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 returns RAW novel - Chapter 103
101. 결사대
오펙(OPEC) 사무국.
원래 오펙은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65년에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이전했다.
현재 사무총장은 리비아 출신 압달 에드리로, 3번째 중임을 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특별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한 사무총장은 잘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한국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의 초거대 기업 태진그룹에서 수소 에너지 사업을 발표하고 추진하면서 석유 사업에 엄청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한국에서 수소 에너지 사건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한국의 과학자이자 신화물산 전 사장이었던 임현진이 수소 에너지 용기를 개발했고, 그것이 세상에 퍼지기 전에 오펙에서 그를 살해했다.
조사를 해 보니 현 태진그룹의 회장은 놀랍게도 임현진의 아들이었다. 대를 이어 수소 에너지 사업을 펼치려 하였던 것이다.
압달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여기에 악재는 또 있었다.
“도대체 어째서 실패한 거지?”
“송구합니다.”
사무총장 산하 비서실장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결사대에서 상당한 실력자로 손꼽히는 대원이 암살에 실패하였다. 그것도 모자라서 잠적하기까지 했다.
이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년은 잡아다가 죽이도록 하고, 이번에는 틀림없이 임하성 회장을 죽여야 한다.”
“누굴 보낼까요?”
“결사대 최고수를 보내도록 해라.”
“최고수라면?”
“아렌트 슈첸!”
“……!”
비서실장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아렌트 슈첸은 몸값도 몸값이었지만, 이 세상에 적수가 없는 남자였다.
이번 건이 크기는 하여도 아렌트를 움직일 정도는 아니라고 여겼다.
하지만 사무총장의 뜻은 확고했다.
“반드시 아렌트를 쓰도록.”
“예, 총장님.”
비서실장의 눈도 비장하였다.
여기서 실패를 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특히나 임하성 회장은 평택 공장에서 일어난 사고를 테러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원흉으로는 오펙을 지목하였다.
시간이 더 지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수도 있었다.
그 전에 해결을 해야 한다.
아렌트 슈첸은 결사대의 부대주다.
대주는 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사양하였고 그는 한가하게 무예나 연마하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러다가 임무가 내려지면 출동한다.
하지만 본부에서는 웬만한 일로는 아렌트를 찾지 않는다. 그만큼이나 아렌트는 고급 인력이었다.
조용히 명상에 잠겨 있던 아렌트가 발자국 소리에 눈을 떴다.
“날세.”
“실장님 아니십니까.”
의아한 일이었다. 비서실장이라면 오펙의 실질적인 권력자라고 보아야 했다. 그런데 그가 여기까지 직접 찾아오다니.
아렌트는 고개를 흔들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문제가 발생했어.”
“설마 한국의 일입니까?”
“그렇다네.”
“한국에서의 일은 저도 들었습니다. 암살에 실패를 하였더군요. 이은별 대원의 실력은 매우 뛰어납니다만.”
“그러니 자네를 호출하려는 거지.”
“후우, 알겠습니다.”
“처리할 수 있겠나?”
“처리할 수 있냐고요?”
아렌트의 입장에서는 매우 모욕적으로 들렸다.
이건 처리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분명히 처리를 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느냐가 문제다.
“며칠을 주실 겁니까?”
“바로 처리하면 좋네.”
“좋습니다. 바로 짐을 싸서 비행기를 타겠습니다. 도착을 하는 대로 처리를 하도록 하지요.”
“고맙네.”
아렌트는 짐을 싸기 시작하였다.
비서실장이 직접 찾아왔다는 것은 사안이 그만큼이나 급하다는 뜻이다.
매일 놀고먹고 수련을 하는 것이 전부인 아렌트였다. 간만에 움직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성은 인천 공항에 나와 있었다.
현무에게 명령을 내려놓기는 하였지만, 직접 배웅을 하는 편이 사기 증진에도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현무의 어깨를 두드렸다.
“처리하고 오세요.”
“별로 어렵지도 않은 일입니다.”
“그야 그렇겠지요.”
하성은 어깨를 으쓱였다.
이 세상에서 치우를 막을 수 있는 존재는 회를 제외하고는 전무하였다.
현무 역시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해외의 마피아들도 어렵지 않게 쓸어버렸던 현무와 단원들이었다. 겨우(?) 오펙의 결사대를 처리하는 일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을 보낸 후에 하성은 차에 올라탔다.
이제 회사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회장님, 본가의 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
“할아버지가요?”
“네.”
“그럼 가 봐야죠.”
신화그룹과 태진그룹은 유기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사업이 관련되어 있었다. 그러니 할아버지가 하성을 부르는 경우는 자주 있었다.
차량의 방향은 태진그룹이 아니라 신화그룹으로 바뀌었다.
신화그룹 앞에 도착하였다.
최근 들어 신화파가 회사를 장악하였다.
남아 있던 신사동파와 일심파가 충성을 맹세하면서 겉으로는 회사 전체가 하나가 된 것으로 보였다.
이것은 회가 빠져나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쨌거나 겉으로는 그렇게 보였기 때문에 지금 임씨 일가가 가지고 있는 권위는 상당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하성이 지나갈 때마다 인사를 했다.
“어서 오십시오, 도련님!”
“오랜만입니다.”
하성도 직원들에게 화답을 한다.
언젠가는 신화그룹도 물려받을 것이다. 그러니 인사를 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들에게는 좋은 인상을 심어 줄 필요가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인기가 상당하시네요.”
“관리를 해야죠.”
하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일일이 인사를 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었다.
팅!
회장실 앞에 도착했다.
회장실에는 임태식이 하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와라.”
“어쩐 일이신가요?”
하성은 임태식의 맞은편에 앉았다.
오늘따라 할아버지의 얼굴이 어두웠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터진 것이 아닌가 싶었다.
설마 결사대가 신화그룹에까지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
“하성아.”
“예, 할아버지.”
“이제 나도 나이가 많이 들었다. 슬슬 은퇴를 해야 할 것 같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직 정정하신데요.”
“아니, 기력이 빠지는 것이 은퇴를 해야 할 것 같다.”
이건 또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아직까지는 할아버지가 버텨 주어야 한다.
태진그룹은 한빛그룹과 제대로 섞이지 않았다. 지금도 융화를 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에 신화그룹이 더해진다면 경영이 어려울 것이다.
“조금만 더 버텨 주세요.”
“어려울 것 같다.”
임태식은 강경하였다.
지금까지는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임태식의 혈색도 좋지 않았고 왠지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몸이 좋지 않으신가요?”
“조금은.”
“무슨 일이신가요? 저도 알아야 대처를 하죠.”
“암이다.”
임태식은 솔직 담백하게 말했다.
하성이 눈을 부릅떴다.
“3기 말 췌장암이다. 너도 알지? 췌장암 3기 말이면 거의 가망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고 연명 치료를 하고 싶지도 않구나.”
“그런…….”
굉장한 충격이었다.
임태식은 언제라도 하성의 뒤에서 든든하게 있어 줄 것 같았다. 그렇게 정정한 사람이 갑자기 몸이 좋지 않아진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임태식이 암이라고 한다.
본인은 숨기려고 하였던 것 같지만, 그래서야 하성이 은퇴를 시켜 줄 것 같지가 않았다. 그 때문에 밝힌 것이다.
하성이 충격에 빠져 있을 때, 임태식이 말했다.
“너무 걱정 말거라.”
“정말입니까?”
“정말이다.”
“후우…….”
임태식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른다.
이대로 시골로 내려가 요양을 한다면 기적적으로 살아남을 수도 있었다. 하루라도 빨리 은퇴를 하는 것이 답이었다.
“요양은 하셔야 합니다.”
“당연하지.”
“바로 은퇴를 준비하겠습니다.”
“일주일 후에 은퇴를 하겠다. 그때까지는 최대한 정리해 두마.”
“할아버지…….”
“녀석, 괜찮다.”
아직까지도 실감이 되지 않았지만, 충격이 온몸을 뒤흔들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 든든하게 의지가 되어 주었던 사람이 가는 것이다.
“너는 잘할 수 있다.”
“앞으로 많이 도와주셔야 할 텐데.”
“허허허! 자력으로 그만한 기업을 일군 너다. 회사를 물려받아도 무리 없이 운영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하성과 임태식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는 퇴근 시간까지 이어졌다.
할아버지와 면담을 마친 후에 하성은 집으로 돌아왔다.
약간은 늦은 저녁이다.
역시나 유서화는 저녁밥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하성이 사색이 되어 들어오자 눈치를 살폈다.
하성은 양주를 꺼내 잔을 채웠다.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던지라 유서화는 꽤나 긴장했다.
“무슨 일이세요?”
“할아버지가 은퇴하십니다.”
“벌써요?”
“췌장암 3기 말입니다. 전이도 진행되었고, 수술을 할 수 없을 지경이랍니다. 전이가 빨랐어요.”
“아아.”
“그래도 4기까지는 아직 넘어가지 않았으니 시골에서 통원 치료를 하면 호전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럴 거예요.”
유서화가 하성을 위로한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다. 암 중에서도 최악의 생존율을 가진 것이 췌장암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사람이 이렇게 허무하게도 죽는 것이다.
이제야 유서화는 하성이 왜 갑자기 술을 찾았는지 이해했다.
그녀 역시 잔을 가져왔다.
임태식은 하성에게는 당연히 중요한 사람이었지만, 유서화에게도 중요한 사람이었다. 이제 임태식이 떠나면 그들은 천애고아나 다름없게 된다.
유서화가 하성의 잔을 다시 채워 주었다.
“그래도 제가 있잖아요.”
“물론이죠.”
“앞으로 어떤 역경이 온다고 해도 제가 옆에 있을게요. 그러니까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하성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밤이 깊어지고 있었다.
***
하성은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했다.
이미 ‘목’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그였기에 술 따위가 몸을 해칠 수는 없었다. 다만 정신적으로 괴로웠다.
이제는 운동도 별 효과가 없었다.
운동을 하는 이유는 그저 마음을 다잡기 위함이라고 할까.
‘할아버지가 은퇴를 하신다면 신화그룹은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기업 집단이 된다.’
거기까지만 생각을 해도 수많은 적들이 포화를 쏟아 낼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니 긴장이 될 수밖에.
무엇보다 몇 달 후에 있을 회와의 대결에서 패한다면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무조건 회와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어야 한다.
‘내가 제갈천을 이길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왔다.
머릿속으로 수도 없이 시뮬레이션을 해 보고 있었지만, 하성이 제갈천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운동을 하고 돌아와 회사에 나갈 준비를 했다.
시간은 좀 빨랐다.
앞으로 일주일 후에 임태식이 퇴사를 한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하성이 임태식을 챙겨야 할 것 같았다.
“일주일만 수고해 주세요.”
“무슨 말씀이세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하성이 일찍 준비를 하면서 덩달아 유서화도 일찍 일어나야 했다. 오히려 하성보다 더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해야 하는 그녀였다.
하지만 유서화는 싫은 내색 따위는 하지 않았다.
“바로 본가에 가야겠습니다.”
“다녀오세요.”
가능하면 할아버지와 시간을 많이 보낼 것이다.
본가에 도착을 하자 할아버지도 출근 준비를 하고 계셨다.
“네가 어쩐 일이냐?”
“일주일 동안 함께 출근할 겁니다.”
“허허허. 그래, 함께 가자.”
그들은 나란히 차에 탑승했다.
차를 타고 가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나 할아버지는 수소 에너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다.
“신화그룹과 병합을 하고 나면 전 세계에 인프라를 세울 수 있도록 해 두겠다.”
“감사합니다.”
“그것이 네 첫 주력 사업이 되겠지. 언제나 미래성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한다. 너도 잘 알고 있을 테지만 말이다.”
“명심하겠습니다.”
임태식은 하성에게 경영 철학들을 전수하였다.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임태식은 경영의 요체를 최대한 전수하고 회사가 하성에게 충성을 할 수 있도록 사전 작업에 들어가려 했다.
할아버지와 헤어진 후에 하성은 윤다희와 만났다.
그녀에게도 이야기를 해야 했다. 그래야 태진그룹도 준비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회장님, 무슨 일 있으세요?”
“일주일 후에 태진그룹과 신화그룹이 병합합니다.”
“뭐라고요?”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태진그룹과 신화그룹이 병합하면 할 일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이나 규모가 커진다.
윤다희가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
“갑자기 왜요?”
“할아버지가 췌장암 3기 말입니다. 이미 전이가 많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
윤다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놀람을 넘어 이건 경악이었다. 그 정정하던 임태식이 이렇게 빨리 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시간이 별로 없군요.”
“그렇죠.”
“하필이면 이런 시국에…….”
하성도 그것이 걱정이었다.
아직 태진그룹과 한빛그룹도 잘 통합이 되지 않는 판국에 신화그룹과 병합을 하면 혼란이 빚어질 것이 뻔했다.
그래도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기는 했다.
“최선을 다해 보는 수밖에요.”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성과 윤다희는 각오를 다졌다.
오늘부터 할 일이 많았기에 하성과 윤다희는 빨리 회사에 들어가려 하였다.
차에서 내린 후에 회사로 몸을 돌렸을 때, 갑자기 문을 열던 회사 직원이 하성에게 단검을 찔러 왔다.
챙!
하성은 간단하게 단검을 쳐 내었다.
암살자의 눈이 꿈틀거렸다.
놈은 검강을 두른 후에 하성을 치려 하였다.
상당한 수준에 이른 암살자다. 예전 같았다면 당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쾅! 콰과과과광!
“꺄아아악!”
주변에서 여자들이 비명을 질렀다.
이곳에는 CCTV도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니 하성을 암살하려는 장면이 모두 녹화될 것이다. 게다가 휴대폰 카메라도 슬슬 나오는 시기였기에 사람들은 이 기이한 일을 촬영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성은 오래 끌지 않았다.
퍼어억!
“커어억!”
꽤 실력은 있었지만 하성의 실력을 간과했다.
놈은 바닥에 축 늘어졌다.
뒤늦게 경호원들이 달려왔다.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경찰 부르고 놈을 가둬 두세요. 곧 심문하겠습니다.”
“예!”
밀실이다.
하성은 경찰을 불러 두었고 곧 있으면 도착할 것이다.
이번에는 경찰에 순순히 넘기려 했다. 암살자가 무엇 때문에 하성을 노렸고, 어디에서 파견을 하였는지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놈의 입에 물려 있던 독단은 제거를 한 상태다.
“이봐.”
“…….”
놈은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아마 암살자도 당황하였을 것이다. 설마하니 하성이 이렇게 간단하게 암살을 회피하리라고는 생각을 못 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펙에서도 끈질기군. 그 사이에 암살자를 보낸 것을 보니 말이야.”
역시나 놈은 말이 없었다.
“하지만 알아 둬라. 오펙은 곧 박살이 날 거다.”
하성은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암살자는 고개를 들어 하성을 바라봤다.
“그 무예…… 도대체 뭐지?”
“한국 전통 무예다.”
“한국 전통 무예…….”
물론 요즘에는 태극검혜를 익히기는 했다. 그렇다고 해도 뼈대가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암살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뛰어난 무예로군.”
“나와 같은 실력자들의 집단이 있지. 오펙은 끝장이다.”
“그럴지도.”
남자는 어쩐지 쉽게 납득을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형사들이 도착하였다.
“괜찮으십니까?”
“괜찮습니다. 놈은 오펙에서 보낸 암살자이니 철저하게 조사를 해 주십시오. 그리고 결박은 절대 풀어서는 안 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놈은 경찰서로 끌려갔다.
하성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암살 시도가 있었지만 미수로 끝났다.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니었기에 그는 곧바로 일을 하려 하였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위치한 오펙 본부.
압달 에드리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아렌트 슈첸을 보냈으니 분명히 암살에 성공을 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임하성만 없어져 준다면 수소 에너지 사업을 무위로 돌리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똑똑.
“들어와.”
비서실장 아문이었다.
압달의 얼굴에 기대감이 물들었다.
“어찌 되었나?”
“실패했습니다.”
“뭐라고?”
머릿속이 갑자기 텅 비어 버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실패를 하였다니.
아렌트 슈첸은 결사대 최고수였다. 그가 당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게다가 나쁜 소식이 또 있었다.
“아렌트 슈첸이 한국 경찰에게 잡혔다고 합니다.”
“구속되었나?”
“예.”
압달은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렸다.
아렌트가 구속이 된다면 한국에서 임하성 회장을 암살하러 보낸 곳이 오펙이라는 사실을 알아낼 수도 있었다.
그리된다면 오펙은 고립될 수도 있었다.
아문이 간신히 위로의 말을 꺼낸다.
“경찰들이니 고문은 하지 않을 겁니다. 차라리 경찰에 잡힌 것이 잘된 일이지요. 어떤 일이 있어도 불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다만.”
지금까지 너무 일을 쉽게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어쩐지 건들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든 느낌이다.
그렇다고 석유 사업이 몰락하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다른 수를 알아보아야 한다.”
“생각해 보겠습니다.”
쾅!
그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문이 열리며 비서 한 명이 들어왔다.
“총장님!”
“왜 그리 호들갑이야?”
“기, 기밀이 털렸습니다!”
“……!”
이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한 수였다.
“게다가 결사대 본부가 날아가고 있습니다!”
압달의 얼굴이 부들부들 떨렸다.
도대체 놈들은 무슨 집단이란 말인가? 하는 짓들이 도저히 말이 안 되는 것들이었다.
결사대 본부.
결사대는 오펙의 무력 집단이다. 당연히 오펙 본부 근처에 마련되어 있었다.
이곳으로 한 무리의 실력자들이 들이닥쳤고 엄청난 속도로 무너뜨리고 있었다.
결사대주 림 퍼슨은 도저히 말도 안 된다는 얼굴로 CCTV를 바라보고 있었다. 놈들은 CCTV를 파괴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건 대체…….”
“대주! 피하셔야 합니다!”
“이게 말이 되나?”
“곧 있으면 여기까지 쳐들어올 겁니다!”
림 퍼슨은 이 세상에 이런 집단이 있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무공을 사용하는 집단은 오펙의 결사대가 유일할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그것은 림 퍼슨의 오산이었다.
이곳에 쳐들어온 인원은 겨우 10명 남짓이었지만, 실력들이 하나같이 대단하였다. 전문적으로 검을 사용하였으며 누가 앞을 가로막든 베어 버렸다.
“끄아아악!”
“아아아악!”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놈들은 벌써 근처까지 치달았다.
“말도 안 돼.”
림 퍼슨은 패닉에 빠져 있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림 퍼슨의 목숨은 구할 수 없을 것이다. 놈들이 하는 행동을 보니 사람을 죽이는 데 아무런 죄책감이 없는 것 같았다.
쾅!
하지만 늦었다.
“네가 결사대주인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내가 물었다.
림 퍼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대주다.”
“죽어 줘야겠다.”
서걱!
“커어어억!”
그것으로 끝이었다.
현무는 담담하게 쓸려 내려간 이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최대한 목숨은 거두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죽기는 했다.
죽은 자들은 녹여 버리고 살아 있는 자들은 그냥 둔다. 이것은 철저한 경고였다.
“현무님, 다 쓸었습니다.”
“서 있는 자들은 없겠지?”
“없습니다.”
“모두 단전을 폐한 후에 돌아간다.”
“예!”
그렇다고 현무는 그냥 가지는 않았다.
오펙의 하위 단체인 결사대원들의 단전을 모조리 끊어 버린다.
이렇게 해야 놈들에게 경고가 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