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 returns RAW novel - Chapter 119
117. 마지막 대결
쾅! 콰과과광!
화려한 폭발이 울려 퍼진다.
눈이 부실 듯한 섬광과 충격. 연무장 바닥은 거미줄이 간 것처럼 쩍쩍 갈라져 버렸고 충격파는 치우의 건물들을 부숴 버리고 있었다.
이곳에 일반인이 있었다면 누구도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나마 연무장에는 진법이 펼쳐져 있었다. 충격이 바깥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막아 내는 진법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의 파장은 치우의 건물 전체에 미치고 있었다. 그만큼이나 충격이 크다는 뜻이었다.
이런 엄청난 충격을 하성은 버티고 있었다.
아니, 버틴다는 표현보다는 손쉽게 막아 내고 있다고 보아야 했다.
‘이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가?’
의문이 들었다.
막연하게 생각해 보면 부회주의 무공은 하늘에 닿았고 그 누구도 깨부술 수 없는 무적이었다.
그 때문에 하성은 조금 위축되었던 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경지를 이루었다.
“후후.”
“크윽!”
하성은 웃었고 제갈천은 신음을 내뱉었다.
이것으로 판정은 난 것이다.
제갈천은 포기하지 않았다. 하성이 자신을 가지고 논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지만 포기할 수가 없었다.
제갈천에게 있어서는 회가 치우에 통합되고 난 이후의 삶도 중요했다. 맥없이 당하면 그의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제갈천은 더욱 내공을 끌어 올린다.
화아악!
주변으로 진득한 자연기가 넘실거렸다.
눈에 보일 정도로 자연기가 넘쳐 나자 관전하고 있던 사람들은 비명에 가까운 탄성을 토해 냈다.
이건 그야말로 인외천의 경기였다.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강자들의 대결. 그 때문에 놀라고 있는 것이었다.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성이 밀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제갈천은 토의 단계에서 낼 수 있는 강력한 초식들을 쏟아 내었다.
“무극검!”
쿠아아앙!
공간을 찢어발겨 버리는 강력한 일격이 허공을 가득 채웠다.
공간 안의 모든 것이 찢어졌다.
먼지는 물론이고 원자 단위로 쪼개 버리는 그 강력함에 주변이 일시에 숙연해지기까지 하였다.
하성 역시 놀랐다.
토의 단계에 있는 제갈천이었지만 무공을 구사하는 능력은 하늘에 닿아 있음이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하성이 천의 단계에 오르지 못하였다면 방금 전의 일격은 절대 막을 수가 없었다. 등골이 서늘하다.
쿠아아아앙!
끼이이이잉!
공간이 갈라지는 소리다.
일시에 주변이 진공 상태가 되었다.
“허어.”
하성은 놀람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해도 하성에게 직접적인 타격은 줄 수가 없었다. 놀라기는 했지만 그뿐이었다. 공격은 충분히 막아 내고 있었다.
속으로는 놀랐지만 겉으로는 담담하기까지 했다.
제갈천의 손에서 여러 가지 재앙들이 쏟아졌다.
용암과 같은 것이 뿜어져 나왔고 주변은 회오리바람으로 가득 찼다. 사정권 안에 들어오는 것이라면 어떤 것도 가리지 않고 없애 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토의 단계다.
펑! 펑펑!
휘이이잉.
하성은 제갈천의 공격을 모조리 무효로 돌리고 있었다.
머릿속으로 제갈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맙습니다.
-무엇이?
-제 입지를 생각해 주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마워할 것 없습니다. 진정한 토의 단계가 무엇인지 지켜보려는 것뿐이니까.
-그럼 더 부탁드립니다.
하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천의 모든 무공을 견식하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늘어난다. 부족한 실력을 실전으로 체득하는 것이다.
다행히 하성은 반신의 경지에 올라 있었고 한 번 무공을 보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사기적인 능력이다.
입을 벌린 채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제갈천의 공격을 막고만 있었는데 이제 슬슬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공격 들어갑니다.
-언제든지!
인외천의 대결은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쾅! 꽈드드드득!
대기가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터져 나간다.
그야말로 공간을 없애 버리는 듯한 충격이다.
이 엄청난 소란이 바깥에서 들린다면 당장 경찰이 출동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나마 버티는 것은 이곳에 설치된 진법 때문이다.
하지만 백호는 이 진법이 얼마나 갈지 걱정이었다.
“진법이 부서지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군.”
“진법이 부서지기도 하나?”
“이 정도 충격이라면.”
오직 간접적인 충격만이 진법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간접적인 힘만으로도 진법이 허물어질 것 같았다.
“실로 대단하네.”
주작은 이 광경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역대 어떤 수박의 수련자들도 이런 힘을 낼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토’의 단계에 접어든 것만 해도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주인은 다음 단계를 밟았다.
모두가 인정하는 궁극의 경지.
지금까지 임하성이 제갈천의 공격을 막기만 하였던 것도 다음 단계를 밟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인이라면 단순히 막기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화려하게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이미 모든 이들이 부회주의 패배를 예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백호가 말했다.
“포위 준비는?”
“주인님의 명령이 떨어진다면 얼마든지.”
사대천왕들은 각오를 다졌다.
지금의 상황을 보니 제갈천은 천의 단계를 밟지 못한 것 같았다.
어느 정도의 발전은 있었던 모양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절대 지금의 대결에서 승리를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필요한 것이 포위 작전이었다.
제갈천이 패하고 나서 회에서 인정을 하면 좋은데, 분열이 일어날 공산이 있었다. 그때에 대비를 해야 한다.
여기서 마무리를 하지 못한다면 천추의 한을 남길 것이다.
“은밀히 지시를 하도록 하지.”
백호가 슬쩍 사라졌다.
다른 사대천왕들도 자리를 비웠다.
이제 대결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제갈천이 패하는 순간 움직여야 한다.
하성은 이제 슬슬 전투를 끝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였다.
가능하면 제갈천의 모든 능력을 보고 싶었다.
그의 무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앞으로도 적들을 상대하는 데 수월할 것이었다.
지금이야 하성과 제갈천 정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무인들로 여겨지지만, 세상은 넓었다.
“끝입니까?”
하성이 물었다.
이것으로 제갈천이 모든 무공을 쏟아 놓은 것이라면 슬슬 끝장을 내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소모전은 의미가 없었다.
제갈천은 꽤나 지쳐 보였다.
“마지막…… 마지막 공격이 있습니다. 이것까지 막아 낸다면 승자로 인정하겠습니다.”
“해 보시죠.”
제갈천은 검을 들었다.
그의 검에서는 검은 기운이 퍼지기 시작하였는데, 그 기운이 예사롭지 않아 하성은 호신강기를 극한까지 끌어 올렸다.
“공간을 비운다. 공허검!”
콰과과과광!
엄청난 대폭발!
공간이 일그러지며 주변을 빨아들이기 시작하였다.
하성은 위험함을 느끼고 그대로 공간을 없애 버렸다.
퍼어어엉!
공간이 터져 나가며 그 충격이 제갈천을 때렸다.
“끄아아아악!”
제갈천은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털썩.
그의 몸은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사람들은 입을 쩍 벌렸다.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무려 제갈천은 블랙홀을 흉내 내었다.
작은 점 하나로 지구를 말아먹을 수 있는 힘이다. 물론 정말로 블랙홀은 아니었고 실제로는 치우의 본거지 정도는 빨려 들어갔을 것이다.
그런 힘을 드러냈지만 하성은 공간을 없애 버렸다.
천의 단계에 이르지 못하였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건은 꽤 위험했습니다.”
“괴물…….”
“맞습니다. 당신이 보기에는 제가 괴물일지도 모릅니다.”
하성은 천천히 허공에서 내려왔다.
제갈천은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 그에 비하여 하성은 아예 숨조차 차지 않았다. 움직임 자체가 별로 없었다.
제갈천은 제풀에 꺾인 것이었다.
“최후의 일격을 그리 허무하게…….”
“제갈천. 당신은 졌습니다.”
“인정합니다.”
“와아아아!”
치우 측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에 비하여 회는 충격에 빠져들었다. 설마하니 제갈천이 패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로서는 제갈천이 패한다는 가정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회의 중간 간부 몇 명이 지금의 상황을 부정하였다.
“말도 안 돼!”
“너희들은 패했다.”
“우리들은 지지 않았다!”
“약속을 어길 셈이냐!”
이런 일이 발생할 줄 알았다. 회에서 그리 쉽게 인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비는 되어 있었다.
치우의 대원들은 재빠르게 회를 압박하였다. 순식간에 포위를 하였다.
하성은 제갈천을 바라보았다.
“제갈천. 지금의 상황을 어찌 보십니까?”
***
제갈천의 눈동자가 떨렸다.
그 역시도 지금 자신이 패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약속을 하였다. 패하면 하성에게 충성을 다하겠다고 말이다.
충성을 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약속을 스스로 어기는 짓이었다.
제갈천은 무릎을 꿇었다.
“이 제갈천, 이제야 주군을 뵙습니다!”
“헉!”
“부회주님!”
“우리들은 약속을 하였다! 이분은 수박의 끝을 보신 분이다! 여기서 날뛰어 봐야 의미가 없다. 모두 복종하라!”
“웃기는 소리!”
오필상이 소리를 질렀다.
그는 인정을 하지 못한다는 표정이었다.
몇몇 간부들이 들고일어났다. 예상대로 회는 두 개의 파로 갈렸다. 치우에 복속이 되자는 쪽과 후일을 도모하자는 쪽이었다.
부회주는 한숨을 내쉬며 지풍을 쏘았다.
퍼엉! 퍼엉!
오필상을 비롯한 간부들의 머리가 힘없이 터져 나간다.
웅성웅성.
그야말로 주변은 혼란에 빠져들었다.
당장이라도 무력 진압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부회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그가 패한 이상 회는 가능성이 없었다. 지금 이 자리를 피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모두 사냥이 될 것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정리를 해 버리는 편이 좋았다.
부회주는 한쪽 무릎을 꿇는다.
“회복을 시켜 주신다면 반역자들을 모두 죽이겠습니다.”
“허락합니다.”
하성은 자연지기를 이용하여 부회주를 회복시켰다.
그를 회복시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핏기 하나 없어 보이던 부회주의 얼굴은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제갈천은 몸을 날렸다.
“반역자를 처단한다!”
“와아아아아!”
“포위망을 구성한다!”
치우의 역할은 포위망을 구성하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회의 반역자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것이었다.
그 사이를 누비며 부회주가 사람들의 머리통을 터뜨렸다.
펑! 펑펑펑!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정확하게 반역자들의 머리가 터졌다.
그야말로 양 떼에 뛰어든 이리와 같았다.
부회주가 외쳤다.
“무릎을 꿇는 자, 목숨을 부지하리라!”
털썩 털썩!
회의 대원들은 대부분 무릎을 꿇었다.
이제는 무릎을 꿇지 않은 자들의 머리통만 골라서 터뜨렸다.
순식간에 수십의 머리통이 터져 나갔다.
하성은 가만히 서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리 치우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살인이 썩 내키는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은 모두 정리되었다.
부회주가 달려와 무릎을 꿇었다.
“주인님! 모든 정리가 끝났습니다!”
하성은 허공에 떠올랐다.
모든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치우의 대원들까지 무릎을 꿇었다. 이건 절대자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지금이라도 반항할 자들은 하도록 해라. 더 이상 인력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부회주가 고개를 들었다.
“주인님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충성을 맹세합니다!”
“진정으로 충성을 맹세하겠나?”
“이미 당신의 강함을 보았습니다. 이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업적. 반신의 경지에 이른 당신이라면 저희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충성을 받아 주십시오!”
“받아 주십시오!”
쿵쿵!
모든 사람들이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하성은 그들을 바라보며 웃었다.
이들은 강자에게 복종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하성이 지금의 경지에 오르지 못하였다면 절대 복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았다.
이것으로 치우의 모든 가문은 하나가 되었다.
이미 반항하는 자들은 모조리 죽여 없앴다. 더 이상 반항하는 자가 나오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너희들의 충정을 받아 주마!”
“감사합니다!”
주변이 정리되고 있었다.
순식간에 수십 명이 죽어 나갔다.
부회주가 빠르게 처리하였고 도주를 하려는 자들은 치우가 막아섰다. 그리고 척살되었다.
이로써 치우와 회는 하나가 되었다.
이곳은 치우 본가의 회의실이다.
이제 하나가 된 치우의 간부들이 모두 모였다. 대주급 이상의 간부들이었는데, 빈자리가 많았다. 반항을 하다가 죽은 것이다.
하성은 우선 부대주급의 승진을 명했다.
“빈자리는 부대주가 채운다.”
“존명!”
“또한 회와 치우의 모든 것을 합친다. 제갈천. 회의 재산은 어느 정도 되지?”
“그건 저도 알지 못합니다.”
“알지 못한다?”
“한국의 SJ그룹, 영국의 라이온그룹, 미국의 NK그룹 등이 회에 속해 있었습니다. 또한 회 지부에 위치한 곳에 창고들이 있고 그곳에 상당한 양의 재화가 쌓여 있습니다.”
“으음.”
사대천왕들이 침음을 삼켰다.
이 정도라면 세상을 삼킬 수 있을 정도의 재화였다.
하성도 놀랐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신화그룹은 거대하다. 하지만 여기서 회가 가지고 있던 회사들이 합병된다면 도대체 얼마나 큰 회사가 탄생할지 계산조차 되지 않았다.
“합치는 것이 좋을까?”
“그리되면 엄청난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봅니다.”
백호의 의견이었다.
주작 역시 그의 의견에 찬성하였다.
“백호의 말이 맞습니다. 그 회사들을 합치면 엄청난 후폭풍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큰 이슈가 되겠군.”
“이슈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하성은 공적인 자리였기에 반말을 했다.
사대천왕들이 강력하게 주장을 한 탓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석에서도 반말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권위가 상하지 않는다.
앞으로 치우는 실질적으로 전 세계를 경영하는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제갈천이 말했다.
“그냥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고 지하산업만 통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지하산업만 말인가?”
“그렇습니다. 지금의 힘이라면 전 세계 일통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명해 주신다면 전 세계 지하세계를 일통하겠습니다.”
사람들이 하성을 바라보았다.
이건 엄청난 사업이었다.
머릿속으로 백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인님. 이건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왜지?
-그래야만 치우와 회가 단합될 겁니다. 이대로 두면 서로에게 칼을 겨눌지도 모릅니다. 힘을 외부로 빼야 합니다.
하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백호의 말이 맞았다.
내부는 통일이 되었지만, 언제 그것이 터질지 모른다. 만약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된다면 내분이 일어난다.
지금 치우는 오직 하성 때문에 통일이 된 것이었다. 결코 다른 사람들의 공로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 목표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하성은 좌중을 둘러보았다.
“세계를 일통한다.”
“존명!”
사람들의 눈이 열망으로 일렁거렸다.
간부들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면 굳이 좁은 한국에 연연할 필요가 없게 된다. 치우의 간부들은 거의 국가 하나를 다스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국의 지하산업을 독점하게 된다면 그 힘은 실로 대단할 것이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치우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치우를 안정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일이었다.
“오늘은 돌아가라! 그리고 세계 일통 계획을 세워라. 이틀 후 이 자리에서 논할 것이다.”
“존명!”
회의는 끝났다.
하성은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였고 사람들은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저녁이 되었다.
회사 일도 그렇지만 치우의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치우가 안정되지 않으면 회사도 흔들린다. 치우의 힘이라면 회사 정도를 흔드는 것은 일거리도 아니었다.
하성도 슬슬 퇴근할 준비를 했다.
회와 치우는 지금 당장 섞일 수는 없었기에 근거지는 따로 두기로 하였다. 하지만 일이 터지면 함께하게 된다.
하성이 리무진 앞에 섰다.
제갈천이 허리를 굽혔다.
“이틀 후에 뵙겠습니다.”
“계획을 잘 세워 보도록 해라.”
“예, 주인님.”
하성은 제갈천의 어깨를 두드렸다.
신비한 느낌이 아닐 수 없었다.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제갈천은 치우 최대의 적이었다. 그리고 한 달 전에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정도의 괴물이라고 생각됐었다. 하지만 그런 제갈천이 무릎을 꿇었다.
이 모든 것은 오직 하성이 ‘천’의 단계에 올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제갈천뿐만이 아니라 치우의 대원 모두가 외쳤다.
“살펴 가십시오!”
하성은 차에 올라탔다.
차량은 서울로 향하는 중이었다.
이곳에는 주작과 운전기사밖에는 타고 있지 않았다.
“하아!”
하성은 그제야 긴장을 풀며 몸을 의자에 깊숙하게 파묻었다.
오늘 대결에서의 승리는 예정이 되어 있었다. 물론 제갈천의 경지를 몰랐기에 긴장은 되었지만 말이다.
승리 후에는 회가 분리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반란자들은 모두 머리를 터뜨렸고 완전히 평정하였다.
하루가 마치 한 달 같은 느낌이다.
주작이 말했다.
“고생 많으셨어요.”
“주작도 고생 많았어.”
반말을 하려니 영 어색하다. 하지만 앞으로 치우를 원활하게 통치하려면 어쩔 수가 없었다. 하성은 절대자로서의 위엄을 갖추어야 한다.
“이것으로 끝인 것 같아.”
“아니죠. 이제 시작이죠.”
“시작이라고?”
“앞으로 할 일이 많아요.”
하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말대로 세계를 일통하려면 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고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성의 휘하에는 뛰어난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그들이 대업을 이루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