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 returns RAW novel - Chapter 17
16. 대신그룹
안병태는 매우 놀라는 표정이었다.
설마 종신계약으로 묶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생각에 잠질 수밖에 없었다.
종신계약이라면 이직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었고 만약 이직을 한다면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것이었다.
이런 경우, 타 회사에서 스카우트를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종신으로 묶여 있었으니 그것은 미래의 잠재력까지 저당을 잡히는 것이었다. 아무리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도 종신으로 묶여 있는 것은 좋지 않았다.
안병태는 협상을 해보고자 하였다.
“일전에 계약을 하였던 대로 하는 것이……. 아무리 그래도 종신으로 계약을 한다는 것은 좀…….”
“그래서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로군요.”
“그런 것이 아니라.”
안병태는 한숨을 내 쉬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자업자득이었다.
아내의 얼굴을 보니 이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아내가 대신하여 입을 열었다.
“기존에 5천으로 계약을 하기로 했잖아요. 그런데 방금 전에 1억에 계약하려든 것이 깨졌거든요. 그럼 어느 정도는 협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협상은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은 알아주세요.”
임하성은 딱 잘라 말을 하고 있었다.
그의 뜻은 명확했다. 어떻게 해서든 이 자리에서 끝을 내자는 것. 그렇지 않으면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만약 여기서 계약을 하지 않으면 어찌 되는 걸까.
지금 방세도 없어 쫓겨날 판이었고 쌀까지 떨어져 간다. 계약을 하지 않으면 쫓겨나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어려운 생활을 전전해 나가면서 여러 군데에서 빚을 지기도 하였으니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라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내는 그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사실, 연봉 5천에 매년 연봉이 인상된다면 딱히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안정적으로 활동을 하기에는 프리랜서보다 훨씬 나을 지도 몰랐다. 다만 종신계약을 하게 되면 신화 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하고는 다른 회사와 계약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내의 뜻은 명확한 것이었다.
“그럼 8천부터 시작을 하는 것은 어떤지…….”
“8천이라! 그건 곤란하겠는데요. 그냥 협상은 없었던 것으로 하는 것이…….”
“안 됩니다! 제발 저희 상황을 고려해 주세요.”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임하성이 한숨을 내쉰다.
“6천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하시고 연봉은 1년마다 재협상, 인상률은 10%를 넘지 않는 것으로 하지요.”
“15%로는…….”
“그렇게 하죠. 15%. 하지만 연봉 인상은 안 됩니다.”
“험험.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말씀하시죠.”
“가능하다면 이번에 선금을 좀 주셨으면 해서 말입니다.”
“얼마나요?”
“2천정도…….”
“선금 500만에 이번 유나의 타이틀곡이 완성되면 1500만 원을 드리겠습니다. 어떠신지?”
임하성은 아내를 바라본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500만 원이라면 많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이었다.
이쯤에서 타결하지 못한다면 계약 자체가 날아갈 수 있었다.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 연봉 6천이라면 그리 박하 것도 아니다.
“타결하죠.”
“잘 생각하셨습니다.”
이것으로 안병태의 미래는 저당을 잡히고 말았다.
하성은 안병태를 배웅하고 있는 중이었다.
연봉 6천에 인상률 15% 제한, 거기에 선금 500에 이런 인재를 데려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것은 오직 현재 안병태의 상황이 좋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금이라도 안병태에게 여유가 있었다면 이런 행운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하성은 아쉬울 것이 없다는 듯이 안병태를 배웅하고 있었다.
안병태에게 중형차 한 대를 내어 준 것만 하여도 상당히 훌륭한 후생복리라는 듯이 말하기까지 하였다.
‘일단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
지금부터 안병태가 오만해서는 안 된다.
하성은 안병태에게 기본적인 소스는 제공을 해줄 생각이었다. 그는 미래에서 왔고 회사를 경영하며 히트곡을 일일이 체크를 했었다.
자사의 히트곡뿐만이 아니라 타사의 히트곡들도 꼼꼼하게 들으며 분석을 한 경력이 있었으므로 앞으로 안병태는 이전에 위업을 뛰어 넘게 될 것이었다.
안병태의 아내가 연신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잘 부탁드릴게요.”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그들은 차량을 타고 사라졌다.
곁에 서있던 윤다희가 물었다.
“안 작가님은 뛰어나지만 더 이상의 히트곡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반드시 만들어 낼 겁니다.”
“그래 준다면 좋겠는데…….”
하성은 쓴 웃음을 지었다.
윤다희는 하성이 도대체 어떤 이유로 이렇게까지 확신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유나가 데뷔를 하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아니,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다. 일단 곡이 나오게 되면 알게 될 것이 분명했다.
후우우웅!
안병태는 망원동 달동네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는 온통 곡에 대한 생각에 빠져 있었다.
‘어떤 곡을 써야 하나.’
지금 신화 엔터테인먼트는 위기였지만 신화그룹이 뒤를 받혀 준다면 절대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안병태 역시 신화 기획이 그룹에서 어떤 위치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상징적인 기업을 쉽게 팔아 치워 버릴 리는 없을 것이다.
그는 자연스럽게 한숨을 내 쉬었다.
“하아. 어렵네.”
“곡을 써 내야죠. 지금까지 써온 곳들이 있잖아요?”
“곡이라는 것이 그렇게 뚝딱 쓰이는 것이 아니야. 가수의 음색과 기교, 성향 등을 분석해서 뽑아야 하지.”
“그럼 왜 그렇게 많은 곡을 썼나요?”
“그야 기획서는 있어야 하니까. 포트폴리오라고 할까.”
“유나에게 어울리는 곡을 쓰실 수 있어요?”
“가서 찾아보아야지.”
안병태는 지금까지 수많은 곡들을 써 왔고 몇 년 동안 곡을 세상에 보이지 못하면서 많이 쌓여 있었다.
그러니 찾아보면 유나에게 어울리는 곡을 뽑아 타이틀로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병태는 마지막에 임하성 사장이 했던 말이 걸렸다.
‘소스를 제공한다니. 도대체 무슨 뜻이지?’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의 의도를 알아 내지 못할 것 같았다.
하성은 사무실로 돌아와 계약서를 훑어보고 있었다.
사실, 안병태와 계약을 하기 전에는 연봉 1억을 쓴다고 해도 데려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단 회사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안병태의 힘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종신계약에 연봉 인상률은 15%다. 이 정도라면 앞으로 안병태가 대히트를 친다고 해도 연봉인상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지금이야 모든 기획사들이 안볃태를 기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하나만 대박이 나도 생각이 바뀔 것이었다.
위약금을 물어서라도 스카우트 하려 할 공산이 컸다.
하성은 위약금의 액수를 말도 안 되게 책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