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Wind Pyo Country Strongest Eater RAW novel - Chapter 167
청풍표국 최강식객 167화
167화. 전쟁의 서막(3)
“글쎄. 나는 임 총사의 의견에 공감하는 바네. 우리가 알고 있는 걸 그쪽이 모를 리가 없어.”
공청진인의 말에 팽극환이 동의하고 나섰다.
“맞아. 나도 영감 말에 동의해.”
“여, 영감이라니! 미친 망둥이가!”
공청진인의 수염이 부르르 떨렸다.
“거참, 병아리 시절에도 그리 부르더만. 그러니 내가 영감이라 부를 수밖에.”
“하! 너무 오냐오냐 키웠어.”
“나 혼자 컸거든?”
“자자. 두 분 모두 진정하시구요. 계속하시죠, 진인.”
모용천의 중재에 공청진인이 달아오른 얼굴을 식혔다.
“험험. 아무튼 그들도 중원을 정복하려는 이상 굳이 분지에 갇히려고 하지는 않을걸세. 사천을 근거지로 둔다면 필히 한중을 거쳐 옛 관중 땅인 섬서를 먹어야 하네. 하지만 섬서에는 화산과 종남이 있지. 그리고 화산이 공격받는 동안 소림과 그 옆에 있는 공동파가 지원을 오면 그들도 어려워져. 오랫동안 작업했을 당가와는 달라. 그들도 꽤 큰 출혈을 감수해야 할 거야.”
“그럼 진인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제갈백규의 물음에 공청진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거야 군사가 생각할 문제지. 이후에 어찌 될지는 나도 몰라. 다만 사천 무림을 깔고 앉지는 않을 것 같다는 거야.”
“음….”
잠시 생각하던 제갈백규가 고개를 들었다.
“그럼 별동대를 구성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자세히 설명해보시오, 군사.”
모용천의 물음에 제갈백규의 시선이 임요성을 향했다.
“이미 우린 훌륭한 별동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주 일신의 무력은 상천십좌에 달하고, 대원들은 빠릿빠릿한 젊은이들로 구성된, 그렇죠. 바로 용봉대입니다. 전 용봉대주인 임 총사가 별동대가 되어 중경으로 가는 게 어떨까 합니다.”
“중경이라면 사천에서 중원으로 빠져나오는 물길을 지킨단 말이오? 하지만 그곳은 이미 무림맹 군사들이 진을 치고 있지 않소?”
모용천의 의문에 제갈백규가 덧붙였다.
“맞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수비적인 부분에 한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건 자율성입니다. 그곳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주위 분위기를 살피다가 스스로의 판단으로 움직이는 거지요. 인원이 얼마 되지 않으니 배를 통해 장강을 거슬러 진입할 수도 있고, 여차하면 무공이 높은 이들로 하여금 잔도를 통해 허를 찌를 수도 있죠.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얼마든지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제갈백규의 설명에 모용천도 고개를 끄덕였다.
“임 총사의 생각은 어떻소?”
“맡겨주시면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임요성은 이럴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좋네. 그럼 용봉대는 본대와 별도로 움직이도록 하지. 헌데 노 방주에게선 아직 연락이 없는가?”
“예. 아마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취팔선들과 함께 몰래 잠입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까지는 들었으니, 아마 뒤를 치려는 생각일 것 같습니다.”
제갈백규의 대답에 모용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노준경은 사천이 심상치 않다는 소식와 함께 곧바로 취팔선들과 함께 사천으로 잠입한 상태였다.
“좋소. 그럼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결정되자 나머지 부분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 * *
전쟁은 빠르게 준비되었다.
무인들의 사기는 높았고, 저마다 전공에 대한 목마름으로 서로 선봉을 자처했다.
하지만 선봉의 경우 경험이 최우선이었기에, 우선 무림맹 산하 철갑기마단이 선봉을 맡았다.
빠르게 치고 빠지기 좋다는 이유였다.
이후 척후를 맡은 무림맹 주작단원들이 먼저 출발하고 선봉이 뒤를 따랐다.
둥―! 둥―! 둥―!
승리를 염원하고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려 퍼지자 상대적으로 젊은 용봉대원들의 가슴이 뛰었다.
다음은 별동대인 용봉대 차례였다.
임요성을 비롯한 진천구성들이 앞을 맡고, 그 중앙에 무공이 다소 약한 신성들과 중소문파의 자재들, 그리고 임요성이 데려온 청풍단의 무사들이 후미를 맡았다.
철갑기마단인 맹호단이 출발하고 나자 뒤이어 용봉대가 모용천을 바라봤다.
용봉대는 임요성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 별동대다.
이는 모두 임요성의 판단을 믿고 맡긴 제갈백규의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야 가능한 일이었다.
“부디 훌륭한 판단을 통해 대원들을 잘 이끌어주게.”
모용천의 허락이 떨어지자 용봉대가 중경 방향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연아를 잘 부탁하네.]제갈백규의 전음에 임요성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임요성의 옆에는 부관인 제갈연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동안 수집해온 정보를 풀며 혈궁의 전력과 전투방식을 공유했고, 임요성은 자신이 봤던 혈궁주에 대한 인상을 말해주며 제갈연의 판단을 도왔다.
수장이 뜨거운 가슴과 용맹함으로 부대를 이끈다면, 부관은 차가운 가슴과 냉철함으로 그의 뒤를 받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군대의 모습이다.
그리고 지금 용봉대의 모습은 딱 그와 같았다.
임요성이 이끄는 용봉대가 어느 정도 멀어지자 그 모습을 보던 다소 걱정 어린 표정으로 지켜보던 제갈백규가 모용천에게 눈짓했다.
무림팔가와 강호팔문에서 온 무사대와 각 지역에서 지원한 무인들을 포함한 1만에 달하는 이들이 시선이 모두 모용천을 향했다.
“전군! 진격하라!”
사천 무림을 접수한 혈궁에 대한 악랄함과 향후 중원에 끼칠 영향을 피력해 대단위 병력의 이동에 대한 허가는 이미 받은 상태.
모용천의 진군 명령에 중원 무인들의 거대한 물결이 앞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 * *
“뭐라고?”
노준경이 개방 사천분타주인 풍신개의 보고에 깜짝 놀라 소리쳤다.
“사실은 수라궁을 해치운 것이 아니라 일부 반발 세력만을 죽이고 다 흡수를 했다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이미 가욕관을 통과했다는 소식입니다.”
“이런 미친!”
노준경의 마음이 급해졌다.
“안 돼. 만약 본대가 한중으로 접어드는 순간 그들이 뒤를 친다면 꼼짝없이 갇히게 된다. 몰살이야!”
노준경이 폐가를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그가 멈칫하자 풍신개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러십니까, 방주?”
“내가 막아볼 테니 최선을 다해 도망치게. 그리고 지금 사천에 흩어져 있는 취팔선들을 찾아 이 사실을 전하게. 결코 한중으로 와서는 안 된다고.”
“그, 그게 무슨…?”
“어서!”
“예? 예! 알겠습니다!”
풍신개가 뒷문을 박차고 나가는 순간 동시에 폐가의 대문이 터져나가며 세 명의 노인들이 들어섰다.
“클클클. 쥐새끼 한 마리가 탈출했군. 호천(昊天). 자네가 좀 맡아주게. 여긴 양천(陽天)과 내가 맡지.”
“알겠네, 균천(鈞天)”
호천이라 불린 노인이 뒤쪽으로 몸을 날리자 노준경이 소리치며 솟구쳐 올랐다.
“안 돼!”
“흥! 어딜!”
하지만 균천이라 불리던 사내의 몸이 더 빨랐다.
콰앙!
“크윽!”
거력이 담긴 장력을 노준경이 가까스로 막으며 튕겨 나갔고, 폐가를 무너뜨리며 벽에 처박혔다.
콰지직!
“푸우우!”
먼지를 훑으며 걸어 나온 노준경이 어깨를 두드렸다.
“제길. 나이가 드니 뼈마디가 쑤시는군.”
“뭐라는 거냐?”
“아냐. 신경 쓰지 마라. 그런데 너희들은 누구지?”
“후후. 거지 왕초 아니랄까 봐 그 와중에도 정보를 수집하는 거냐.”
음산하게 웃던 균천이 다시 정색했다.
“우린 혈궁을 떠받드는 아홉 개의 하늘인 구중천(九重天)의 천주(天主)들이다.”
오연한 자세로 말하는 균천을 보며 노준경이 귀를 후볐다.
“뭐? 구렁이? 씨발, 구렁이 새끼들이 얌전히 청해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왜 기어 나와? 자근자근 밟히고 싶어?”
“하… 하하…! 네놈이 미쳤구나. 우릴 상대로 이긴다고 생각하는 건가?”
“하아….”
노준경이 타구봉을 탁탁 두드렸다.
“이게 개 잡는 몽둥이긴 한데 구렁이한테도 효과가 없진 않겠지?”
“미친…놈.”
균천이 헛웃음을 지었다.
노준경 역시 허허롭게 대응했지만 사실 속은 바짝 타들어 갔다.
아직 호천이라는 자가 돌아오지 않은 걸 보면 풍신개가 잡히진 않았을 것이다.
‘발 하나는 나도 접어줄 정도니까.’
달리 풍신(風神)이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들이다.
결코 자신의 경지에 뒤지지 않는 자들.
상천십좌가 중원에 한정한 것이긴 해도, 혈궁에 이런 이들이 있다고는 듣지 못했다.
‘철저히 감춰왔구나.’
중원 침공을 위해 숨겨온 전력일 것이다.
정면승부는 힘들다.
싸우다 도망쳐야 하는데 쉽게 될지 모르겠다.
‘쳇, 이제야 마음에 드는 제자 놈을 받았는데 여기서 뒈질 순 없지.’
서서히 기운을 끌어올리는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무인들을 보며 노준경은 입이 써옴을 느꼈다.
“묵념은 다 끝났나?”
“씨발. 염병이라고 해라!”
쾅!
노준경의 타구봉이 균천의 정수리로 날아들었다.
* * *
“음?”
임요성이 사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옆에 있던 제갈연이 물었다.
“왜 그러시죠?”
“아니오. 좀 느낌이 이상해서….”
“별일이야 있겠습니까. 만약을 대비해 별동대로 따로 떨어져 나오긴 했지만, 사실 그들의 전력은 대문파 두세 개 합친 정도라고 보여지니까요. 그것도 혈궁주의 무위를 공자님의 말씀에 따라 상향 조정했을 때 이야기구요.”
아무리 빠르게 이동하더라도 며칠은 소요되는 거리라 중간중간 노숙은 피할 수 없었다.
지금도 적당한 위치에서 노숙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많은 인원이 모두 말을 탈 수도 없었고, 이런 장거리를 빠른 시간에 주파하는 것은 말보다는 무인이 훨씬 더 나았다.
무공의 고하가 있어 실력이 낮은 이의 경공에 맞춰주었지만 그래도 꽤 빠른 속도로 남하중이었다.
틈틈이 쉬면서 운기조식으로 내력을 보충하면서 이동하면 중경까지 대략 4, 5일이면 도착할 것이다.
임요성을 중심으로 제갈연과 팽원호가 앉았고, 빙 둘러서 진천성들이 앉았다.
주위에는 각지에서 모인 젊은 무인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임요성의 한 걸음 정도 뒤쪽에 여산홍이 팔짱을 낀 채 나무에 기대에 있었다.
자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기감을 넓게 펼쳐 주위를 경계하는 중이었다.
초인의 초입이라는 초절정에 오르면서 가능해진 수법이었다.
“그래,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친구. 만에 하나를 생각해 자네의 무사단을 먼저 보내지 않았나.”
팽원호가 임요성의 어깨를 툭툭 치며 안심을 시켰다.
그의 말대로 청풍단은 단주인 일검의 지휘 아래 먼저 중경으로 출발했다.
청풍단이라는 무사단으로 바꾸긴 했지만, 어찌 되었든 그들의 정체성은 정보원이다.
그들은 중경에 도착하는 즉시 중경에 있는 기존의 묵천도들과 천하전장의 정보원들을 접촉하여 정보를 긁어모을 것이다.
용봉대원들은 혹시 모를 전투를 위해 말을 타고 이동 중이었지만, 시간상 큰 차이는 나지 않을 것이다.
단지 조금이라도 빨리 정보를 받기 위한 방도일 뿐.
“나도 이번 전쟁에 큰 희생이 없길 바라네. 하지만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군.”
이후로 크게 중요하지 않은 잡담 위주로 흘러가다가 그날이 지나갔다.
의욕이 충만해서인지 나흘 만에 중경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천에서 나오는 길목에 무림맹 무사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책임자가 나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전 이번 임무를 위해 특별히 조직된 특무단의 단장 상문극(向門戟)이라고 합니다. 원래 직책은 하남 무림맹 지단주이구요.”
짧게 예를 취하는 상문극을 보며 임요성도 포권을 취했다.
“용봉대주 임요성이라고 합니다.”
“하하. 말이 대주지 사실 그 위상으로 보자면 무림팔가의 가주나 강호팔문의 장문인급 아닙니까?”
웃으며 말하는 그를 보며 옆에 선 제갈연이 나섰다.
[무림맹 지단주 중에서 첫 번째로 꼽는 강자예요. 초절정의 고수구요.]제갈연의 보충 설명에 임요성이 웃으며 말했다.
“이번 임무가 중요하긴 중요한가 보군요. 지단주 중에서 가장 강하신 분께서 특무단장을 맡은 걸 보면.”
“하하. 정작 중요한 분들이 모두 본단에 계시지 저 같은 무명소졸이 중책을 맡게 되었을 뿐입니다. 아, 제갈연 각주는 저번 달에도 뵈었지요?”
“예, 지단주님. 단주님이랑은 하남상단 일로 계속 정보를 교류해 왔거든요.”
상문극에 대답한 뒤 임요성에게 보충 설명을 했다.
“임 총사께서 아주 거하게 하남을 뒤흔들고 가셔서 수습하느라 애 좀 먹었습니다.”
물론 애먹을 일은 없었지만, 그만큼 큰 족적을 남기고 갔기에 한 말이었다.
“자자, 서서 이럴 게 아니라 저희들 막사로 갑시다. 미리 보내주신 전서에 따라 여러분들께 배당될 막사도 미리 준비해뒀지요.”
상문극의 안내로 용봉대원들이 진을 치고 있는 막사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