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Wind Pyo Country Strongest Eater RAW novel - Chapter 107
청풍표국 최강식객 107화
107화. 임요성의 사람들(1)
촤장!
“하압!”
“이야압!”
표국의 대연무장은 무공을 익히는 이들로 열기가 가득했다.
임요성이 지은 단뢰신공은 표국의 표사들뿐만 아니라 천도들, 경비대원 등 따로 구분을 두지 않고 모두에게 골고루 나뉘었다.
즉 내공의 높고 낮음에 따라 그 파괴력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무술 그 자체로는 차별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불량인 시절 아쉬웠던 부분에 대한 일종의 속죄라면 속죄였다.
묵천군으로부터 받은 무공을 모두와 나눴더라면 한 사람이라도 더 살지 않았을까 하는.
그리고 그런 임요성의 생각은 모두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들은 임요성이 직접 내려준 무공에 대한 배움의 열의로 침식을 잊을 정도였다.
게다가 백운학이 표국을 떠나기 전 마련해두었던 안배로 표국의 무인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거듭했다.
심지어 표국의 가장 말단인 쟁자수들까지 무공을 익혔다.
그들은 외공을 통해 뼈, 근육, 피부 모든 것이 질기고 단단해졌으며, 보환단을 통해 내공 역시 급속도로 불어만 갔다. 마치 표국의 현 상황처럼.
그리고 일련의 사태로 더욱 일신의 무력이 중요하다는 생각과 함께, 임요성이 비무제에서 우승하며 최고의 후기지수임을 입증하자 자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들이 모시는 주군이 천무삼신한테 특별히 별호도 받았다.
앞으로 이 청풍표국이 얼마나 발전할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였고, 자신이 하기에 따라 대우를 받을 거라는 생각에 연일 구슬땀을 흘렸다.
그리고 백운학이 해놓고 간 안배는 그들의 가슴을 더욱 고동치게 했다.
아직은 도검불침이니 뭐니 할 단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전보다 훨씬 몸 자체의 힘이 강해졌다.
피부, 근육, 뼈 모든 부분이 강화되자 내공이 그대로라도 훨씬 위력적인 공격이 가능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가능케 한 임요성이 모습을 보이자 다들 존경심이 가득한 눈으로 인사를 했다.
“임 공자님!”
“총사님!”
그들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다들 모여보게.”
단상 위에서 내공을 담아 말하자 모두 그의 곁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임요성은 가끔 이렇게 나와서 무위를 보여달라는 일검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자신도 스스로 익히고 있는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눈으로 봤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천양지차였다.
임요성의 지시에 대연무장에 있던 표사들, 경비대원들, 교룡대원들 등이 모여들었다.
“내공 여하, 그리고 깨달음의 정도, 각자 지닌 무재에 따라 그 위력도 차이가 있겠지만, 자네들이 익히는 무공이 어떠한 무공인지 눈으로 봐두게.”
임요성이 흑아를 꺼냈다. 어차피 이들은 쌍검이나 쌍도를 쓰지는 않을 것이라 하나의 도로 시연을 하려는 것이다.
스윽.
적당히 기수식을 취한 임요성이 단상 위에서 도법, 검법, 권법을 차례로 시연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주력 무사단의 단원들도 모여들었고, 묵풍조 장로들도 그의 시연을 유심히 바라봤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그의 성취는 자신들을 이미 뛰어넘었고, 이 단뢰신공은 더더욱 임요성이 지금까지 익힌 무공의 총화였기에 더욱 시연이 궁금했다.
임요성은 단뢰신공의 초식을 여러 단계로 만들었다.
그래서 초급자부터 고수까지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초반 초식은 초급자에게 후반으로 갈수록 고수들에게 맞는 것으로 배분한 것이다.
임요성의 칼은 은밀하면서도 빨랐고, 부드러우면서도 맹렬했다.
마치 천하제일살수가 천하제일무공을 펼친다면 이런 느낌이랄까?
그날 임요성의 시연으로 표국의 분위기는 다시 한번 후끈 달아올랐다.
* * *
“주군. 그들이 왔습니다.”
“그래? 들라하게.”
흑위가 조상연이 있는 기와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네 명의 사내를 데려왔다.
조상연을 보자마자 쫙 째진 눈에 한쪽 귀가 없는 사내가 품에 검을 안고 으르렁거렸다.
“이봐 늙은이. 당신이 누군지 모르지만 우리 네 명을 한곳에 모았다는 건 인정해주지. 하지만 정말 쓰잘데기없는 일로 우릴 불렀다면… 진즉에 죽지 않은 걸 후회하게 해주지.”
“크흐흐! 말한 것과 내용이 다르다면 밖에서 날 기다리게 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
회색승복을 입고 있었으나 머리는 길게 기른 것이 영락없는 파계승이엇다.
칠척장신에 거구의 몸을 한 채 철장을 짚고 있는 모습은 언뜻 보기에도 위압감을 드러냈다.
그의 옆에는 손에 채찍을 돌돌 만 채 음침한 얼굴로 두리번거리는 하얀 얼굴의 사내와 단창을 품에 안고 눈을 감고 있는 사내가 있었다.
“호오. 강호십대악인 중 네 명을 뵈어 반갑소이다.”
강호십대악인! 그들은 모두 무림맹에 의해 지정된 강호 공적인 대마두들이었다.
수로채, 녹림채, 마적단의 수장까지도 우내십존에 올려주는 융통성을 보인 무림맹에 의해 대마두로 지정되었다는 건 그만큼 그들의 패악이 도를 넘었다는 말이었다.
그들의 살행에는 이유가 없었고, 사람으로서 지켜야 된다는 선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무공이 우내십존에 버금갈 정도였기에 그를 나서서 처단하려는 이가 없었다.
물론 상천십좌 정도 되는 인물이 나선다면 가능은 했겠지만, 하늘 아래 존귀한 그들이 일부러 이들을 죽이기 위해 나설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조상연의 입에서 강호십대악인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것도 네 명씩이나.
하지만 조상연은 전혀 겁먹은 표정이 아니었고, 그의 능청스러운 말에 한쪽 귀가 없는 사내, 질풍마검 금적세가 인상을 찡그렸다.
“누가 악인인가, 누가! 제멋대로 갖다 붙인 말일 뿐이야!”
“흥, 악인이든 뭐든 상관없어! 날 여기로 끌어들인 그걸 내보라고!”
금강혈승 암운이 끼어들었다.
현 소림의 방장이자 천무삼신인 권신 법장대사의 사형제 지간이었던 그는 방장 자리에 자신이 오르지 못하자, 금강불괴신공의 비급을 탈취해 소림을 버린 인물이었다.
이후 금강불괴신공을 수련하여 도검불침의 경지에 오른 뒤 각종 악행을 일삼으며, 법운이라는 법명을 암운으로 스스로 고쳤다.
불법을 일으키는 구름이 되라는 뜻에서 지어준 별호가 먹구름이 되는 순간이었다.
“…….”
둘의 으르렁거림에도 단창을 가슴에 안고 있는, 추혈객 우원식은 눈만 감고 있었고, 채찍을 손에 감고 있는 귀편수 도만엽은 연신 눈알을 굴리고 있었다.
“허허. 다들 성질이 급하시군. 이보게 흑위.”
조상연의 부름에 흑위가 안채로 들어갔다가 무기를 한 아름 들고 다시 나왔다.
후두둑!
아무렇게나 바닥에 집어 던진 네 개의 무기.
각자가 검과 봉, 그리고 창과 채찍이었다.
“자네들에게 말했던 경천검, 타신봉, 벽력창과 마룡편일세.”
조상연의 말에 네 사람의 눈이 빛났고, 눈을 감고 있던 추혈객마저 눈을 떠 마룡창에게 시선이 꽂힌 뒤 떨어질 줄 몰랐다.
“정말 이것들이 강호십대신병이라 불리는 그것이란 말이오?”
질풍마검 금적세가 침을 꿀꺽 삼키며 앞으로 나설 때였다.
“아, 잠깐. 그 전에 이걸 먼저 먹어 줘야겠네.”
흑위가 가져온 목반에는 네 개의 환단이 놓여 있었다.
“일회용 독단일세. 무공을 펼치는 데는 아무런 이상이 없네. 다만 시일 안에 해독약을 먹어야 하는데, 이 일이 끝나면 해독약을 주지.”
조상연의 말에 네 사람이 기도를 피워올리기 시작했다.
“영감. 미쳤군. 우리에게 엎드려 부탁을 해도 모자랄 마당에 우릴 수하처럼 부리려고 하는 건가?”
챙!
혈광이 쏟아지는 눈으로 질풍마검이 검을 뽑아들었다.
암운 역시 마찬가지.
부르르.
철장을 치켜들어 금방이라도 조상연의 머리통을 부숴버릴 기세였다.
그 와중에도 추혈객과 귀편수는 실눈으로 조상연의 거동을 살필 뿐이었다.
“쯔쯔쯔. 내가 자네들을 알고 있음에도 이런 행동을 할 때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야지. 역시 싸움만 하는 놈들이라 아둔하군.”
딱!
조상연이 손가락을 튕기자 어느새 그의 주위에 두 명의 인영이 나타났다.
바로 팔부신장들 중 가장 강한 혈천과 무룡이었다.
나머지 여섯 귀왕들은 둘씩 짝을 지어 다른 십대신병을 회수하러 갔기에 이 자리에는 두 사람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 두 사람의 무위는 악독하기 그지 없다는 네 명의 마두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우우웅!
“크어업!”
혈천과 무룡, 그리고 흑위까지 가세해 내뿜는 기파에 네 명의 악인들이 가슴을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지금 죽을텐가, 이 독단을 먹을 텐가?”
“크, 크업! 머, 먹겠소!”
질풍마검의 말에 두 사람 역시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기파가 사라졌다.
“아둔한 이들이로고. 결국 힘을 써야 말을 들으니.”
다시 흑위가 목반을 들고 네 명의 악인들에게 다가가자 그들이 허겁지겁 단환을 입으로 가져갔다.
초절정에 이른 자신들을 기파만으로 이렇게 쉽게 제압하다니.
‘화경에 오른 절대고수들이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괴물들이 나타났는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살아야 했다.
어차피 독단을 먹인다는 건 죽일 생각은 없다는 뜻.
“후후후. 잘 생각했네. 이 일이 끝나는 대로 해독약을 지급할 테니 너무 서운해하지 말게.”
치욕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살기 위해선.
“도대체 말하는 그 일이 뭐요?”
암운이 퉁명스럽게 물었다.
어찌 됐든 그 일만 끝나면 이 신병은 자신의 것이다.
황금 수만 냥을 줘도 아깝지 않을 무기를 주는 대가로서 어떤 일을 시키려는 것인가.
이제는 무기의 소유를 떠나서 그 일 자체가 궁금했다.
“난 자네들이 그동안 억눌러왔던 기개를 마음껏 펼치길 바랄 뿐이야. 단지 그 활약의 장소가 영주였으면 좋겠다는 정도?”
영주라는 말에 네 명의 악인들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그 천안신투의 비고니 혈강마검이니 하는 뭐 이상한 소문이 도는 곳 말이오?”
질풍마검 금적세가 물었다.
“맞네.”
실눈으로 분위기를 살피던 귀편수 도만엽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도대체 뭘 꾸미는 겁니까?”
“하하. 그런 건 자네들이 알 필요가 없네. 그냥 날뛰어 주기만 하면 되는거지. 자네들 천성대로.”
조상연이 네 명의 마두들을 손가락을 가리키며 웃음을 지었다.
“이 신병을 갖고 두 달 후 영주로 가게. 두 달이면 신병에 익숙해지는 데 충분하겠지? 자, 우선 자네들에게 맞는 무기를 집어보게.”
어차피 고독환은 먹었고, 이젠 다들 무기나 보자는 마음이었다.
조상연의 눈치를 보며 각자 자신들에게 배당된 것 같은 무기를 들었다.
꿀꺽.
이미 초절정 고수의 반열에 오른 그들이었지만, 좋은 무기 앞에선 어린아이와 다를 바가 없었다.
상기된 표정으로 각자의 무기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던 중 암운이 씨익 웃었다.
자신이 고독환을 먹었다는 건 이미 잊은 듯 표정에서 벌써부터 피 냄새를 풍겼다.
네 명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씨익 웃었다.
“흐흐흐. 그동안 피 맛을 못 봐서 좀 근질근질하던 참이긴 했지.”
암운이 히죽거렸다.
“그래. 좋은 마음가짐이야. 가서 마음껏 살육을 펼치게. 자네들의 무위에 이들 신병을 가지고 있다면 두려울 게 무언가. 비고를 찾아온 무림인들을 적당히 살육하며 즐기다가 우리가 마련해주는 안가로 숨으면 절대 자네들을 못 찾을 걸세.”
조상연의 말을 질풍마검이 받았다.
“크큭. 뭐 퇴로를 마련해준다면야 얼마든지 날뛰어 드리겠소. 하지만 약속은 지키시오. 이후에 이 무기는 우리 거라는 것.”
그 역시 자신의 손에 들린 경천신검에 이미 마음이 뺏겼다.
다른 두 사람도 표현만 하지 않았다 뿐이지 이미 눈에는 자신들이 들고 있는 무기가 들어차 있었다.
“하하. 걱정말게. 어차피 나는 그런 무기는 거저 준다고 해도 사양일세.”
네 명의 마두들의 눈에 이채가 스치고 지나갔다.
비록 경지는 화경에 이르지 못했지만, 이 신병만 있다면 상천십좌라 불리는 화경의 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초절정과 화경 이후는 한 끗 차이다.
그 한 끗이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내며,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강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다.
하지만 이 신병이 있다면 그 강기를 막아낼 수 있는, 그리고 호신강기를 찢어발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초절정 이후는 이미 초인의 영역. 기술에 있어서는 대동소이했다.
그들은 강호를 종횡할 미래를 그리며 입가에 숨길 수 없는 미소를 그렸고, 그들을 보는 조상연의 눈빛 역시 그들이 날뛰어 줄 살육의 축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번들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