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 returns RAW novel - Chapter 49
47. 아주고교
퍽퍽퍽퍽!
“끄아아악!”
“아아아악!”
하성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스승 오달수는 ‘금’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자연합일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였다. 그것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비법이라고 말이다.
깨달음과 동시에 숙련도 중요하였는데, 아직까지 하성은 숙련의 경험이 없어 움직임이 부드럽지 못하였다.
바람과 같이 움직이며 학생들을 상대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이들의 움직임은 상당히 느리다.
그저 하성은 자연을 담으려 노력하였다.
자연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역시나 흔한 것은 바람이 아닐까 싶었다. 바람과 같이 움직이며 사방을 쓸어내린다.
퍼어엉!
“커어어억!”
공기를 압축하여 터뜨리자 한 번에 두 명씩 쓰러졌다.
“어라?”
하성은 자신의 손을 올려보았다.
뭔가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이래서 숙련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로구나.’
약간의 깨달음.
하성은 바람을 따라 움직이며 그것을 압축하고 터뜨리며 자유자재로 공기를 다루었다.
그는 공기라는 틀 안에 바람이 들어 있음을 깨달았다.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야말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퍼버버버벙!
“이런 미친!”
학생들은 사방으로 튕겨져 나갔다.
공기를 터뜨리는 과정은 누가 보아도 무협지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였다.
하성은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다.
이 깨달음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하여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깨달음의 시간이 너무 짧았다.
‘조절을 해야겠구나.’
하성은 공기의 압축을 최소화했다. 그리고 최대한 학생들이 타격을 받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쓰러져 있던 학생들이 일어나 달려들었다.
하성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와라!”
이제 ‘금’의 단계에 올라갔음을 하성은 확신할 수 있었다.
장백기는 임하성이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저건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사방으로 장풍 같은 것을 뿌렸는데, 많게는 서넛씩 나자빠졌다.
그러다가 적들이 모두 쓰러져 버리자 임하성은 머리를 긁적이며 자세를 다잡았다.
일진들은 다시 달려들었는데, 이번에는 파괴력이 현저하게 약화되어 있었다.
“미친놈. 정말로 수련을 쌓고 있는 건가?”
임하성이 수련을 쌓는다고 말했을 때, 장백기는 그것이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수련을 쌓기 위하여 싸움을 하는 놈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하지만 정말로 임하성은 수련을 쌓고 있었다.
조금씩 강해지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수련을 더 쌓기 위하여 일부러 봐주고 있었던 것이다.
놈은 전투를 즐기고 있었다.
퍼억! 퍼억!
“크으윽!”
“끄아아아악!”
약하게 친다고는 하지만, 눈으로 놈의 움직임을 좇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이것으로 장백기는 깨달았다. 임하성의 말은 전부 거짓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학생들이 쓰러져 버렸다.
“벌써 끝났나?”
임하성은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일어나라고 다그치고 있었다. 자신의 수련이 끝나지 않았으니 빨리 일어나 상대를 해 달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일어나지 못했다.
“제발…….”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나는 수련을 쌓아야 한다.”
“우리가 졌다.”
“남자는 그렇게 쉽게 패배를 인정하는 게 아니다.”
“제발 그냥 가라!”
“이렇게 쉽게 포기를 할 거냐?”
“졌어! 졌다니까!”
“하아.”
임하성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장백기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래도 전국 고교생 중에서는 임하성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성은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야 막 ‘금’의 단계에 올라 무예를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바닥에 쓰러진 학생들은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장백기!”
“불렀냐?”
“아주고교 놈들이 꽤 한다면서?”
“그랬지.”
“그런데 왜 이렇게 허약해 빠졌어?”
“이들이 허약해 빠진 것이 아니라 네가 강한 거다.”
“그래도 너무하잖아?”
“누구도 혼자서 아주고교를 격파할 수 없어. 그건 불가능한 일이거든.”
“그런 건가.”
하성은 숙련도를 올리는 것에 꽤나 아쉬움을 느꼈다.
조금만 더 수련을 쌓는다면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러지 못하였던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할 수 없군.”
저벅저벅.
하성이 일진들에게 걸어가자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렸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하성이 괴물과 같이 보였을 것이다.
도저히 인간이 아닌 그런 형상.
그는 윤상길의 앞에 쭈그려 앉았다.
“네가 이곳의 대장이냐?”
“그, 그래, 패배를 인정한다!”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그렇다면?”
“강한 놈들을 더 알고 있냐?”
“당연히 알고 있지.”
“그럼 그런 놈들 백 명만 모으도록 해라.”
“백 명이라고?”
“그래, 불가능하냐?”
윤상길은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분명히 하성은 괴물이었다. 누구도 일대일로는 꺾을 수가 없을 것 같았는데, 다구리를 밟으면 가능할 것 같았다.
일진 20명으로는 놈을 이길 수 없었지만, 백 명이라면 또 이야기가 달랐다.
“좋다. 모아 보도록 하지.”
“정말이냐?”
“나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고맙다.”
“뭐라고?”
“정말 고맙다고.”
하성은 윤상길을 일으켜 주었다.
윤상길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하성은 놈이 정말로 고마웠다.
운동을 하는 실력자 백 명을 모은다는 것은 하성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럼 다음 주에 모아 오도록 해라.”
“알겠다.”
하성은 그렇게 돌아섰다.
“하하하하!”
뭔가 속이 후련했다.
아직 치우의 일반적인 무사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력이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발전한 것이다.
대련을 하다 보면 ‘지’의 단계에 올라갈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되면 웬만한 치우나 회의 대원과 비슷한 정도의 힘을 갖게 된다.
첫 번째 목표는 거기까지였다.
‘오늘부터는 조직원들과도 대결을 해 보아야겠군.’
임하성은 장백기와 함께 사라졌다.
윤상길은 온몸이 쑤시는 것을 느끼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저 미친 새끼. 백 명과 싸우겠다고?”
“저번에도 백 명과 싸웠다고 하던대?”
“이번에는 다를 거다. 서울 전역에 연락을 해서 난다 긴다 하는 놈들은 모조리 모아야겠어.”
“백 명이라…….”
일진들은 그만한 인원을 모을 수 있을까 의아함을 품었다.
단순히 숫자만 채우는 것이라면 상관이 없었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어려울 수도 있었다.
그래도 윤상길은 복수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저 새끼, 다리 하나는 분질러야겠어.”
“동감이다.”
사실,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 것은 윤상길 뿐만이 아니었다. 이곳에 쓰러져 있는 일진들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존심에 타격을 입었기에 그것을 복원해야 했다.
“두고 보자.”
하성과 장백기는 공원을 벗어났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전라도 망치가 차량을 대기시켜 두고 있었다.
하성은 이제 장백기와 헤어지기로 했다.
“오늘 고생했다.”
“어……. 그래.”
“가능하면 오늘 일은 소문을 내지 말고.”
“소문을 내지 말라고?”
장백기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늘 하성이 한 일은 대단한 업적(?)이었다. 누구도 그런 업적을 세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소문을 내어 주는 것이 하성에게는 유리할 것이었는데 그는 그리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다.
소문을 내면 하성의 명성이 올라간다.
고교 신화를 새로 쓸 수도 있을 것인데 그리하지 않으려 했다.
괜히 이런 식의 명성을 쌓아 악명을 떨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알겠냐?”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지.”
“그래, 고맙다. 다음에도 또 부탁할게.”
“다음에 또 이런 식의 싸움을 한다고?”
“왜? 안 되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장백기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그는 완전히 하성의 꼬붕이 되었다. 그래도 대화고교의 부캡짱으로 이름을 날리던 그였다. 설마하니 이런 식으로 꼬붕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다음에 또 이런 자리를 마련하면 꼬붕의 자리에서 빼 주마.”
“정말이냐?”
“그렇다니까. 속고만 살았나.”
하성은 기지개를 켰다.
차량에 타려 할 때, 장백기의 목소리가 들린다.
“반드시 또 마련할게!”
“그래, 나 간다.”
하성은 의자에 몸을 깊게 파묻었다.
“도련님, 어디로 모실까요?”
“모바일로 가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지금 모바일에서는 게임 개발로 인하여 상당히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일단 유나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고 어느 정도의 인지도도 쌓았다.
엔터테인먼트 쪽에서도 물론 할 일이 있었지만, 먼저 모바일 회사의 일부터 처리를 해야 했다.
띠리리링!
회사로 향하고 있을 때,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는 여자 친구인 유서화였다.
“서화 씨, 잘 지냈죠?”
-저야 잘 있었죠. 그래도 어제 연락을 주지 않은 것은 섭섭한데요?
“그렇게 되었어요.”
-바쁜 것은 알고 있어요. 어쩔 수 없는 일이죠.
하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단순히 까먹은 것이었다. 여자 친구라면 언제라도 생각을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였다.
유서화가 중요한 안건을 꺼낸다.
-오늘 저녁 데이트에서 한 가지 안건을 처리하려고 해요.
“한 가지 안건이요?”
-저도 나름대로 회사의 이사거든요.
“아, 그렇군요.”
-이제 슬슬 기술 제휴를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기술 제휴요?”
-네, 그런 의미에서 어른들이 저희들을 밀어 줬으니까요.
“하지만 아직…….”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기술 제휴를 추진했어요.
하성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일단, 아직 결혼이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좋은 감정으로 그녀와 만나고 있는 것은 맞았지만, 언제 헤어질지 알 수 없었다.
남녀 관계의 일이라는 것이 결혼을 해서도 헤어지기 일쑤인데 유서화와 하성은 결혼도 하기 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 제휴를 했다가 그들이 헤어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그래도 그녀의 제안은 거절할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그럼 저녁에 만나기로 해요.
“어른들은요?”
-일단 이 일은 저희들에게 위임을 하셨어요.
“그런가요?”
하성은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일단 할아버지에게 확인을 해야 했다.
-그 후에는 데이트를 하는 거예요.
“저녁에 뵐게요.”
하성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곧바로 할아버지께 전화를 넣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임태식은 하성을 기다리고 있는 목소리였다.
-별일 없느냐?
“그럼요.”
-이야기는 들었고?
“이번에 서화 양과 제가 합의를 하여 기술 제휴를 추진하라고요?”
-그래, 어차피 결혼을 하고 난 후에 우리들이 죽으면 회사는 합병이 될 것이다. 기술 제휴를 하여 최대한 규모를 키우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만약 헤어지면요?”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은데?
하성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나 어른들은 하성과 유서화의 결혼을 전제로 이번 일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이것만 보아도 하성과 유서화의 관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만큼이나 공인된 관계가 있을 수 있을까.
그 때문에 더 조심스러웠다.
“저녁에 서화 양을 만나 마무리하겠습니다. 집에서 뵙겠습니다.”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
“이만 끊습니다.”
임태식은 농담을 던지고는 전화를 끊었다.
“어디로 모실까요?”
“예정대로 가도록 하죠.”
하성은 한빛모바일 본사로 들어왔다.
회사에서는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아직 언론에는 발표가 되지 않았지만, 회사 내에서는 레이트를 하성이 인수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레이트는 세계 최대의 포털 사이트 기업이었고 60개의 해외 지사를 두고 있었다. 그런 만큼이나 두 회사가 내는 시너지는 엄청날 것이었다.
로비에는 윤다희가 하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셨군요.”
“별일 없었나요?”
“강 비서에게 연락 못 받았나요?”
“아직 못 받았습니다만.”
백호와는 아침에 만나고 만나지 못하였다.
아마도 백호 나름대로 바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일 있었나요?”
“함정을 팠다고 합니다.”
“함정이라면?”
“가면서 이야기 나누시죠. 곧바로 개발 팀에 가 보셔야 할 것 같으니까요.”
“알겠습니다.”
하성은 임직원 전용 엘리베이터에 탔다. 이곳에는 카메라가 없었다. 완벽하게 비밀이 보장된다는 뜻이었다. 윤다희가 입을 열었다.
“일부러 허점을 노출했다고 합니다. 아마 레이트 전 대표 쪽에서 움직이기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보는 가짜겠군요.”
“네, 별로 쓸데없는 기술들이 들어 있지요.”
백호의 계획은 이랬다.
레이트 본사의 정보 통제실에는 온갖 기밀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이곳에는 이사급 인사들을 제외하면 접근할 수 없었고, 이사라고 해도 아무나 기밀을 열람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보안도 철저했는데, 일부러 느슨하게 보안을 조절했다. 그리고 그 안에 쓸데없는 정보들을 넣어 둔 것이다.
혹시라도 계획에 실패를 하더라도 별 탈이 없도록 백호가 모든 안배를 해 둔 것이다.
“잘되었군요.”
“그들은 내일 결행을 할 것 같습니다.”
“내일이요?”
“오늘 그런 이야기가 오갔다고 합니다.”
“과연.”
하성은 턱을 쓰다듬었다.
창업주가 퇴사를 하는 마당이었으니 그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니 내일 바로 움직이는 것이 시기적으로는 좋았다.
하지만 백호가 그들에게 도청기를 심어 두었을 것이라고는 아예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팅!
대화를 나누는 동안 엘리베이터는 기술 팀에 도착했다.
이미 이곳에는 안상덕이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오셨군요!”
“상당히 상기된 얼굴이로군요.”
“초기 파트를 완성했습니다.”
“초기 파트라면?”
“프롤로그와 첫 번째 마을이 완성된 겁니다. NPC와 퀘스트 작업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좀 더 보강을 하기는 해야 하지만요.”
“가 보도록 하죠.”
역시나 안상덕은 능력자였다.
딸의 몸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고 하니 일에 의욕도 생기는 것 같았고 자신의 능력을 한껏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개발 팀으로 들어오자 직원들이 인사를 한다.
“어서 오십시오, 사장님!”
“고생이 많습니다.”
“게임은 이곳에 내장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기대가 가득한 얼굴로 하성을 바라봤다.
이제 하성이 직접 평가를 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아마 제3자가 게임을 평가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일 것이다.
하성은 최신식 핸드폰을 들었다.
화면은 2D와 3D의 중간 단계였다. 2D가 난무하고 있는 지금, 3D 비슷하게 그래픽이 나왔다는 것만 해도 혁신이라 할만 했다.
게임을 켜자 프롤로그가 나온다.
꽤나 웅장한 사운드였는데, 내용은 하성이 짠 틀에서 조금 더 진보했다.
[아주 오래전, 전설의 왕국인 크레타는 마족의 공격을 받아 분투하였으나 결국에는 국왕이 죽고 왕국은 멸망하였다.……중략……
이제 왕세자는 이 세상을 되돌리기 위한 모험을 시작해야 한다.
왕국의 수도 제브레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마을.
“으음……. 여긴 어디지?”]
주인공은 기사단에게 구출이 되었다.
기사들은 주인공을 지키기 위하여 모두 산화하였고 홀로 떨어져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는 것이다.
첫 번째 마을로 들어서고 있었다.
마을 앞에는 자경대가 몬스터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보초를 서고 있었다.
“나쁘지 않네요.”
보초들은 주인공을 알아보았다.
마을로 들어가자 주민들이 모여들었고 하성은 이곳에서 주민들을 규합하고 병력을 만들어 나아간다는 것이었다.
지금부터가 모험의 시작이었다.
“과연.”
이번에 출시될 모바일 게임 ‘파멸의 왕좌’는 병력 시스템이 존재하였다.
대륙을 종횡하며 몬스터 군단과 전쟁을 벌였고 주인공이 동료들과 함께 모험을 하며 퀘스트를 수행하기도 한다.
두 가지 시스템을 혼합하였지만 전혀 복잡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성이 미래에 보았던 파멸의 왕좌보다 훨씬 더 정갈하고 깔끔한 분위기였다.
하성은 자신도 모르게 게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가지 시스템으로 론칭된 반유료 아이템과 패키지들이 튀어나왔는데, 자신도 모르게 클릭을 했다.
“후후, 첫 구매자로군요.”
“하하! 저도 모르게 클릭을 했네요.”
하성은 머리를 긁적였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메리트가 있었다.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지요.”
“완성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앞으로 한 달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 촉박하지 않을까요?”
“만약 PC 게임이었다면 엄청난 시간이 들었을 겁니다. 그만큼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모바일 게임이기에 그것이 가능했습니다.”
“한 달이라.”
“넉넉하게 한 달 반이면 충분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한다고 했었죠?”
“예.”
그러니까 게임의 초반부만 일단 만들어서 출시를 하고 계속 업데이트를 한다는 것이었다.
업데이트는 2주에 한 번이었는데, 도저히 그 안에 유저들이 끝까지 갈 수 없을 정도로 난이도를 조절할 것이었다. 그러니 이런 전략은 주효할 것이다.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하성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팀이 하나가 되어 고생한 티가 역력하였다.
“오늘 회식비를 드리겠습니다.”
“와아!”
“특별 보너스도 지급할 것이니 앞으로 분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맛있는 것 사 드세요.”
하성은 윤다희에게 지시를 하여 특별 보너스와 회식비를 지급하기로 하였다.
집무실로 돌아온 하성은 서류를 결재하고 있었다.
이제 게임은 빠르게 완성되어 갈 것이다. 그때마다 개발 비용으로 많은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였다.
지금 한빛모바일은 게임 론칭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었다. 모바일 회사의 모든 이익금이 게임에 재투자 된다고 보아도 무방하였다.
게임 최적화를 위한 팀도 투입이 될 것이고 버그를 잡기 위한 팀과 해킹 방어를 위한 시큐리티 팀이 곧 투입된다.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의 형식을 띠고 있었기에 이만한 인원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여기에 운영자도 필요하다.
“돈이 많이 드네요.”
윤다희가 그리 느낄 정도였다.
하성 역시 상당한 자금이 들어감을 체감했다.
“그래도 할 수 없죠.”
“성공할 수 있겠죠?”
“그건 확신합니다. 론칭을 하는 순간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갈 것이 확실합니다.”
“세계로요?”
“당연하죠.”
하성은 한국에서만 론칭을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이미 그는 레이트의 주인이었다.
전 세계 60개 해외 지사를 가지고 있는 포탈 기업이 있는데 광고를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안 되었다.
아주 저렴한 광고비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파멸의 왕좌’를 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나저나 회식비를 너무 많이 주신 것 아닌가요?”
오늘 회식비로 300만 원이 나갔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들이 한 고생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뭐 어때요? 아직 회식비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제한도 나오나요?”
“그럴 수도 있죠.”
하성은 서류에 사인을 마쳤다.
시계를 보니 4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지금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엔터테인먼트의 일은 모두 처리할 수 없을 것이었다. 어쩌면 유서화와의 약속에 늦을지도 몰랐다.
‘그럴 수는 없지.’
어떤 일이 있어도 오늘 약속에 늦어서는 안 되었다.
오늘의 만남은 신화그룹과 태진그룹의 대표가 만나는 것이었다. 기술 제휴를 한다는 것이 애들 장난은 아니었으니 어떻게 해서든 제시간에 가야 한다.
“빨리 움직이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