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 returns RAW novel - Chapter 88
86. 모든 것을 건 대결
도대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하성이 눈을 뜨자 사대천왕들이 모두 모여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일어나셨어요?”
주작이 먼저 말을 걸었다.
하성은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 그러고 나서 정신을 잃어버렸는데, 그 이후에는 어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분명히 환골탈태를 한 것 같은데…….”
“감축드립니다. 환골탈태를 하신 것이 맞습니다.”
“역시나.”
하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그야말로 튕겨 나가려다가 벽을 밟고 가볍게 내려앉았다.
몸이 솜털처럼 가벼워 그냥 날아갈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대체 어찌 된 건가요?”
“환골탈태 이후에 물에 빠지셨습니다. 주작이 모셔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뭘요. 당연한 일인데요.”
주작은 한없이 따듯한 눈으로 하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나 전혀 적응이 되지 않는다. 주작은 하성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제가 며칠이나 무아지경에 빠져 있었습니까?”
“이틀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정오에 대결입니다.”
바깥을 보니 이제 슬슬 동이 트려 하는 것 같았다.
운명의 순간이 이렇게 다가왔다. 오늘로써 회와의 관계는 재정립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하성의 얼굴이 굳어졌다.
“일전을 벌이겠군요.”
“다행히 인천에서 대결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곳에서 무공을 조금 더 가다듬다가 정오가 되면 대결에 임하면 되는 것이다.
“식사하셔야죠?”
“그러내요.”
꼬르르륵!
밥 이야기가 나오자 배가 미친 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며칠 동안 밥도 먹지 않고 수련했고, 다시 잠을 잤으니 배가 고픈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곧 유서화 양이 도착한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하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수련을 한다고 해도 며칠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으니 그녀로서는 걱정이 많았을 것이다.
20분 정도가 지나자 유서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대천왕들이 유서화에게 인사를 했다.
“안주인님을 뵙습니다!”
“잘 지내셨어요?”
“서화 씨.”
“이야기 들었어요. 경지를 밟으셨다고요.”
“대단한 경지는 아닙니다.”
“이제 하늘을 펄펄 날아다니실 수 있다고 하던데요?”
“그야 뭐.”
“저도 하늘을 날아 보고 싶어요!”
유서화가 외쳤다.
아직 하성은 허공답보까지는 펼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비슷하게 다닐 수는 있다. 작은 수풀 하나만 있다면 밟고 높게 도약할 수 있었다.
백호가 말했다.
“식사 후에 다녀오시지요.”
“그래야겠습니다.”
일단 식사를 먼저 해야 한다.
유서화는 뭔가 바리바리 싸 왔고 하성은 그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팟팟!
휘이이잉!
하성은 유서화를 안고 숲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정말로 하늘을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비슷하게 흉내는 내고 있는 중이다.
유서화는 주변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와아!”
“어떤가요?”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 같아요!”
유서화는 신이 나서 외쳤다.
하성 역시 이렇게 바람을 맞으며 날듯이 달려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지치지 않았고, 몸이 가벼웠다.
그들은 순식간에 산 정상에 도착했다.
“좋아요!”
유서화는 신세계를 경험하고는 조금 흥분하고 있었다.
하성 역시나 눈앞에 펼쳐져 있는 세계를 바라보며 한껏 마음이 달아올랐다.
그들은 정상에서 한참 동안이나 경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늘 대결이라고 들었어요.”
“그렇죠.”
“패하면 어찌 되나요?”
“패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타격이 없습니다. 다만 그들과 전쟁이 조금 더 심화될 수는 있겠죠.”
“이길 수 있을 거예요.”
“그러기를 바라야죠.”
하성은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이번에 대결에서 이길 수도 있으리라고 여겼다. 그리하여 부회주만 승복을 해 준다면 이 지긋지긋한 전쟁도 끝이 나는 것이었다.
“마지막 조각이 남으셨다고요?”
“그렇죠.”
“잘못하면 엄청난 전쟁이 벌어지겠네요.”
“그럴지도 모르죠.”
그 때문이라도 이번에 승리를 거머쥐어야 하는 것이다.
“응원할게요.”
“든든하네요.”
하성은 유서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시련이 될지도 몰랐다.
해가 중천에 걸리고 있었다.
“이제 내려갈까요?”
“그러죠.”
팟!
하성은 그녀를 안고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갔다.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치우 본가로 수백 명에 이르는 인원이 방문하였다.
부회주가 직접 회의 정예들만 끌고 왔는데, 회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회주가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부회주가 회를 통제하고 있었다. 오늘 대결에서 이긴다면 회는 치우에 흡수될 것이다.
치우 본가 앞에는 하성이 서 있었고 그 뒤를 사대천왕이, 그리고 치우의 정예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오셨군요.”
“치우의 주인을 뵙습니다.”
제갈천이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하성도 마주 고개를 숙였다.
역시나 제갈천은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은연중에 뿜어져 나오는 기세만으로도 주변을 압도하고 있었다.
다.
“들어갑시다.”
양쪽의 경계는 조금 풀어져 있었다. 잔뜩 긴장을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오늘은 유혈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
치우나, 회에서는 약속은 꼭 지켰으므로 오늘 치우가 패한다고 해도 당장 유혈 사태가 시작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유혈 사태는 일곱 번째 조각이 나타났을 때 시작되지 않을까 싶었다.
어쨌거나 지금은 그런 생각을 미루어 두어도 된다.
연무장에 들어서 사람들이 자리하였다.
제갈천이 제안을 했다.
“대진표는 제비뽑기로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제비뽑기로요?”
“예, 그것이 공정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하성을 바라보았다.
제갈천이 제안했고 하성이 동의하기만 한다면 그대로 일이 진행될 것이었다.
하성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하시죠.”
“감사합니다.”
곧 제비가 준비되었다.
색이 다른 종이 안에는 번호가 쓰여 있었다.
치우는 파란색을 뽑고 회에서는 붉은색을 뽑는다. 그리하여 숫자가 일치한 사람끼리 대결을 벌이면 되는 것이다.
부회주가 말했다.
“그렇다면 전사들이 앞으로 나오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러지요.”
제갈천을 비롯한 다섯 명의 사람들이 앞으로 나왔고 그건 치우도 마찬가지였다.
웅성웅성.
무엇보다 하성이 앞으로 나오자 회 측에서 웅성거림이 일었다.
그럴 만도 할 것이다.
하성은 치우의 주인이었지만, 무공은 그리 강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었다. ‘화’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치우의 최고수는 아닐 것이었다.
하지만 하성이 나섰다.
원래는 각 가문의 최고수들이 대결을 벌여 최후의 일인을 내 보낼 생각이었지만, 하성이 다음 경지를 밟으면서 백지화되었다.
하성이 ‘목’의 단계에 이르렀으니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제갈천이 하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치우의 주인이 나오다니…….”
“안 됩니까?”
“그럴 리가 없지요.”
사람들은 대진표를 뽑았다.
하성 역시 대진표를 뽑았는데, 제갈천과만 이어지지 않는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공개해 보겠습니다.”
백호가 먼저 나섰다.
“제가 1번이군요.”
“저도 1번입니다.”
제갈천과 백호의 대결이 확정되었다.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치우의 최고수는 백호였다. 회의 최고수도 제갈천이었다.
제갈천도 사람인지라 사대천왕 모두가 덤비면 어쩔 수가 없지만, 일대일 대결로는 결코 패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백호는 투지를 불태워 올렸다.
나머지 사대천왕들은 회의 각 대주들과 대결을 벌이게 되었다.
하성도 마찬가지였다.
“화령대주 오필상이라.”
화령대주와는 약간의 악연을 가지고 있는 하성이었다.
그와 부딪쳤을 때에는 실력이 되지 않아 죽을 뻔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오필상은 하성을 바라보더니 슬쩍 웃었다.
“이기겠군.”
“…….”
하성은 입을 다물었다.
지금이야 오필상이 기고만장하지만 하성과 검을 부딪치는 순간부터 일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을 것이다.
“그럼 순서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순서대로라면 제갈천과 백호가 먼저 대결을 한다는 뜻이었다.
사람들이 연무장을 빠져나갔다.
하성은 3번이었다.
휘이이잉!
바람이 한 차례 불었다.
백호는 전의를 불태워 올리며 연무장으로 나왔고 그것은 제갈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제갈천의 얼굴에는 큰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성은 주작의 옆에 섰다.
“백호가 이길까요?”
“힘들겠죠.”
주작은 고개를 흔들었다.
역시나 제갈천은 회의 최고수다.
아마 전 세계 무예인들을 통틀어도 제갈천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리라고 보았다. 그만큼이나 제갈천은 괴물이었다.
그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순간, 제갈천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휘이잉!
한 줄기 바람이 불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어느 정도 제갈천과의 대결에서 백호가 버텨 줄 것이라고 여겼었다.
콰앙!
그리고 폭발이 일어났다.
***
“끄아아악!”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성은 그 비명 소리가 백호의 것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기대는 무참하게 무너졌다.
“쿨럭!”
털썩.
백호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바닥에는 피가 한 움큼이나 토해져 있었다.
백호는 일어나기 힘들어 보였다.
주작이 말했다.
“중단시켜야 합니다.”
“중단시키지 않는다면요?”
“백호는 죽게 될 겁니다.”
백호는 일어나려 하였다.
제갈천도 쓰러져 있는 상대를 공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백호가 싸울 의사를 보이면 다를 것이다.
하성이 나섰다.
“1차 대결은 회의 승입니다.”
“주인님!”
“백호를 모셔라!”
“예!”
명령을 받은 치우의 대원들이 백호를 데리고 왔다.
회 측에서는 사기가 올랐다.
“와아아아!”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회에서는 자신들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에 비해서 치우 측은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첫 번째 대결에서 치우가 패했다.
물론 앞으로 네 번의 대결이 있을 것이지만 연속으로 세 번을 진다면 나머지 두 번은 대결이 이어지지 않고 끝날 공산이 있었다.
두 번째 대결은 청룡이었다.
청룡은 회의 장로와 대결할 예정이었다.
그들은 연무장에 나와 인사를 했다.
“좋은 한 수를.”
“시작!”
휘이잉!
그들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번쩍! 번쩍!
청룡은 쾌검술을 사용한다. 그것은 상대방도 마찬가지였다.
수석 장로 오현수는 쾌검의 달인이었고 경공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연무장이 어지럽게 변했다.
아마 일반인이 참관을 하였다면 그들의 움직임을 잡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이나 지금 일어나고 있는 대결은 빨랐다.
차자자자장!
가끔 일어나는 검격음이 들리지 않았다면 그저 잔상만 보인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와중에 하성은 그들의 대결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청룡이 밀리고 있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청룡은 이래저래 밀리면서 휘둘렸는데, 웬만한 고수들이라면 그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었다.
결국 청룡은 크게 얻어맞았다.
퍼어어억!
“끄아아악!”
푸하하학!
청룡은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와아아아!”
회 측에서 함성이 울려 퍼졌다.
치우의 대원들이 인상을 썼다.
분명히 청룡은 대단했지만, 수석 장로의 힘이 너무 강했다. 거의 제갈천의 경지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보였다.
‘회의 저력이 대단하구나.’
청룡은 그 자리에서 기절을 했다.
“2회전, 회 승!”
“으음.”
하성은 침음을 삼켰다.
여기서 연속으로 세 번을 이겨야 한다. 한 번이라도 지면 운명적인 승부에서 패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하성의 차례였다.
“주인님,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주작이 말했다.
하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성 역시 오늘 대결에서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패한다고 해도 당장 뭐가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오늘 대결에서 회는 명분을 가져가게 된다.
임가와 완전히 인연을 끊는 것.
어쩌면 제갈천은 회가 가지고 있는 정통성의 문제를 타파하려 처음부터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하성이 앞으로 나섰다.
유필상이 말했다.
“애송이. 오랜만이로군.”
“…….”
하성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검을 쥐고 있을 뿐이다.
유필상은 하성이 패할 것을 확신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저렇게 여유를 부릴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단숨에 제압한다.’
“시작!”
사회자의 외침이 떨어지자 하성은 엄청난 속도로 거리를 좁혔다.
“허억!”
유필상은 신음을 내뱉었다.
설마하니 하성이 이렇게까지 빠르게 쾌검을 사용할 것이라고는 상상을 하지 못한 것 같았다.
시작과 동시에 유필상의 어깨에 긴 자상이 생겼다.
츄아아악!
“끄아아악!”
그는 비명을 내질렀다.
하성은 유필상의 복부를 쳤다.
퍼어어억!
“쿨럭!”
유필상은 저 멀리 나가떨어졌다.
회 측에서 입을 쩍 벌렸다.
분명 하성의 실력이 미천하다고 판단을 하였을 것인데, 유필상이 한 방에 나가떨어지자 놀람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다.
“저럴 수가!”
사회자도 당황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하성의 손을 들어 주었다.
“3차전, 치우 승!”
“와아아아!”
치우 측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번에 하성이 패했다면 그대로 대결은 끝이 났을 것이다.
이제 주작과 현무가 주자로 남아 있었다.
4회전은 주작이 나선다.
회에서 나온 상대는 의문의 고수다. 잘 알려져 있지가 않았는데,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회에서 설명을 한다.
“부회주의 직전 제자 양석진과 주작의 대결! 시작!”
“직전 제자라니!”
치우에서 술렁거림이 일었다.
주작이 양석진과 거리를 좁혔고 곧바로 엄청난 대결이 시작되었다.
쿠아아앙!
사방이 화염으로 일렁거렸다.
주작은 화염의 기운을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양석진도 열양지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의 무공이 비슷한 것 같았다.
사방으로 화염이 출렁거려 내공을 사용하여 기의 장막을 쳐야 했다. 일반인이 이 근처에 있었다면 익어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한참 동안이나 화염을 주고받다가 양석진이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양석진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 그러고는 부회주가 중지를 외쳤다.
“중지!”
“4회전 치우 승!”
“와아아아!”
이제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있다.
사회자가 외쳤다.
“마지막 대결은 20분 후에 시작하겠습니다.”
웅성웅성.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연무장에서 회의 대원들이 빠져나갔다. 아무래도 중요한 대결이다 보니 마지막 대결에 심혈을 기울이려는 모양이다.
그것은 치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백호가 대충 치료를 받고 모였고 사대천왕들은 상당히 긴장했다.
주작이 말했다.
“현무, 이길 수 있겠어?”
“이기도록 해야겠지.”
현무의 얼굴에도 긴장이 감돌고 있었다.
스코어는 2:2였고 제갈천은 이미 출전을 하여 다시 나올 수 없었다. 그러니 현무가 이길 공산도 있었다.
그래도 하성은 그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현무,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어깨가 무거운 것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대결에 임하도록 하세요. 져도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긴다면 앞으로 치우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겠지요.”
“심마가 자리 잡을 수도 있습니다.”
“주인님의 말씀이 맞다.”
사대천왕들이 현무의 부담을 덜어 주고자 하였다. 하지만 현무는 그럴수록 더 부담이 되는 것 같았다.
패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
물론 하성이 현무의 입장이라고 해도 엄청난 부담일 것이다. 자신의 어깨에 모든 것이 걸려 있다고 하면 말이다.
제갈천이 나온다면 기대를 하지 않겠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이길 수도 있었기에 더욱 긴장이 되는 것이다.
20분이 순식간에 흘러갔다.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었다.
양쪽의 모든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고 사람들은 긴장을 한 채로 연무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회자가 말했다.
“5회전을 시작하겠습니다. 현무와 오세찬은 앞으로!”
“신진 고수인가.”
오세찬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었다.
과연 신진 고수가 치우의 사대천왕에 비견할 만할 것인지는 누구도 짐작할 수 없는 것이었다.
“시작!”
팟팟!
콰과과과광!
시작하자마자 사방으로 폭음이 터졌다.
그들의 움직임은 빠르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힘이 넘쳐흘렀다. 양쪽 모두 중검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쩍! 쩌저저적!
바닥이 갈라졌고 돌가루가 흩날리기 시작한다.
한눈에 보여도 저 일격에 맞으면 무사하기 힘들어 보인다.
백호가 감탄했다.
“과연.”
“대단한 실력이로군요.”
“누가 이길지 장담을 할 수 없겠습니다.”
손에 땀을 쥐는 경기가 아닐 수 없었다.
현무가 밀리는가 싶다가도 오세찬이 밀렸고 백중세를 유지하기도 하였다.
승부는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패하는 것은 아니겠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최후의 비기들을 사용하였다.
꿀꺽!
침이 절로 삼켜진다.
사방으로 내공이 펄럭거리는 가운데, 그들의 검이 허공에서 충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