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Snake Finds the Wolf Who Played With the Snake RAW novel - Chapter 9
7. * *
아침 식사를 마친 알렉이 쓰리 피스 정장을 차려입고서 마차에 올랐다. 날이 서 있던 분위기가 식사를 마친 후에는 다행히 가라앉은 상태였다.
“국왕에게 건넬 국혼 선물은.”
알렉이 마차 창틀에 팔을 괴면서 물었다. 가느다란 빗줄기가 유리창을 때리며 그 위로 작은 물방울을 남겼다.
“제대로 챙겼지. 내일모레 열릴 연회 준비만 하면 돼. 파트너는 어떻게 할 거야?”
누구에게 연락하냐며 사샤가 품에서 수첩을 꺼냈다. 그사이 저택에서 출발한 마차는 벨파슨 역을 거쳐 루즈벡 찻집 앞을 지나고 있었다. 알렉의 눈동자는 누군가를 찾듯이 분주했다.
“누구로 할까, 알렉?”
사샤가 다시 한번 연회 파트너를 물었으나 알렉은 혼잣말을 중얼거릴 뿐이다.
“…우편국에 간 건가.”
“알렉?”
“하긴 오늘은 수요일이니까.”
알렉은 손가락으로 초조하게 창틀을 두드렸다. 마차 안에 침묵이 맴돌았으나 알렉은 사샤와의 대화가 끊겼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사샤는 인내심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알렉, 파트너 어떻게 할 거냐고.”
“저깄네. 이봐, 천천히 가.”
알렉이 마부석 창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마차는 걷는 속도보다 조금 빠른 정도로 서행하기 시작했다.
“뭐―가 어디 있다는 거야.”
사샤가 눈을 비비고서 거리를 살폈다. 망토를 뒤집어쓰거나 우산을 쓴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거리에서 누군가를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잠시 세워 봐.”
알렉이 마부석을 두드린 후 창밖을 뚫어지라 응시했다.
뭘 보는 거지? 광장 아래 은행? 사샤 또한 창문에 달싹 붙어서 알렉의 시선을 따라갔다. 저 멀리 보이는 우편국 앞으로, 망토를 뒤집어쓴 로렌이 창문에 맺힌 빗방울보다 작게 보였지만 그 모습은 알렉에게만 보일 뿐 사샤에게 보일 턱이 없었다.
“망할 페로몬 냄새.”
알렉이 코를 붙잡으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페로몬? 꿀처럼 달콤한 내 페로몬 냄새?’
알렉과 함께 창문에 붙어 있던 사샤가 화들짝 놀라면서 몸을 뗐다. 동시에 몸서리를 치면서 팔을 올려 킁킁 냄새를 확인했다. 저 얼굴만 반질반질한 쓰레기를 향해 저도 모르게 페로몬을 흘려 버린 줄 알고 기겁한 것이다. 아니면 저놈이 옅은 체취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던지.
‘이제 채식은 그만해야지.’
여기서 매력이 더 생겨 버리면 피곤한 일이 생길 것 같았다. 성별을 뛰어넘는 사랑 따위에 관심이 없던 사샤는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았다.
“역시 각인이 제대로 해제되지 않은 게 분명해.”
알렉은 창문에 이마를 쿵쿵 박으면서 아침과 똑같은 헛소리를 중얼거렸다.
“드디어 미친 거야, 알렉?”
“하하, 그러게. 미쳤나? 로렌의 페로몬이 여기까지 어른거려.”
“내 페로몬이 아니라 로렌 양의 페로몬이?”
“못 느끼겠어? 아주 진동을 하는데.”
알렉이 손을 뻗어 사샤의 코를 쥐었다.
“윽, 숨 막힌다고!”
사샤가 두 손으로 알렉의 손을 떼어 내려 했으나 알렉 또한 밀리지 않으려 힘을 썼다.
“숨 쉬지 마. 이건 나만 맡아야 해.”
“아까부터 뭔 개―소리냐고 진짜!”
커다란 두 사내가 어린애처럼 투닥투닥 싸우기 시작하자 만드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는 고급 마차가 들썩이면서 여기저기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마부는 조용히 왕궁을 향해 마차를 출발시켰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마차가 망가지는 건 사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