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Wind Pyo Country Strongest Eater RAW novel - Chapter 223
청풍표국 최강식객 223화
223화. 건곤일척의 승부(4)
남경성의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을 때, 동문 역시 무사하지 못했다.
구연초가 이끄는 별동대가 급습했기 때문이다.
“끄아악!”
“죽여!”
푸슈슈슉!
성 위에서 수많은 화살이 날아갔다.
콰드득!
하지만 이미 성 위에 나타난 구연초가 병사들을 도륙했다.
“으하하하! 이건 몰랐을 거다! 이제 남경성은 우리 차지다!”
구연초가 가가대소를 터트리며 무차별적으로 병사를 도륙하고, 동문을 열자 별동대가 들이닥쳤다.
“멈춰라!”
하지만 그들 앞에 나타난 이들.
유재희와 그를 따르는 과거 금의위의 무사들.
“여기서 한 발자국도 못 지나간다.”
챙!
혹시나 해 동문으로 자신을 보낸 황제의 혜안에 유재희는 마음속으로 탄복했다.
“대장. 오랜만이오.”
구연초의 옆에서 앞으로 나서는 이는 바로 흑위, 노지광이었다.
과거 노지광은 유재희의 부하였다.
사실은 부하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유재희가 당시 금의위의 상급 무장이었다면, 노지광은 말단 무사였으므로.
“대장이라… 누구지? 금의위 소속이었나?”
“큭!”
자신을 몰라보는 유재희의 표정에 노지광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흥! 그 오만함도 오늘로 끝이다!”
“내가 알아보든 말든 부끄럽지도 않은가? 폐하에 하사받은 수춘도의 칼끝을 오히려 폐하께 돌리다니!”
노지광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닥쳐라! 우리 같은 말단 무사들의 애환을 너 같은 놈이 알 리가 없지!”
“알 필요도 없다. 어서 덤벼라.”
끝까지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유재희를 향해 노지광이 몸을 날렸다.
* * *
상천십좌는 자신들이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조상연과 붙는 순간 그 생각을 접어야 했다.
콰아아앙!
“커헉!”
황보웅이 권강을 두른 채로 조상연의 창격과 정통으로 격돌했다.
하지만 그는 일 합도 버티지 못하고 피를 내뿜으며 훨훨 날아가 땅에 처박혔다.
그의 오른손은 뼈마디가 모두 박살이 나버렸다.
다른 이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불과 반각도 되지 않아 상천십좌의 무복은 누더기가 되었다.
“이, 악마 같은 놈!”
온몸이 피에 절은 소림의 법장이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소리쳤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하압!”
진기를 끌어모은 법장이 소림의 절기, 백보신권을 조상연에게 날렸으나….
쾅!
조상연은 한 번의 휘두름으로 백보신권의 공력을 소멸시켜 버렸다.
그사이 전력을 가다듬은 화산의 연화자와 공동의 구궁자가 동시에 검을 내질렀다.
채쟁!
하지만 그 역시 조상연에게 닿지 못했다.
여유롭게 두 사람의 공격을 무력화시킨 조상연이 창을 내리긋자 거대한 강기의 소나기가 그들을 덮쳤다.
“쿨럭!”
“커허헉!”
가까스로 창격을 막아냈지만, 두 사람은 내장이 진탕되어 입가에 선혈을 내뿜으며 한쪽 무릎을 꿇어야 했다.
휘리릭!
조상연이 공간을 접으며 법장의 정수리를 쪼개려는 순간,
콰아앙!
개방의 노준경이 그의 몸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흡!”
생각지도 못한 몸통 박치기에 조상연이 옆으로 쭈욱 밀려 나갔다.
그때 진기를 모으던 무당의 공청이 태극혜검의 절초인 원시반종(原始反終)을 펼쳤다.
공간 전체를 무(無)로 만들려는 거대한 태극을 그려내는 공청의 검강을 조상연이 무수한 창격을 내지르며 무력화를 시도했다.
“하압!”
하지만 모용천이 구천검법의 절초, 구룡진천하(九龍振天下)를 펼치며 몸을 던졌다.
구룡진천하와 함께 조상연과 동귀어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조상연은 그의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콰우우웅!
어느새 휘돌린 진기가 몸 전체에서 발출되며 거대한 장수가 나타나 원시반종과 구룡진천하를 소멸시켜버렸다.
콰앙!
부릅뜬 눈으로 모용천이 그대로 튕겨 날아갔다.
“쿨럭!”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모용천의 눈은 초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내장은 진탕되고, 온몸은 부서질 듯 아팠다.
“흐으….”
하지만 모용천은 검으로 지탱하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뿐 아니라 다른 상천십좌 역시 금세라도 쓰러질 것처럼 휘청거렸다.
“후하하하하! 겨우 이 정도더냐! 더 발악해보아라! 더! 더!”
조상연이 두 팔을 벌리며 상천십좌를 도발했다.
하지만 그 도발에 발끈할 힘도 없었다.
상천십좌는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말하지 않아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들도 이미 느끼고 있었다.
자신들이 싸우는 동안 임요성도 남궁겸, 충소광과 전투를 했으며, 이미 사라진 두 사람의 기운으로 임요성이 이겼음을.
하지만 꺼질 듯 미약한 그의 기운으로 뭔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성안에서는 조상연이 데리고 온 금의위 무사들과 아군의 전투가 한창이었다.
만약 이대로 조상연을 성내로 들여보낸다면 피의 살육이 이어질 것이다.
무림의 정기 또한 끊어질 것이다.
서로 눈을 맞춘 상천십좌, 그들이 원정지기를 건드렸다.
* * *
“젠장! 어서 이리로!”
“예!”
여산홍이 임요성을 업고 성 내로 뛰었다.
남궁겸과 충소광, 두 사람을 상대한 임요성은 전투 후 곧바로 정신을 잃었다.
두 사람의 몸뚱이는 시체도 찾지 못할 정도로 갈기갈기 터져나갔다.
하지만 임요성 역시 무리한 기혈의 운용으로 온몸의 혈도가 찢어지고, 기맥이 막혔다.
단전도 깨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모두 나오게!”
다행히 만약을 대비해 와있던 백운학이 달려왔다.
“어서 눕히게!”
다른 이들을 모두 물리치고 백운학이 그의 곁에 붙었다.
한동안 그의 몸을 살피던 백운학이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부터 아무도 들이지 말게.”
임요성을 지키고 있던 여산홍이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어르신. 혹시….”
“음…. 이제 난 살 만큼 살았어. 안보 녀석은 그 나이대 나와 비교하면 월등히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네. 경험만 쌓인다면 그 누구도 그 녀석을 따르지 못할 터. 사실 난 그동안 유유자적하며 인생에서 가장 편안한 시간을 보냈네. 어찌나 두 국주 그 사람과 바둑을 뒀는지, 죽을 때 돼서도 바둑 실력이 늘었을 정도지.”
하얀 수염을 쓸어내리며 백운학이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
“지금 이 녀석의 상태는 심, 기, 체가 모두 조각조각 흩어져 있네. 강력한 진기로 모으지 못하면 그대로 무너져 버릴 것이야. 이런 일이 있을 때면 늘 혼자 분투하던 녀석이었어. 이럴 땐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있는 거지.”
“하지만… 주군께서 많이 슬퍼할 겁니다. 오히려 깨어난 이후에 신의를 보시고 더 충격을 받지 않겠습니까?”
“아닐세. 지금까지 이 녀석은 자신의 옆에 누군가가 희생당하는데 큰 정신적 상처가 있네. 대인이 되려면 이제 그걸 극복해야지. 그리고 지금 시간이 없네. 내 보아하니 저쪽 전투상황도 결코 녹록지 않아. 빨리 이 녀석이 깨어나서 힘을 보태지 않으면 강호의 미래는 없을 걸세.”
인자한 미소를 지은 백운학이 옆을 바라보자 주천웅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신의, 오랜만이오. 그때 이후로 처음인가.”
“그렇습니다. 폐하. 이 녀석으로 인해 폐하를 처음 뵈었는데, 이젠 이 녀석 때문에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되었군요.”
“흑표가, 아니 동생이 많이 슬퍼하겠군.”
“큰 짐을 짊어진 자의 숙명일 테지요. 녀석을 잘 부탁드립니다.”
주천웅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손짓하자 주천웅과 여산홍이 방을 나갔다.
‘녀석아.’
백운학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누워 있는 임요성을 바라봤다.
‘네 녀석 덕분에 즐거웠다.’
백운학의 손이 임요성의 정수리와 단전에 닿았다.
* * *
부드러운 기운이 몸과 마음을 편안히 적셨다.
파괴적이고 동적인 무기(武氣)가 아니라, 편안하고 정적인 의기(醫氣)였다.
늘 뭔가 행동하기를 종용하고, 가만히 있으면 큰일 날 것처럼 들끓던 기운이 아니었다.
그냥 내려놓아도 괜찮다, 흘러가는 대로 두어도 괜찮다, 네가 아니라도 짐을 짊어질 사람은 많다….
부드럽게 보듬어주고 어루만져주는 기운이었다.
그것이 깊게 침잠해 있던 임요성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잔잔한 물결은 점점 그 힘을 더해 갔고, 크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거대한 해일이 되고, 폭풍우가 되어 모든 것을 쓸어버렸다.
번쩍.
임요성이 눈을 떴다.
뭔가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돌려보니 백운학이 아주 편안한, 그리고 흡족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 채로 정좌하고 있었다.
“신…의 어른….”
뭔가 이상한 느낌에 임요성도 말을 잇지 못했다.
백운학은 자신의 모든 내공을 격체전력을 통해 임요성에게 전해준 것이다.
현재 임요성의 몸에 흐르는 기운은 무려 십 갑자.
격체전력의 특성상 상당한 내공의 손실이 있었음에도 임요성은 마의 고지라 할 수 있는 십 갑자에 이르렀다.
“어르신….”
임요성이 가부좌를 튼 채 그대로 숨을 거둔 백운학을 자리에 뉘어 주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가시는 길 북적북적하게 만들어 드리지요.”
“음?”
원정지기를 터트려 옥쇄를 준비하던 상천십좌도, 그들의 의도를 눈치채고 긴장하던 조상연도 동작을 멈췄다.
‘이건?’
조상연의 시선으로 한 마리 비조가 자신에게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쉬이익―!
타닥.
“좀 늦었소.”
조상연의 눈에 나타난 임요성.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칠 인의 무림 명숙의 눈에는 안도감이 스쳤다.
조금만 늦었다면 그들의 목숨은 사라졌을 것이다.
담담한, 하지만 다소 슬픈 눈을 한 임요성의 등장에 조상연조차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다.
“호오? 어떻게 된 거지? 금방이라도 생명의 기운이 꺼질 것 같았는데?”
조상연이 슬그머니 창을 고쳐잡으며 물었다.
“한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실감했다고 할까?”
“무슨 병신같은 소리냐?”
“아무튼. 괜히 금군을 끌고 와서 무고한 이들까지 전쟁에 끌어들이지 않은 것은 칭찬해주고 싶군. 그런 의미에서 고통 없이 보내 주겠소.”
“크큭! 불과 얼마 전에 쥐새끼처럼 도망친 주제에!”
죽다 살아난 임요성의 등장에 살짝 긴장했던 조상연은 이내 얼굴이 풀어졌다.
임요성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과거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니까 격체전력이라도 받은 거냐? 내공은 좀 는 것 같군. 하지만 너도 알지 않나? 내공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너와 나. 화경과 현경의 경지 사이에는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을.”
임요성이 담담히 고개를 저었다.
“그때 날 죽이지 못한 것이 당신의 가장 큰 실책이 될 것이오.”
그렇게 말하며 임요성이 천아와 천조를 뽑아 들었다.
담담하게 말하긴 했지만, 그 역시 긴장한 상태였다.
전투에 있어서는 늘 변수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날 붙었던 조상연에게서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느껴졌다.
십 갑자라는 거대한 내공으로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경지의 차이는 메울 수 없다.
특히나 비슷한 내공을 가진 조상연이었기에 더더욱 임요성에게 승산은 없었다.
오직 하나. 수많은 아수라장을 겪어온 실전에 기대는 수밖에.
임요성이 천아와 천조를 꾹꾹 눌러 쥐었다.
“흥! 허세는! 오늘 이 자리에서 너와 저 늙은이들을 죽이고 이 천하에 우뚝 설 것이다!”
조상연의 신형이 퍽! 사라지면서 임요성의 코앞에 나타났다.
마치 지금까지는 몸을 푼 것이었다는 것처럼 일곱 상천십좌의 눈에도 잔상만 흐릿하게 남을 정도였다.
쿠구궁!
드디어 천하제일의 자리를 두고 두 사람이 격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