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 returns RAW novel - Chapter 73
71. 여섯 번째 조각
다음 날 아침, 하성은 온몸의 욱신거림과 함께 간신히 잠에서 깨어났다.
어제는 정말 지옥과 같은 수련이었다.
지금 하성은 깨달음을 위한 수련을 해야 했지만, 주작의 생각은 좀 달랐다. 강건한 육체에 강건한 정신이 있을 수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 때문에 하성은 어제 지옥과 같은 수련을 겪고 나서 자다 일어나기를 반복해야 했다. 근육통이 영 치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으으으으.”
덜컥!
“오빠!”
“수아냐?”
“뭐 하고 있어? 운동하러 가야 하잖아.”
“그렇지…….”
하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건 수아와 운동을 한다는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본인 스스로가 그리 말을 했기 때문이다.
수아는 사악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뭐 하고 있어? 빨리 가야지?”
“조금만 쉬었다가 가면 안 되겠냐?”
“왜?”
“어제 무리하게 운동을 해서 말이다.”
“그건 오빠의 사정이지.”
수아가 이런 느낌이었을까.
어제만 해도 하성은 수아를 강제로 깨워 운동을 나갔다. 싫다는 것을 억지로 끌고 나가다시피 하였으니 귀찮기도 했을 것이다.
수아는 하성의 이불을 걷어 버렸다.
“일어나!”
“알겠다. 알겠다고!”
하성은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된 이상은 가는 수밖에 없겠지.
수아는 산까지 타고 올라갔다.
며칠 사이에 수아의 체력은 더 좋아졌다.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체력이 좋아질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지경이었던 것이다.
경사로가 나 있었고 저 멀리 계단도 보인다.
“계단도 뛰어 올라가도록 하자.”
“크윽.”
어제 하성은 마보를 비롯한 근력 단련을 했다.
물론 마보를 해도 쌀 한 가마니 정도를 짊어지고 했기에 지금 다리는 후들거려서 걷지도 못할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계단을 뛰어 올라가자니 환장을 할 것 같다.
“진심으로 가야겠냐?”
“응!”
하성은 아픈 몸을 끌고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산 정상까지 올라와 그대로 주저앉는다.
털썩.
“허억! 허억!”
“왜 이렇게 약해졌어?”
“너도 어제 봤을 것 아니야? 주작이 과도하게 운동을 시키는 것 말이야.”
“오빠는 회복력이 빠르잖아? 그러니까 해도 되지.”
“그런 억지가…….”
“이제 집까지 뛰어가도록 하자.”
하성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수아가 이렇게까지 건강해졌다는 것은 충분히 축하할 만한 일이었다. 다행이라 생각되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빠르게 회복을 할 줄이야.
하성은 집까지 간신히 뛰어왔고 후들거리는 몸으로 출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출근을 하는 길.
하성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는데, 피곤에 절어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와 있었다.
윤다희가 의아한 눈으로 물었다.
“어제 무리했어요?”
“조금요.”
“조심 좀 하세요. 아무리 연애가 좋아도 그렇죠.”
“아니거든요?”
“어쨌든 관리 좀 해요. 이래서야 무슨 일을 한다고 그래요.”
하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째 오늘따라 하성 주변의 여자들이 그를 괴롭히지 못해서 안달이 난 것 같았다.
윤다희는 회사로 향하는 동안 중요한 보고를 했다.
“어제 경기가 끝나고 예약 판매가 줄을 잇고 있어요.”
“예약 판매가요?”
“CSS의 예약 판매 말이에요.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이고 CSS의 예약 판매가 과도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그럼 물량을 대규모로 찍어 내야겠군요.”
“아마도요. 8강까지 예상을 하신다면 더더욱 찍어 내야죠.”
“으음.”
하성은 턱을 쓰다듬었다.
윤다희는 8강까지 예상을 하였을 때 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성은 대한민국이 4강까지 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3, 4위전까지 치러야 했기에 예상했던 물량보다 두 배는 더 찍어 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지금부터 준비를 하지 않으면 물량을 맞출 수가 없을 것이다.
하성은 전화를 들었다. 유서화에게 전화를 하기 위해서다.
-일어나셨군요!
“서화 씨, 지금 회사에 가시는 길인가요?”
-네, 지금 출근하고 있어요.
“윤 비서에게 들으니 예약 판매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물량을 늘려야겠어요.”
-어느 정도로 늘릴까요?
“지금의 두 배로요.”
-알겠어요.
“놀라지 않으시네요?”
-남편이 하는 일에 여자가 이래라저래라 할 이유는 없잖아요? 저는 하성 씨를 믿어요.
“그럼 부탁드립니다.”
일단 물량을 두 배로 늘리라고 유서화에게 이야기를 해 두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회귀하기 전보다 더 선풍적으로 물건들이 팔리지 않을까 싶다. 변수는 바로 레이트의 존재다.
인터넷 방송도 그렇지만 레이트와 CSS를 연계하여 메인으로 광고를 때려 버리면 얼마나 많은 물량이 수주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일단 16강까지 들어가는 것으로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다만 윤다희는 지금보다 두 배로 물량을 찍어 낸다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회장님, 여기서 물량을 더 찍어 낸다고요?”
“네. 그렇지 않으면 물량을 맞출 수가 없을 것 같아서 말이죠.”
“하지만 여기서 물량을 더 찍어 낸다면 자칫 손해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만약 대한민국이 4강까지 간다면요?”
“그게 말이 되나요?”
“이래서 말을 하지 않으려 했던 겁니다. 아무도 제 말을 믿지 않을 것이 분명하거든요.”
“으음.”
윤다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지금까지 하성이 해 왔던 일을 보면 대부분 그의 선견지명에 의지를 한 것이었다. 이번에도 그랬다.
CSS 역시 선견지명으로 돌아가고 있는 회사였으니 하성의 말에 전혀 가능성이 없어 보여도 배팅을 해야 했다.
“회장님을 믿을게요.”
“그럼 대한민국이 4강까지 간다고 예상하고 예상 판매량을 뽑아 보세요.”
“우승은요?”
“그건 무리죠. 한계는 4강입니다.”
“알겠어요.”
윤다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대한 문제는 윤다희에게 말하고 유서화에게 위임을 해도 된다.
하성에게는 다음 할 일이 또 있었다.
한빛게임 본사.
하성이 회사 앞에 도착하자 강무진 사장과 안상덕 팀장이 나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이렇게 나와 계시지 않아도 되는데요.”
“그럴 수는 없는 일이죠. 제가 모시겠습니다.”
하성은 그들과 비서들을 거느리고 개발 팀으로 향했다. 지금 한빛게임에서는 PC 온라인 게임 개발에 한창이었다. 이렇게 하성이 찾아온 것은 ‘파멸의 왕좌’ 첫 번째 마을이 완성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과연 이대로 마을을 늘려 나가며 출시를 해도 되는 것인지는 최종적으로 하성의 승인이 필요하였다.
개발팀 안으로 들어오자 디자이너들이 다음 마을 작업을 한창 진행 중에 있었다.
하성은 PC 앞에 앉았다.
“일단 2D로 제작을 하였고 최대한 단순화시켰습니다. 모바일 버전에 있는 장점만 따 왔죠.”
“해 보도록 하죠.”
오프닝은 저번에 보았기에 패스를 하고 곧바로 첫 번째 마을에서부터 시작을 해 본다.
캐릭터는 3D로 작업을 했을 때보다 훨씬 부드럽다. 움직임도 그랬고 전체적인 프레임이 올라감에 따라서 게임 자체가 스피디해졌다.
“캐릭터는 네 종류인가요?”
“네, 마법사와 기사, 요정, 사제입니다.”
“군단 전투와 개인 전투를 분리하였고요?”
“아무래도 그렇죠. 하지만 스토리를 따라가기보다는 자유도를 높였습니다. 퀘스트를 굳이 깨지 않아도 게임을 하는데 지장이 없죠.”
“PK 시스템을 강화하였고요?”
“예.”
하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몬스터 한 마리를 잡아 보기로 했다.
퍽퍽퍽퍽!
“끼에에엑!”
타격감은 만족스럽다.
안상덕이 게임성에 대해 설명을 했다.
“게임은 아이템 파밍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한국 사람이 노가다를 좋아하니 최대한 그 이점을 살렸지요.”
“아주 좋습니다.”
“그렇게 파밍을 하고 레벨 업을 하여 더 높은 등급의 몬스터를 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물론 공성전도 하고 군단 전투도 가능하지만, 그런 콘텐츠에서 승리를 하려면 개인적인 파밍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성은 대충 마을 안을 둘러보았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퀄리티가 나오고 있었다. 역시 3D보다는 2D가 답이었다.
“좋군요.”
하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개발 팀의 팀장실로 이동하였다. 이곳 소파에 앉아 모바일 게임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 보기로 했다.
“그나저나 모바일 게임에도 온라인을 도입할 예정이라고요?”
“PK존을 만들까 싶습니다.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닙니다. 회장님 승인이 떨어지면 곧바로 제작에 들어갑니다.”
“모바일 데이터가 조금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신화통신과 제휴를 해야 하는 부분이 그래서 그렇습니다.”
“어떻게요?”
“게임에 들어가는 데이터 요금을 감해 주는 조건이라면 충분히 도전을 해 볼 만합니다. 여기에 태진통신이 가세하면…….”
“태진통신이라.”
지금 한국의 통신 시장은 3파전으로 점점 굳어져 가고 있었다.
공기업인 한국통신과 태진통신, 신화통신이다. 원래는 S통신이 있었지만 3파전에서 밀려나 버렸다.
그러다 보니 담합이라는 것이 가능했다.
하성은 신화그룹의 후계자였고 태진그룹의 사위가 될 몸이기도 했으니 그들을 설득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승인하시면 진행하겠습니다.”
하성이 입을 열었다.
***
“좋습니다. 승인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마 이 이야기를 하려고 벼르고 있었던 것 같다.
신화통신과 태진통신을 설득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물론 한 번 찾아가 보기는 해야 할 것이다.
“거의 될 거라고 생각은 듭니다만,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유 회장님이 어찌 생각하시는지는 모르니까요.”
“되겠죠.”
“그럼요. 사위가 사업을 한다는데 도움을 주시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다행이지만요.”
아무래도 오늘은 조금 더 바빠질 것 같다.
안상덕과 강무진의 성격으로 보아서는 굳이 양쪽 통신사에서 협조 공문이 내려오지 않아도 미리부터 준비를 하려 들 것이다.
“그럼 다음 버전부터 PK존을 출시하겠습니다.”
“끄응, 일단 알겠습니다. 오늘 안에 답을 드리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하성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곧바로 태진그룹으로 향하여 유민성 회장을 만나 보아야 할 것 같았다.
태진그룹 회장실.
하성은 한빛게임에서 나와 곧바로 태진그룹의 유민성 회장을 만나 보기로 하였다.
미리 연락을 하고 온 덕분에 유민성 회장은 시간을 빼서 하성을 만나고자 했다.
“어서 오게, 사위!”
“예, 장인어른.”
“앉게.”
사석이 아니라 회사에서 만나니 느낌이 조금 다르다.
사석에서는 어떻게 보면 철없는 중년 같았는데 회사에서 보니 남다른 포스가 느껴졌다.
매일 허허거리며 웃었기에 하성은 유민성 회장이 이 거대한 기업을 세웠다는 것을 잠시 깜빡할 때가 많았다.
“자네가 회사를 다 찾아오고, 오래 살고 볼 일이로군.”
“사실, 도움이 필요해서 왔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무슨 일인가?”
“이번에 저희 회사에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한 것은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지. ‘파멸의 왕좌’라고 유명하지 않나. 나도 한번 해 보았는데, 무서워서 손을 뗐다네. 중독성이 너무 심해서 말이야.”
“파멸의 왕좌를 슬슬 온라인화시키려고 하는데 데이터가 문제입니다. 이번에 PK존을 만들려 하는데 아무래도 유저들이 데이터 때문에 접속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
“그렇군.”
“해서, PK존 접속 데이터 비용을 저희 한빛게임과 제휴를 해 주실 수 있나 해서 말입니다.”
“간단한 일이로군.”
“예?”
“어차피 태진그룹도 종국에는 자네의 회사가 될 것 아닌가. 그러니 마음대로 하게.”
“험험,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결혼식 말이네.”
“말씀하십시오.”
“어디서 하는 것이 좋겠나? 해외에서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리되면 국내의 인사들이 오지 않겠지. 제주도에서 할까?”
“그건 장인어른이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
“그래도 되겠나?”
“요즘에는 신부 측에서 장소를 정하는 것이 유행이라지 않습니까. 딸은 시집을 보낸다는 느낌이 있어서요.”
“허허허! 고맙네.”
“아닙니다. 따님을 저에게 주셔서 제가 더 고맙지요.”
“다음에 대작을 한번 하세.”
“저야 영광입니다.”
하성은 어렵지 않게 태진그룹의 협력을 얻어 낼 수 있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가 되지 않았지만, 그건 실무진들이 알아서 할 일이었다. 하성은 그저 대맥만 잡아 줄 뿐이었다.
점심 무렵이다.
하성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1시가 되어서야 식당에 들어올 수 있었다.
오늘은 윤다희와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
점심부터 고기를 먹기가 그래서 간단하게 쌈밥을 주문했다.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이 정도로 뭘요.”
“태진그룹에서 그렇게 빠르게 처리를 해 줄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거든요.”
“아무래도 종국에는 제가 태진그룹도 이어받을 것이니까요.”
“상상이 현실이 되는군요?”
“그래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리되면 세 개의 대기업이 합병을 하는 건데 제가 잘못하면 나라가 흔들릴까 봐서요.”
“충분히 흔들리죠.”
이제 한빛그룹이 한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었다. 특히나 이번에 면역 세포가 출시가 되면 몸집이 열 배 이상 커진다.
여기에 태진그룹과 신화그룹이 합병을 하면 얼마나 큰 회사가 될까.
지이이잉!
식사를 반쯤 했을 때, 전화가 울린다.
다른 사람 전화였으면 받지 않았을 텐데, 백호의 전화였다.
“접니다.”
-주인님! 여섯 번째 조각이 발견되었습니다!
“뭐라고요?”
하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터졌다.
지금 하성에게는 총 다섯 개의 조각이 있었다. 이제 두 조각만 찾으면 임상옥 조사가 남긴 지도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이제 거의 다 모았는데, 나머지 두 개의 조각은 행방이 묘연했다. 사실, 나머지 조각들은 천천히 찾으려 생각하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발견이 되었다고 하니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
“도대체 어디서요?”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단양의 고수동굴이라고 하더군요.
“거긴 이미 개발이 끝났지 않나요?”
-그러니까 개발되지 않은 곳을 탐색해야 하는 것이죠.
“으음.”
하성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너무 놀라서 일어났는데, 생각을 해 보니 여섯 번째 조각을 찾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조금 미루어야 할까.
지금은 할 일이 많아 당장 그곳에 가는 것은 무리였다.
“일단 회사 일이 마무리되면 가 보도록 하죠.”
-그건 안 됩니다.
“왜죠?”
-똑같은 소식이 적들의 귀에도 들어갔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좀 의외의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고수동굴로 향해야 한다는 소리가 아닌가.
“적들과 충돌이 일어날까요?”
-대놓고 싸우지는 못하겠지요. 아무래도 먼저 발견한 쪽이 가져갈 것 같습니다.
“바로 갑시다.”
-준비하겠습니다.
하성은 밥을 먹다 말고 일어났다.
윤다희도 일단 일어나기는 했지만, 이해를 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어디 급하게 가시나요?”
“지도 조각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가야 합니다.”
“아아.”
윤다희도 하성의 비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지도 조각이라면 임상옥 조사가 남긴 것이라는 사실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딘지 모를 창고 안에 어마어마한 양의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것도 말이다.
대전에 위치하고 있는 회의 임시 본가.
회는 얼마 전에 본가를 빼앗겼다. 그곳은 불타버려 폐허가 되어 버렸고 덕분에 대전으로 거처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지금 회 내부에서는 비상이 걸려 있었다.
부회주 제갈천은 모든 간부들을 집결시켰다.
“모두 왔나?”
“아직 지방에 있는 간부들이 있어 모두 오지는 못했습니다.”
“지금 당장 단양으로 간다!”
“단양으로요? 단양에는 무슨 이유로…….”
“여섯 번째 조각의 행방이 발견되었다.”
“……!”
간부들의 눈에는 놀람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모든 조각을 임가에서 보유하고 있었다. 다섯 번째 조각까지 말이다. 이번에도 빼앗기면 그야말로 임상옥이 남긴 보물은 임가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최소한 그건 막아야 한다.
“그건 우리가 입수한다.”
“적들은 이 사실을 압니까?”
“알고 있다.”
“으음! 교전이 벌어지겠군요.”
“교전은 불허한다. 우리는 약속을 했고 저들도 그 약속을 지키려 할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발견을 하는 쪽이 갖게 될 것이다.”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가자! 내가 총지휘를 할 것이다.”
간부들이 차에 올라탔다.
지금부터는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될 것이었다.
단양으로 향하는 길.
치우의 4대 단주들이 모두 동원되었고 정예 요원들도 차출되었다.
전부 단양의 고수동굴로 향하고, 그곳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차량은 엄청난 속도로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거의 시속 200킬로미터 정도로 달리고 있었는데, 단주들은 더 달리지 못해 안달이었다.
물론 차량에 걸려 있는 리미트 때문에 더 이상 빠르게 달리지는 못한다.
주변의 전경이 휙휙 지나간다.
주작이 기사에게 소리를 질렀다.
“야! 더 빨리 못 밟아?”
“더 나가지도 않습니다!”
“핑계대지 말고 밟아!”
나머지 단주들의 얼굴도 꽤나 초조해 보였다.
하성은 도대체 임상옥 조사가 남긴 비밀 창고에 뭐가 들어 있기에 이렇게 서로 가지려 안달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 안에 엄청난 양의 금이 들어 있다고 했죠?”
“그렇습니다.”
“단순히 금 덩어리 때문에 이러지는 않을 테고…….”
“후우. 너 정말 우리들의 주인 맞냐?”
주작이 하성의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그곳에 또 뭐가 있는데요?”
“임상옥 조사께서는 그 당시에 세상의 온갖 진귀한 보물들을 모아 함께 봉인을 하셨지. 구전에 의하면 그 안에는 각종 보검들과 갑옷들이 즐비하다고 하지.”
“보검과 장비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완전히 이해하기가 힘들다.
보검과 갑옷들이 어느 정도는 전투력을 올려 줄 것이지만, 어마어마할 정도로 전투력을 올려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검은 검이다.
강철로 재련했고, 어쩌면 현대 기술로 만든 검이 더 좋을 수도 있었다.
갑옷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고대의 갑옷이 좋아도 현대에 만든 방검복이 더 좋다. 가볍고 질겼고 튼튼했다.
“그걸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데요.”
“물론 그렇겠지요. 그것 때문에 이렇게 목숨을 거는 것이 아닙니다.”
백호가 말했다.
역시나, 보검과 황금들은 부수적인 것이었다는 걸까.
백호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환웅신검과 함께 수박의 원본서가 있다고 합니다.”
“수박의 원본서!”
하성은 이제야 모든 것을 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