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Wind Pyo Country Strongest Eater RAW novel - Chapter 202
청풍표국 최강식객 202화
202화. 사천 대첩(2)
“하아앗!”
슈슈슉!
임요성의 천아와 천조가 미친 듯이 공간을 저미기 시작했다.
단뢰도법(斷雷刀法)의 절초, 귀섬(鬼閃)이었다.
파바바방!
혁련희의 손도 매섭게 임요성의 공격을 쳐냈다.
혁련희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아까도 느꼈지만, 손에 전해지는 반발력이 상당했다.
하지만 결국 임요성이 펼쳐낸 수많은 강기의 그물을 쳐냈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하늘에서 묵빛 벼락이 내리꽂혔다.
“흡!”
막 네 번째 진각을 밟으려던 혁련희가 급히 몸을 젖혔다.
콰아앙!
“저것은? 설마 강기성상?”
현경의 경지에 올라야 만이 가능하다는 강기성상(罡氣成像).
강기를 통해 일정한 형상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보통 무당은 태극, 화산은 매화와 같은 형상을 이룬다.
전투하던 다른 이들도 임요성이 펼친 강기의 벼락이 혹시 강기성상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직 그 정도는 아니오. 저건 강기성환의 경지요. 거대한 강환을 길게 늘어뜨려 일종의 창을 만든 것이지. 그것이 너무 빨라 마치 벼락이 치는 것처럼 보인 것이오. 하지만 어쨌든 저렇게 안정적인 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 5갑자를 넘어 6갑자에 이르렀다는 걸 의미하오.”
공청 진인이었다.
강기성환은 강기를 응축해 구슬처럼 만드는 경지로, 화경의 수위(首位)에 다다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내공의 소모가 극심하므로 최소 5갑자 이상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임요성이 펼친 것처럼 길게 늘여서 안정적으로 응축하려면 최소 6갑자는 넘어야 가능했다.
즉 강기의 응축을 벼락이라는 원 무공의 형태에 녹여낸 것이다.
놀란 혁련희 앞에 거대한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급히 피한 혁련희의 가슴팍에도 긴 도상(刀傷)이 새겨져 있었다.
“이 새끼가….”
자칫 모든 게 수포가 될 뻔했다.
혈궁주가 펼치는 혈마군림보는 십 보가 채워지기 전에 진기의 흐름이 끊어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었다.
혈마군림보는 일종의 진법과 같다.
일 보 일 보 디딜 때마다 고유한 진법의 핵을 심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십 보가 디뎌지는 순간 진법이 완성됨과 동시에 그 안의 모든 생명체는 모두 멸살되기에 십 보 멸살이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임요성의 벽력은 혁련희의 가슴팍을 갈랐을 뿐 진법을 흐트러뜨릴 정도는 못 되었다.
그가 다시 4보째를 내디뎠다.
쾅!
“커억!”
그를 둘러싼 이들이 모두 코피를 쏟았다.
마치 거대한 공기가 자신들을 내리누르는 것과 같은 압박 속에 팽극환이 포효했다.
“젠장! 내가 여기서 무너질쏘냐!”
하북팽가의 절기인 오호단문도, 그중 가장 많은 내공이 소모된다는 산왕개문(山王開門).
무공에 있어 문(門)이란 공격과 방어 중 방어를 뜻한다.
문이라는 것 자체가 길을 막는다는 뜻을 포함하고 때문이다.
즉 개문이란 상대의 방어를 뚫어낸다는 뜻이고, 산왕개문은 산왕, 즉 호랑이가 적의 방어를 무력화한다는 뜻이다.
팽극환 역시 5갑자의 무인.
임요성이 한 것처럼 만들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 역시 시대를 이끄는 무인 중 하나.
강환, 즉 강기의 구슬을 모으고 모아서 산속 대왕, 호랑이의 형상을 만들어 혁련희를 덮쳤다.
“타아앗!”
콰우우우우!
혁련희의 손에서 과거 임요성이 펼쳤던 장법인 산운귀수(散雲鬼手)가 펼쳐졌다.
임요성은 백팔신공 중 수법(手法)인 천강수만을 익혔지만, 혁련희는 지살퇴까지 익혔기에 오히려 무공의 완성도는 혁련희 쪽이 높았다.
게다가 10갑자의 혁련희가 펼치는 산운귀수는 구름을 흩어낼 정도가 아니었다.
마치 세상 전체를 갈아버리는 것처럼 압도적이었다.
그렇게 혁련희의 귀수가 강환으로 이루어진 산왕을 그대로 갈아버렸다.
“갈! 이번엔 내 차례다!”
혈마군림보의 5보가 내디뎌지는 걸 막기 위해 다들 필사적이었다.
하늘에서 내리꽂히는 여래신장(如來神掌)!
구구구구궁!
지축이 흔들리고 파마(破魔)의 공능이 있는 소림절기의 압력에 오히려 중인들을 내리누르던 혈마군림보의 압력이 약해졌다.
“큭! 이 땡중 놈이!”
이번엔 천강수의 분골수차(粉骨水車)가 펼쳐졌다.
하늘에서 내리꽂히는 부처의 손바닥.
그 거력이 담긴 기운을 미친 듯이 휘두르는 주먹이 모두 박살을 냈다.
하지만 그들이 펼치는 하나하나의 절기 덕택에 아직 5보를 내딛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팽극환은 자신이 쓸 수 있는 300년 내공을 모두 쏟아부어 숨을 헐떡이며 운기를 하고 있었고, 법장 대사 역시 내공을 채우고 있었다.
“이번엔 내 차례다!”
이때 기운을 모으고 있던 공청 진인이 외쳤다.
그의 태극신검에서 무당파 절기인 태극혜검(太極慧劍)의 마지막 절초인 원시반종(原始反終)이 펼쳐졌다.
구구구궁!
모든 만물을 그 처음으로 돌리는 무시무시한 수법.
그 처음이란 곧 무(無)를 뜻한다.
만약 혁련희가 평범한 무인이었다면 그 흔적조차 남지 않고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혁련희는 현경을 눈앞에 둔 현시점 무림 최강자.
오히려 발을 들어 진각을 펼쳤다.
꾸득! 꾸드득!
공청 진인과 혁련희의 힘겨루기!
이미 법장 대사와 팽극환은 낙오한 상태, 전투에 뛰어들 상황이 아니었다.
그때 임요성이 빛살처럼 쇄도했다.
단뢰도법의 묵광(墨光)!
좀 전에 벽력을 펼치느라 체내에 1갑자의 내공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 60년의 내공을 오로지 자신의 몸에 담아 펼친 묵광의 끄트머리에는 천아의 도첨(刀尖)이 있었다.
마치 단어의 뜻처럼 하늘을 찢어발길 듯한 어금니와 같은 형상이 혁련희를 꿰뚫을 것처럼 쇄도했다.
“크아아압!”
한 발로는 공청 진인의 원시반종을 내리누르고 있었고, 한 손으로는 임요성의 천아를 수강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여기서 누군가 한 사람만 더 가세할 수만 있다면 그의 혈마군림보를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여유가 되는 사람이 없었다.
천무삼신의 경지와 맞먹는 두 천주를 막아내는 데만도 검선과 검제, 모용천과 황보웅도 급급한 실정이었다.
“타아앗!”
콰아아앙!
결국 임요성의 천아를 옆으로 내팽개치고 동시에 내디뎌진 혁련희의 진각!
5보째의 혈마군림보에 중인들의 고막이 터졌다.
콰앙!
다시 6보!
콰앙!
다시 7보!
“커으윽!”
혁련희와의 승부에서 이미 내공을 다 소진해버려 운기조식이 필요한 네 명의 무인.
그들은 혈마군림보의 거대한 압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혁련희의 제8보가 내딛어지려 할 때였다.
“갈!”
창천에서 대갈일성과 함께 거대한 암기의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쿠과과과과!
“터헙!”
기겁한 혁련희가 이리저리 몸을 피했다.
만약 8보가 이어졌다면 쓰러진 이들은 몸의 어느 한 부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타닥.
암존의 등장이었다.
이미 그는 따로 암기가 필요가 없었다.
강기 그 자체로 암기를 만들어내는 경지였기 때문이다.
화경의 수위에 이른 고수가 만들어내는 강환처럼, 강침(罡針)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의 침에 독까지 스며 있었으니, 하나라도 맞았다가는 필연적으로 죽음과 가까워질 것이다.
“혁련희―!”
으드득!
당운심이 어금니를 부서지도록 깨물었다.
그 역시 몸 군데군데 크고 작은 상처에 뒤덮여 있었다.
입고 있는 옷 역시 넝마가 되었고, 전신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여섯 마군들을 상대로 그 역시 혈투를 벌였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했던 수라궁의 두 마군, 참혈마군과 광풍마군은 죽고, 사마현이 간신히 목숨을 부지해 수하들과 같이 남았다.
암존은 전투가 끝나는 즉시 혁련희의 기가 느껴지는 이쪽으로 쉬지 않고 달려왔다.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다가와 놓고 그렇게 뒤통수를 치다니!”
지글지글.
당운심이 서 있는 땅이 극악한 독기에 녹아내렸다.
“휘유우. 거참 자기가 심마에 걸려놓고 나를 탓하는군.”
혁련희가 손을 휘휘 저으며 독기를 몰아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암존이 얼굴을 흉신악살처럼 구기며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괴악한 표정을 지었다.
“크흐흐흐. 그래. 모두 내 잘못이지. 나 때문에 당가가 멸문했고, 나 때문에 수많은 무림의 동도들이 죽었다.”
“그래, 그래. 잘 아는군.”
유들유들한 말투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받았지만 사실 속은 타들어 갔다.
만천화우와 독인을 모두 대성한 현 천하제일인 당운심의 등장은 혁련희로서도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때 암존의 얼굴이 무표정하게 변했다.
“그러니 넌 나와 같이 가줘야겠다.”
“뭐? 이게 뭔 엿 같은 소리냐?”
콰우우우우웅―!
이미 하늘로 수많은 강침이 쏘아져 올랐다.
끼기기긱!
그리고 전개된 염동력!
혁련희의 몸이 삐걱거렸다.
“미친! 이게 뭐야!”
만천화우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염동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염동력은 만천화우의 숨겨진 비밀 병기였다.
바로 상대의 몸을 염동력으로 옭아매는 것이다.
이는 허공섭물 정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사실 염동력이 극성에 다다르면 그것만으로도 인간의 신체를 터트려버릴 수 있다.
그런데 암존의 무지막지한 내공에 생각지도 못한 염동력까지 가미되자 혁련희도 당황하기 시작했다.
일 보만 더 내디디면 되는데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지글지글지글!
당운심에게서 흘러나온 독기가 땅을 침식해 들어갔고, 그 범위를 넓혀갔다.
향후 이 지역을 다시 정화하기 위해서는 꽤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계제가 아니었다.
지금이 아니면 혁련희는 다시는 잡을 수 없을 것이다.
된통 당한 그가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
“타아아앗!”
그때 장내로 노준경과 취팔선이 난입했다.
“너희들은 저쪽으로 붙어라! 나는 이쪽을 지원한다!”
각각 현천과 주천으로 향한 개방의 무리들로 그쪽은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임요성 쪽은 여전히 위기가 계속되고 있었다.
이미 내공은 어느 정도 회복되었지만, 혁련희와 당운심을 둘러싼 곳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독한 독연이 그 둘을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대로 난입한다면 들어가자마자 독을 몰아내는 데 모든 내공을 쏟아야 할 판이었다.
혁련희나 천무삼신 정도 되는 경지의 무인은 모두 만독의 제독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 말이 진정한 만독불침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그건 당가의 만독보정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경지였고, 근 수십 년 내에 만독보정이 만들어진 일은 없었다.
이번에 암존이 만든 만독보정이 수십 년 만에 만들어진 것이다.
“암존이 동귀어진을 감행했구려….”
공청 진인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
아무리 당운심이라도 지금 이런 독연을 내뿜을 수는 없다.
그는 지금 몸 안의 원정지기를 모두 터트려 중단전의 독정을 태우는 중이었다.
하지만 혁련희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 역시 진정한 만독불침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임요성이나 다른 상천십좌처럼 만독제독의 단계였다.
그리고 10갑자의 내공이 어디 가는 건 아니다.
끊임없이 내공을 태워 독을 중화시키면서도 그사이 내공을 채워 넣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암존이 먼저 버티지 못할 것이오.”
법장대사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때였다.
임요성이 천아와 천조, 두 칼을 교차시키며 두 사람을 품고 있는 독연(毒煙) 속으로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