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107
105. 신성 (3)
「12층 대기실에 입장하셨습니다.」
「도전자 한성윤의 시련 관측 제한이 해제됩니다.」
「시스템이 확장됩니다.」
「시련의 탑에 지구 차원이 정식 등반 차원으로 등록됩니다.」
「정식 등반 차원 등록의 혜택으로 차원 침략에서 어느 정도 보호됩니다.」
「이제 다른 차원의 도전자는 지구 차원으로 이동할 시 페널티를 짊어집니다.」
「정식 등반 차원 등록의 혜택으로 선구자 이외의 도전자도 후광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
대기실에 들어오자 새롭게 시스템이 확장된다는 메시지들이 주르륵 떠올랐다.
“정식 등반 차원 등록이라니…….”
설마 아레스니 무림이니 하는 차원이랑 같은 수준에 올랐다는 의미일까…….
어찌 되었든 간에 내게는 상당히 큰 이득이라 볼 수 있는 시스템 확장이었다.
‘군소 차원이라서 차원 침략에 상당히 취약했는데…….’
이제 남궁혁 같은 이계의 도전자는 쉽게 지구 차원으로 오지 못할 터다.
여태까지는 페널티가 없었지만 방금 ‘정식 등반 차원’으로 등록되며 차원 침략에서 보호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에 내가 안심하고 있자니 이내 망막에 또 새로운 메시지가 맺혔다.
「관리자 ‘철혈의 군주’가 귀환한 계약자를 보며 무사했냐며 안도합니다.」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울먹거리며 계약자의 상태를 살핍니다.」
이번에는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는 시스템 메시지가 아니라 관리자의 메시지였다.
그제야 나는 머릿속에 섬광처럼 증명의 신이 했던 말이 스쳐 가는 걸 느꼈다.
―유사 신격, 그러니까, 탑에서 부르는 말로는 ‘관리자’라고 하던가? 탑과의 계약 하에 유사 신성을 획득한 존재냐고 묻는 거다.
그렇다.
현재 나의 상태를 걱정하고 있는 이 관리자들은 일종의 신격이었다.
물론 증명의 신이 한 말에 따르자면 진짜 신격은 아니고 유사 신격인 모양이지만…….
그렇다고 한들 관리자들이 일종의 신성(神聖)을 품은 존재라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
권능이라 불리는 관리자의 생전 능력을 살 수 있게 하는 시스템 또한 증명의 신전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정말 ‘신의 권능’일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런 걸 생각해 보면 관리자가 유사 신격이라는 증명의 신이 한 말은 거짓은 아니야.’
완전히 탑의 초입에 있을 즈음에는 진짜 관리자들이 신이 아닌지 생각해 본 적은 있다.
‘그렇지만 그때랑은 완전히 상황이 달라졌지.’
이제 나는 탑이 자의식을 가진 일종의 격 높은 존재라는 걸 알게 되었다.
유사 신격이라고 해도 탑을 오르던 도전자를 신격으로 부활시킬 정도라니…….
신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이 탑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관리자를 만들고 도전자를 육성하게 하는 것일까.
그리고―.
‘도전자를 이 탑의 끝에 다다르게 해서 뭘 어쩔 셈이지?’
시련의 탑은 어째서 도전자를 탑의 끝에 올라오게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물론 그 모든 질문은 내가 곰곰이 생각해서 답을 알아낼 수 있을 만한 건 아니었다.
그러니…….
「관리자 ‘철혈의 군주’가 당신을 관리자 영역으로 초대합니다.」
이제부터 서서히 진실을 알아 갈 심산이었다.
이 탑의 끝에 다다르게 될 나를 위해서라도.
***
눈을 뜨자 보인 것은 새하얀 검의 무덤이었다.
방금 받은 두 개의 초대 중 내가 받은 건 철혈의 군주가 보낸 초대였다.
어쨌든 간에 철혈의 군주는 나와 첫 계약을 맺은 존재이며 사도 계약까지 한 관리자였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제일 먼저 그녀에게 물어보는 게 옳은 절차일 터다.
아마도.
“…….”
「철혈의 세계에 입장했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진 관리자 영역도 이제는 상당히 묘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관리자 영역도 신의 영역이랑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관리자라는 게 유사 신격이라는 사실을 알아서 그런 거 같은데…….
아무래도 관리자랑 연관된 모든 것을 신이랑 연관 짓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
그러나 나는 곧 생각을 멈춘 채 눈이 쌓인 정원을 가로질러서 오두막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한성윤!”
오두막에 들어가는 동시에 철혈의 군주가 내게 성큼성큼 걸어왔다.
은발을 찰랑거리며 다가온 철혈의 군주는 이례적으로 크게 흥분한 상태였다.
“어디 크게 다친 곳은 없었나……!? 증명의 신이 저주를 내렸다거나 그런 건 없겠지!?”
늘 냉정하고 침착한 듯이 보였던 철혈의 군주였지만…….
신에게 강제로 자신의 계약자가 소환되었던 게 크게 걱정되었던 모양새.
그에 나 또한 방금까지 품고 있던 의문이 좀 희석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철혈의 군주에게 거의 심문하듯 물음을 속사포로 건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격렬한 걱정을 보내는 걸 보고 있자니 부정적인 감정은 꽤 희미해졌다.
상당히 의외인 일면을 보아서 혼란스럽다고 해야 할까?
“어……. 별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말로 그런 건가? 숨기는 건 아니고?”
“아니, 애초에 그런 걸 왜 숨기겠습니까.”
저주 같은 걸 받을 새도 없었다.
증명의 신은 모습도 드러내지 않은 채 나랑 대화를 나눴고.
심지어 그마저도 상당히 짧은 시간 동안만 이루어졌을 뿐이다.
그 사실을 나는 철혈의 군주에게 전달했다.
“증명의 신이랑은 원만하게 대화만 했습니다.”
“……하긴, 증명의 신도 탑 내에 있는 도전자를 함부로 대할 순 없었겠지.”
최대한 내가 침착하게 설명하니 곧 철혈의 군주도 흥분을 가라앉혔다.
“……크흐음. 어쨌든 간에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군.”
철혈의 군주는 귀를 붉히더니 이내 발을 돌려서 탁자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자세한 이야기는 그대도 서 있기 불편할 테니 앉아서 하지.”
중세 시대 집무실을 빼닮은 오두막이라 그런지 철혈의 군주와 꽤 분위기가 잘 어울렸다.
“알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말하고는 탁자 옆에 있는 소파로 다가가서 앉았다.
그러자 이어서 철혈의 군주는 미간을 좁히며 나를 바라보더니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11층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 주기는 했다만……. 설마 신이 흥미를 보일 줄은 몰랐는데.”
정말로 증명의 신이 개입할 줄은 몰랐다는 듯한 반응에 나는 바로 입을 열었다.
“원래 시련에는 신이 개입하지 못하는 게 정상인 겁니까?”
“대부분은 그렇지. 이번이 특별한 상황이었을 뿐이다.”
“…….”
“본래 다른 차원의 신들은 탑 내의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힘들다.”
“그럼 이번에 저를 관찰하고 신의 영역까지 소환한 건 어떻게 된 겁니까.”
“시련의 진행 장소가 증명의 신전이었으니……. 재현된 가짜라고 한들 스스로의 신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은 없지.”
“신전이라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거네요.”
이로써 기본적인 의문은 어느 정도 풀렸다.
11층처럼 신이 간섭하는 시련은 정말로 특별한 케이스고.
이후에 있을 시련에서는 신이 멋대로 간섭할 수 없을 터다.
거기까지 알게 된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내 철혈의 군주를 바라보았다.
“묻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겠습니까?”
이제 서로 어느 정도의 의문을 해소했으니 본론으로 가기 위함이었고.
“당연한 것을……. 사도 계약까지 맺었으면서 조심스럽군. 좀 더 편하게 대해도 된다만…….”
그에 철혈의 군주는 어울리지 않게 툴툴거리듯 긍정을 표했다.
‘무엇을 물어봐야 할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물어보고 싶은 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어째서 시련의 탑이 지성이 있는 것처럼 내게 기대한다고 시스템 메시지를 보냈는지.
어째서 시련의 탑이 유사 신격이라 불리는 관리자를 만들어서 도전자를 키우게 하는지.
어째서 증명의 신이 뜬금없이 이제 다른 신들이 나를 적대할 거라 했는지.
그 외에도 따지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궁금한 점은 많았지만…….
수많은 의문 중에서도 제일 먼저 물어봐야 할 것은 따로 있었다.
“탑이 제게 당신을 통해서 이루려고 하는 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까?”
***
11층 시련의 끝에서 증명의 신은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유사 신격의 사도로 삼아서 ‘진짜’를 만들어 낸다, 라……. 과연, 그렇게 된 거였나. 이해했다. 도전자 한성윤. 너는 평범한 존재가 아니군.
증명의 신은 내가 마치 관리자를 통해서 육성되는 특별한 존재인 것처럼 중얼거렸다.
그때 들은 ‘진짜’라는 것이 무슨 개념인지는 아직도 잘은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탑은 내게 관리자를 통해서 무언가를 이루려 하고 있다는 거다.
그 탓에 나는 한 가지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고 생각해 냈다.
‘바로 철혈의 군주랑 백학검선이 나를 속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
물론 철혈의 군주랑 백학검선은 내게 강한 호의를 보이는 상태이고.
동시에 나를 통해서 스스로의 비원을 성취하려고 하고 있기에 큰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그 비원도 곧 탑이 이루어 주는 것이라 생각해 보면 찝찝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나는 더 고민하지 않고 철혈의 군주랑 백학검선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탑의 의도를 알고 있고 여태까지 모른 척하며 나를 속여 온 것이냐고.
그리고…….
“그대의 질문은 탑이 관리자를 통해서 도전자에게 바라는 게 있냐는 것인가?”
그런 나의 물음에 철혈의 군주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그렇게까지 포괄적인 개념은 아니고 저에게 바라는 게 있냐는 겁니다.”
“모른다. 아니, 애초에 한 명의 도전자에게 탑이 바라는 것이 있을 리가…….”
“……?”
“탑의 의도는 그 누구도 읽을 수 없다. 그건 관리자라고 해서 다를 것도 없지.”
“그럼 탑이 제게 무언가를 바라고 있는 건…….”
“있을 수 없다. 탑은 이제까지 스스로의 목표를 도전자에게 알려준 적이 없거든.”
그렇게 말한 철혈의 군주는 손으로 고운 턱을 매만지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탑이 한 명의 도전자에게 특별히 바라는 바가 있다는 건 더 말도 안 되는 것이고.”
하지만 나는 확실하게 탑이 내게 무언가를 바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게 다 거짓이었을 리는 없어.’
탑은 내게 기대하고 있다고 했고, 증명의 신은 탑이 재밌어졌다며 흥미롭다는 듯 굴었다.
증명의 신이 탑에 대해서 말했던 것은 대부분 사실일 터다.
그 사실을 내가 말하기도 전에 철혈의 군주도 그러한 나의 기색을 읽었는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대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누군가에게 들은 게 있는 모양이지.”
“그렇습니다. 증명의 신이 탑이 제게 바라는 게 있다는 듯 말했습니다.”
“신……! 과연, 그래서 그런 물음을 건넨 것인가……!”
철혈의 군주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바라보았다.
“……탑의 의도와는 별개로 내가 관리자로서 따로 받은 지령은 없었다.”
“그럼 탑이 제게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는 건 몰랐다는 겁니까.”
“그렇지. 대부분 관리자라는 것은 탑의 지령을 묵묵히 수행할 뿐이니.”
“…….”
“어째서 그대가 내게 그런 질문을 건넸는지는 알 거 같다만……. 나 또한 탑에 종속되어 있을 뿐이다. 알 수 있는 것은 없지.”
“그렇습니까…….”
그에 나는 안도하는 동시에 약간의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좀 더 탑에 대해서 관리자가 아는 게 있었다면 손쉽게 의문을 해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물론 그런 아쉬움은 곧 뒤로 제쳐 둔 채 나는 이어서 또 다른 의문점을 입에 담았다.
“그러고 보니 증명의 신이 관리자는 탑과의 계약하에 유사 신성을 획득한 존재라고 하던데 그건 또 뭡니까?”
“유사 신성이라……. 일종의 불멸성 같은 것이지. 탑이 정 해주는 칭호를 신명으로 삼아서 신이랑 비슷한 존재가 되는.”
“…….”
“사망한 도전자를 다시 되살리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방식이다. 물론 유사 신격이라고 한들 진정한 신격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그럼 혹시 저도 불멸성을 갖출 수 있는 겁니까?”
“불가능하다고 해 두겠다. 그대의 심장에 깃든 신성력은 불멸성을 갖출 자격이 없다. 탑과의 계약을 거치지 않으면 불멸성은 획득할 수 없겠지.”
철혈의 군주가 이어서 설명하는 걸 묵묵히 들으며 나는 이내 유사 신격이 생각보다 그렇게 대단하지 않음을 눈치챘다.
‘불멸성이라는 걸 빼면 그냥 도전자랑 다를 바가 없는 거 같은데.’
물론 불멸성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건 엄청난 메리트이겠지만…….
증명의 신은 고작 눈을 한 번 떠서 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죽이기 직전까지 갔다.
그뿐만이 아니라 신성력을 소모해서 강제로 나를 신의 영역으로 초대하기도 했고.
그런 것을 생각해 보면 여러모로 진짜 신격과 유사 신격은 서로 간의 간극이 꽤 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중한 기색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물어볼 게 있습니다.”
“무엇이지?”
“이전에 이루고 싶은 비원이 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랬지.”
“백학검선은 비원이란 것이 곧 탑이 관리자에게 하사한 권리라고 했습니다.”
“…….”
“사도 계약을 맺은 도전자를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했고요.”
“그런가……. 벌써 그 녀석이 그대에게 비원에 대해서 다 풀어 놓은 모양이군.”
철혈의 군주가 이제 더 숨길 수 없겠다는 듯 씁쓸히 웃는 걸 보며 나는 말을 이었다.
“어째서 제게 그때 비원이 무엇인지 다 말해 주지 않으신 겁니까?”
방금까지 던졌던 물음과는 다르게 이 부분은 내가 순수히 품은 의문이었다.
어째서 백학검선과는 다르게 철혈의 군주는 내게 비원의 정체를 숨겼는지.
‘물론 말하는 걸 보니 따로 나를 속일 생각은 없었던 거 같기는 한데…….’
잠깐의 침묵이 이어진 뒤에야 철혈의 군주가 물음에 대답했다.
“……그대에게 비원에 대하여 설명하지 않은 이유는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여전히 씁쓸하기 짝이 없는 웃음을 지은 채로.
그 말에 나는 어이가 없어졌다.
두려움이라니?
“그건 또 무슨…….”
“그대는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고, 지나칠 정도로 성장에 집착하고 있다.”
“……?”
“그래서 불나방처럼 비원의 시련에 억지로 성장하기 위해서 도전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그게 두려웠다는 겁니까?”
그 말에 철혈의 군주는 어울리지 않게 살짝 부끄러운 듯 살짝 고개만 끄덕였다.
‘아니, 아무리 내가 성장에 집착하고 있어도 그렇지…….’
어쩐지 다른 이들은 나를 성장에 미친 광인처럼 대하는 모양새인데.
정작 나로서는 그렇게까지 성장에 몸을 내던지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정말 죽지 않을 정도로만 몸을 굴렸고, 실제로 죽지 않고 여기에 살아 있는 게 그 증거다.
하지만 철혈의 군주는 이어서 내가 그 생각을 그대로 말하자 눈을 찌푸리며 부정했다.
“그런 사고방식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죽지 않을 정도로 몸을 굴리고 있으니 괜찮다는 것. 그대는 스스로를 모르는 사이에 궁지로 몰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그 말에 나는 동의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모든 걸 긍정하지는 않았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제게는 재능이 없습니다.”
“…….”
“남들처럼 안전 범위 내에서 노력하는 건 성장에 정체를 불러올 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재능이 없다고? 그럴 리가.”
“……?”
또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지 내가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하는 찰나에.
“그대는 재능이라는 것을 대체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머지않아서 얼마나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철혈의 군주는 이어서 칼날처럼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왜냐하면…….”
심지어.
“12층 시련은 자기 자신과의 투쟁이니까.”
생각하지도 못한 12층 시련의 내용을 포함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