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 returns RAW novel - Chapter 93
91. 암살자
서걱!
남자는 놀랍게도 하성의 공격을 피한 후에 단검으로 하성을 찌르려 하였다.
깔끔한 킬러의 솜씨다.
일반인들이라면 킬러의 칼에 당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하성이었다.
이런 삼류 무사에도 미치지 못하는 놈에게 당하지는 않는다.
‘어금니에 독단이라도 깨물고 있으려나?’
하성은 놈의 단검을 맨손으로 쳐 내며 생각했다.
그럴 공산도 있다고 여겼다.
하성은 그대로 놈의 뒷목을 쳐서 기절시켰다.
퍼억!
털썩.
놈은 비명조차 지르지 않고 쓰러진다.
실로 대단한 기술이었다. 사격술도 예사 솜씨가 아니었고 현대에서 받을 수 있는 훈련을 모두 받은 특수 요원의 느낌이 났다.
하성은 남자를 들쳐 업었다.
“그럼 조사를 해 볼까?”
하성은 암살자를 잡아 비밀리에 이송했다.
고문을 해서 배후를 밝혀내야 했기에 허름한 창고 안으로 옮긴 것이다.
이곳으로 고문 기술자가 당도했다.
주작대의 유재필은 고문에 일가견이 있다고 소문이 자자하였으며 실제로 고문할 일이 생기면 유재필이 나서기도 했다.
그는 하성에게 꾸벅 인사를 하였다.
“유재필입니다, 주인님.”
“고문 기술자시라고요?”
“남들보다는 잘하는 편입니다.”
“이자의 배후를 밝혀내야 합니다.”
“반드시 밝혀내도록 하겠습니다.”
유재필은 허리를 숙였다.
주작도 함께 나왔는데, 그녀는 믿어도 좋다고 말한다.
“유재필만 한 사람이 없어요.”
“바로 토설을 했으면 좋겠는데.”
“무려 주인님을 암살하는 일인데 쉽게 토설을 하겠어요? 아예 입을 막아 놓고 고문을 한 후에 시작하는 것이 낫겠어요.”
“유재필 대원의 실력을 보도록 하죠.”
유재필은 암살자를 깨우기 전에 아혈을 제압하였다. 아예 말조차 못 하도록 막아 버린 것이다.
물론 독단을 뽑아내기 위한 조치였다.
촤악!
유재필은 암살자의 얼굴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어나라.”
“으으으.”
놈은 일어나서 정면을 바라본다. 고개는 돌아가지 않았고 입조차 열리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에서 유재필이 펜치를 들었다.
치과에서나 쓰는 펜치로 이빨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끄아아아악!”
그야말로 막무가내다.
유재필은 놈이 자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그건 하성도, 주작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빨을 모두 뽑아낸 후에는 그 안에 소금을 쑤셔 넣는다.
“으으으.”
그러자 암살자는 그대로 기절을 해 버렸다.
“이상한데요?”
“그러게요.”
주작과 하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통의 암살자라면 이 정도 고통은 충분히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닐까.
유재필이 말했다.
“이놈, 이거 이상하네요.”
“계속하도록 하세요.”
“최소한 손발톱은 뽑고 시작하겠습니다.”
“그러세요.”
유재필은 암살자를 회에서 파견한 간자 정도로 취급하고 있었다. 회에서 파견한 간자는 죽을 때까지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에 맞춰서 생각을 하다 보니 조금 과하게 고문을 하는 감이 있었다.
그래도 고문은 멈출 수가 없는 것이었다.
유재필이 놈의 얼굴에 물을 끼얹는다.
“으으으.”
놈은 말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신음 소리만 낼 뿐이다.
유재필은 암살자의 손발톱에 바늘을 꽂아 넣었다.
“끄아아아악!”
“거참, 더럽게 시끄럽네. 암살자 맞냐?”
유재필은 머리를 긁적였다.
아직 고문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치우에서 상대방을 고문할 때에는 일단 이빨을 모두 뽑고 손발톱을 뽑은 후에 소금을 뿌리고 시작한다.
이렇게 해도 죽을 때까지 입을 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또한 대부분의 암살자들이 신음조차 내지 않았으니 눈앞의 상대는 엄살로 보였다.
바늘을 모두 꽂고 난 후에 다시 뽑는다. 그러고는 손발톱을 뽑았다.
“으으으! 으으으!”
놈은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하성이 손짓했다.
“뭔가 말하려는 모양입니다.”
“잠시만요. 소금만 뿌린 후에 아혈을 풀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으아아아아!”
비명 소리가 사방으로 메아리쳤다.
“엄살도 참.”
툭툭.
유재필은 놈의 아혈을 풀었다.
“살려 주십시오!”
“뭐야 이놈은?”
“고문 그만해 주세요!”
“배후가 누군지 말할 수 있냐?”
“뭐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거 수상한데?”
유재필은 눈살을 찌푸렸다.
암살자는 울상을 지었다.
유재필의 입장에서는 암살자가 뭐 이렇게 허술한지 의심이 되었고 암살자는 정말 살고 싶은 것이었다.
주작까지도 암살자의 말을 신용하지 않았다.
“벌써 입을 연다는 것이 말이 안 돼.”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아혈을 치고 고문을 한 후에 입을 열게 하도록.”
“알겠습니다, 단주.”
툭툭.
유재필은 암살자의 아혈을 쳤다.
다시 끔찍한 고문이 이어졌다.
미국에서 파견된 아젤라스는 정말 미칠 듯한 고문을 받고 있었다.
애초에 그는 용병이었다. 암살 의뢰는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아랍 연맹까지 폭넓게 담합을 하여 내려온 것이었다.
어차피 강대국들을 상대로 일개 사업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으므로 모든 것을 말하려 하였는데 놈은 말조차 나오지 않게 해 놓고서 고문을 하고 있었다.
미칠 듯한 고문이 이어진다.
이빨은 모두 뽑혔고 손발톱이 빠져나갔다. 여기에 소금을 뿌리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전기 고문이 시작되었다.
지이이이잉!
“끄아아아아악!”
실로 어마어마한 고통이다.
‘이런 미친놈들!’
그는 혀를 내둘렀다.
모든 것을 말한다고 했지만 믿지 않았다.
어디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이 틀림없다.
이제는 인두로 몸을 지지려 했다.
툭툭.
뭔가 목이 뻥 뚫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살려 주십시오!”
“살려는 줄게. 누가 시켰지?”
“미국과 러시아, 아랍 연맹!”
“웃기고 있군.”
“정말입니다!”
“그들이 담합을 했다고?”
“예!”
“쯧쯧.”
고문을 하는 남자는 혀를 찼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고문을 다시 시작해야겠군.”
“사, 사실입니다!”
“그런 기밀을 이렇게 함부로 불어도 되나? 최소한 죽기 직전에 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뜻이다.”
“그런 억지가!”
치이이이익!
“끄아아아악!”
다시 고문이 시작되었다.
미칠 것 같다는 표현이 딱 여기에 적당해 보인다. 놈들은 도대체가 고문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아젤라스는 또다시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
털썩.
“또 기절했습니다.”
유재필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고개를 젓는다.
벌써 세 번째 기절이었다.
회에서 나온 간자라면 죽을 때까지 단 한 번도 기절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입을 굳게 다물고 열지 않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최소한 회에서 파견된 놈은 아니라는 뜻이다.
주작이 말했다.
“정말로 의지가 약한 놈을 암살자로 보냈을까요?”
“글쎄요. 애매하군요.”
하성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역시도 암살을 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고문에도 면역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클라이언트와의 신뢰를 깨 버리면 장사를 하기 힘들다.
그런데 놈은 강대국들이 연합을 하여 암살 의뢰를 했다고 불었다. 이건 거짓말일 가능성이 농후했다.
이제 하성이 나서기로 한다.
“깨우세요.”
촤악!
찬물을 끼얹어 강제로 깨웠다.
암살자가 정신을 차렸다.
“이봐.”
“으아아아! 살려 주십시오!”
“죽이지 않아.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한다면.”
“하겠습니다. 무조건 하겠습니다!”
“너무 쉬워서 신뢰가 되지 않는데.”
“정말입니다! 저는 목숨이 더 소중합니다!”
“조금 더 고문을 해야 하나?”
“뭐든! 뭐든지 하겠습니다!”
“강대국들이 나를 암살하고자 했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지?”
“그야 석유 때문이지요!”
“역시 그런가. 석유를 캐서 팔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예!”
“그렇다면 증거 있냐?”
“네에?”
“놈들이 의뢰를 했다는 증거 있냐고.”
“모조리 차명 계좌로 거래를 했고 원래 이런 거래에는 증거를 남기지 않는 법이라…….”
“증거가 없다고? 그럼 믿을 수가 없지. 다시 고문해.”
“안 돼!”
치이이이익!
살이 타들어 가는 소리가 들렸다.
놈은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는데 일견 불쌍해 보이기도 한다.
주작이 말했다.
“놈은 기만책을 쓰고 있습니다.”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유재필은 3분 정도 고문을 하다가 인두를 바꾸었다.
“아무래도 한쪽 눈을 지져야겠습니다. 그리고 성기를 지져서 고자로 만들어 버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즈, 증거 있습니다!”
암살자의 피맺힌 절규가 울려 퍼졌다.
***
이제야 하성은 고문을 잠시 멈추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증거가 부실하다고 판단이 되면 곧바로 눈 한쪽을 없애 버리고 놈을 고자로 만들어 버릴 생각이었다.
암살자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말해 봐라.”
“계좌를 역으로 추적하시면 될 겁니다. 계좌 번호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육성 녹음 파일이 있습니다!”
“오호, 정말인가?”
“가끔 토사구팽을 당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그건 어디서 찾을 수 있지?”
“그건 이메일에 암호화가 되어 있습니다.”
“지금 바로 찾을 수 있나?”
“그건…….”
“고문 계속할까? 불알이라도 하나 없어져 봐야 정신을 차리려나.”
“됩니다! 바로 됩니다!”
암살자는 소리를 내질렀다.
하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 진즉에 이렇게 나오면 좋잖아? 왜 이렇게 일을 어렵게 만드는 거야?”
“크윽! 죄송합니다.”
암살자는 눈물을 흘렸다.
처음부터 말을 했다면 이빨과 손톱은 멀쩡할 것이다. 어차피 배신할 것이라면 일찍 배신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성은 노트북을 가져와서 무선 인터넷을 연결해 주었다.
“쓸데없는 짓 하면 그냥 불알은 없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라.”
“여부가 있겠습니까!”
놈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무리 암살자라고 해도 남성은 소중한 것이었다.
타닥! 타닥!
놈은 빠르게 이메일에 접속하였다.
파일 하나를 내려받아서 암호를 풀었는데, 몇 중으로 보안 장치를 해 놓은 것인지 그걸 푸는 데만 해도 30분이 걸릴 지경이었다.
이제 암호가 완성되었다.
“재생하겠습니다.”
-의뢰금은 500만 달러입니다.
“의뢰금이 꽤 많군요?”
-여러 나라에서 합작을 하는 것이니 많지요.
“각국에서도 따로 의뢰금을 내는 겁니까?”
-중동권과 러시아가 합쳐져 있습니다. 추후에 성공한다면 500만을 더 보내도록 하지요.
“알겠습니다.”
-반드시 성공하시기를 바랍니다.
재생이 끝났다.
“목소리의 주인공이 CIA 요원이라고?”
“그렇습니다. 제 단골 고객입니다.”
“단골 고객인데 이렇게 손쉽게 털어놓아도 되나?”
“강대국들이 손을 잡았습니다. 설마 그들에게 도전할 리는 없잖습니까?”
“음…….”
하성은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놈은 필사적이었다.
“정말입니다! 믿어 주십시오! 증거까지 이렇게 있지 않습니까?”
“좋다. 믿어 주도록 하지.”
“그럼 이제 풀어 주시는…….”
“그건 안 되겠다. 일이 끝날 때까지 감금되어 있어야겠지.”
“어디에 말입니까?”
“지하 감옥에.”
하성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암살자는 치우의 지하 감옥으로 끌려갔다.
설마 하였는데 일이 조금 복잡하게 되었다.
주작이 말했다.
“그냥 쓸어버리는 것이 어떤가요?”
“강대국들을요?”
“어렵지 않은 일이죠. 주요 인물들만 암살을 한다든가.”
하성은 고개를 흔들었다.
물론 치우가 나선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국가를 전복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한국과 전쟁이 일어난다.
백호가 나선다.
“핵 가방을 빼앗는 것은요?”
“……!”
하성과 주작이 동시에 놀람을 드러냈다.
핵 가방이란 언제라도 핵을 발사할 수 있는 원격 조작기를 말하는 것이었다. 대통령 경호실에서 챙긴다고 하며 부통령이 움직일 때에도 함께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대통령 혹은 부통령의 홍채 인식을 통하여 인증을 하고 원격으로 발사할 수 있다.
물론 핵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대외적인 압박용이었지 정말로 핵을 사용하려고 가지고 다니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핵 가방이라고 가지고 다니는 것이 정말 핵 가방인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핵 가방을 탈취하면 무슨 일이라도 도모할 수 있다는 무력시위나 다름이 없었다.
백호의 말은 그런 무력시위를 하자는 것이었다.
“각국이라면 어느 국가들을 말하는 건가요?”
“이 일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 아랍의 핵 가방이지요. 아랍권에는 이란 정도가 있겠군요.”
“좋습니다. 추진하죠.”
“바로 파견하겠습니다.”
하성이 직접 움직일 필요도 없었다.
무엇보다 이건 손쉬운 일에 속했다. 만약 하성이 회를 끌어들이고 세계를 전복시킬 음모를 꾸민다면 그리할 수 있을 만큼이나 치우나 회가 가진 힘이 막강하였다.
각국으로 요원들을 파견하였으니 정말로 핵 가방을 탈취하여 가져올 것이다. 하성은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미 CIA 본부.
CIA 국장 조지 랏슨은 방금 들어온 소식에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격에 실패했다고?”
“실패한 이후에 사로잡혔다고 합니다.”
“사로잡힌 이후에는?”
“어디론가 끌고 갔다고 하는데, 그 이상은 모르겠습니다.”
쾅!
“일 처리를 어찌하는 건가!?”
“설마 실패하리라고는…….”
라이언 요원은 고개를 푹 숙였다.
국익을 위해 한국의 임하성 회장은 없어져야 했다. 그리고 수소 에너지 사업을 백지화시킬 예정이었다.
석유 자원은 아직 캐지도 않은 채로 보존되고 있었다. 자원이 고갈되면 곧바로 알레스카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의 채취에 들어간다.
계속해서 석유가 공급되어야 하기에 임하성 회장을 암살하려 했다. 그 때문에 최고의 암살자를 보냈다.
그런데 그 암살자가 사로잡혀 버렸다.
“불지는 않겠지?”
“분다고 해도 그쪽에서 어쩔 도리가 없을 겁니다. 미국과 러시아, 중동권 국가들까지 참여를 하고 있는데 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으음.”
“다시 암살을 시도할까요?”
“사태를 주시하면서 시도한다. 한국에서 수소 에너지 사업은 어찌 되고 있나?”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는 중입니다.”
“빠르군.”
“이대로 한국에서 수소 에너지 사업이 성공한다면 미국까지 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막대한 손해가 예상됩니다.”
“각하께서는 뭐라 하시나?”
“어떻게 해서든 해결하라 하십니다.”
“그게 그 말이로군.”
“예, 임하성 회장을 없애라는 간접적인 지시나 다름이 없습니다.”
“일주일이라도 지난 후에 다시 암살자를 파견하도록 하지.”
“그리하겠습니다.”
존 크랙 미 대통령은 연설을 위해 마이애미로 향하고 있었다.
요즘 들어 존 크랙의 신경을 거스르는 존재가 있었다. 그는 바로 한국의 사업가인 임하성이다.
수소 에너지를 상용화시키려고 하였고 이미 한국에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었다.
과거, 임하성의 아버지가 수소 에너지 문제 때문에 죽었던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아들도 같은 이유로 죽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이번에 암살에는 실패했다.
“대단히 끈질기군.”
“곧 처리될 겁니다.”
비서실장 제임스가 확답을 했다.
이번에는 실패를 하였지만, 그건 실수에 지나지 않았다. 다음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끼기기긱!
갑자기 차량이 멈춰 선다.
“무슨 일이지?”
“괴한들이 나타났습니다!”
탕탕탕!
창밖에서 총 소리가 울려 퍼진다.
괴한들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는데, 인간이라고 볼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속도로 움직였고 총도 통하지 않았다.
존 크랙은 이 엄청난 광경을 두 눈에 담고 있었다.
“이건 대체?”
와장창!
그때, 방탄유리가 박살 나며 손이 쑥 들어온다.
경호실장의 손목에는 핵 가방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괴한은 가볍게 핵 가방에 연결되어 있는 고리를 잘라 냈다.
“어어엇!”
동시에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은 바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부아아앙!
그리고 존 크랙은 납치되었다.
그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자네들,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은가?”
“당신의 눈알을 파서 가져간 후에 핵을 워싱턴이나 뉴욕에 쏠 수도 있습니다.”
“…….”
존 크랙의 눈동자가 떨렸다.
이들은 정말 그러고도 남을 것 같았다. 무슨 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움직여 경호원들을 모두 처치하고 차량을 빼돌렸다.
물론 경찰들이 따라붙고 있었고 헬기들도 떴지만 이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하기야, 그 정도 움직임을 보이는 자들이라면 더한 짓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이러는 이유가 무엇인가?”
“정말 몰라서 묻습니까?”
검은 복면을 쓴 남자의 눈동자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순간적으로 존 크랙의 머리가 임하성에 대한 이야기로 회전하였다.
“서, 설마!”
“그 설마가 맞습니다.”
“그럴 수가…….”
실로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니까 임하성이 사람을 보내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죽이려 하였으니 대통령을 죽일 수도 있다는 협박 말이다.
“경고는 이번 한 번입니다. 총을 한 번 더 쏜다면 그때에는 당신을 비롯한 당신의 가족들을 몰살시키겠습니다. 혹시 멸문이라고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싸늘한 느낌이 존 크랙의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아, 사진이 들어오는군요.”
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전송되고 있었다.
충격적인 사실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까지 침투하여 사진을 찍어 전송하였다는 점이다.
존 크랙의 몸이 덜덜 떨렸다.
정말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격이었다.
“사람 목숨으로 함부로 장난치지 마십시오. 이번에 당신을 죽이려고 하다가 한 번 기회를 주기로 하였습니다. 알아서 처신할 수 있겠습니까?”
“자네들,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나?”
정면에서 경찰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었다.
“나중에 TV로 보시지요.”
“뭐어?”
퍼억!
존 크랙은 그대로 의식을 놓아 갔다.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서 그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창밖에는 수많은 공권력이 투입되어 있었지만, 괴한들은 유유히 그 틈을 가로질러 빠져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