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 returns RAW novel - Chapter 95
93. 신작 게임
게임에 접속을 하자 프롤로그부터 나온다.
메인 서버는 바로 옆 컴퓨터에 있었고 일단 하성과 유서화만 접속을 할 수 있도록 설정을 해 두었다.
프롤로그에서는 엄청난 그래픽을 자랑하는 동영상이 흘러나왔다.
“오호.”
“영화 수준이네요.”
이 정도면 영화에서 나오는 CG에 비견이 될 만했다.
프롤로그는 도입부로,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좌우하였다. 그 때문에 어떤 게임이라도 장엄하게 도입부를 깔아 두는 것이다.
하성과 유서화는 동영상부터 감상했다.
[아름다운 행성 지구.인간의 과학은 빠르게 발전하여 2230년, 항성 간 워프 게이트가 가능한 함선 제작에 성공한다.
웜홀을 통과하여 우주 도약이 가능해지자 식민 행성 건설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인간의 영역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외계 종족 바스란.
초고도 사이오닉 에너지로 함선을 운용하는 바스란은 호전적인 종족이었다.
지금 이곳에서 인류 연합과 바스란의 전쟁이 시작된다.]
“으음.”
“괜찮은데요?”
“상상 이상이네요.”
짧고 간단하면서도 강렬한 영상들이었다.
영상은 가히 아름답다고 표현을 해도 될 정도였다.
이런 강렬한 영상으로 광고를 한다면 꽤나 많은 유저들이 가입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가입 이후에 게임성을 따져야 한다.
프롤로그 부분만 장엄하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게임성이 바탕이 되어야 유저들이 게임을 한다.
재미가 없으면 게임을 탈퇴하고 삭제한다.
하성만 해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이야 너무 바빠서 게임을 할 시간도 없지만, 가끔 게임을 PC에 깔아서 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후반까지 쭉 재미가 없으면 그냥 삭제를 해 버린다.
다른 유저도 그럴 것이다.
“우주 전쟁이라.”
“꽤 특이하네요.”
그러니까 우주에서 함대를 이끄는 수장이 유저이다.
우주에는 수많은 행성들이 있었고 함대를 이끄는 유저는 식민 행성에 도시를 건설하고 그곳에서 인력과 물자를 공급받아 전쟁에 돌입한다.
3D로 구현을 하였으며 현재의 기술로 보았을 때에는 꽤나 파격적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띠링!
모니터에 아름다운 요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꽤나 그래픽이 좋았는데 웬만한 PC로 구동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까지 들었다.
지금은 2002년이었고 PC의 사양도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어쨌든 지금은 유저들의 걱정보다는 게임 자체의 재미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함장님, 접속을 환영합니다. 그럼 함포 개발부터 시작을 해 볼까요?]하성은 함포 개발 버튼을 눌렀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텟을 분배하세요.]스텟은 일반적인 게임과는 많이 달랐다.
함포 체력, 핵융합 에너지, 운용 능력 등으로 구성이 되었고 포인트는 레벨 1당 하나다.
스텟을 분배하자 곧바로 요정은 전쟁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이것이 튜토리얼인 것 같다.
화면이 바뀌었고 인터페이스를 설명한다.
게임에서 튜토리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물론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게임의 조작법이 어렵다면 곧바로 탈퇴를 한다.
게임을 깔았다가 튜토리얼이 어려워서 그냥 삭제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런 꼴이 나지 않으려면 쉽고 간단하게, 짜증이 나지 않게 설명해야 한다.
물론 보상도 충분해야 한다.
요정이 말했다.
[이곳이 필드입니다. 필드는 우주 해적과 바스란 종족 함대, 노예 상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필드에서 사냥을 하여 레벨 업을 하세요!]간단하게 조작을 해 본다.
함대는 모함과 구축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모함은 한 대, 구축함은 5대가 함께 다니는데, 각각 레벨 업을 할 수 있다. 모함을 제외하고 구축함들은 유저 간에 거래가 가능하다.
그러니까 최근 나온 RPG 게임에 비교를 하면 모함이 본 캐릭, 구축함들이 용병 정도로 비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필드에서 클릭을 하자 전투 화면으로 넘어간다.
전투 화면으로 전환이 되자 그 안에서 적 모함과 구축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니까 몬스터를 클릭하면 전투 장소로 이동하여 전투를 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펑! 펑펑!
튜토리얼이었기에 간단하게 적이 처치되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이제 식민 행성으로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화면이 전환되었다.
식민 행성이란 유저가 가진 도시라고 보면 되었다.
이곳에서 자원을 사용하여 도시를 발전시키고 인력을 뽑아 차출하거나 보급을 받는다.
맵도 넓어서 자원이 수도 없이 들어갈 것 같았다.
“약탈도 할 수 있나 봐요.”
유서화가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성 역시도 꽤나 흥미를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전혀 새로운 시스템이다. 아마 출시를 하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
도시 건설 탭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진다.
[식민 행성에서는 사냥과 자원 채집, 퀘스트 완료 등을 통하여 얻은 자원으로 건설을 할 수 있습니다. 추후 행성 보호가 풀리면 상대 종족의 약탈도 이루어지니 최대한 빠르게 건설을 하여 적들을 막아 보세요!]“약탈 시스템이라. 괜찮은데요.”
“그리고 초보자 보호도 있어요. 초보자 보호가 풀리기 전까지는 약탈을 받을 수 없게 설정되어 있네요. 물론 약탈을 할 수도 없지만요.”
“괜찮아요. 아주 괜찮아요.”
방대한 시스템에 즐길 거리가 있었다.
게임이 망하는 이유는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해도 할 일이 없으면 망한다. 단순히 레벨 업만 하고 장비만 올린다고 다가 아니었다.
한국에서 유명한 MMO RPG 리X지의 시스템은 간단하기 그지없었지만, 그 안에 유저들의 세계가 존재한다.
혈맹 시스템으로 인하여 유저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나갔다. 그 정도 힘이 없다면 게임 내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행성에 농지와 공장, 주거지 등을 건설한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는 자원이 부족해지기 시작한다. 아무리 발전을 하려고 하여도 자원이 없어 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쉬움이 드러날 때 즈음에 퀘스트 창이 떴다.
[연합 사령부에서 지령이 내려왔어요! 바스란과 형성된 서부 전선으로 지원을 가라는 명령이에요. 앞으로 3일 후에 출발이니 그때까지 철저하게 대비를 해야 합니다.]“대규모 전쟁이라.”
한참 동안 게임에 빠져 있었는데, 유서화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디 가세요?”
“이제 밥 먹을 때가 되어서요.”
“그냥 컵라면이나 먹죠?”
“아무리 그래도…….”
유서화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현모양처를 지향하는 그녀였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남편의 밥은 챙겨 줘야 한다는 강박 관념 같은 것이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
그런데 라면이라니.
하성은 어깨를 으쓱였다.
“저 라면 좋아합니다.”
“남편이 겨우 라면으로 밥을 때우면 제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요.”
“괜찮다니까요. 요즘 하도 집밥만 먹어서 라면을 먹었으면 하네요.”
유서화는 하성에게 도시락까지 챙겨 주는 여자였다.
지금은 유서화도 대학생이고 회사 일도 바빠서 가끔은 도시락을 싸 주지 못하였지만, 웬만하면 도시락을 싸 주었다. 함께 살지 않을 때도 말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인스턴트가 그리울 때가 있었다.
누가 들으면 배가 불렀다고 하겠지만, 최소한 하성에게는 그랬다.
유서화는 그래도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 편의점에서 볶음 김치를 사 왔다. 그리고 근처 식당에서 반찬까지 사 왔다.
‘이러면 PC방의 낭만이 없어지는데.’
하성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도 간만에 컵라면을 먹으니 살 것 같았다.
컵라면이 거의 다 비워져 갈 즈음에 개발이사 안상진이 이곳을 찾았다.
“회장님! 식사 맛있게 하셨나요?”
“물론입니다. 간만에 라면을 먹었네요. 항상 집밥만 먹다 보니까요.”
“하하하! 사모님이 내조를 잘하시는 거죠.”
“그런데 어쩐 일로?”
“지금까지의 감상을 듣고 싶어서 왔습니다.”
***
감상은 물론 ‘훌륭하다’였다.
하지만 이곳은 회사였고 이제 태진게임이 될 한빛게임은 대기업 소속이다. 재미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안상진이 원하는 것은 미흡한 부분이었다.
‘아직 미흡한 부분은 없는데.’
하성은 고심에 잠긴다.
유서화도 딱히 지적할 부분이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역시나 사양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사양이 너무 높지 않을지.”
“높죠.”
“그럼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힘들지 않을까요?”
“아직 최적화 작업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뛰어난 그래픽을 갖추면서도 사양은 최소한으로 맞춰야만 합니다. 그 작업을 하고 나면 많이 괜찮아질 겁니다.”
“그래도 사양이 높겠네요?”
“네, 아무래도요. 하지만 과거의 PC로는 3D 기술을 구현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하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상진의 말대로 구닥다리 컴퓨터로는 다소 미흡한 게임만 구현할 수밖에 없었다. 최신 게임을 구형 컴퓨터로 구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앞으로 15년 정도가 흐르면 PC의 사양이 발전하여 다소 오래된 컴퓨터로도 최신 게임을 소화할 수 있는 날이 온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현재 PC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이렇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으니 과거의 기준에 맞춰 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 안상진의 설명이었다.
“게다가 출시까지는 한참 시간이 걸립니다.”
“그렇겠군요.”
최소한 몇 개월에서 늦게는 몇 년까지 제작이 길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사이에 PC 기술은 발달한다.
그에 맞춰 작업을 하려다 보니 다소 무리가 있는 사양을 처음에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모두 설명이 되었다.
“이해되었습니다.”
“하하! 쉬시는데 죄송합니다. 이것도 일이다 보니까요.”
“저도 반쯤은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하성과 유서화는 ‘우주 전쟁’의 첫 번째 유저였다.
특히나 하성은 경영에 일가견이 있다고 소문이 자자하였으므로 안상진의 입장에서는 꽤나 긴장이 되었을 수도 있었다.
어쨌거나 첫 느낌은 합격이다.
“그럼 이만.”
“수고하세요.”
안상진이 사라지자 하성과 유서화는 다시 PC 앞에 앉았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네!”
유서화는 오늘의 데이트가 꽤나 만족스러운 모양이었다.
게임에 들어가자 민란이 발생했다는 창이 떴다.
띠링!
[행성 내에 민란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들은 높은 세금을 성토하며 총을 들었습니다. 어떤 선택을 내리겠습니까?]1. 무력 진압
2. 세금 10% 인하
“으음.”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게임 내에서는 이런 선택들이 모여 향후 식민 행성의 성향을 좌우하게 된다.
하성은 1번을 선택했다.
띠링!
[무력 진압을 완료하였습니다. 시민들의 충성도가 20 하락했습니다. 생산량이 10% 감소합니다.]“뭐 이 정도는.”
그래도 세율은 떨어지지 않았다. 이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서화는 2번을 택했다.
그녀의 컴퓨터를 바라봤다.
띠링!
[세금을 인하하였습니다. 생산량이 10% 증가하였습니다.]“이거 뭔가 억울한데요.”
“뭐가 옳은 선택이라 볼 수는 없는 것 같네요. 생산량이 10% 늘어난 것이지 세금이 10% 늘어난 것은 아니니까요.”
“그건 그렇습니다만.”
“정말 유저의 성향에 따라서 통치 방식이 변하게 되고 종국에는 게임 내의 스킬에도 영향을 미치겠네요.”
“시스템을 잘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러게요.”
하성과 유서화는 서로 감탄을 하며 게임을 했다.
시스템이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짜인 게임은 매우 드물었다.
민란이 진압되자 메인 퀘스트가 진행되었다.
이제 곧 있으면 바스란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아마 이것도 튜토리얼 형식으로 진행이 될 것 같았다.
행성을 떠나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럼 전쟁을 떠나 볼까요?”
“네!”
그들은 철저하게 준비를 한 후에 워프 게이트를 가동시켰다.
지금부터는 동맹을 맺을 수가 있었는데, 동맹이라는 것은 즉, 파티를 말하는 것이다.
파티를 맺어 종족 대항전을 할 수 있었고 첫 번째 메인 퀘스트에는 반드시 참여를 해야 하지만 그 이후에는 자유였다.
하지만 종족 대항전에서 승리하면 많은 보상이 주어졌으므로 많은 유저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전선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전쟁이 시작되고 있었다.
하성과 유서화가 맡은 구역은 서부 전선의 끝이었다.
띠링!
[적들을 격파하세요! 격파한 횟수에 따라 보상이 달라집니다.]지금은 적들이 모두 NPC다.
게임을 오픈하고 난 후에도 상당 부분을 NPC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유저가 많아지면 NPC가 등장하는 횟수가 줄어들어 갈 것이었다.
대규모 전쟁은 정신없이 진행되었다.
사방이 적이었고 또한 아군이기도 했다.
그 안에서 적들과 교전을 한다.
그래도 적들을 클릭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교전을 하였기에 뒤통수를 맞을 염려는 없었다.
유서화가 말했다.
“확실히 이런 난전에서 필드에서 직접 사냥을 하면 컴퓨터가 버티지를 못하겠네요.”
“그것이 한계죠.”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현재 PC 기술로는 실시간 전투를 구현할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부득이하게 이런 방법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정도가 지나면 실시간 전투 방식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전쟁은 30분 정도가 진행되었다.
띠링!
[적 격파 횟수: 12회] [전공에 따라서 보상이 적용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미스릴 54,221을 획득하였습니다!] [가스 53,211을 획득하였습니다!]“오오!”
“좋네요!”
하성과 유서화는 동시에 흥분했다.
대규모 전투를 한 번 치르고 나니 도시를 발전시킬 수 있을 만큼의 자금을 얻게 된 것이었다.
갑자기 흥미가 확 쏠린다.
이대로 밤을 새워도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제 도시 발전을 하러 갈까요?”
“네!”
하성과 유서화는 게임에 더욱 깊게 빠져들어 갔다.
타닥. 타닥. 타닥.
하성과 유서화는 완전히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와 탄식, 함성이 흘러나왔다.
유서화와 하성은 동맹을 맺고 사냥을 다녔고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서로의 행성에 대한 무역 시스템도 존재하였기에 지루하지 않게 게임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지루할 틈이 없었다.
퍼뜩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바깥에서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이런!”
“왜 그러세요?”
“해가 지고 있습니다.”
“어머!”
유서화도 갑자기 민망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오늘 데이트는 게임으로 한정하기는 했지만, 하루 종일 게임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하다 보면 질려서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해가 떨어졌다.
꼬르르륵!
저녁이 왔음을 깨닫자 배도 고파 왔다.
“서화 씨, 배고프죠?”
“솔직히 조금 그래요.”
“레스토랑에 가죠.”
“네!”
그들은 드디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PC룸을 나오자 안상진과 개발 팀이 눈에 보였다. 그들은 아직까지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야근을 하려는 모양이다.
안상진이 하성을 발견했다.
“회장님!”
“안 이사님.”
“오늘 어땠나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습니다.”
“게임이 마음에 드셨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기대 이상입니다. 어떻게 게임을 이런 식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회장님께서 초안을 발의하신 ‘파멸의 왕좌’에 비한다면 조족지혈입니다. 그만한 중독성은 아무리 노력해도 만들어 낼 수 없었습니다.”
“험험, 지금도 충분합니다.”
그는 하성에게 지적 사안을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딱히 지적할 부분이 없었다. 사양의 문제는 아까 말을 했던 대로 최적화가 진행되지 않았고 추후에 PC 기술이 점점 더 발달할 것이기에 태클을 걸 수가 없는 문제였다.
그렇다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게임이다.
“앞으로 종종 와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일주일 단위로 오셔도 됩니다. 앞으로 챕터가 계속 나올 예정이거든요.”
“지금까지 만든 챕터는 끝인가요?”
“레벨 업을 하고 사냥을 해서 도시를 발전시킬 수는 있습니다. 무역과 약탈을 하실 수도 있고요. 하지만 퀘스트는 더 이상 진행이 안 됩니다. 아직 제작 중에 있거든요.”
“아아, 그렇군요.”
신작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미완성이다.
하성으로서는 아쉬운 감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또 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다음 주에 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다음 주에도 오죠.”
“약속입니다.”
하성은 유서화를 바라본다.
“저도 좋아요.”
하성과 유서화는 안상진의 신신당부를 받으며 회사를 나왔다.
그들은 레스토랑으로 향하며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얼마나 게임에 중독성이 있는지 눈을 살짝 감으면 함대가 머릿속을 둥둥 떠다닐 지경이었다.
단언컨대 이렇게까지 몰입감이 있는 게임은 지금까지 없었다. 게임에 어느 정도 면역이 있는 하성이 이럴 지경이라면 유서화도 상당히 게임에 빠져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성이 말했다.
“다음 주에 또 올 거죠?”
“그럼요! 저는 좋아요.”
“후후, 그럼 다음 주에도 이곳에서 데이트를 하도록 하죠.”
“저는 콜이에요.”
좋은 게임이 탄생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