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 returns RAW novel - Chapter 100
98. 사고
다음 날 아침.
이른 시간부터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어제 분명히 새벽에 들어왔고 그때까지만 해도 유서화는 잠을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기에 오늘 아침에는 분명 늦잠을 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건 하성의 착각이었다.
생각보다 유서화는 더 부지런하고 가정적이었다. 이 점을 간과하고 있었다.
“일어나세요.”
“으음…….”
시계를 보니 6시였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밥을 했나 싶었는데 분명히 어제 말하기를, 오늘부터 수련을 한다고 했다. 그 때문에 일찍 나가야 한다고 말이다.
잠을 자기 전에 잠깐 스치듯이 말을 한 것이었는데 유서화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참 대단한 여자가 아닐 수 없다.
“그걸 기억하고 있었어요?”
“당신의 부인이잖아요.”
“제가 장가 한번 잘 갔네요.”
“후후, 와서 식사하세요.”
된장국에 계란말이, 장조림과 방금 무친 나물 등 대부분 하성이 좋아하는 것들이다. 유서화는 최대한 하성의 취향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누구도 이렇게 하지 못할 거예요.”
“생각보다 그런 여자 많아요.”
“아니요.”
하성은 고개를 흔들었다.
요즘에는 맞벌이 때문이라도 남자들이 밥을 잘 못 얻어먹는다. 사회 구조가 변화했기 때문일까. 가사 일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가정도 바뀌어 가고 있었다.
지금 유서화는 거의 수십 년 전의 여성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느낌이었다. 물론 하성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바라던 결혼 생활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 커피를 내왔다.
하성은 커피로 입가심을 하며 말했다.
“고마워요.”
“뭘요, 새삼스럽게.”
“앞으로 잘할게요.”
“아니에요.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하성은 유서화에게 다가가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꺄악! 시간 없잖아요?”
“20분 정도 있네요.”
“그건 너무…….”
“충분한 시간이죠.”
그들은 침대로 직행했다.
신화그룹 사택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하성은 연신 하품을 했다.
“으하하하함!”
“어제 잠을 별로 못 주무셨나 보군요.”
“조금 피곤하군요.”
“신혼이라서요?”
주작이 짓궂게 말했다.
그녀의 말이 정확하게 맞았다. 아침부터 힘을 그렇게 썼으니 피곤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 아무리 하성이 경지에 올라 있다고 해도 말이다.
그래도 금방 피로는 회복되었다.
오늘부터 하성은 수련에 들어갈 것이다. 사실상 제갈천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실력을 배양해야 한다.
사대천왕 중 두 명이 한 조가 되어 돌아가며 하성의 수련을 도울 것이다. 그러다가 좀 나아지면 세 명이, 그 후에는 네 명이 함께 수련을 할 것이었다.
백호가 입을 열었다.
“오늘부터 익히실 검법이 태극검혜인가요?”
“맞습니다.”
“전통 있는 검법이지요. 태극검혜는 적은 내공으로도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합니다. 정파 무공의 특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봐야지요.”
“비급을 본 적은 없으시죠?”
“물론입니다.”
“여기 있으니 보세요.”
“험험, 아무리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작은 일이었지만, 크게 생각하면 큰일이었다.
하성이 이들을 완전히 믿지 않고서는 비급을 익히기도 전에 보여 준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비급을 보는 것만으로도 파훼법을 알 수 있다. 그 때문에 고대로부터 비급을 목숨과 같이 아꼈던 것이다.
백호와 주작은 비급에 집중한다.
하성은 그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차라리 함께 익히는 것이 어떤가요?”
“지, 진심이십니까?”
“그럼요.”
하성은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사대천왕들이 없었다면 하성은 이 자리에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진즉에 죽음을 맞이했을 공산이 높다.
그만큼이나 하성은 이들을 믿었다.
믿는 사람들에게 비급을 보여 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주인님께서 허락하신다면 기꺼이.”
“그럼 모두 태극검혜를 익히도록 하지요.”
“삼가 명을 받듭니다.”
태극검혜는 무당파의 비전 상승 무공이다.
무당파에서도 준비된 기재들이 익혔고 익히는 과정에서 천부적인 재능이 없다면 5성에서 연마를 멈추어야 할 정도로 난해하기도 하다.
무당파의 무공들 자체가 매우 부드럽다. 또한 상대방의 힘을 이용하는 데 정평이 나 있었고 힘을 흘리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다.
수박은 무공이라기보다는 깨달음을 중시하였고 외적인 힘보다는 내부를 연마하는 데 집중을 하고 있었다.
태극검혜를 대성한다면 지금도 제갈천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몇 달 안에 대성한다는 것은 무예의 신이 강림한다고 해도 불가능한 일이다. 하성은 태극검혜를 매개체로 하여 ‘토’의 단계로 나아가고자 하였다.
세 사람은 태극검혜를 1성으로 익히고 그것을 사용하여 대련하고 있는 중이었다.
탓탓!
파바바박!
사방에서 먼지가 휘날린다.
검이 아니라 권으로 대련을 했다.
어차피 검이란 팔이 길어진 형태에 불과하다. 초식을 알고 있다면 손으로 펼치는 것도 가능하였다.
그들은 태극검혜로 대련을 하면서 새삼 무당파 무공의 신묘함을 느끼고 있었다.
‘대단하다.’
하성은 혀를 내둘렀다.
그야말로 물이 굽이치는 것처럼 부드럽게 초식이 연결되고 있었다. 여기에 내공이 가미된다면 어찌 될까.
하성이 내공을 뿜어냈다.
동시에 백호와 주작도 그걸 알아차리고 내공을 사용하였다.
펑! 퍼버버벙!
폭탄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연달아 터지는 소리에 집사들은 물론이고 일하던 메이드들도 나와서 구경을 했다.
아직은 1성이었기에 괜찮았다.
이대로 2성이나 3성까지 오른다면 수련 장소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하성이 부드럽게 그들을 쳐 낸다.
퍽퍽!
“큭!”
“꺄악!”
“후우! 괜찮으십니까?”
“역시나. 주인님께서 저희보다 우위에 있으십니다.”
미세한 차이였지만, 그건 하성도 인정했다.
주작이 말했다.
“정말 대단한 무공이네요. 1성을 수련하였음에도 이 정도라니.”
“중원의 무공이 뛰어나다는 방증이지요.”
아마 무공의 역사는 중국이 더 오래되었을지도 모른다. 그 때문인지 태극검혜는 뛰어남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성이 몸을 일으켰다.
“한 번 더 갈까요?”
“좋죠.”
그들은 다시 일어나 몸을 움직였다.
이 수련을 통하여 주작과 백호도 강해지고 있었다. 물론 내일은 조가 바뀔 것이니 결국에는 사대천왕 모두가 수련을 하는 셈이었다.
수련은 점심시간까지 이어졌다.
점심 무렵이다.
하성을 비롯한 사람들은 수련에 빠져 있었다.
싸운다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것일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만큼이나 지금 그들은 수련이 즐거웠다.
퍼버버벙!
“와아! 이번에는 제가 밀렸네요.”
하성이 넘어졌다.
실전이었다면 목이 날아갔을 것이다.
“주인님께서 봐주셔서 그렇죠.”
하성이 다시 일어나 출격하려 할 때였다.
“하성 씨!”
“서화 씨?”
“식사하세요!”
“안주인님을 뵙습니다.”
주작과 백호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유서화는 손을 저었다. 이런 예는 과분하다고 만날 때마다 그랬지만, 치우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아니었다.
안주인을 부정한다는 것은 주인을 부정하는 것이었고 그건 치우의 존재도 부정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러니 이런 예는 과하지 않았다.
유서화는 도시락을 들고 찾아왔다.
“식사하셔야죠?”
“사모님의 도시락이로군요!”
백호와 주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하성도 조금 놀랐다. 설마하니 여기까지 도시락을 싸 올 줄이야.
“자자, 식사들 하고 하세요.”
더욱이 백호와 주작의 도시락도 싸 왔다.
역시 대단한 와이프가 아닐 수 없었다.
배가 부르게 식사를 했다.
백호와 주작도 유서화의 음식 솜씨에 감탄을 했다.
한식과 중식, 일식, 양식 자격증을 모두 가지고 있는 그녀다. 거기에 스스로 요리를 연구하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다른 일들을 소홀하게 하는 것도 아니었다. 일을 할 때에도 집안일은 절대 미루지 않았다.
‘모두가 원하는 이상형이지.’
하성은 운이 좋은 남자였다.
유서화라는 대어를 낚은 것으로도 모자라서 태진그룹을 통째로 이어받았으니 말이다.
“잘 먹었습니다.”
“후식도 드세요.”
“그래야죠.”
하성은 과일을 먹었다.
백호와 주작도 먹성이 좋은 편이었는데 결국에는 도시락을 다 먹지 못하였다. 그만큼이나 양이 많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매일 도시락을 싸 올게요.”
“너무 피곤하지 않겠어요?”
“살림하는 여자가 이 정도는 해야죠?”
“하하.”
하성은 머리를 긁적였다.
백호는 부럽다는 듯이 하성을 바라보았다.
“정말 대단한 분을 아내로 맞으셨습니다.”
“운명이죠.”
“이런 분이라면 저도 장가갈 마음이 있습니다.”
“찾아볼까요?”
“후후.”
백호는 고개를 흔들었다.
도대체 백호가 왜 장가를 가지 않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
‘주작 때문인가?’
어렴풋이 백호가 주작을 좋아하고 있을 것이라는 감이 왔다. 하지만 주작은 과거 아버지의 연인이었고 그 때문에 그들은 이어질 수 없는 것이다.
‘뭐, 거기까지 내가 신경 쓸 부분은 아니지.’
하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슬슬 출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도 일어나도록 하죠.”
하성은 회사로 향하기로 했다.
오늘부터는 수소 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
하성은 수소 에너지 생산 공장을 찾기로 했다.
중간에서 윤다희와 만났고 그들은 평택으로 향했다.
“얼굴 좋아 보이시네요?”
“요즘 신혼이잖아요.”
“와아! 얼굴이 반짝반짝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었군요?”
하성의 혈색은 정말로 좋아졌다.
하지만 이는 신혼 때문이라기보다는 만년삼황을 섭취하였기 때문이다.
하성은 그저 웃었다.
“워낙에 밥을 잘 챙겨 주니까요.”
“저는 결혼을 못 할 것 같네요. 사모님을 보니까요.”
“왜요?”
“그렇게 살림을 잘할 자신이 없거든요.”
“요즘 어떤 여자가 살림을 하나요? 저희가 조금 특이한 경우죠.”
“그래도 세상의 근본이 변하지는 않아요. 여자는 육아와 가사, 일까지 병행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슈퍼 우먼이죠.”
“그건 남자가 양심이 없는 거고요.”
윤다희 같은 경우에는 이제 돈도 많이 벌기에 일하는 아줌마를 고용해도 될 정도다. 그래도 아직까지 결혼은 꺼려지는 모양이다.
하성은 화제를 돌렸다.
“그보다 오늘부터 생산에 들어간다고요?”
“네, 수소 용기를 대량 생산합니다.”
“별다른 문제는 없고요?”
“이미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된 상황이라 찍어 내기만 하면 돼요. 문제가 있을 리가 없어요.”
“그렇군요.”
하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방문은 단순히 시찰에 의미를 둘 수 있었다.
굳이 방문을 하지 않아도 잘 굴러갈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생산을 시작하는 날에 직접 방문을 해 준다면 직원들의 사기도 올라갈 것이고 그룹의 오너인 하성이 수소 에너지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다.
평택으로 향하는 길이 다소 막혔다.
하성과 윤다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평택 제1 공장에 도착하였다.
이곳에는 제5 공장까지 있었다. 그곳에서 전부 수소 용기만 제작하는 것은 아니었고 용기에 관련된 부품이나 수소 자체를 생산하기도 했다.
물을 전기 분해하여 수소를 얻었고 이를 옮겨 저장한다.
전국에 수소 에너지 충전소를 구축하는 일도 함께 병행하고 있었다. 수소가 생산되는 대로 곧바로 충전소로 이동할 것이다.
공장 앞에 도착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하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고생들이 많습니다.”
어쩐 일인지 공장장을 비롯하여 직원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하성은 조금 어리둥절했지만, 곧 이것이 가동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 생산에 들어가니 가동식을 하는 것이다.
기자들까지 불러 모은 모양이다.
“준비를 단단히 하셨군요.”
“좀 더 홍보가 되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공장장 이현석이 말했다.
하성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수소 에너지의 홍보는 많이 하면 할수록 좋았다. 세계적으로도 많이 홍보가 되고 있었지만, 그래도 항상 노출을 시켜야 한다.
홍보란 세뇌의 역할도 한다.
시민들에게 깨끗한 에너지라고 수도 없이 홍보를 하여 뇌리에 박히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단상이 준비되어 있었고 직원들이 모여 있었다.
하성은 단상 위에 올라갔다.
촤륵! 촤르르륵!
이것도 행사여서 그런지 기자들이 연신 셔터를 눌러 대고 있었다.
지금 행사도 아마 뉴스에 나가게 될 것이다.
“드디어 수소 에너지가 본격적으로 생산이 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고 앞으로도 힘겨운 싸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청정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는 크게 사람들에게 미치지 못하였고 강대국들이 횡포를 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 많은 방해가 예상됩니다.”
하성은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많은 사람들이 긍정했다.
석유를 팔지 못하니 여러 가지 일을 벌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저는 어떤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사업을 벌여 나갈 계획입니다. 일단 안착되기만 하면 상용화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기술은 완벽합니다. 앞으로 청정에너지의 시대가 도래할 것을 확신합니다.”
짝짝짝짝!
하성은 연설을 마쳤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연설이지만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이 중요했다. 자주 청정에너지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마음속 깊숙한 곳에 뿌리를 박게 하여 세뇌시키는 것이다.
물론 수소 에너지는 정말로 청정에너지였다. 어떤 공해도 발생시키지 않는다.
간단하게 행사는 끝났다.
하성은 발길을 돌려 공장들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위이이이잉!
거대한 전기 분해 장치에서 물이 분해되고 있었다.
수소는 수소대로, 산소는 산소대로 쓸모가 있었다.
수소도 그렇지만 특히나 산소는 산업의 여러 분야에 쓰인다. 산소 용접부터 시작을 해서 요즘에는 스프레이 산소까지 판매한다.
그 밖에도 다양한 분야로 팔려 나가기에 이것도 돈이 된다.
물을 분해하면 2:1의 비율로 수소와 산소가 분리된다. 수소가 2라면 산소가 1로 분해가 되기에 엄청난 양이 나온다고 볼 수 있었다.
산소를 그냥 공기 중에 날려 보내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산소도 용기에 차곡차곡 담겼다.
오히려 수소를 저장하는 것보다 산소를 저장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이현석이 이동하며 설명했다.
“수소 이외에 산소도 탱크에 저장됩니다. 산소는 저장이 되자마자 팔립니다.”
“그렇군요.”
“산소 제품들도 직접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걸 보시죠.”
공장에서 산소 스프레이가 제조되고 있었다.
공해가 심한 지역이 많았기에 산소 스프레이는 꽤나 많이 팔려 나간다고 한다. 세상이 정말 각박해지는 느낌이었지만, 앞으로는 이런 제품들이 많이 팔릴 것이다.
하성도 그런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다.
“산소 사업이라. 수출도 한다죠?”
“그렇습니다. 국가를 가리지 않고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하성은 천천히 공장장의 말을 들으며 파생할 수 있는 사업이 또 없는지 생각해 보았다.
태진그룹까지 손 안에 있는 이상, 파생 사업은 곧바로 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은 갖추고 있었다.
무인도 사업만 해도 그렇다.
비록 연막작전이었지만, 낭만 사업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추진되고 있었다. 이미 예약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하성은 대략 한 시간 정도 공장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공장들을 둘러보았는데, 생산이 잘되고 있었다.
지금은 24시간 가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수소 에너지 인프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다음 달 정도에는 수소 에너지 자동차를 출시해도 될 것 같았다.
물론 그 전에 충전소가 세워져야 한다.
“그럼 살펴 가십시오!”
“다음에 뵙겠습니다, 공장장님.”
“뵙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직원들이 인사를 했다.
하성은 손을 흔들었다.
태진그룹과 신화그룹을 잇는 초거대 그룹의 회장. 아직 신화그룹은 하성의 손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미 상당한 발언권이 있었다.
그리고 태진그룹 자체가 한빛그룹과 병합된 곳이었기에 그 규모 면에서는 신화그룹을 능가하고 있었다.
차는 빠르게 서울로 돌아간다.
윤다희가 말했다.
“충전소는 다음 주 정도면 거의 완성이 된다고 합니다.”
“빠르네요.”
“투자한 만큼 돌아오는 거죠.”
하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라면 수소 에너지 사업이 몇 달 안에 본 궤도에 오를 것이다. 한국에서의 인프라가 완성되면 곧바로 해외 진출이다.
“해외의 반응은요?”
“자국에도 수소 에너지가 빠르게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들이 많습니다. 한국에서의 사업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진출해도 될 것 같습니다.”
“좋네요.”
“전부 회장님의 공이죠.”
“아니요, 아버지의 공이죠.”
“그건 그렇죠.”
아버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의문의 세력에게 돌아가신 후에 연구 결과를 모두 하성에게 물려주었다.
이제야 하성은 과업을 이루어 가고 있었다.
서울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았다.
“저는 좀 자야겠습니다.”
“후후, 그러세요.”
하성은 잠시 잠이 들기로 하였다.
아무래도 몇 시간 잠도 못 잔 채로 수련을 하였더니 피로가 몰려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윤다희가 급하게 하성을 흔들어 깨웠다.
“회장님!”
“으음…….”
윤다희의 얼굴은 꽤나 다급했다.
차량은 갑자기 고속도로를 빠져나가 다시 평택으로 향하는 중이다.
“무슨 일인가요?”
“평택 공장에서 용기가 터졌다고 합니다!”
“뭐라고요?”
하성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용기가 터지다니? 수도 없이 실험을 하고 상용화를 결정하였다. 10차에 이르는 실험 동안 터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용기는 멀쩡했는데, 갑자기 터진 것이다.
“그렇다면 기자들도…….”
“몰려갔을 겁니다.”
인위적인 냄새가 났다.
“혹시…….”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굳이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윤다희는 하성의 말을 알아들었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거의 테러 수준이로군요. 다친 사람은요?”
“거의 열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목숨이 위험한 사람은요?”
“모르겠습니다.”
윤다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 사고라면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기사가 실릴 것이다. 막는다고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더욱이 기자들이 취재를 나와 있을 때 이런 사고가 터졌다.
이걸 사고라고 표현할 수는 없었다.
“기자들에게 이야기를 해 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음모론을 펴 두었습니다.”
“일단 갑시다.”
증거를 찾아야 한다.
수소 용기가 폭발한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외부 세력의 개입에 의해 일어난 테러라는 사실을 규명해야 한다.
오늘 안에 규명을 하지 못한다면 실로 어마어마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일단 회견 준비하세요.”
“예.”
다행히 평택에서 멀리 떨어지지는 않았다.
15분 정도면 다시 공장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공장에 도착했다.
제1 공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소방차들이 출동을 하였고 경찰들도 도착했다.
하성은 일단 경찰들을 통제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경찰 역시 이번 일에 관련이 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경호원들과 경찰들이 몸싸움을 벌인다.
그야말로 아비규환.
기자들은 그런 싸움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회장님!”
하성이 차에서 내리자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공장장의 모습도 보인다.
그는 다쳤는지,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우선 이 난리를 테러로 규정해야 한다. 그리고 수습을 해야 한다.
하성이 말했다.
“저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테러로 인하여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것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테러라고요? 사고가 아니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