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Label RAW novel - Chapter (86)
블랙 라벨-85화(86/299)
블랙 라벨 85화
86. 새로운 시작에 앞서서
장장 13시간에 걸친, 장시간의 비행 끝에 뉴욕 존 에프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고 재승은 미국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미처 실감하기도 전에, 자신이 다시금 일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음을 면밀히 느낄 수 있었다.
입국 심사를 마치기 무섭게, 알렉산더 킹 측에서 파견해 준 직원 ‘엘리사’와 조우하게 된 덕이었다.
“반가워요, 리. 엘리사라고 해요.”
“저도 반갑습니다.”
자신을 ‘엘리사’라고 소개한 20대 중반의 여성은, 오피스 룩(Office Look)이 상당히 잘 어울리는 듯 보였다.
그리고 또 뭐랄까? 선입견일 뿐이지만, 다소 차가운 인상의 소유자인 듯 보인다고 해야 할까?
주름 한 줄 잡혀 있지 않은 정장과, 단 한 올조차 빼트리지 않고 말끔하게 올려 묶은 머리칼로 미루어 보건대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하다못해 걸음걸이만 놓고 보더라도, 그녀가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게 역력히 드러나는 듯 보였다.
그녀가 다급하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날카로운 구두 굽 소리가 ‘또각, 또각-.’하고 울려 퍼졌고, 재승 역시 그녀와 걸음을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야 했다.
이내 엘리사가 제 시선을 손에 쥔 차트 위에 고정해 둔 채로, 설명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곁눈질로 언뜻 살펴본 결과 좁쌀만 한 글씨가 빼곡하게 쓰여 있는 것이, 스케줄을 세세히 기록해 놓은 차트인 듯 보일 따름이었다.
“리, 일단은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타고 사 측에서 마련해 준 아파트로 이동할 거예요.”
“그렇군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재학하는 기간 내내 그곳에서 지내게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이내 재승이 별다른 뜻 없이, “기대되네요” 하고 덧붙여 말해보이던 찰나.
엘리사가 제 안경을 한 번 치켜올려 보이고는, 무덤덤한 투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음, 큰 기대는 하시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맨해튼에 널리고 널린 평범한 아파트와 전혀 다를 바가 없는 곳이거든요. 특별한 점이라고 해봐야, 무상으로 지낼 수 있다는 것뿐이겠네요.”
다른 곳도 아니고, 월 임대료가 하늘을 찌른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맨해튼의 아파트가 아니던가?
웬만큼 있는 집안의 자제가 아니라면, 기숙사를 벗어나 생활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게 보편적인 경우였다.
정 자취 생활을 하고 싶다면, 메트로를 통해 20분은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거처를 마련하는 게 유일한 해답이었고 말이다.
잠시 상념에 젖어들었던 재승이, 고개를 한 번 가로저어 보이고는 익살스레 답했다.
“물이 샌다거나, 난방 시설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든가, 악명 높은 범죄자만 옆집에 사는 것만 아니라면 전혀 상관없어요.”
“만약 더 높은 등급의 거처를 원한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시면 돼요. 사실 ‘평범한 아파트’는 알렉산더의 주문이었거든요.”
재승이 의아하다는 듯 엘리사를 바라보자, 그녀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리가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으니 임대료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닌, 일단은 중간급 시설의 아파트를 알아봐 달라고 거듭 신신당부했었거든요. 만약 리가 더 나은 시설의 거처를 원한다면, 그때 가서 알아보더라도 늦지 않을 거라고요.”
이내 재승이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일리 있는 의견이에요” 하고 나직이 답해 보였다.
자신이 알렉산더 킹의 전속 디자이너 신분이라면 모를까, 당장은 고작 한 시즌을 함께 하게 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신분인 상황일 뿐이다.
지나친 선물은, 당연히 쓸데없는 부담감을 낳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걷다 보니, 어느새 공항 밖으로 빠져나온 뒤였다.
몇 걸음을 앞서 걷던 엘리사가, 이내 대기하고 있던 캐딜락사의 세단 차량 앞에 멈춰 서며 말했다.
“리, 탑승하시면 돼요.”
“아, 예. 감사합니다.”
재승과 엘리사가 세단 차량의 뒷좌석에 나란히 탑승했다.
운전석에는 말끔한 정장 차림의 30대 남성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 상태였다.
룸미러를 통해 그와 눈인사를 나누기를 잠시, 엘리사의 설명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참고로 리의 개인 작업실은 알렉산더 킹의 ‘*아뜰리에(*재단실)’와, 아파트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어요. 아파트에 들러 짐을 풀어놓은 다음, 곧장 들러볼 예정이고요.”
“아, 예. 알겠습니다.”
“개인 차량은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어요. 키는 현관 신발장 위에 걸려 있을 거고요. 우선 신분증과 국제면허를 먼저 발급받는 게 좋겠네요.”
엘리사의 설명이 계속해서 이어졌고, 재승은 그녀의 설명을 모두 기억하려 애쓰고 있을 뿐이었다.
그사이 재승이 탑승한 차량은, 어느새 맨해튼 시내에 접어들었다.
* * *
“맙소사, 이게 중간급 시설이라고요…?”
앞으로 지내게 될 아파트에 발을 들이기 무섭게, 저도 모르게 꺼내 보인 말이었다.
앞서 이어졌던 엘리사의 설명이 무색할 정도로, 일절 부족함이 없는 시설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눈대중으로 어림짐작컨대, 족히 40평은 넘어 보이는 널찍한 아파트였다.
침실, 서재, 별실에 이르기까지. 방의 개수만 무려 3개에 달했으며, 통유리로 된 거실 창 너머로는 맨해튼 시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내 재승이 멍한 얼굴을 한 채로, 집 안 곳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대리석으로 된 바닥이며,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 가구들이며, 모두 자신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엘리사, 한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 넓은 집인 것 같아요.”
“만족스러우신가요?”
“그럼요. 설마 이 정도일 줄은….”
가족들과 함께 지내던 집보다 무려 2배 이상 넓은 집이었다.
단연 아파트뿐 아니라, 비치되어 있는 물건들만 놓고 보더라도 알렉산더 킹의 배려가 느껴지는 듯했다.
온갖 영화 및 다큐멘터리의 DVD 테이프들, 또 서재에 잔뜩 꽂혀 있는 서적들과, 유명 매거진에서 발행한 잡지책들, 마지막으로 원단 샘플 북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흥미를 느낄 만한 자료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상태였으니 말이다.
별실에는 디자인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맥플(Macple)’사의 일체형 PC가 비치되어 있었으며, 침실에서는 대여섯 명은 누울 수 있을 법 해 보이는 널찍한 침대가 비치되어 있기까지 했다.
어디 그뿐이던가?
주방 선반에는 온갖 인스턴트식품들과 기본적인 식재료들이 구비되어 있는 상태였고, 옷장에는 알렉산더 킹에서 발매한 의류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상태였다.
문득 ‘굳이 짐을 챙겨올 필요가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들이 완벽하게 비치되어 있던 것이다.
한창 구비된 물품들을 둘러보는 데 여념이 없던 재승이, 의아하다는 듯 물음을 건넸다.
“엘리사, 만약 제가 더 나은 시설을 원한다면 다시 알아봐 주신다고 말씀하셨죠?”
“네. 넉넉히 잡고, 일주일 정도면….”
“아뇨. 그런 뜻이 아니라….”
잠시 말끝을 흐려보였던 재승이, 엷게 떨리는 투로 조심스레 물음을 건넸다.
“이 아파트보다 더 나은 곳이 존재하긴 하는 건가요? 당장 이곳만 하더라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것 같은데….”
“원래는 80평대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었거든요.”
“아니, 잠깐. 잠깐만요. 이 아파트만 놓고 보더라도, 너무 넓어서 청소하는 것도 힘들 것 같은데요?”
한차례 “아, 청소!” 하고 탄식하듯 말해 보인 엘리사가, 다시금 유려하게 말을 이었다.
“매일 아침 10시마다, 전반적인 가사 업무를 도와줄 메이드(Maid)가 올 거예요.”
“이런, 고마워요. 엘리사.”
짤막하게 답해 보인 재승이, 고개를 휙 돌려서는 현관 신발장 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알렉산더 킹 측에서 지원해 주기로 했던 개인 차량의 차 키가, 현관 신발장 위쪽 벽면에 거치되어 있으리란 설명을 떠올렸던 탓이었다.
이윽고.
“맙소사. 엘리사, 차 키가 두 개나 걸려 있는데요?”
재승이 다시금 화들짝 놀라며 꺼내 보인 말이었다. 벽면에 박혀 있는 못 위로, 두 개의 차 키가 걸려 있는 상태였다.
한 개에는 쉐보레사의 로고가, 또 다른 한 개에는 포드사의 로고가 각인되어 있었다.
“한 대는 쉐보레사의 쿠페 차량인 ‘카마로’예요. 또 다른 한 대는 포드사의 중형차고요. 상황에 따라서, 또 취향에 따라서 알맞게 타고 다니시면 될 거예요.”
카마로라면, 영화 트랜스포머에 출연했던 ‘범블비’가 아니던가?
아니, 그 점을 떠나 무려 두 대의 차량을 지원해 주리라곤 미처 예상치 못했던 상태였다.
저도 모르게 한차례 “이럴 수가….” 하고 탄식해 보인 재승이, 차 키를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런 재승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던 엘리사가, 한차례 은은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 재승의 모습이 어딘가 귀엽게 느껴졌던 까닭이었다.
“리, 우선 짐부터 풀어놓는 게 어떨까요? 간단히 식사를 하신 뒤, 개인 작업실을 둘러보고 아뜰리에로 이동하는 게 좋겠어요.”
한차례 “알겠습니다” 하고 답해 보인 재승이, 고개를 살짝 갸웃거려 가며 되물었다.
“그런데 알렉산더는요?”
“재승이 도착할 시간에 맞춰, 아뜰리에로 올 거예요.”
“그럼 오늘, 재단사들을 만나볼 수 있는 건가요?”
“그럼요.”
재단사들과 인사를 나눈 뒤에는, 알렉산더와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란 설명이 연달아 이어졌다.
이내 재승이 우선 짐부터 풀어놓은 뒤, 오늘 입을 옷을 신중히 골라내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알렉산더 킹’의 전반적인 제작 업무를 도맡고 있는 유능한 재단사들과의 첫 만남이 코앞에 있는 상황이 아니던가?
그들은 자신이 알렉산더 킹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게 되는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마주치게 될 이들이기도 했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좋은 첫 인상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던 것이다.
엄격한 기준하에 선별한 의류들을 모두 차려입은 뒤, 거실에 비치된 전신거울 앞에 섰다.
괜히 멋있는 표정을 한 번 지어보기도 하고, 몇 번 웃어보기도 했다.
‘좋아.’
이내 재승이 자연스레 거실 창밖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창 너머로 비치는 맨해튼 시내의 전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살다 보면 이따금씩 그런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자신의 삶이 많이 변했음을, 절로 실감하게 될 수 있는 그런 순간 말이다.
재승에게 있어서는,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그렇게 창 너머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일전에 알렉산더 킹이 해주었던 말이 뇌리를 스쳤다.
– 제가 보기에, 리는 대우받는 것에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어요. 이건 당연한 대우예요. 그리고 보통의 디자이너들은 이보다 더한 대우를 원하죠.
지하 작업실에 숨어 이미테이션을 만들던 자신이 아니던가? 그런 비루한 삶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맨해튼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파트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알렉산더 킹’의 아뜰리에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우받는 법에 익숙해져야만 하는, 대우받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미처 상상조차 못했던 현실 속을 거닐고 있다.
이 또한, 그저 변화의 과정 중 하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더 높은 곳에서 다시금 과거를 곱씹어볼 것이다.
한차례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인 재승이, 홈 바에 앉은 채 자료를 검토하고 있던 엘리사에게 나직이 말했다.
“엘리사, 준비가 끝났어요.”
* * *
알렉산더 킹의 아뜰리에가 자리한 곳은, 뉴욕에 자리한 본점 건물이었다.
재승이 본점 건물 앞에 도착하기 무섭게, 재승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던 알렉산더 킹이 환대를 해주었다.
“리! 오랜만이에요!”
“브로, 보고 싶었어요.”
한차례 뜨거운 포옹을 나눈 뒤, 알렉산더 킹이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
“우선 들어갈까요? 다들 애타게 기다리고 있거든요.”
“다들?”
“아뜰리에의 식구들 말이에요.”
말을 마친 알렉산더가 앞서 걸으며, “참고로, 최고 경영자 직을 맡고 있는, ‘테오’도 리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죠” 하고 덧붙여 말했다.
비록 일전에 들렀던 루이비톤즈의 본점에 비할 바는 아니라지만, 알렉산더 킹의 본점 건물 역시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알렉산더 킹의 설명에 따르면 1층부터 3층까지는 상품이 DP되어 있는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4층은 아뜰리에, 5층은 디자인실, 6층부터 9층까지는 여러 부서의 직원들과 경영진 이사회가 사용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어쨌든, 지내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파슨스의 봄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곳곳을 오가며 자유롭게 작업을 할 수 있겠지만, 본격적인 시즌 준비가 시작되는 3월 무렵부터는 이곳 본점 건물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될 게 분명했다.
지금 느끼고 있는 이질감이나, 어색함은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 줄 것이다. 여태껏, 늘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띵-!
이윽고, 두 사람이 탑승한 엘리베이터가 아뜰리에가 자리한 4층에 멈춰 섰다.
긴장을 떨쳐내고자, 숨을 길게 몰아쉬어 보인 재승이 알렉산더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길고 긴 복도를 따라 걷던 찰나.
“어?”
무언가를 발견한 재승이 돌연 걸음을 멈춰 선 채, 허리를 숙여 보였다.
“리, 왜 그래요?”
재승은 그의 말에 답하는 대신, 발치에 놓인 쓰레기통 안에서 구겨진 채 버려진 종이 몇 장을 꺼내 들었다.
“버려진 도식은 갑자기 왜….”
“그냥, 궁금해서요.”
한차례 호탕한 웃음을 흘려 보인 알렉산더가, 고개를 몇 번 끄덕여 보이고는 답했다.
“그래요. 무릇 호기심이란 창작의 근간이 되어주곤 하니까요.”
창작에 있어 호기심이 제아무리 좋은 연료라 한들, 버려진 도식을 살펴보기 위해 건물에 비치된 쓰레기통을 일일이 뒤지고 다닐 생각은 없었다.
다만 무언가가 마음에 걸렸던 탓에, 쓰레기통 안에 손을 넣어가며 도식을 꺼내 들었던 것뿐.
디자인실도 아니고, 아뜰리에가 자리한 4층에 도식이 버려진 이유가 무엇일까?
적어도 아뜰리에까지 전달된 도식이라면, 버려질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대수롭게 넘길 수 있는 사안이라지만, 괜히 마음이 쓰였던 것이다.
우선 쓰레기통에서 막 꺼내 든 도식을 곱게 접어서 바지 뒷주머니에 잘 찔러 넣어둔 뒤,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몇 걸음을 옮기지 않아, 알렉산더가 어느 문 앞에 멈춰 서며 물었다.
“리, 다들 이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마음의 준비는 끝났나요?”
“그럼요.”
이윽고, 알렉산더가 아뜰리에의 문을 활짝 열어보이던 찰나.
짝짝짝짝짝짝짝-!
문이 열림과 동시에,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흰색 가운을 차려입은 채 서 있는, 서른 명가량의 유능한 재단사들이 재승에게 보내고 있는 열렬한 환영의 박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