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114
112. 중간 결산 (3)
「도전자 ‘한성윤(僞)’의 사령을 흡수하여 영구적으로 능력치를 상승시킵니다.」
「근력이 10 상승했습니다.」
「민첩이 10 상승했습니다.」
「체력이 10 상승했습니다.」
「마력이 10 상승했습니다.」
「내구가 10 상승했습니다.」
최근에는 겪은 적이 없는 두 자릿수를 넘어가는 능력치의 상승 폭은 물론이고…….
「도전자 ‘한성윤(僞)’이 보유하고 있던 스킬 중 한 가지를 흡수합니다.」
「스킬 ‘섬전검기閃電劍氣(B)’를 습득합니다.」
「스킬 ‘섬전검기閃電劍氣(B)’를 습득하고 있으므로 스킬의 숙련도를 병합합니다.」
「스킬 ‘섬전검기閃電劍氣(B)’의 숙련도가 100%에 도달했습니다.」
「스킬 ‘섬전검기閃電劍氣(B)’의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같은 스킬을 흡수하게 되며 섬전검기의 스킬 등급을 올라간 것도 충격적이었지만…….
그러한 자잘한 성장들은 제쳐 두고 나는 오로지 아래에 있는 문구에만 집중했다.
「도전자 ‘한성윤(僞)’의 사령은 도전자 ‘한성윤’과의 영혼 구성이 완벽히 일치합니다.」
「권능 ‘신성력’이 조건을 만족하여 활성화됩니다.」
「신성 추출을 시도합니다.」
여태까지 한 번도 활성화되지 않았던 신성력의 권능이 활성화되었다.
심지어 네크로맨시의 사령 흡수에 응답하는 예상하지 못했던 형태로.
「신성 추출 성공.」
「권능 ‘신성력(C+)’의 등급이 ‘신성력(B-)’의 등급으로 성장합니다.」
「권능 ‘신성력(B-)’을 통해서 신성 변환 및 신화 축적이 가능해집니다.」
“…….”
신성 변환이니 신화 축적이니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의 나열이었지만…….
마치 살아 있다는 듯 심장을 두드리는 신성력에 나는 이 변화의 정체를 눈치챌 수 있었다.
‘설마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건가……?’
본래는 이번 층에서 철혈의 군주든 백학검선이든 누군가에게 질문할 심산이었다.
이 심장에 똬리를 튼 신성력을 어떻게 그리고 어디에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하지만 그럴 필요는 이제 사라졌다.
“상태창.”
간단한 커맨드를 읊으니 이내 나는 새롭게 바뀌게 된 상태창을 볼 수 있었다.
『한성윤』
『후광 – 지배자』
『근력 – 100』 『체력 – 97』
『민첩 – 98』 『마력 – 93』
『내구 – 96』
『고유 특성 – 네크로맨시(B)』
『고유 권능 – 스킬 합성』
『권능 – 명경지수(C-), 검염지경劍炎之境(A-), 강철의 날개(C+), 철혈의 검(A-), 신성력(B-), 혈천심공(C+), 용사의 가호(C+), 급속 마력 충전(C+)』
『스킬 – 자세히 보기』
어느새 세 자릿수에 도달한 근력 스텟도 눈에 띄었으나 무엇보다 더 눈이 가는 건 늘어난 권능의 숫자였다.
신성력(B-), 혈천심공(C+), 용사의 가호(C+), 급속 마력 충전(C+).
총 네 개의 추가된 권능들을 보며 나는 이내 눈을 찌푸린 채 생각했다.
‘이 중에서 신성력에 변화를 줄 만한 건 용사의 가호밖에 없는데…….’
네크로맨시의 사령 흡수에서 권능이 성장한 적은 처음이므로 꽤 당황스러웠다.
어째서 그리고 어떠한 조건이 충족되어서 신성력이 추출되었으며 이렇게 성장하였는지 알아보려고 했지만…….
잠시 상태창을 노려보며 고민하다 보니 이내 나는 이 물음에는 궁극적으로 낼 수 있는 결론 같은 게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럴 만도 했다.
‘애초에 이런 적은 처음이니 뭘 알아내려 해도 알아낼 수 있을 리 없지.’
용사의 가호는 설명란에서는 그저 신성의 제어를 돕는다고 했을 뿐이고.
실제로 신성 추출이 이어질 무렵에도 용사의 가호에 영향을 받은 흔적은 없었다.
그러니 내가 여러 개의 권능을 더 소유하게 되며 변화가 일어난 건 아닐 터이다.
“……당장은 고민을 해 봤자 쓸모없는 결론만 나오겠지.”
신성력이 어째서 그리고 어떠한 조건으로 사령 안에 있는 신성력을 추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알아보면 되는 부분이었고 그다지 악영향이랄 것도 없어서 나는 이내 신경을 껐다.
그리고.
‘우선은 신성력은 나중에 생각하고 구매한 권능들부터 천천히 확인해 봐야겠네.’
그 대신에 나는 재빠르게 이번에 습득한 권능들의 점검을 시작했다.
***
현재 내가 확인해야 하는 권능은 혈천심공(C+)과 용사의 가호(C+)였다.
급속 마력 충전(C+)은 대충 설명만 봐도 사용 효과를 알 수 있으니 점검은 무의미했다.
그렇게 판단한 나는 대기실의 중앙에서 정신을 집중한 채 혈천심공부터 살펴보기 시작했다.
「권능 ‘혈천심공’이 활성화됩니다.」
파지짓……!!
배에 웅크린 채 있는 마력을 내공으로 치환하니 마력을 뽑는 것만으로도 붉은 번개가 일었고.
심지어 마력 회로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신체 강화 또한 그 수준이 격이 다르게 올라갔다.
“오…….”
그뿐만이 아니었다.
소유주의 의념에 따라서 체내에 도사리는 마력은 언제든지 제 소유주의 명령을 수행한다.
검기니 검염이니 하는 것은 그러한 의념 전달의 수준이 높은 경지까지 다다랐다는 의미.
검기는 무엇이든 자르고 베어 낼 수 있는 기초 명령이며 검염은 그러한 검기를 부수는 고급 명령 정도라 할 수 있다.
그게 검기 및 검염을 배우며 기본적으로 깨달은 바였다.
그런데 그 의념의 전달 속도이며 명령 수행의 우수함이 마력에서 내공으로 치환되며 적지 않은 상승세를 이뤘다.
‘괜히 무림 차원의 도전자들이 더 강했던 게 아니었네.’
다만, 단점이라 할 수 있는 점이라면 강력하게 혈천심공을 활성화하면 나타나는 변화였다.
치이이―!
“흐으…….”
시야에 붉은 필터가 씌워지며 전신에서는 본 적도 없는 붉은 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더불어서 끓어오르는 피를 주체할 수 없다는 듯 당장 날뛰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진다.
물론 억제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고 약간의 사나움이 생기는 정도라 할 수 있는 수준.
하지만 들뜬 음성이 살짝씩 새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정신적인 불안정함이 생기는 건 아닌데 어쩐지 불온하게 느껴졌다.
“이건 좀 단점이라 볼 수 있겠네.”
애써서 온몸을 뜨겁게 적시는 혈류는 억제하며 나는 천천히 혈천심공을 비활성화했다.
고작 C+급의 권능답지 않게 비쌌던 만큼이나 혈천심공은 상당히 강력한 효과를 가져왔다.
시야에 씌워지는 붉은 필터와 신체의 뜨거운 고양감 그리고 붉은 증기를 빼면 문제는 없다.
시각적으로 보면 좀 불온한 기색이 느껴질 수는 있어도 부작용이라 할 만한 영역은 확실히 아니었다.
「권능 ‘용사의 가호’가 활성화됩니다.」
신성 제어 및 행운 상승의 효과가 있다는 용사의 가호는 의외로 별로 볼 것이 없었다.
심장에 웅크린 신성력을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의 제어력을 갖추게 되었을 뿐이고.
행운 상승이라는 알 수 없는 효과는 제대로 알아볼 방도도 없는 터라 바로 용사의 가호는 탐색을 중지했다.
그 대신에 신성의 제어를 통해서 여러모로 신성력이라는 힘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뭐야, 이거……?”
이어서 신성력을 몸에 한 차례 돌린 나는 눈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파아앗―!
그도 그럴 것이 어느새 몸에서 밝은 광채가 은은히 뿜어지고 있던 탓.
신체 강화의 용도로 한 번 신성력을 몸에 돌려본 것인데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
의념에 따라서 제어할 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신성력에 특별한 힘은 존재하지 않았다.
온몸에 마력 회로의 경로를 거쳐서 신성력을 돌려 봤자 단순히 내 몸이 빛날 뿐이고…….
11층 시련의 사제들이 썼던 회복기 및 강화기 같은 건 아무것도 재현할 수 없었다.
그에 나는 잠시 신성력에 대한 탐구를 멈춘 채 생각했다.
‘의지로 제어할 수는 있어도 사용 효과는 딱히 없는 걸 보니 따로 특별한 사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내가 신성력을 사용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직도 사용법을 모르는 거라고.
신성 변환 및 신화 축적이 가능해졌다는 시스템의 메시지를 떠올려보니 더 그럴싸했다.
여태까지 시스템은 한 번도 내게 거짓된 정보들을 제공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탑이 내게 할 수 있다고 했다면 그건 정말로 할 수 있는 것일 터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나…….’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으니 나도 신성력의 사용법을 깨닫는 건 포기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예 신성력을 사용하는 걸 포기했다는 뜻은 아니었다.
“…….”
신성력은 내가 잘 아는 분야가 아니었으나 배울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철혈의 군주 혹은 백학검선에게 신성의 활용 방법을 배울 수도 있겠지.’
유사 신격 또는 관리자라고 불리는 존재는 신성을 품고 있는 존재이고.
현재 나는 상당히 강력한 두 명의 관리자와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였다.
무릇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장인의 아래에서 배움을 갈구해야 하는 법.
어쩌면 백학검선이나 철혈의 군주에게 올바른 신성력의 활용법을 배워야 할 수도 있겠지.
실제로…….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눈을 빛내며 자신이 신성력을 가르쳐주겠다고 합니다!」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철혈의 군주보다 더 잘 가르쳐줄 수 있다고 합니다!」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당신을 관리자 영역으로 초대합니다!」
신성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나를 보며 백학검선이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보내 왔다.
그에 나는 잠깐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했으나 이내 고개를 저으며 그 초대를 거부했다.
“싫습니다.”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계약자의 초대 거부에 충격이라는 듯 울먹거립니다.」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어째서 거부하냐며 와서 배우면 꼭 신성력을 쓸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합니다.」
현재 내가 신성력의 사용법을 배우기 거부한 것에는 크게 두 가지의 이유가 존재했다.
첫째로는 관리자에게 의존하는 건 좋지 않은 버릇을 만들 수 있다는 거고.
둘째로는 관리자에게 신성력을 배우는 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지 모른다는 점이다.
한 번 심장에 머무르는 신성력을 활용해 보려 애썼기에 나는 신성력이 무엇인지 대충 알 듯했다.
‘배우려고 해서 한 번에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야.’
물론 내가 한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스킬 ‘육감’이 강하게 활성화됩니다.」
감각이 곧 하나의 논리로 작용할 수 있을 만큼 향상되는 스킬이 활성화되었고.
“신성력을 배우려고 한다면 꽤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는 거 아닙니까?”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그렇다 해도 빠르게 배울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합니다.」
“아직 신성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나중에 시간이 되면 배우겠습니다.”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계약자의 뜻이 정 그렇다면 알겠다고 하며 어깨를 축 늘어뜨립니다.」
이어지는 백학검선의 메시지를 보며 그 직감이 옳았음을 깨달았다.
당장 신성력을 통해서 행할 수 있는 기술들은 나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었다.
마력의 정밀 제어니 혹은 회복 능력이니 하는 건 스킬 혹은 권능이 대체하고 있고.
그렇지 않아도 12층 시련에서 레플리카와의 싸움을 겪으며 순수 기량 자체가 상당히 성장했다.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신성력에 지금은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일 수는 없어.’
그도 그럴 것이…….
‘적어도 남궁혁을 죽일 때까지는 멈추지 않고 강해져야 해.’
창천검룡 남궁혁이라는 강적은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쿄에서 헤어질 무렵에 남궁혁은 내게 또 만나자며 순순히 물러섰고.
그건 곧 내게 찾아오겠다는 암시와도 같았으므로 무시할 수는 없었다.
남궁혁의 과시성이 짙은 성격상 허투루 그런 말을 하지는 않을 테니.
그러니…….
“슬슬 다시 다음 층으로 가야겠네.”
이제 점검을 끝내고 대기실을 떠나서 다시 시련에 돌입할 생각이었다.
***
스르릉.
“…….”
나는 허리춤에 찬 붉은 장검을 꺼내서 이내 두 손으로 붙잡은 채 정신을 집중했다.
혈천마검(血天魔劍).
한때 남궁혁의 검염마저도 막아 낸 이 검의 진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검염(劍炎)의 경지까지 이른 사용자가 전용 효과, 혈기(血氣)를 최대까지 활성화할 시 진정한 능력이 개방됩니다.
검기와는 다른 양상을 띠는 혈기라는 전용 효과는 검염과도 비슷했다.
검기 분쇄의 성질을 담은 검염에도 견딜 수 있으며 동시에 절삭 능력의 상향이라는 검기 같은 성질을 지닌 탓.
물론 혈천마검의 혈기는 검기 및 검염과는 제대로 호환되지 않아서 이전에는 제대로 진가를 드러낼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고 검의 가치를 알지 못한 채 있을 수는 없지.’
이번에는 진지하게 혈천마검의 ‘진정한 능력’이라는 게 무엇인지 확인해 볼 심산이었다.
기본적으로 혈천마검의 전용 효과 ‘혈기(血氣)’는 소량이나마 마력을 주입해야 활성화된다.
그러니 혈기의 효과를 최대까지 활성화한다는 것은 곧 마력을 상당히 부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 쉽지.’
천천히 마력을 두 손에 쥔 혈천마검으로 흘려보내니 바로 입질이 왔다.
칼날의 표면에 마치 기름처럼 붉은 기운이 흐르기 시작하며 강하게 빛나기 시작했고.
나는 멈추지 않고 마력을 더 강하게 쏟으며 혈천마검에 흐르는 혈기를 극한까지 활성화했다.
그리고.
「검염(劍炎)의 경지까지 이른 사용자에 의해서 혈기(血氣)가 강화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어서 혈천마검의 칼날에 구불구불한 글자들이 새겨지며 요사스럽게 빛을 발했다.
「조건을 만족하여 혈천마검의 진정한 능력이 개방됩니다.」
마치 여태까지는 단순한 맛보기에 불과했다는 듯이.
「해당 아이템의 명칭이 진(眞) 혈천마검(血天魔劍)으로 변화합니다.」
「진(眞) 혈천마검(血天魔劍)의 등급이 A-급으로 상향됩니다.」
「진(眞) 혈천마검(血天魔劍)의 전용 효과 ‘혈기(血氣)’가 성장합니다.」
「진(眞) 혈천마검(血天魔劍)에 전용 효과 ‘혈식(血食)’이 생성됩니다.」
「혈식 전용 슬롯이 생성됩니다.」
상당히 좋은 변화였다.