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Snake Finds the Wolf Who Played With the Snake RAW novel - Chapter 13
11. * *
“형님 뼈에 구멍이 덜 뚫렸나.”
국가 행사가 코앞인데 무슨 비가 이렇게 내려. 알렉은 비가 그치지 않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국혼이 끝나면 빌어먹을 용족들을 이 땅에서 내쫓으리라. 그들은 거래는 끝났건만 국혼 축하를 핑계로 아직 이 땅에 머물러 있었다.
알렉은 의자에 앉아 궐련에 불을 붙였다. 어제부터는 이 궐련만 보면 로렌이 떠올라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한 번씩 입에 물고 있던 궐련을 바닥에 던져도 보았다. 그러면 어디선가 로렌이 번쩍 나타나 낚아챌 것 같아서. 그 모습을 본 사샤는 알렉에게 미쳤다고 손가락질을 했지만 말이다.
‘용맹한 늑대님은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창문을 열고 빗소리를 감상하는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흐뭇하게 올라간 입술이 하얀 연기를 길게 내뿜던 때.
쿵쾅쿵쾅! 복도에서 시끄러운 사샤의 발소리가 들렸다.
‘느긋하던 놈이 오늘은 뭐가 저리 급한 거야?’
눈을 가늘게 뜬 알렉은 무감하게 출입문을 응시했다. 곧 노크도 없이 문이 열렸고 사샤는 숨도 고르지 못한 채 말을 쏟아 냈다.
“헉헉, 큰일 났어, 알렉. 철도 공사장 근처 저수지 둑이 터졌대.”
쯧, 알렉은 혀를 끌면서 궐련을 깊게 빨아들였다. 움푹 팬 볼의 깊이만큼 내뱉는 연기의 양도 많았다.
“비가 많이 오더니 결국 사달이 났군.”
결국 시간과 돈이면 해결될 문제였다. 알렉은 동요 없이 책상 위에 있던 서류를 확인했다. 지난번 카벤 왕국과의 향신료 무역 분쟁에서 큰 이득을 챙겼다는 보고서가 이거였던가.
“문제는 공사가 아니야, 알렉. 몇몇 인부들이 공사 현장에서 계속 일을 진행하고 있었던 모양이야.”
사샤는 안절부절못하며 알렉을 살폈다. 말끔하던 알렉의 얼굴에 금이 갔다.
“내가, 분명. 공사를 멈추라고 했을 텐데.”
알렉은 물고 있던 궐련을 재떨이에 지지며 어금니를 물었다.
“공사 반장이 몰래 추가 수당을 주기로 했대. 그래서 작업을 강행하다가 현장에서 실종됐나 봐.”
“실종자는 누구야.”
알렉이 다급하게 재킷을 입었다. 사샤의 입에서 지금 자신이 떠올리는 인물이 나오질 않길 바라며.
사샤는 낯선 이름들을 줄줄 읊었다.
“…제이크 던, 파울로 페일. 이렇게 총 14명이야.”
다행히도 로렌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재킷 단추를 채우는 손길은 여전히 조급했다.
“옷은 왜 입어? 설마 직접 가 보려고?”
“현장을 확인해야 할 거 아냐.”
“하지만 넌…….”
“나 뭐.”
알렉이 날 선 표정으로 대답을 재촉했다. 원래 다른 사람이 죽든 말든 신경 안 쓰는 놈이었잖아, 라고 말하려던 사샤는 다른 말을 덧붙였다.
“너, 넌 카벤 왕국에 보낼 문서를 준비해야 하잖아. 그거 어마어마하게 큰 건이니까 내가 가서 현장을 보고…….”
“사샤.”
알렉이 살벌하게 웃으며 출입문을 턱짓했다.
“어울리지 않는 꿍꿍이는 집어치우고 당장 마차부터 준비해.”
파울로 페일. 언젠가 로렌의 곁에서 꼬리 치던 개새끼의 이름을 듣자마자 예상할 수 있었다. 로렌이 사고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겠다며 오지랖을 떨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