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Snake Finds the Wolf Who Played With the Snake RAW novel - Chapter 52
45. * *
잠시 정신을 잃었었나. 로렌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는 엎드린 상태였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풍경이 어른거렸다. 찢어진 스타킹과 걸레짝이 된 잠옷이 보였다.
아직도? 로렌은 천천히 뒤를 돌아보려 했으나 힘들었다. 물먹은 솜처럼 몸이 무거워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이제 깼네.”
알렉의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렸다. 로렌은 살짝 고개를 틀어 그를 확인했다. 까만 머리칼은 이마 위로 올라가 있었고 잘생긴 콧대와 이마에는 땀이 흥건하게 맺혀 있었다.
나신이 된 그의 몸 또한 땀으로 번들거렸다. 뚜렷하게 갈라진 근육이 노골적으로 꿈틀댔다.
배 안쪽이 얼얼했다.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알렉은 부드럽게 이완된 육벽의 조임을 음미하며 아직도 허리를 치대고 있었다.
“지금 몇 시… 흣.”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그리고 식사하러 가자.”
알렉의 형형한 눈동자가 시간은 묻지 말라고 대답을 거절했다.
식사는 할 수 있을까. 손 하나 까딱하기 힘든 몸 상태를 보니 걷기는커녕 포크 하나도 못 들 것 같은데.
알렉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열차 같았다. 그는 음낭이 그녀의 회음부를 강하게 때릴 때까지 완전히 박아 넣은 다음 파정했다.
로렌의 등 위로 완벽하게 겹쳐진 몸. 항상 저보다 냉랭하던 용의 몸은 체온을 나누고 난 뒤에는 저보다 더 뜨거워져 있었다.
“후우. 이대로라면 영면해도 좋겠어.”
알렉의 입술이 로렌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그곳엔 알렉이 남긴 잇자국 서너 개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그런데 이거 뭐야?”
알렉이 베개 밑에 숨겨 두었던 책을 꺼내 들고 있었다. ‘너 공략법’. 샬럿과 책방에 가서 구입한 책이었다.
“이, 이리 내!”
“보자.”
알렉은 여전히 로렌의 안에 머문 채로 페이지를 빠르게 넘겼다. 그의 입꼬리가 경련하더니 어느 페이지 하나에 멈췄다.
“나 이거 해 줘.”
알렉이 아래에서 흔들리는 로렌의 시야에 책을 보여 줬다.
“이, 이건 너무 창피하지 않느냐.”
“빨리.”
알렉이 장난스레 로렌을 보챘다. 로렌은 부끄러운 목소리로 문구를 읊었다.
“너, 너만 보면 꼭 비가 와. 내 마음의 심장 마비.”
재밌는 말도 재미없게 만드는 목소리가 뒤로 갈수록 점점 작아졌다. 으윽, 낯부끄러워. 그런데 이 사내의 반응이 이상했다.
“자, 잠깐. 왜 또……!”
로렌은 사출 후 잠시 수그러들었던 물건이 뱃속에서 부푸는 걸 느꼈다.
“늑대님이 귀여운 걸 어떡해.”
“으읏, 힘들어.”
“한 번만. 응?”
알렉이 심장 마비를 읊던 귀여운 입술에 쪽쪽 입을 맞췄다.
“흐윽, 이젠 정말… 힘들다.”
로렌이 울먹이면서 시트에 얼굴을 묻었다.
어, 어? 당황한 알렉이 허둥지둥 허리를 물렸다. 사그라지지 않는 욕망이 아쉽게 꺼떡거렸지만 알렉의 신경은 로렌에게만 쏠려 있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다… 온몸이 욱신거린다.”
“미안. 내가 너무 신났었나 봐.”
알렉은 곧장 따듯한 물과 타월을 준비했다. 아직 오븐에 불을 넣지 않았기에 온수 따위는 없었지만 급하게 마법을 쓴 것이다.
로렌은 전신에서 솟아나는 알렉의 마력을 느끼며 무거운 눈꺼풀을 깜박거렸다.
“로렌, 내가 부탁이 하나 있어.”
“더는 못 해…….”
“하하, 그거 말고.”
알렉이 로렌의 손등에 입술을 쪽 맞추면서 가느다란 팔을 닦아 냈다.
“내 각인 때문에 몸에 마력이 생겼지?”
“으응.”
“그걸로 내 기억 좀 지워 줘. 네가 첫 만남에서 했던 것처럼.”
의외의 부탁이었다. 로렌은 최대한 정신 차리려고 했으나 피로한 눈꺼풀이 자꾸 감겼다.
“무슨… 기억?”
“네가 왕궁 지하에서 이름을 되찾은 날.”
그날이 당신에게 너무 힘들었었나. 그래, 그럴 수 있지. 로렌은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따뜻한 타월이 로렌의 전신을 정성스럽게 닦아 내자 한 번 더 졸음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