쌍해졌다.
“···그렇군. 확실히 살아있는 동물을 길들여 관리하는 일은 힘들겠어.”
“거기에 말의 먹이나 배설물이라거나 운반 화물의 양까지···이렇게나 디테일한 분석은 처음 들어보는구먼.”
“하하하, 그랜트 장군님은 말에도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한창 주가가 오른 전쟁 영웅이라 이제 충분히 알아들었으니 그만하라고도 못 하고 대충 호응해줄 따름.
“그걸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자동차와 도로입니다.”
그리고 태선이 타이밍을 맞추어 끼어들자 그들은 이제야 해방됐다는 표정이었다.
물론 그랜트 장군에게 그런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 곧 표정 관리하며 짐짓 태선에게 물었다.
“자동차? 들어본 적 있군. 유럽에서 일부 발명가가 만든 탈 것이 아닌가?”
“나도 들어봤네만 속도도 느리고 힘도 부쳐 마차 대용은 어렵다던데.”
그렇다고 좋은 반응은 아니었지만 관심을 가져준 것만 해도 지금은 괜찮았다.
“그건 출력으로 높이면 될 일입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상상해보시지요. 말없이, 연료를 채워서 기계의 힘으로 가는 탈 것을요.”
“음, 그 말대로라면 한 칸짜리의 기차가 레일 없이 달리는 격이겠구먼.”
“기차 한 칸보다 더 작게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찰스 섬너가 나직이 중얼거리는 말에 태선이 덧붙였고 그랜트 장관이 곧장 반응했다.
“정말로 그게 된단 말인가? 그렇게만 되면······그건 군사적으로도 혁신이겠군.”
역시 아직은 아무래도 장군이라서인지 그는 모든 것을 군사적으로 봤다.
틀린 말이 아니기야 했다.
‘자동차가 있으면 군사적으로도 당연히 엄청난 진일보이기는 하겠지. 보급에서도 그렇고···나중에는 전차로 업그레이드시킬 발판도 되니까.’
다만 이제 자동차 산업의 걸음마를 논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를 꺼내는 건 시기상조.
그랜트 장군이 저 정도로 납득해서 자신에게 진심으로 힘 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다만 자동차 산업을 당장 논하려는 건 아닙니다. 대신 자동차가 달릴 도로는 미리 깔아두었으면 합니다. 마침 재건 사업 시기라면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겠죠.”
“자동차 개발은 알아서 하겠다는 뜻인가?”
존 C 프리몬트는 질문을 던지고서는 태선이 답하기도 전에 곧바로 덧붙였다.
“담대한 포부를 밝힌 앞에서 미안하네만 도로 건설은 큰 사업이네. 더구나 한두 군데도 아닐 터인데 자네만 믿고 어찌 그런 공사를 하겠는가.”
그러나 어차피 예상한 태클.
“꼭 제가 자동차 사업을 성공하리란 걸 전제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아니, 방금 전에는 그렇게 자신감 넘치게 말해놓고······.”
“물론 저는 성공할 겁니다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실패를 우려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어차피 도로는 유지하고 보수해야 합니다.”
그 말에 허를 찔렸다는 듯 프리몬트는 자신도 모르게 낮게 탄성을 토했다.
“그리고 어차피 도로를 보수해야 한다면 기왕 하는 거 자동차가 달릴 수 있도록 더 잘 정비해두면 좋지 않겠는지요. 우리 회사에 그걸 위한 공법을 연구 중에 있고 양질의 재료도 이미 준비해두었습니다.”
태선은 슬쩍 시선을 돌렸다. 여태까지 잠자코 한쪽에 있던 샬롯이 그제야 일어나 보고서 몇 부를 가져왔다.
“이 자료는 파리의 아스팔트 도로에 관한 겁니다만.”
사실 보고서의 내용은 축약했어도 몇 페이지나 되었다.
이 자리에 모인 의원이나 장관이 읽을 리 없었다.
체이스 장관이나 그랜트 장군이라면 태선의 체면과 정성을 봐서라도 읽어주겠으나 두 의원은 아니었다.
“모두 바쁘실 테니 세세한 내용은 나중에 읽어보시고 가장 마지막 페이지를 한 번 봐주시죠.”
사라라락──!
“저희 회사에서 석유를 감압증류한 아스팔트와 일부 재료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서 도로를 시공하면 마지막 페이지에 요약한 바와 같이······.”
“···‘소음이 적고 승차감도 더 좋아진다.’ 호오, 정말인가?”
마지막 페이지 요약이 워낙 짧았던지라 태선의 설명을 다 듣기도 전에 체이스 장관이 반색하면서 물었다.
“안 그래도 마차는 엉덩이가 아팠는데 승차감이 얼마나 좋아지겠는가?”
“도로 자체만으로는 극적인 개선이 되지는 않겠지만 거기에 자동차가 더해지면 훨씬 나아질 겁니다.”
그 질문에 답하기 무섭게 이번에는 뜻밖에 찰스 섬너가 큰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여기 배수에도 좋다고 되어있구먼. 사실이라면 비오는 날 옷이 젖을 걱정을 크게 덜 수 있어 좋을 듯하네만?”
“예, 적어도 지금의 박석 도로보다는 훨씬 나을 겁니다.”
내친 김에 태선은 다른 장점도 입에 올렸다.
“아울러 아스팔트로 도로를 깔면 색이 까맣게 될 텐데 그게 인도와 도로를 시각적으로 크게 구분지어 사람이 차와 부딪치는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찰스 섬너와 존 프리몬트가 뭐라고 속닥거리자 그때 그랜트 장군이 짐짓 나섰다.
“괜찮은···아니, 훌률한 사업인데 두 분이 도와주시죠. 아까 태선의 말대로 어차피 도로를 보수하거나 새로 깔 계획이 있다면 이번 기회를 이용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그랜트 장군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제 생각에도 좋군요. 뭐 두 분이 아니라면 다른 경로로 이 사업의 추진을 제안해보도록 하겠습니다만······?”
“아닐세, 이런 훌륭한 사업이라면 기꺼이 우리도 돕지.”
거기에 체이스 장관까지 나서자 이내 찰스 섬너와 존 프리몬트도 협조를 약속했다.
‘후우, 됐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구두로라도 아스팔트 도로 공사는 끌어왔어.’
“그나저나 되새겨봐도 기상천외한 발상이군. 자동차를 상용화하다니.”
“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되기만 하면 필시 전구 못지않은 혁신이 되겠군요.”
그렇게 말한 뒤 그랜트 장군은 다시금 태선을 쳐다봤다.
“방금 이게 첫 번째랬지. 제안하려는 사업은 세 개랬고. 나머지는 뭔가?”
궁금해하는 기색이 역력한데 하기야 자동차와 도로 건설을 들었으니 그럴지도.
물론 의도한 바였다.
‘사실 두 번째와 세 번째 제안은 별 게 없는데.’
첫 번째부터 큰 걸 던지면 역치가 높아져 다음에는 자극에 둔해진다.
반발 심리도 낮아지겠지.
“두 번째는 발전소의 설립입니다. 전구를 위해서는 전기가 반드시 필요한데,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다시금 시선을 던지자 이번에는 샬롯이 신문 기사를 가져왔다.
“영국에 갔을 때 왕세자궁에 설치한 보일러라는 난방 기구입니다만 겨울에도 따뜻하게 보낼 수가 있으며 온수를 사용하기도 용이해지죠.”
“오, 이건 나도 기사로 봤네. 설마 이 보일러를?”
태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보일러 역시 미국에 보급할 계획이고 이미 준비도 갖춰두었습니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명실공히 사회 상류층이었다.
특히 의원인 찰스 섬너나 존 프리몬트는 더 그러하며 이 시기에는 21세기보다 더욱 영국에 대해 선망하는 심리가 있었다.
“영국의 왕세자 부부가 쓰는 보일러를 우리도 쓴다······. 기대되는구먼.”
“그러게 말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찰스 섬너와 존 프리몬트가 소곤대며 혹하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전구나 보일러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더 많은 생활 편의 제품이 나올 텐데 그걸 위해서는 전기와 발전소가 더 많아져야 합니다.”
“시작···이라고?”
그리고 그 즉시 흠칫한다.
“이거야 재건이 아니라 아예 나라를 뒤집어버리는 수준이구먼.”
“그래도 좋지 않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두 의원님?”
그랜트 장군의 물음에 두 의원은 반응은 앞서와 좀 달랐다.
앞서는 그랜트 장군에게 호응해주는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정말로 태선이 제안하는 사업, 아니 미래를 기대하고 호응하는 듯 싶었다.
“세 번째는···무엇인가?”
마지막 세 번째는 존 C 프리몬트가 물었으니.
“세 번째는 앞의 두 가지에 비해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것인데······.”
다만 말끝을 생략했지만 단기적으로 공사를 위해서뿐 아니라 앞으로 시대를 위해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었다.
“미터법을 포함해서 몇 가지 도량형을 도입하면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정치적인 힘이 더 중요한데 두 분 의원님께서 도와주시죠.”
***
워싱턴에서 첫 만남 이후 몇 번이나 비슷한 미팅을 가졌다.
그리고 첫 미팅과 동시에 태선의 사무실 한쪽 벽에는 코르크보드가 걸렸다.
그 커다란 코르크보드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스크랩한 기사가 하나둘씩 늘어갔다.
【 의회에서 1차 재건 사업에 관한 법률 마침내 통과! 】
【 밤샘 협상으로 공화당과 민주당이 재건 사업 예산안 극적 합의에······. 】
【 뉴욕을 비롯한 몇 개 주에 재건 사업 시행사 선전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 모건과 록펠러 검은 손이 개입했나? 】
그리고 몇 주가 지났을 때는 재건 사업이 통과되고 각각의 주에서 각각 사업의 시행사가 정해지고 있었다.
‘역시나 뉴욕주의 전구 관련 사업뿐 아니라 돈 될만한 건 록펠러가 쫙 몰아서 받았군.’
코르크보드 한쪽에 도배된 기사들이 말해줬다.
하기야 이건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
예상된 바였고 애초에 처음 만났을 때 찰스 섬너나 존 C 프리몬트도 언급하지 않았던가.
‘일찌감치 뉴욕주 의원들을 비롯해서 로비를 꽤나 거창하게 벌이고 있다고 했지.’
저쪽으로서는 재건 사업을 기회로 해서 이쪽을 눌러버리고 자신들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것이었겠지.
‘근데 우리가 주력하는 진검승부는 그쪽이 아니거든.’
애초에 전구는 원래 있던 기술이라 카피가 쉬웠다.
즉 록펠러나 모건이 태선의 밥그릇을 뺏으려고 들이대고 있듯, 그들이 시장을 차지하면 물어뜯고자 또 다른 피라냐 떼가 몰릴 것이다.
중요한 건 그걸 발판 삼아 피라냐 떼가 달려들어도 끄떡없을 배로 옮겨타는 것.
‘물론 그렇다고 그냥 뺏겨주기는 싫으니 전구 사업도 일단 입찰을 내기는 했지만······.’
“편지요!”
그때 제인 암스트롱이 요란스럽게 목소리를 높이며 사무실로 들어왔다.
기실 오늘이 몇 군데 사업 부처로부터 시행사 선정 통보가 오는 날이라 밖에서 우체부를 기다리고 있던 그녀였다.
“오, 왔는가!”
태선과 함께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개리슨이 반색하며 일어섰다.
그는 곧장 제인에게 편지를 받아와서 태선이 앉아있는 소파 맞은편에 앉았다.
“후, 부디 록펠러와 모건 그 작자들에게 또 사업을 뺏기는 불상사는 없어야 할 터인데.”
그가 약간 손가락을 떨며 중얼거렸다.
전구 사업을 연달아 뺏긴 게 개리슨으로서는 못내 불안하긴 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소파에 또 한 명 있었다.
“······.”
하기야 달리 말은 안 하지만 스완 제너럴 일렉트릭의 대표인 조셉이 긴장 안 하면 그게 더 이상할 터였다.
“너무 긴장들 하지 마세요. 전구는 그냥 내보는 거라고 미리 말씀드렸잖아요.”
“그렇기는 하지만···그래도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잖나. 보일러도 광고는 했고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마당에 전구가 우리 밥줄이라고.”
“이건 개리슨의 말이 맞아, 태선. 재정적으로 분석해봐도 지금 우리 수입원의 상당 부분은 전구와 윤활유에 기대고 있어.”
잭도 조심스레 말을 보탰다.
“자자, 언제까지 말만 하실 건가요. 뜯어보죠.”
오직 샬롯만이 여느 때와 같이 자신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통보는 전구만 온 게 아니잖아요. 태선이 평소 말한 우리의 차기 주력 사업에 대한 결과도 왔을 테니까요. 어서 열어봐요.”
“그래, 결과를 보지 않고 걱정만 해서야 답은 없지. 그럼 열어보겠네.”
다른 때도 그랬고 가장 연장자인 개리슨이 봉투를 찢었다.
그 안에서 나온 통보서를 읽어가는 개리슨의 표정만 봐도 결과를 알 수 있었다.
“···하아, 또 안 됐구먼.”
더구나 이어서 뜯어본 전구 사업 시행사 선정 다른 통보서 결과도 같았다.
이에 참다못해 조셉과 잭이 성토했다.
“우리가 안 됐으면 보나마나 록펠러가 가져갔겠군요. 하여간 지독하기는!”
“솔직히 품질은 우리가 훨씬 좋은데 그놈들 협잡질에는 두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그런 와중 남아있는 마지막 편지에 태선이 손을 뻗었다.
“걱정마세요. 평소에도 말씀드렸듯 지금은 도로 건설 쪽에 아스팔트 공급 건만 가져와도 괜찮습니다.”
부우욱──!
그 말과 함께 태선은 편지 봉투를 찢었고 스윽 한 번 훑더니 웃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라는 듯 뒤로 돌렸다.
운수부문 상무차관과 뉴저지 주지사 사인이 같이 들어간 통보서의 결과는.
“됐···다. 됐군! 태선 자네 말대로 뉴저지주 도로 건설 건은 우리가 따냈군.”
“정말이구먼. 이거 규모로만 따지면 전구 건들을 다 합친 것보다 훨씬 크지 않나?”
개리슨을 비롯해서 다른 이들이 환호하는 것처럼 낙찰받은 것이었다.
사실 전구 건은 몰라도 아스팔트 도로 건은 이미 체이스 장관은 물론이고 찰스 섬너와 존 프리몬트도 협력해준다고 약속받아놓은 터였다.
단지 혹시 모르니 다른 이들에게는 비밀에 부쳤을 따름.
‘그래도 최후까지 모건이나 록펠러가 알아차리고 어떻게 수작질을 벌일지 몰라 안심할 수 없었는데 예정대로 됐군.’
그리고 한 건이 통과됐다면 다른 건도 이와 비슷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즉 뉴저지뿐 아니라 다른 주라거나 도시에도 도로 신설이나 보수 공사 건에 태선은 입찰을 냈었다.
이번 건 그쪽 계열에서는 처음으로 온 통보였다.
“···이제 시작입니다.”
그렇기에 태선은 여기 모인 이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재건 사업으로 따내게 될 도로 건설, 매입한 금속가공회사와 연동한 자동차 개발, 곧 시작할 보일러 사업까지···이제 달리게 되면 한동안은 숨돌릴 여유조차 없을 겁니다.”
분위기가 조용해졌고 모두의 시선이 태선에게 향했다.
“하지만 그 끝에서 우리에게 협잡질 일삼는 패거리로서는 도저히 닿지 못할 지점에 우리는 도달할 겁니다.”
잠시 진중해졌지만 분위기를 누그러트리려는 듯 태선은 옅게 웃으며 덧붙였다.
“그러니 미친듯 달려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